기대와 욕심, 희망과 꿈. 이런 것들에 경도되어 이래저래 휘둘리는 삶도 어쩌면 이런 단순하고 소박한 결론이면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잠시 어지러웠습니다.
[현대문학/책증정] 황모과의 파멸 SF 소설 <언더 더 독> 함께 읽어요.
D-29
Henry
현대문학
🐰 : Henry 님 말씀대로 사실 이런저런 것들에 휘둘리다 보면 가장 단순한 것이야말로 진리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나를 기다리는 이가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이렇게 따스해지는 것을 보면요 😊
Henry
1. 죽음의 문턱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삶을 쥐여주는 ‘노아’는 악인일까요?
> 케바케일듯 합니다. ‘다시 태어난다면…?’류의 질문들이 누군가에겐 그저 재미있는 상상일테지만, 또 누군가에겐 치가 떨리는 폭력일수도 있을테니… 노아의 그러함은 선악의 경계 어디쯤이 아닐까 싶습니다.
2. 주인공과 노아, 그리고 아내와 아이, 다시 만나게 된 유진 등을 가상 캐스팅해본다면?
> 정말 영상화되면 좋겠습니다!!
주인공: 조현철
노아: 엄태구
아내: 서현진
아이: 이레
유진: 김민하
3.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게 된다면 독자님은 그 돈을 어떻게 쓰실 건가요?
> 유산의 10%만 나 스스로를 위한 여행비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특별목적의 재단을 만들어 지역사회 공동체에게 경영을 맡기겠습니다.
현대문학
🍅 : 안녕하세요, henry님. 가사 캐스팅 질문을 만들면서 너무너무 영상화가 절실하다고 생각되었는데 동의주셔서 기쁩니다. 주인공에 조현철 배우의 이름을 본 순간 소름이 돋았는데요. 그 이유는 최근에 D.P.를 정주행했기 때문에, 소설 초반에 개만도 못한 삶을 사는 피폐한 모습이 너무나 잘 그려졌어요!
Henry
저도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계속 조현철 배우의 얼굴이 자꾸만 오버랩 되었답니다. ^^ DP 너무 좋고요~
황모과입니다
선악의 경계 어디쯤....! 너무 좋은 표현입니다!
주인공: 조현철
노아: 엄태구
아내: 서현진
아이: 이레
유진: 김민하
Henry님 캐스팅 가슴이 뛰네요!!
Henry
영상화된 작품의 시작부분에 자막으로 띄워질 "원작: 황모과" 기대합니다!! ^^
황모과입니다
꺅 상상만으로도 설렙니다!! (영화 관계자들이 그믐을 많이 보셔야겠어요....!!)
느지막
1. 죽음의 문턱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삶을 쥐여주는 ‘노아’는 악인일까요?
제가 1장을 읽고 '노아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라고 했을 때 편집자 토끼님이 뿌듯했을 거라고 하셨던 답변이 기억납니다. 3장을 읽으면 아실거라고ㅎㅎ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본 노아는 인간성이 없는 캐릭터였어요.
주인공을 사람이 아닌 자신의 실험체로만 보고 있다고 느꼈거든요.
그래서 뿌듯했을거라고 답변 하신 것 같아요.
자신의 실험이 제대로 되어 성과를 보이 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 질문은 로봇이 선과 악 중에 어느쪽일까? 라는 질문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사람이 나쁜 마음을 먹지 않고 행동했다면 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를 나쁘게 만드는건 상황이니까요.
2. 주인공과 노아, 그리고 아내와 아이, 다시 만나게 된 유진 등을 가상 캐스팅해본다면?
주인공 : 이현우 / 노아 : 송강 / 아내 : 채수빈
3.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게 된다면 독자님은 그 돈을 어떻게 쓰실 건가요?
마지막 여행을 다녀오고 안식을 지낼 곳을 마련할래요.
그리고 유산을 누구에 남겨줄지 순위를 정할 것 같아요.
현대문학
🐰 : 느지막 님~! 1장에서 그렇게 살짝 스포 아닌 스포를 해드리고... 이제 정말로 3장으로 넘어오셨군요! 3장 말 미에 이르러 노아의 새로운 면모가 밝혀지긴 합니다만, 제가 뿌듯함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노아가 3장에서 스스로를 열심히 일하는 시민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성실하게 일했고 그래서 그에 따라 주인공이 원한다고 하는 것들을 모두 만들어주었고 실험은 성공적이었는데 역사는 자신을 기록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말의 억울함이 전해왔달까요... 그래서 일단 주인공에 대해서는 뿌듯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ㅎㅎㅎ 느지막 님 말씀대로 실험이 성과를 보여서 뿌듯함을 느꼈다는 것도 맞는 듯해요 ! 여기까지 함께 달려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느지막
유진은 망설임 없이 통장이 떨어진 곳을 향해 몸을 던졌다.
『언더 더 독』 131p, 황모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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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지막
가속노화가 되었지만 평생 부자로 살기 VS 젊음을 유지하지만 개 사육장에서 평생 비-편집인으로 살기
전자요. 개 사육장에서의 젊음은 고통의 시간을 길어지게 만들 뿐인것같아요
현대문학
🐰 : 젊음은... 고통을 길어지게 할 뿐... 🥲 슬픈데 또 맞는 말이네요!
siouxsie
1. 그도 그저 '근로인'이었다고 생각해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처럼요. 사유하지 않고 그냥 하기 싫고 짜증나는 '업무' 정도로 받아들이는 사람. 누군가의 고통이나 요구를 들었을 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생각하기 싫어하는 사람이랑 일해서인지 '노아'를 보면서 개인적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2. 이거 배우 캐스팅 맞죠? 제발 잘못 읽은 게 아니길....
주인공 : 김인권 / 노아 : 임시완 / 원래 유진: 정유미, 다시 유진 : 박정민 / 아이는 어린이 배우를 잘 몰라서...
3. 일단 빚을 다 갚고, 가족에게 어느 정도의 돈을 남긴 후(1인당 1억...더 이상 주면 인생을 망칠 것 같음)
각 자선단체에 통장잔고가 바닥 날 때까지 매달 얼마씩 자동이체가 될 수 있게 걸어 놓고 생을 마감하겠습니다.
강츄베베
1. 새로운 몸을 계속해서 주는 노아는 우리에게 기회제공이라는 측면에서는 악인이라고 치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것이 설령 우리의 삶을 갉아먹는 일이지라도 말이죠. 상황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르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우리의 몸이 그것을 기억합니다. 편하고 안전하게 지낼 욕구. 그 어떤 고난과 고통속에 사는 우리의 삶이 그렇듯 이것 또한 감사함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왜 이런 것들이 나에게 닥쳐오는지 불평 불만만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내하며 더 나은 환경을 향해 나아가는 힘의 주체가 우리 자신임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2. 주인공 - 박지환
노아 - 장근석
아내- 우미화
아이 - 박소이
유진 - 박소담
3. 저는 마지막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그러했던 것처럼 최후의 만찬을 즐기고 싶습니다. 평소에 먹고 싶었던 것과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음식들이 먹고 나머지의 돈은 가치있는 일에 쓰고 싶습니다. 불우한 이웃들에게 집 한채씩 지어줄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저의 유언장에 법적인 보호를 받게 할 수 있도록 세세한 내용으로 전달하겠습니다.
[밸런스 게임]
가속노화가 되었지만 평생 부자로 살기
이 선택을 한 배경에는 부자는 자기 자신만 생각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많은 이들을 위한 공익사업과 복지사업에 적극 힘쓰고 싶습니다. 비록 나의 수명은 단축되었지만 많은 이들에게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일조하고 싶습니다.
siouxsie
오! 노아 장근석 딱이네요
하금
1. 죽음의 문턱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삶을 쥐여주는 ‘노아’는 악인일까요?
책이나 영화를 보다보면 ‘이 캐릭터가 정말 악인일까?‘ 되묻게 되는 캐릭터를 만나는데, 노아는 확실히 ‘악인‘인 것 같아요. 매체에선 주로 주인공과 악인이 서로 1대1 대립을 하다보니까, 악인이 세상에유일무이한 악한 존재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요. 세상에서 제일로 악한 사람만이 ‘악인‘이라는 칭호를 받을 자격이 있는 것 처럼요. 그래서 누군가는 “<언더 더 독> 세계의 편집인, 그 중에서도 노아와 같은 직업을 가진 편집인이라면 누구나 노아처럼 행동 했을걸?“이라고 물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도 그 말에 동의해요. 노아가 편집인 사회에서의 특이케이스는 아니겠죠. 하지만 그런 사실이 노아가 악인이 아니란 주장의 근거가 될 순 없을 것 같아요. 그냥 평범한 악인이 많은 사회인거죠.
노아가 합의금이나 보상금처럼 한정민에게 쥐여준 새로운 삶이라는 것도 사실, 노아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이미 정민이 갖고 있던 것을 활용했을 뿐이라는 점도 아이러니해요. 노아가 사육장에서 죽음의 문턱에 있던 정민을 실험실로 데려왔을 때는 정민의 육체에, 통 속의 뇌로 만들었을 때는 말 그대로 뇌라는 장기에 새로운 쓸모를 붙인거잖아요. 실험이 다 끝나고나서는 신체적/정신적 혹사로 노화 된 정민의 육체, 원래 정민의 소유였던 것에 정민을 되돌려줬을 뿐이고요.
심지어 현실의 유진과 정민을 이어준 것도 정민이 이미 소유하고 있던 자산이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정말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며 정민이 얻은 것 중에 남의 것은 하나도 없어보여요. 노아는 새로운 삶을 준 것이 아니라 이미 정민이 갖고 있던 것에 교묘히 다른 이름표를 붙여줬을 뿐인거죠. 정민을 기만하는 그 태도 때문에 노아는 영원히 악인일 수 밖에 없어요.
그런 노아도 비-편집인과 편집인이 이룬 불균형한 사회의 한 부품에 불과하고 그 자신도 사회에게 착취 당하고 있다는 점도 씁쓸해요. 10대 중반이 서른이 넘은 장년으로 보이려면 도대체 얼마나 뇌를 과속사용하고 있는걸까요? 도대체 어떤 사회이길래 18세 미만(*10대 중반) 청소년이 사회의 일원으로 노동하고 있는걸까요? 노아도 자신의 쓸모를 성실함에서 찾고 있었다는 점에서 편집인 사이에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노아보다 훨씬 월등히 편집 된 편집인들은 지배계급의 지배계급으로 뇌파노동을하며 신체 노화라는 부작용을 감수할 필요도 없겠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행복할 수 있는 계급은 그 운동장의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 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 아래 비탈길로는 수많은 악인,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사람들이 더 아래로 미끌어지지 않도록 기를 쓰고 매달려있을 뿐이고요.
현대문학
🐰 : 안녕하세요, 하금 님...! 사실 저는 무척 안일하게 그 세계관의 넘버원 악인(?)이 아니면 이 사람은 악인이다, 라고 명쾌하게 대답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하금 님이 '노아는 명백히 악인이며, <언더 더 독> 속 세계관은 평범한 악인이 많은 사회'라는 말이 무척이나 와닿았습니다. 특히 평범한 악인이라는 말에 밑줄을 쫙쫙 긋고 싶더라고요. 그렇게 악인이 악인으로 촘촘히 쌓여 있는 사회에서 노아도 누군가에게는 착취받는 대상이라는 사실, 그 위로 올라갔을 때 더 우월한 악인이 있을 것이라는 것, 그리고 그렇게 피라미드화되어 있다고 해서 악인이 악인이 아닌 것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당연함...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
현대문학
🍅: 하금님의 "노아는 새로운 삶을 준 것이 아니라 이미 정민이 갖고 있던 것에 교묘히 다른 이름표를 붙여줬을 뿐인거죠. 정민을 기만하는 그 태도 때문에 노아는 영원히 악인일 수 밖에 없어요. " 라는 말이 너무나 공감되었어요. 저는 사실 편집자 🐰님과는 조금 더 다르게 소설을 읽으며 '노아가 과연 악인가?' 물음표가 지어졌어요. 악인이라는 생각보다는 그 역시도 피해자에 가깝다는 생각이 더 지배적이었거든요! 하지만 하금님의 글을 읽으며 얇은 귀가 팔랑거리고 결국 그는 악인이다 땅땅이 되었습니다 🤣🤣
현대문학
“ 어디까지 바닥을 느껴야 이 참담한 삶이 끝날까. 사소한 정, 미지근한 의욕, 티끌만 한 도의마저 모두 지워내야 한다는 걸까. 작은 뜻조차 품지 말란 얘길까. 살아남았다는 실감도 죽었다는 안도도 내 것이 아니란 걸까.
나미와 장비들이 떠올랐다. 생존에 집착하지 않는 단순 기계가 된다면 그때는 나도 하나의 개체라고 불릴 수 있을까. ”
『언더 더 독』 p. 133, 황모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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