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밤 녹음한 내 목소리가 마치 메아리처럼 이중으로 나오고 있었다. 나는 녹음이 잘못된 건가 싶었다. 끝까지 듣는 대신 자꾸 앞으로 되돌려 들어보았으나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세 번 네 번 연거푸 소리를 확인할수록 두 목소리가 따로 놀고 있었다. 그 정도가 아니라 점점 두 개의 목소리가 다른 사람의 목소리 같았다. 마치 누군가 내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걸 내가 그대로 따라 읊은 듯한 느낌이었다. ”
『십자가의 괴이』 p38, 조영주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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