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D-29
어떤 관계는 고인 물처럼 시간과 함께 썩어간다는 것을, 거기 몸을 담근 사람까지 서서히 썩어가게 한다는 것을 나는 몰랐다.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336, 한강 지음
관계뿐 아니라 스스로도 고인 물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너무 편하고 익숙해져 그냥 주저 앉지 않도록 자주 돌아보아야지요.
아름답게 편집된 책, 방금 세상의 것이 된 책, 인주가 무수히 덧그린 검은 선들이 꿈틀거리는 책을 읽었다. 손가락에 닿은 책장들이 뜨겁게 부스러질 것 같은 책, 불같은 책, 아니 얼음 같은 책. 소리치는 책. 아니,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책, 벙어리 책, 더러운 책, 피 한 방울 묻지 않은 책. 방금 이 세상에 폭약처럼 던져진 책. 내 두 눈으로 똑똑히 읽은 책. 한 문장 한 문장, 한 단어 한 단어가 짧고 얕은 무수한 칼자국들처럼, 수만 개의 촘촘한 바늘처럼 이마를 가르고 들어와 박힌 책을 읽었다.
바람이 분다, 가라 -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 p.213, 한강 지음
한강 작가의 표현력의 끝은 어디일까요? '책'을 이렇게나 다양하게 묘사할 수 있다니요..저는 지금 한강 작가가 무수히 덧그린 검은 선들이 꿈틀거리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적막은 육각형의 작은 눈송이 하나 속에, 빙하기에 내리는 눈과 다르지 않게, 얼음에 싸인 불꽃처럼 거기 있다고 했다.
바람이 분다, 가라 -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 p.241, 한강 지음
문장 하나 하나가 다 '시'네요~~유후^^
한 번의 삶에서 여러 인생을 살았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마디마디 끊어지는 것이었다고, 어떤 마디의 기억들은 전생처럼 멀고 어둑하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바람이 분다, 가라 -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 p.265, 한강 지음
낮고, 지치고, 차가운 목소리. 누구와도 혼동될 수없는 목소리. 짓누르는 목소리. 숨을 조이는 목소리.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127 마그마의 바다, 한강 지음
어떤식으로든 조여오는,불편한 존재들의 목소리가 생각이 나네요.
성스러움이란 뭘까, 가끔 생각해. 이세계에 없는것ㆍㆍㆍㆍ우묵하게 파이고 구멈뚫린 윤곽으로만 가까스로 모습을 드러내는 어떤것 아닐까. 장님처럼 우린 그 가장자릴 더 듬으면서 걸어가는것 아닐까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151 검은하늘의 패러독스, 한강 지음
이 대목 문장이 그냥 콕 박히네요. 어느순간 할일들? 딴짓하느라 이제 속도내서 읽었네요. 밀린숙제하듯 함 적어봐요. 정리하는 의미로. 막상 읽기시작하면 읽으면서 자꾸 한눈팔게 되는, 어려워서 인지 잘 모르겠어요
한강작가의 단어라고 할 수있는 살풍경한부엌, 수굿한어깨, 박명,사위들을 읽으며 쳇GPT에게 물어도 잘 이해되지 않네요 독서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구마순처럼 낭창하고 얇은 민서의 손목을 잡고.....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163, 한강 지음
어찌 이런 문장을 생각하고 쓰는지, 저는 상상해보게 되네요
어두운 창을 등진 삼촌의 눈이 빛났다. 그 수식은 마치 음악 같았어. 간결하고, 고유하고, 아름다웠어. 별들의 궤도가 저마다 그 음악을 변주하고 있다는걸 믿을수 없었어. 우주의 모든것이 그 음악속에 존재한다는걸 잊을 수 없었어.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한강 지음
이 책을 펼치고 싶지 않아. 펼치는 순간 책장들이 부스러질것 같아. 손가락에 엉기며, 녹아내릴것 같아. 촛농처럼 끓어오를것 같아.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211 달의 뒷면, 한강 지음
딱 6장부터~8장까지 읽기가 메모도, 찍을수도 없었다. 갈기듯이 페이지만 적고 숨넘어가게 읽었다. 이해되지않는대목도 통과, 안그러면 다 읽을수 없을것 같았다.
내가 아픈곳은 달의 뒷면 같은데예요. 피흘리는 곳도, 아무는곳도, 짓무르고 덧나는곳, 썩어가는곳도 거기예요. 당신에게도, 누구에게도 ㆍㆍㆍㆍ 나 자신에게도 보이지 않아요.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219 , 한강 지음
우리의 아픈마음, 가려진마음일까?
밤에는 결이 있고 마디가 있고 틈이 있는데ㆍㆍㆍㆍ새벽은 안그래. 어떤 물결이야. 어떤 핏줄, 어떤 생명 같은거ㆍㆍㆍㆍ두근거림같은거.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250~ 얼음화산,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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