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의 죽음이 한번 뚫고 나간 삶의 구멍들은 어떤 노력으로도 되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을, 차라리 그 사라진 부분을 오랫동안 들여다보아 익숙해지는 편이 낫다는 것을 그때 나는 몰랐다.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을 그것으로부터 떨어져나오기 위해 달아나고, 실제로 까마득히 떨어져서 평생을 살아간다 해도, 뚫고 나간 자리는 여전히 뚫려 있으리란 것을, 다시는 감쪽같이 오므라들 수 없으리란 것을몰랐다. ”
”
『바람이 분다, 가라 -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 p.64, 한강 지음

바람이 분다, 가라 -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채식주의자>의 작가 한강의 네 번째 장편소설. 삶과 죽음의 경계 위에서 간절하게 숨 쉬어야만 했던 이들의 이야기이다. 촉망 받던 한 여자 화가의 의문에 싸인 죽음을 두고, 각자가 믿는 진실을 증명하기 위해 마치 격렬한 투쟁을 치르듯 온몸으로 부딪치고 상처 입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400여 페이지에 걸쳐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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