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 작가님을 뵈었는데 차무진 작가님의 <엄마는 좀비>를 말씀하시면서 차 작가님이 제목 짓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듣고 보니 저도 <엄마는 좀비>는 정말 좋은 제목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그믐에서 <여우의 계절> 이야기를 할 때는 차 작가님이 고집한 제목을 출판사에서 바꿔줘서 다행이라는 의견을 나눴잖아요. 다들 <파츠>라는 제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무난한 제목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지금으로서는요...). ^^
[꿈꾸는 책들의 특급변소] [책증정] <십자가의 괴이>를 함께 읽어요.
D-29

장맥주

조영주
모 작가님이 궁금합니다

차무진
소문에 작품썰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푸는 작가님들이 모이셨던데 엄청난 대화들이 오고갔을 듯요. (흰 의사 드라마 쓰신 작가님도 계셨고 ㅎㅎㅎ)

장맥주
삼각지역의 숨은 맛집을 아시는 분이었습니다. 맛난 거 사주셨습니다. ^^

차무진
[파츠]! 저도 다들 이 제목이 어떤 느낌이신지 궁금합니다.
열허분들. 파츠 라는 제목, 잘 지은 제목인가요?
아니면 딱딱하고 딱 읽기 싫은 제목인가요? 그것도 아니면 무 난한 제목인가요?
솔직한 의견을 주시길요. 저는 갈수록 제목을 자꾸 실패하는 것 같아요.
얼마전에 출간한 [나와 판달마루와 돌고래]는 거의 안 팔렸음요. 제목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장맥주
처음 들었을 때는 일본 만화 '간츠'랑 시대를 앞선 고대 유물을 가리키는 말인 '오파츠'를 떠올렸어요. 일단 흥미를 자아내는 제목이었습니다. ^^

차무진
간츠를 보셨군요~! 저도 재미있게 본 만화입니다~

장맥주
못 봤습니다! 제목만 압니다! (당당 ^^)

조영주
간츠를 안보시다니........................

장맥주
1권보다 재미없어서 말았습니다.

차무진
깍쟁이.

조영주
보기 전에는 어떤 내용일지 제목으로 짐작도 안됐는데요, 보고나니 강렬합니다. ^^

수북강녕
<십자가의 괴이> 책을 받고 맨 뒤의 작품부터 읽은 저로서는 '파츠'의 소재, 인물, 구성이 모두 초 강력하게 다가왔습니다 '파츠'라는 제목을 접하면서는 어떤 선입견도 갖지 않고 읽었습니다 '해병의 십자가'라든지, '희생의 굴레'라든지, 하는 평범하고 직관적인 제목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파츠'라고 하면 제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사실 액체 '슬라임'을 가지고 놀거나 만들 때 그 안에 뿌리고 넣으며 꾸미는 토핑 재료인데요, 이번에는 딱히 그걸 떠올리지 않고 읽었습니다)

차무진
아 감사합니다. ㅎㅎㅎㅎㅎ

수북강녕
“ 주머니 조임끈을 입에 문 다음 허리를 숙이고 왼발등의 작은 점에 정확히 못을 댔다. 그리고 망치로 예닐곱 번 정도를 빠르게 내리찍었다. 못은 걸림 없이 푹푹 들어갔고 피를 뿜어내지 않았다. 해병은 주머니 끈을 입에 꽉 물고 있었기에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다. 해병의 왼발이 십자가 발판에 고정되었다. (중략) 해병은 고정한 왼발등 위에 오른발을 포갰다. 오른쪽 발등에도 검은 점이 찍혀 있었다. 자리는 발등 한가운데였다. 해병의 몸이 앞으로 쏠렸지만, 십자가 기둥에 묶은 끈 때문에 용케 균형을 잡으며 자세를 낮출 수 있었다. 주머니에서 대못 하나를 꺼냈다. 왼발등에 박은 못보다 더 긴 대못이었다. 해병은 왼발 위로 포갠 오른발등에 못을 세우고 망치를 내리쳤다.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이번엔 피가 흘러나왔다. 여러 번 내리쳤다. 잘못된 내리침에 못대가리가 비스듬해지며 발등에 흉측한 자국이 났지만 해병은 조임끈을 씹으며 참아냈다. 진통제도 뼈가 부러지는 통증은 막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못이 반쯤 박히자 해병은 발못을 움직여보았다. 움직일 수 없었다. 오른쪽 발등을 뚫고 들어간 대못은 그 아래 놓인 왼쪽 발등까지 뚫은 후 발 받침대 아래에 박혀 있었다. ”
『십자가의 괴이』 p.294-295, 조영주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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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강녕
진통제를 먹고, 주머니 끈을 입에 꽉 물고, 실제로 왼발등에 못을 대고 망치로 내리찍은 후, 다시 오른발을 포개 더 긴 대못을 뼈가 부러질 때까지 내리치는 상상을 하면서 이 부분을 읽고 또 읽어 보았습니다 ^^
예전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태엽 감는 새 연대기>에서 몽골인 장교가 일본인 위장 군인의 가죽을 벗기는 장면을 읽었는데, 그때 기억을 되새기며 읽었어요

차무진
저도 그 말씀에 하루키의 [태엽감는 새]를 다시 꺼내서 뒤적거리고 있습니다. 저도 몽골인 장교 이야기가 기억나네요. 그리고 우물 속에 갇힌 이야기도 기억에 남아 있네요, 다시 한번 읽어볼 참입니다. 파츠를 하루키 작품과 비교하시다니. 몸둘 바를....ㅠ

박상민
그러고보니 채해병 사건과 이렇게 맞물리는군요 인간이 부품으로 전락한다는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ㅠ
제가 전에 읽은 <인더백>도 그렇고 작가님이 군대쪽, 밀리터리 계열 묘사를 즐기시는거 같더라구요 군생활을 어디서 하셨을지 되게 궁금했습니다 ㅎㅎ

차무진
제가 sf요? ㅎㅎㅎ 과찬이십니다.
저는 sf를 잘 못써요.
작가의 말에 제 병역 정보를 써두었어요 ^^

박상민
엇 인더백은 디스토피아 끝판왕이었는데 겸손하십니다 반전이 압권이었져 ㅎㅎ 파츠는 특히나 설정이 신박했어서 단편으로만 끝내기 아까운거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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