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관계는 고인 물처럼 시간과 함께 썩어간다는 것을, 거기 몸을 담근 사람까지 서서히 썩어가게 한다는 것을 나는 몰랐다.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336, 한강 지음
문장모음 보기
라이뿌
관계뿐 아니라 스스로도 고인 물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너무 편하고 익숙해져 그냥 주저 앉지 않도록 자주 돌아보아야지요.
날마다꿈샘
“ 아름답게 편집된 책, 방금 세상의 것이 된 책, 인주가 무수히 덧그린 검은 선들이 꿈틀거리는 책을 읽었다. 손가락에 닿은 책장들이 뜨겁게 부스러질 것 같은 책, 불같은 책, 아니 얼음 같은 책. 소리치는 책. 아니,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책, 벙어리 책, 더러운 책, 피 한 방울 묻지 않은 책. 방금 이 세상에 폭약처럼 던져진 책. 내 두 눈으로 똑똑히 읽은 책. 한 문장 한 문장, 한 단어 한 단어가 짧고 얕은 무수한 칼자국들처럼, 수만 개의 촘촘한 바늘처럼 이마를 가르고 들어와 박힌 책을 읽었다. ”
『바람이 분다, 가라 -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 p.213, 한강 지음
문장모음 보기
날마다꿈샘
한강 작가의 표현력의 끝은 어디일까요? '책'을 이렇게나 다양하게 묘사할 수 있다니요..저는 지금 한강 작가가 무수히 덧그린 검은 선들이 꿈틀거리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날마다꿈샘
적막은 육각형의 작은 눈송이 하나 속에, 빙하기에 내리는 눈과 다르지 않게, 얼음에 싸인 불꽃처럼 거기 있다고 했다.
『바람이 분다, 가라 -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 p.241, 한강 지음
문장모음 보기
날마다꿈샘
문장 하나 하나가 다 '시'네요~~유후^^
날마다꿈샘
“ 한 번의 삶에서 여러 인생을 살았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마디마디 끊어지는 것이었다고, 어떤 마디의 기억들은 전생처럼 멀고 어둑하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
『바람이 분다, 가라 -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 p.265, 한강 지음
문장모음 보기
깨끗한나무
낮고, 지치고, 차가운 목소리.
누구와도 혼동될 수없는 목소리.
짓누르는 목소리.
숨을 조이는 목소리.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127 마그마의 바다, 한강 지음
문장모음 보기
깨끗한나무
어떤식으로든 조여오는,불편한 존재들의 목소리가 생각이 나네요.
깨끗한나무
“ 성스러움이란 뭘까, 가끔 생각해.
이세계에 없는것ㆍㆍㆍㆍ우묵하게 파이고 구멈뚫린 윤곽으로만 가까스로 모습을 드러내는 어떤것 아닐까. 장님처럼 우린 그 가장자릴 더 듬으면서 걸어가는것 아닐까 ”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151 검은하늘의 패러독스, 한강 지음
문장모음 보기
깨끗한나무
이 대목 문장이 그냥 콕 박히네요. 어느순간 할일들? 딴짓하느라 이제 속도내서 읽었네요. 밀린숙제하듯 함 적어봐요. 정리하는 의미로. 막상 읽기시작하면 읽으면서 자꾸 한눈팔게 되는, 어려워서 인지 잘 모르겠어요
깨끗한나무
한강작가의 단어라고 할 수있는 살풍경한부엌, 수굿한어깨, 박명,사위들을 읽으며 쳇GPT에게 물어도 잘 이해되지 않네요 독서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깨끗한나무
고구마순처럼 낭창하고 얇은 민서의 손목을 잡고.....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163, 한강 지음
문장모음 보기
깨끗한나무
어찌 이런 문장을 생각하고 쓰는지, 저는 상상해보게 되네요
깨끗한나무
“ 어두운 창을 등진 삼촌의 눈이 빛났다.
그 수식은 마치 음악 같았어. 간결하고, 고유하고, 아름다웠어. 별들의 궤도가 저마다 그 음악을 변주하고 있다는걸 믿을수 없었어. 우주의 모든것이 그 음악속에 존재한다는걸 잊을 수 없었어. ”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한강 지음
문장모음 보기
깨끗한나무
이 책을 펼치고 싶지 않아.
펼치는 순간 책장들이 부스러질것 같아.
손가락에 엉기며, 녹아내릴것 같아. 촛농처럼 끓어오를것 같아.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211 달의 뒷면, 한강 지음
문장모음 보기
깨끗한나무
딱 6장부터~8장까지 읽기가 메모도, 찍을수도 없었다.
갈기듯이 페이지만 적고 숨넘어가게 읽었다. 이해되지않는대목도 통과, 안그러면 다 읽을수 없을것 같았다.
깨끗한나무
내가 아픈곳은 달의 뒷면 같은데예요. 피흘리는 곳도, 아무는곳도, 짓무르고 덧나는곳, 썩어가는곳도 거기예요. 당신에게도, 누구에게도 ㆍㆍㆍㆍ 나 자신에게도 보이지 않아요.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219 , 한강 지음
문장모음 보기
깨끗한나무
우리의 아픈마음, 가려진마음일까?
깨끗한나무
밤에는 결이 있고 마디가 있고 틈이 있는데ㆍㆍㆍㆍ새벽은 안그래. 어떤 물결이야. 어떤 핏줄, 어떤 생명 같은거ㆍㆍㆍㆍ두근거림같은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