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점점이 흰 불빛들을 밝혀놓은 채 까무룩 곤한 잠에 들어 있었다. 정갈하고 투명한 불빛들이었다. 명환의 시선이 그 불빛들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키가 닿지 않는 선반에 놓인 유리그릇을 손아귀에 붙잡고 싶어 하는 어린아이처럼, 그의 눈이 한순간 몽룡하게 번쩍였다. P137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D-29
노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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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풍경
깨어진 술병 조각 같은 햇살이 아파트 광장 가득 번득이며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139,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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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풍경
그것들은 마른 톱밥을 사른 불티들처럼 지상의 어둠을 에워싸고 너울대다가 이윽고 먹빛 허공 속으로 손짓하며 스러져갔다.
맘리치
“ 이지러진 달이 칠흑 같은 서편 하늘을 떠돌고 있었다. 달은 나직한 신음 소리와 함께 어둠에 물어뜯기고 있었다. 그 날뛰는 먹빛 어둠 아래에서, 아직 잠들지 않은 색색의 불빛들이 명멸하고 있었다. ”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127,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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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리치
반전이 있기를 바랬건만 반전이 없는 슬픈 결말이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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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책글맘
하늘 가운데서부터 터져 나오는 울음소리를 들었다. 쇳소리가 섞인 앙칼진 비명이었다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139,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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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책글맘
맘리치님의 대화: 반전이 있기를 바랬건만 반전이 없는 슬픈 결말이다.ㅠㅠ
그쵸 가슴이 먹먹해요 ~ 힝 ~ㅠㅠ
라이뿌
가장 지독한 어둠이 가장 확실한 새벽의 징후임을 나는 수차례 보았다.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126,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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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뿌
해피엔딩이 무리이지만 만화속 장면을 그렸습니다. 각자의 아픔이 느껴져 안타까워요.
글로업
아무런 가능성도 없이 그저 살아있는 인간이라면 그 가슴마다 무작정 들러붙어 꿈틀거리는 미련, 흡사 피를 빨아먹는 환형동물 같은 그것을 어떻게 희망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가.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128,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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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업
표현이 어려워서 다시 한번 읽고나니 마음에 와닿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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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먹는사라
이종순시인작가님의 문장 수집: "내가 하루 동안 가장했던 모든 천연스러움과 빈정거림은 흔적없이 흩어지고 말았다. 세상 속에 있을 때에 나는 외로웠고 세상에서 돌아와 서면 더욱 그러했다"
문장 속에 외로움이 가득 느껴집니다 ㅠㅠ.
<어둠의 사육제>는 세상 속에서 외로울 수 밖에 없는 존재들에 대해 말하는 것 같아요ㅠㅠ
책먹는사라
라이뿌님의 대화: 초반에 작가의 표현에 감탄하다가... 서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스토리도 몰입감 최고. 더 읽고싶은 마음 애써 누릅니다.
작가의 표현력도 서사도 모두 심상치 않죠ㅠㅠ 더 읽고 싶은 마음을 애써 누르신다고 하니 라이뿌님이 얼마나 몰입하여 읽으시는지 느껴집니다 ㅠㅠ.
책먹는사라
맘리치님의 대화: 인숙을 이해하기 싫지만 이해하게 되는 서글픈 현실이 와닿았다.
맘리치님, 저와 똑같은 걸 느끼셨 네요. 저도 인숙을 이해하기 싫었는데 인숙을 이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슬펐어요.. 어느 누구도 정죄할 수 없게 만드는 이 현실이 참 답답헀습니다
책먹는사라
날마다꿈샘님의 문장 수집: "태양은 제 혈관의 뜨거움에 지레 숨이 막힌 미친 여인처럼 습기 찬 옷자락을 섶섶이 열어젖힌 채 비지땀을 흘렸다. 행인들은 무더위에 단련되지 못한 허약한 몸을 이끌고 높다란 빌딩의 그늘이나 가로수 그림자를 찾아 어기적거렸다."
태양마저 자기의 뜨거움에 비지땀을 흘린다는 표현. 얼마나 더웠는지를 이보다 잘 보여주는 더위가 있을까요? 올해 여름의 무더위가 저절로 그려집니다 ㅠㅠ.
책먹는사라
글로업님의 문장 수집: "문을 열고 현관으로 들어서면 솜털같이 훈훈한 공기가 고단한 몸을 휩쌌고, 그때마다 나는 까닭 모를 배신감을 남몰래 씹어 삼키곤 했다."
얼어붙은 문 바깥의 공기 vs 훈훈한 집 안의 훈훈한 공기.
그 공기의 차 때문에 배신감을 느끼게 되는 것... 글로업님이 나눠 주신 문구를 보면서 등장인물들에 더 공감하게 되는 것 같아요.
책먹는사라
날마다꿈샘님의 대화: 한 사람이 내 인생에 몰고 온 파장은 실로 어마무시하네요. 강명환과의 관계는 어디까지 진척될까요? 끝까지 읽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그만 약속된 페이지를 넘겨 버렸네요..😅 애써 억누르며 내일을 기약해봅니다..^^
그 한 사람이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닌 것 같아요. 한 사람은 내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거죠.
강명환 한 사람의 존재도 결코 순탄하지 않은 사람이기에 더 그럴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봅니다.
책먹는사라
날마다꿈샘님의 문장 수집: "나는 그녀로 인해 내가 잃은 것이 돈과 신뢰만이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나는 삶과 화해하는 법을 잊은 것이었다. 삶이 나에게 등을 돌리자마자 나 역시 미련 없이 뒤돌아서서 걷기 시작했다. 잘 벼린 오기 하나만을 단도처럼 가슴에 보듬은 채, 되려 제 칼날에 속살을 베이며 피 흘리고 있었다."
<어둠의 사육제>는 삶과 화해하는 법을 잊은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화해하지 못하도록 몰아가고 희망을 몰살당해버리는 사람들.. 그들이 자기 칼날에 피 흘리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ㅠㅠ
책먹는사라
깨끗한나무님의 문장 수집: "희망의 힘으로 살아왔었다. 나는 무엇이든 견디어낼 수 있었다. 비록 지금은 미운오리새끼처럼 세상의 구석에 틀어박혀 원치 않는일에 시달리고 있지만, 언젠가 진짜 삶이 시작되고 말것이라고 주문처럼 믿어오고 있었다."
저도 희망의 힘으로 살아왔었다라는 문장에 밑줄을 그었어요. 명환도 인숙도 희망의 힘이 있었죠...
그런데 그걸 빼앗기고 나는 사람들.. 그 희망이 사라지니 모든 걸 잃은 인물들이 불쌍해서 너무 속상했습니다.
책먹는사라
바실리사님의 대화: 잘 벼린 오기~~
'벼리다'는 말을 잘 사용하지 않는데, 정확한 의미를 알고자 찾아봤어요.
바실리사님께서 정확한 의미를 알려주시니 문장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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