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이벤트] <시차> 희곡집을 보내드리고 연극 티켓 드립니다.~10/31

D-29
어제 잘 다녀왔습니다. 집에 와보니 우체국에서 등기 부재중 스티커 붙여놓으셨던데, 희곡집인것 같습니다ㅠ 오늘 잘 받아서 읽어보겠습니다. 공연시간이 3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길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앗, 벌써 인터미션? 어, 끝남? 이랬어요ㅎㅎ 1994년, 1995년, 2014년, 2022년(2022는 짧게 연도만 나왔지만) 등 사회적 참사의 시기가 조금씩 나옵니다. 왜 저 인물은 저런 선택을 할까? 이 이야기가 극의 흐름에 필요한건가? 싶은 지점들이 있었는데 집에와서 리플렛을 읽어보고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미끄러진 선의, 섣부른 선의에 대한 이야기들이었어요. 선한 의도로 시작했더라도 모든 결과가 선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어떤 형태로든 돌아온다는 걸까요? 그리고 마지막 4월15일의 이야기는 모든 사람의 바람이겠죠. 먹먹해지는 결말이었습니다. 배우분들 연기도 모두 좋았습니다. 특히 우미화님의 연기, 발성, 딕션 모두 정말 훌륭하십니다. 희곡집을 읽고나면 극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질 것 같습니다. 지금은 좀 두서없이 적은 것 같네요. 좋은 연극 소개해주시고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끄러진 선의, 섣부른 선의... 옛날 말로 하면 '오지랖'일까요? 참견과 예단을 흔하게 받아들이던 시절도 있었는데, 그 때문에 고통받은 경험을 내보이고 조금 더 자연스럽게 거부할 수 있는 요즘 같기도 합니다 1994년 10월 21일부터 2014년 4월 16일까지, 디지털 캘린더가 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무대 위쪽에 표시된 참사의 일자들에서 눈을 뗄 수 없더라고요 그믐 분들과 같이 볼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
저도 같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무자리에나 앉았는데 앞뒤였어요ㅎㅎ 운명적인 그믐 공동체입니다~
어제 <시차> 보고 왔습니다 #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의 가변 무대가 특히 빛을 발하였습니다 무대를 정가운데에 두고, 배우들의 중심 동선 왼쪽과 오른쪽, 즉 배우들의 양쪽에 이동식 의자로 가변적인 객석을 배치하였는데요 관객들은 가운데서 연기하는 배우들을 바라보는 한편, 맞은편에 앉은 관객을 바라보며 관극에 함께 참여하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배우는 무대에서 관객을 향하고, 관객은 객석에서 배우를 향하는 일반적인 배치가 아니어서 매우 신선했습니다 # 연극의 주제와 내용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사회적 참사'가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성수대교 붕괴 등이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내 인생의 어느 시절, 어느 날과 순간에 그런 큰 사건이 있었다, 는 것이 삶과 기억에 분명히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 각본도 함께 담당하신 배해율 연출님의 대사는 아주 현실적이고, 아주 많은 분량이었습니다 1부 90분, 인터미션 15분, 2부 75분의 대단히 긴 시간 동안, 배우 다섯 분은 1부와 2부에서 수십년의 '시차'를 두고 성장, 또는 연결된 각기 다른 인물을 1인2역 이상으로 연기하였습니다 104석의 객석을 거의 채운 관객들은 조금씩 울고 웃으며 호응하였고, 티비에서 익숙한 얼굴의 연기자를 포함해, 연극하는 학생이나 관계자 분들도 객석에 적지 않은 듯 보여, 친밀하면서도 진지한 시공간을 형성했습니다 그믐과 두산아트센터 덕분에 뜻깊은 관극이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어제 연극 잘 보고 왔습니다. 우리들의 고통스런 이야기들을 다시 대면할 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는지, 연극 <시차> 관람이 정해진 이후 내내 몸에 힘이 들어가 있고 긴장하고 있었다는 걸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극장에 들어섰을 때 저는 오히려 다소간의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무대가 한가운데 있고 양옆으로 관객석이 나란히 있는 배치는 극중 인물과 사건을 감싸며 우리(관객)가 같이 할 수 있다는 무언의 암시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극 중에서 참사에 대한 직접적이고 폭발적인 표현들이 많지 않고 또한 배우들은 담백하고 사실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한 켠의 불안감은 계속 떨쳐낼 수가 없었습니다. 무대 윗쪽에 표시되는 날짜가 계속 앞뒤로 바뀌며 그 날들이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아무렇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죠. 또한 사고의 잔해로 날아 흐트러진 각종 소품들은 치워지지 않은 채 계속 놓여져 있음으로써 사라지지 않은 그 불안감을 계속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 가운데 작가가 계속 찾으려 했던 ‘볕’이 있습니다. 왜 작가는 극중 인물들의 입을 빌어 누구에게든 따뜻한 볕이라도 조금 쬐라고 반복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모든 배우가 하나씩 눕는건 볕을 쬐기 위해서인가요 아니면 그저 삶에 자신을 놓아두기 때문일까요? 뭔가 큰 사건과 변화가 우리의 삶을 바꾸어 놓지만, 그 안의 우리들은 그저 하루하루의 삶을 살며 그것을 직간접적으로 견뎌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체홉의 태도가 보이기도 합니다 연극을 보며 받았던 인상을 희곡을 읽으며 다시 되새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계속 '볕' 타령(?) 하는 걸 보며 작가님이 햇볕 쬐기의 유익과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싶으신가 보다 했는데, 생각해보면 저역시 볕타령 하는 사람 이었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점심 먹고 좀 나가서 산책도 하고 햇볕도 쬐라고 말하고 다니거든요^^ 연극에서는 참사로 인한 우울과 불안을 햇볕 쬐기로 극복하고자 하는 걸까요? 그만큼 몸과 정신 건강에 좋긴 합니다ㅎㅎ 그리고 그 널부러져 있던 구두 한짝과 물건들이 사고의 잔해였군요...저 이제 깨달았습니다ㅠ
연극 시작에 하늘(천장)에서 떨어진 잔해들이 관객 퇴장 때까지 그대로 놓여 있어, 저도 스치듯 바라보며 공연장을 나섰거든요 후우... 배해율 극작가님의 (연출은 윤혜숙님이시더군요 ^^) 작품 Q&A 영상이 있어 가져와 보았습니다 '볕'에 대한 이야기도 살짝 있어요 ^^ https://youtu.be/voIogftGBuM?si=DcdmytVKb3AvDDiX
연극 잘 보았습니다. 두산아트센터가 왜 배해률 작가를 DAC Artist로 선정했는지, 저 나름 납득이 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작가가 매우 섬세하고 정교하게 그리고 영리하게 조직한 극이라는 생각과 그 장점을 연출가와 배우들이 잘 구현해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점은 실제 참사의 사건들을 극의 소재로 소비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거대한 참사와 미세한 참사가 얽히고 설켜있는 우리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가만가만 들여다보게 됩니다. 주중 평일에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과 이 작품을 함께 보면서, 우리가 조금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고 돌아왔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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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이벤트] <시차> 희곡집을 보내드리고 연극 티켓 드립니다.~10/31 .
희곡을 벌써 읽어놓고도 뭐라해야할지 잘 몰라서 뭉개고 있다가 뭐라도 적어야 할 것 같아 잠시 들릅니다. 제 경험으로는 대개 희곡과 실공연간에는 다소간의 간극이 있어, 어떤 때는 희곡이 더 좋고 또 어떤 때는 공연이 희곡이 말하고자 하는 바보다 더 많은 것들을 드러내주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공연과 희곡은 희한하게도 그 간극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두 매체의 특성 때문에 다른 느낌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차치하고서라도요. 표현의 형태는 달랐을지 모르겠는데 연출가와 작가가 거의 같은 지점에 서있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죠. 그러면서도 배해률 작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직은 참 젊은 작가인데 (전에도 느꼈지만) 뚝심있고 차분하고 끈질기다(?)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조금은 충분치 않게 보이는, 겹겹이 중첩되는 서사와 이미지가 언젠가는 무릎을 치게 만들거라는 확신이 더 굳어졌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모든 게 연출가님와 배우님들 덕분에 가능해지는 게 아닌가 생각들었어요! 횡설수설 써놓고 보니 결국 작가님과 연출가님과 스텝분들과 배우님들에게 대한 응원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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