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책증정] 황모과의 파멸 SF 소설 <언더 더 독> 함께 읽어요.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독자님들! 1주차 독서 잘 마무리하셨나요? 😊 첫 주에는 1장 다운그레이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어요. 독자님들께서 남겨주신 답변을 읽으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혼자 읽었을 때보다 소설이 더욱 풍성하게 느껴졌답니다. 특히, 유전자 편집 시술의 경우 머지않은 이야기라 그런지 독자들의 의견을 읽을 때마다 고개를 끄덕였어요. 🤣 2주차 독서도 안내드립니다. 📌 2주차 (11/15~11/21): 2장. 더티 워크 1. SF적인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는 이번 장을 읽으며 생각나는 영화가 있을까요? 2. 누군가 독자님에게 새로운 몸을 준다고 한다면, 그게 기계의 몸이라도 받아들일 건가요? 3. ‘존엄을 누릴 가치가 있는 삶’. 독자님이 생각하는 존엄이란 무엇인가요? 📌밸런스 게임 죽을 만큼 엄청난 고통을 겪지만 쓸모 있는 나 VS 고통은 없지만 패배자로 무기력한 나 📍 마음에 든 '문장 수집'하기 📍 읽으면서 궁금한 점을 질문함에 적어주세요. 마지막 주에 황모과 작가님이 답변을 해드립니다. 📫 https://forms.gle/kw8WE5s5SkBXGwHu5 2주차도 자유롭게 독자님들의 생각을 남겨주세요! 편집자 🐰와 마케터 🍅도 열심히 독자님들과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
유능한 장치들일수록 결핍이 설정되었지. 자율적이고 독자적인 판단은 필요하지 않았어. 신속히 움직이면 장치를 보전할 수 있는 긴급한 상황에도 언제나 최종 판단을 인간에게 맡겨 승인받도록 했어. 개별적으로 학습한 내용은 중앙 시스템에 반영되지도 않았고, 일괄적으로 적용 할 수 없는 사항은 예외나 에러로 취급되어 데이터베이스에서 제거되었어.
언더 더 독 2장 74p, 황모과 지음
1. 저는 영화를 잘 안봐서 모르겠네요. 인류를 위해서 일부를 가두고 이용한다는 점에서 메이즈러너 정도? 2. 챕터를 읽기 전에 질문을 받았을 때와 읽고 나서 느낌이 다르네요. 읽기 전에는 내가 불편한 몸이 있다면 일부 로봇을 차용할 수 있지 라고 생각했는데. 책에서의 로봇의 몸을 인간이 갖는게 아닌 로봇 그 자체가 되어버리는 거라서요. 그런 것이라면 거절할 것 같아요. 3. 인간의 존엄성은 자유와 평등인데. 비편집인은 아무것도 존중 받지 못하네요. 자살을 하지 않고 노아에게 간 것부터 끝까지 자신의 선택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 있었을까요.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해결되지 않는 곳에서 존엄은 찾기 힘들 것 같아요.
🐰 : 안녕하세요, 느지막 님! 기계의 몸을 받을 것인지, 말지의 선택이 이번 책을 읽고 달라지셨다는 대목에 눈길이 가네요. 이미 일부 신체를 기계로 대체하는 것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고, 앞으로도 더 활발하게 일어날 일이기도 할 텐데요, 말씀하신 대로 <언더 더 독> 속에서 기계의 몸을 갖는 것은 단순히 몸을 바꾸는 차원이 아니라 사고까지 그에 맞추어 바꾸는 것이기도 하고, 또 사람이 얼마나 자신의 신체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ㅎㅎㅎ
느지막 님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해결되지 않는 곳에서 존엄은 찾기 힘들 것 같아요." 저도 느지막 님의 말씀에 찬성합니다. 종종 인간의 탐욕과 기본권이 마치 같은 입장인 것처럼 논의되는 게 너무 싫어요. 같은 밥 한공기여도 어떤 이에겐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 잔반일지 모르지만 어떤 굶주린 이에겐 생명과도 같잖아요. (그리고 저도 영화를 많이 안 봐서.... 첫 마디에 공감!!)
<2장. 더티 워크> 1. SF적인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는 이번 장을 읽으며 생각나는 영화가 있을까요? > 전혀 다른 결의 영화일 수도 있지만 시험관 수정을 통해 유전자 조작잉 흔해진 근미래를 다루는 영화, 앤드류 니콜 감독, 에단 호크, 쥬드 로, 우마 써먼 주연의 <가타카>였습니다. 무언가 정해진 운명처럼 유전자의 열등함을 자신의 노력으로 극복하려 했으나 역시나 되지 않고 그래서 불법을 통해 자신들의 꿈을 이뤄내는 이야기였지요. 그외에도 가즈오 이시구로 원작의 독특한 SF영화 <네버 렛 미 고>도 자꾸만 생각났습니다. 2. 누군가 독자님에게 새로운 몸을 준다고 한다면, 그게 기계의 몸이라도 받아들일 건가요? > 사실 몇 해 전에 업무상 이유로 취급했던 제품이 의료기기 였는데, 인공심장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식약처와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해당 제품을 설명하고 심장이식 외에는 죽음 밖에 없는 환자들에게 기적을 제외한 거의 유일한 희망인 '인공심장'의 국내 도입과 보험적용을 위해 그야말로 고군부투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인공심장이라고 하지만, 사실 심장의 혈액을 온 몸으로 보내주는 좌심실에 펌프를 이식하고 케이블을 몸밖의 배터리와 컨트롤러와 연결해서 심장의 기능을 보조해주는 장치였습니다. 결국 학계와 환자모임 등과 함께 공무원들을 설득해냈고 현재는 1년에 100 여 명 정도의 생명을 살리고 연장하고 있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요.. 아무튼 새로운 몸을 받는 이의 상황이 중요하지 싶습니다. 절대로 원하고 필요한 이에게 주어지는 적합한 기계의 몸이라면 살고 싶은 본능, 더 건강해진 몸을 원하는 욕심이 당연히 몸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존엄을 누릴 가치가 있는 삶’. 독자님이 생각하는 존엄이란 무엇인가요? >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남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할 수 있는 상태. <밸런스 게임> 죽을 만큼 엄청난 고통을 겪지만 쓸모 있는 나 VS 고통은 없지만 패배자로 무기력한 나 > 사실 이 밸런스 게임의 가장 큰 결함은 정보의 부족입니다. 그 고통을 겪을 나의 상태 말이지요. 그냥 저 스스로를 대입한다면... 아마도 "고통은 없지만" 패배자로 무기력한 나를 선택할 겁니다. 예전에는 짧고 굵게 사는 강렬한 인생을 지향했는데, 나이 들어감에 이젠 길고 가늘게를 조금 더 지향하게 되는 듯 합니다. 그래야 살다보면 또 어떤 기회가 생길 수도 있고요.. ^^;
🐰 : 사실 저는 활자를 좋아해서 영화를 거의 안 보는지라 독자님들이 생각났다는 영화를 이야기해주시는 것이 너무나 신기해요! 오늘도 새로운 영화 목록을 이렇게 알고 갑니다 😊 Henry 님이 이야기해주시는 인공심장 이야기 너무나 흥미로워요. 거의 접할 일 없는 이야기인지라 더욱더 생생하게, 새로운 몸을 받는 이의 상황이 중요하다,, 이 말이 가장 현실적인 답인 것 같아요!
헨리님 인공심장 국내 도입과 보험 적용! 1년에 100여명이 새 삶을 얻었다니 너무 멋지고 보람있는 일이셨겠어요!
네. 보람도 적당한 보상도.. 행복한 경험이었지요.
태어난 순간부터 타고난 자질이 없으니 애초에 박탈감도 없고 억울할 일도 없다.
언더 더 독 p.67, 황모과 지음
어찌보면 자기합리화, 희망회로를 돌리는 일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편에서 보면 이게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능력있는 사람이 되는 방법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최근 보기 시작한 일본 드리마 <무능한 타카노>의 주인공 타카노의 속절없는 무능함이 오히려 어느 순간 솔루션이 되기도 하는 이야기를 매회 보노라니, 그런 생각이 더 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밸런스게임! 저는 '고통은 없지만 패배자로 무기력한 나'요. 언젠가는 고통 없이도 쓸모 있는 내가 될 수 있을거에요
🐰 : 지금은 패배자로 무기력하지만 언젠가 찾아올지도 모를 희망(쓸모 있는 내가 될 수 있으리라는)에 걸어보겠다는 말씀이시지요~! 오,, 그 역시 생각해볼 만한 답일지요..!
1. SF적인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는 이번 장을 읽으며 생각나는 영화가 있을까요? 전 영화보다는 요새 침대 선전인 거 같은데 버려진 로봇이 무섭게 중얼거리는? 광고가 생각났어요. 예전에 스필버그 감독의 <A.I.>도 떠올랐고요. 인간은 무생물에 대해서는 전혀 성의나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것 같아요. 쓰고 버리면 된다는, 그리고 우리가 마구 유린해도 죄책감을 느낄 필요없다는... 하지만 제 생각은 모든 '존재'에 성의를 가지고 조심스럽게 대해야 하는 마음부터 시작해야 궁극적인 존중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작은 존재(특히 물건)라고 하찮게 대하기 시작하는 것이 무엇이든 '함부로' 대하는 마음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2. 누군가 독자님에게 새로운 몸을 준다고 한다면, 그게 기계의 몸이라도 받아들일 건가요? 전 뇌 빼고는 다 바꿀 의향이 있습니다. 특히 아무리 노력해도 살이 찌고 노화가 진행되는 몸을 보면 다 바꿔도 상관없어요. 하지만 뇌가 사라지면 존재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이니 몸만 바꾸고 싶어요. 얼마나 편할지 상상만해도 좋습니다. 3. ‘존엄을 누릴 가치가 있는 삶’. 독자님이 생각하는 존엄이란 무엇인가요? 저의 어휘 실력이 정말 짧아 이렇게 밖에 표현하지 못하지만, 내 삶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괜찮다'고 생각하는 삶이라고 생각해요. 가끔 무시받고 억압받을 때도 있지만, 하루를 아무일 없이 일상적으로 보낼 수 있는 삶이요. 매일을 어떤 괴로운 일에 속박 당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일상이 깨진 삶'의 괴로움...그 때 제 존엄을 잃는 것 같아요. 책 속 주인공도 별 것 아니었지만, 유진과 아이와의 삶에서 괜찮다고 느꼈을 때 가장 존재가치를 느꼈던 것 같거든요. 저의 생각과 삶이 참 좁네요. ^^;;;
🐰 : '일상'에 대해서 이야기하시는 부분이 무척이나 마음에 남아요! 존엄이라고 하는 것은 조금 더 상위의 가치처럼 느껴져서 보통 큰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일상이 무너진 삶... 아주 사소한 일로도 일상은 무너질 수 있고 또 전쟁이나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로 일상은 무너질 수 있죠. 그리고 그에 따라 존엄이 훼손당할 여지도 얼마든지 있을 거고요. 새삼 하신 말씀을 다시 곰곰이 곱씹어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뒤집어서 일상이 깨질 것 같은 순간에도 있는 힘껏 일상을 유지해보려는, 보수해보려는 노력도 나의 존엄을 회복하기 위한 작지만, 또 큰 노력일지도요...!
> '일상이 깨진 삶'의 괴로움...그 때 제 존엄을 잃는 것 같아요. 지난 12/3 밤 이후 목격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siouxsie님 생각이 전혀 좁다고 느껴지지 않고 너무도 당연합니다.
1. 많은 SF영화들이 있지만 저는 2018년에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이 생각납니다. 당시에 이런 세상이 정말 존재한다면 어떨까 상상하며 봤던 기억이 있는데 이 곳에 나오는 오아시스가 과연 사람들이 꿈꾸는 곳일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많은 것을 상기하게 된 기억이 있습니다. 2. 새로운 몸인데 기계의 몸이라고 한다면 거부하고 싶습니다. 그 때가 되면 기계의 몸에서 감정이라는 게 존재할지 모르겠지만 인간의 고유함을 간직하며 유한한 인생을 살다가고 싶습니다. 3. 존엄이란 단어를 품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의 인격 자체를 높이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만을 위한 삶이기 보다는 모두에게 이롭게 하기 위해 진정 본인을 희생하고 기꺼이 위험도 감수할 수 있는 용기가 함께 할 때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밸런스 게임] 죽을만큼 엄청난 고통을 겪지만 쓸모 있는 나 요즘은 이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활동을 하고 온전히 나를 위한 삶을 살아갈 수도 있지만 주변의 이웃들을 돌아보고 가치있는 모습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이를 통해 내가 진정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습니다.
레디 플레이어 원2045년, 암울한 현실과 달리 가상현실 오아시스에서는 누구든 원하는 캐릭터로 상상하는 모든 걸 할 수 있다. 웨이드 와츠의 유일한 낙은 오아시스에 접속하는 것. 어느 날 오아시스의 창시자인 괴짜 천재 제임스 할리데이는 자신이 가상현실 속에 숨겨둔 3개의 미션에서 우승하는 사람에게 오아시스의 소유권과 막대한 유산을 상속한다는 유언을 남기고, 그가 사랑했던 80년대 대중문화 속에 힌트가 있음을 알린다. 와츠가 첫 번째 수수께끼를 푸는 데 성공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현실에서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IOI라는 거대 기업이 뛰어드는데...
강츄베베 님 "요즘은 이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활동을 하고 온전히 나를 위한 삶을 살아갈 수도 있지만 주변의 이웃들을 돌아보고 가치있는 모습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이를 통해 내가 진정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습니다." 이 말씀에 특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도요! 삶은 무언가의 도구가 아니지만 타인의 도구가 될 때 비로소 스스로의 존엄이 지켜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노아의 목소리는 간절했지만 내게는 아무런 감흥을 주지 않았다. 나는 노아가 말하는 그 돔이나 방공호 안에 갇히고 싶었다.
언더 더 독 pp.60-61, 황모과 지음
한때 사육장으로 들어섰을 때 부끄러움에 죽을 것 같았던 걸 떠올리자니 비-편집인으로 태어난 일 그 자체에는 존엄이 있었던 모양이다.
언더 더 독 p.67, 황모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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