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무진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앤솔로지 [십자가의 괴이] 맨 끝 쭈구리 [파츠]의 차무진입니다.
이제 제 차례군요. 앞에서도 투정을 부렸는데요,
ㅎㅎㅎ 조영주, 박상민 외 4명에서 4명 중 하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ㅎㅎㅎㅎㅎ
마지막 작품인 [파츠]는 다른 작가님의 작품과 달리 살짝 sf 냄새가 나면서 사이비 미스터리 를 표방하는 이도저도 아닌 작품입니다. 저는 종교를 본격적으로 다루기가 무서워서 이렇게 설정을 다르게 잡았습니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해보면요,
2024년 여름, 술좋아하는 누군가가 제 마누라의 지침을 받고 제멋대로인 지시를 했고, 야망에 쩐 몹시 군인스럽지 않은 해병대 사단장이 제 부하들에게 (작전 명령권도 없으면서) 위험한 물에 들어가라고 명령해서 젊은 해병 한 명이 물에 휠쓸려간 어느 사건을, 의로운 장교가 법대로 수사하다가 술좋아하는 누군가와 그의 총애를 받는 야망에 쩐 몹시 등신같은 그 사단장 놈이 자신들의 잘못이 드러날까봐 악날한 모의를 하고 비호를 받아서 그 의로운 장교를 생매장시키는 사건을 보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숨지을때 이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24년 수해 복구때 [파트]의 해병처럼 실제 젊은 해병이 부품처럼 죽었던 거죠. 명령권도 없는 사단장의 지시로 강물에 들어갔다가 휩쓸려서요. 법과 원칙은 윗대가리들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제멋대로 쓰였습니다.
이 사건은 제가 [파츠]원고를 다 쓴 후 일어났고 고로 작품과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굥고롭게도 매우 비슷해보이기도 합니다, 인간은 부품인가?에 관한 질문이랄까요.
요즘 창 밖을 내다볼 참이면요, 마음이 답답합니다.
세상은 협잡스럽고, 상식은 사라지고, 우기고 따지고 법대로 하자면 끝인 듯합니다.
통하고, 이해하고, 그럴 수 있겠다 싶고, 고개를 끄덕이고, 잘못을 시인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세상은 어디 갔을까요? 언제 사라졌을까요?
그래서 재미있고 신기하고 미스터리한 내용을 짜자잔- 즐거이, 또 열심히 글을 쓸 수 없을 지경입니다.
함부로 돌아가는 것 같은 세상처럼 제 글도 제멋대로 쓰여지는 것 같아 뭐가 정상인지 모르겠습니다.
모름지기 작가란, 퍼즐만 푸는 이야기를 써서는 안된다고 배웠는데요, 제 글이 세상을 바꿔보고 싶지만 그것은 욕심입니다. 은근히 있어보이는 내용을 쓰고 싶단 생각에 [파츠]를 썼고, 그래서 지금은 매우 부끄러워 하고 있습니다.
든 것도 없는 주제에 잘난 척 하기는...하고요.
아무튼,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좋겠고,
저는 병원 약에 취해 횡설수설 하는중입니다. ^^
[십자가의 괴이] 대미를 장식하고 30일에 북토크에서 웃으면서 뵈어요.
[파츠] 시작합니다!
마구 글타래를 흩뜨리세요!!!!
차무진 드림
굥교롭다는 말씀에 특히 공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