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② <올리버 트위스트>

D-29
껌은 짝짝 잘 씹어먹었습니다. ^^ 저는 잘 모르는데, 어느 분이 빅이슈 내부 사정에 대해서 몹시 비판적인 이야기를 하는 걸 듣고 놀란 적이 있어요. 얼마 뒤에 그 논란이 외부에도 알려졌는데 어느 쪽 의견이 맞는지는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엇, 이건 몰랐어요.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해집니다(속닥). 조심스러운 발언이지만, 저도 이쪽(비영리)에서 일하다 보면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걸 보는데요. (자주 하는 말이지만)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다 좋은 사람들은 아니더라고요. 보여지는 모습이 약자라고 해서 다 선할 거라는 환상(이자 기대)도 많이 내려놓게 된 것 같고요. 대외적으로는 선하고 좋은 이미지를 가진 사람도, 일은 엉망진... (읍) 불명예스러운 퇴사 공지를 종종 접하고 있습니다. 여하튼, 다양한 인간군상을 마주하면서 좋은 마음과 좋은 마음이 닿는 다는 건 정말 귀한 일이구나, 라는 걸 많이 배워가고 있습니다. 저부터 똑바로 살아야겠다고 반성하면서요. 하지만 할머니는 너무 하셨네요(힝).
아, 이 사안이었습니다. 근데 진실은 어떤지 잘 모르겠어요.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909181704729063 그리고 말씀해주신 내용 정말 공감합니다. 저는 기자로 일하면서 약자를 돕는 것과 약자의 말을 믿는 것은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약자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모든 사람이 거짓말을 하더라고요.
이런 일이 있었군요. 제가 빅이슈를 접하기 전이라는 게 더 놀랍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읽는 도중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 같았거든요. 꽤 지난 일이라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집단 퇴사까지는 아니고, 대대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중심을 잡기가 참 어렵네요.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지도 모르겠고. "약자를 돕는 것과 약자의 말을 믿는 것은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라는 작가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다 저마다의 사정이 있고, 그 사정에 따라 때로는 뻔뻔해지고, 뻔뻔하면서도 당당해져요. 이건 뭐 잘잘못을 따지고 들기도 어려워서 그냥 결이 다르구나, 싶기도 합니다. 정답은 없는 것 같고 그래서 제 말은 한도 끝도 없이 길어지...
가끔 저도 약자를 돕는 마음이 모든 것을 허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고민했었는데 결국은 아니다로 결론 내렸습니다 마음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더라구요~ 결국 누군가를 돕고 싶다면 그 마음이 그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방법도 차근차근 찾아가자라는 결론으로~ 저도 장작가님의 "약자를 돕는 것과 약자의 말을 믿는 것은 다르다"는 말에도 공감합니다 단지 보여지는 것 그 이면을 보는 힘도 시간이 흐를수록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빅이슈"문제는 마음 아픈 일들이군요~하지만 이런 일들이 생겼다고 처음 그들의 마음이 모두 헛되었다곤 생각하진 않고 슬픈 배움으로 기억해야 할 듯 합니다~
사실 저도 저 기사 속 사안에 대해서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편을 쉽게 비난할 수는 없을 거 같습니다. 저 과정에서 신의를 버리거나 무례한 언행이 오갔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걸 제가 아는 것도 아니고... 기자를 하면서 느낀 건 약자이고 강자이고 간에 뭔가를 정확히 말하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는 거였어요. 그 사람이 악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게 사람의 본성인가 봐요. 자기가 핍박받고 있다고 하는 사람에게 “당신이 왜 그렇게 핍박받나요?” 하고 물었을 때 정답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더라고요. “몰라요, 그 사람들이 그냥 저를 싫어해요, 왕따시켜요” 같은 대답이 훨씬 더 많이 나오고, 대개의 경우 그 설명은 정확하지 않더라고요.
주제가 되는 사건은 저는 전혀 모릅니다만, 두 번째 문단 쓰신 내용이 인간에 대해서 꿰뚫어보시는 것 같아 글 남깁니다. 사람의 본성이 정확히 말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기자'와 같이 '정확히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임무여야하는 직업이 필요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 '정확히 말하고자'하는 염원의 연속선 상에 작가라는 직업군도 존재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몰라요, 그 사람들이 그냥 저를 싫어해요, 왕따시켜요" 같은 대답이 나오고야마는 인간의 마음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들여다보기 위해서요.
감사합니다. 특별히 악의가 있거나 자신을 포장하려는 기만적인 욕구가 있어서가 아니라, 상대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유를 정말로 모르는 분도 꽤 많더라고요. 저는 취재원이 ‘몰라요, 그냥 그들이 저를 왕따시켜요’ 같은 말을 하면 반드시 ‘그들’을 찾아가 이유를 캐묻도록 신문사에서 훈련을 받았어요. 그러면 ‘그들’ 역시 그들 입장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지요. 양쪽 모두 자기들의 이야기를 할 때, 저널리스트가 공식적인 설명을 처음 만드는 역할을 맡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정부의 보도자료, 경찰의 발표, 검찰의 공소장, 재판부의 판결문 같은 문서들을 기자들이 받아적는다고 비판을 받을 때가 많은데, 사실 그만큼 공신력 있는 공식 설명도 없습니다). 피상적인 사실(어떤 사람이 뭐라고 말했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보다 심층적인 사실(진실에 보다 가까운)을 재구성한다는 측면에서 그런 때 기자가 단순한 전달자를 넘어, 소설가와 흡사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휴, 정말 그래요. 가해자와 피해자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여러 이해관계도 많은 것 같아요. 결과만 보고 판단하기도 어렵고, 상황적으로 이해되는 면도 있으니까요. @CTL 님 말씀처럼, '기자'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고, 작가님 말씀처럼, '기자가 단순히 전달자를 넘어 소설가와 흡사한 역할을 한다'는 말씀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제 기준에서는 '저게 말이 되는 건가?'싶은 일들이 너무나 많은데요. 이제는 어떤 면에서 조금 수긍하게 되기도 해요. 절대적인 진리는 없는 것 같고, 결국 사람이 하는 일에는 어느 정도 주관이 다 들어가는 것 같아서요. 수긍한다는 말이, 포기나 외면한다는 말로 받아들여지지 않기를 바라지만요. 『미세 좌절의 시대』에서 만난 "개인은 존엄하다, 세상은 복잡하다, 사실은 믿음보다 중요하다."라는 문장도 떠오릅니다.
비영리단체에서 이런 일을 겪는다면 그 실망감이 더욱 클듯합니다 ㅜㅜ. 지금 제가 일하는곳은 초초영리집단이라 뭐... 그런 실망감이 덜하지만은요..^^;; 친한 언니분이 사명감으로 비영리단체에서 일하고 겪은 실망감을 말하던데, 제가 더 속상하더라구요...ㅜㅜ
저도 이쪽에서 일하면서 실망한 부분들이 많아 환상(?)이랄 것들이 많이 사라지긴 했어요(흑흑). 말만 번지르르하게 잘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구나 싶었죠. 그 모습이 위선 같아 보이기도 했고요(차라리 나쁜 사람이라고 말해...). 저는 따뜻하고 다정한 말들을 여전히 아끼고, 대체로 낙관하는 편이지만, 그 마음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현실감각을 확실히 배운 것 같기도 해요. 그런 의미에서 "슬픈 배움으로 기억해야 할 듯합니다"라는 @거북별85 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요. 물론 존경스럽고 멋진 분들도 많지만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이 이사회의 신사들은 아주 현명하고 깊은 철학을 지닌 분들로, 구빈원에 관심을 두게 되자 단번에 깨달은 사실이 있었다. 보통 사람들은 결코 발견하지 못하는 점인데, 바로 가난한 사람들은 구빈원을 좋아한다는 사실이었다! 가난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구빈원은 공공오락을 제공하고 공짜 술집이자 1년 내내 아침, 점심, 저녁, 차를 얻어먹는 곳이니, 놀고먹기만 하고 일하지는 않는 벽돌과 회반죽으로 지은 낙원과도 같았다. “오호라!” 이사회는 다 알겠다는 듯 말했다. “우리가 이걸 바로잡아야 해. 당장 막아야 한다고.”
그래서 이사회의 신사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구빈원 안에서 서서히 굶어죽든가, 아니면 바깥에서 빠르게 굶어죽든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규칙을 세웠다.
올리버 트위스트 (완역본)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올리버는 죽을 더 달라고 하는 불경하고도 신성모독적인 범죄를 저지른 후 일주일 동안 이사회의 지혜롭고도 자비로운 처사로 어두운 독방에 수감되었다.
올리버 트위스트 (완역본)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올리버 트위스터를 보면 여기에 등장하는 어른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의심스러워집니다~ 자신들 스스로를 현명하고 깊은 철학을 가졌다고 생각하며 구빈원의 힘없는 자들을 박멸해야 할 벌레처럼 여기지요~ 이 작품에서 찰스 디킨즈는 이들을 조롱하는 문체를 쓰곤 하는데 예전 박지원의 <양반전>등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신들이 고고하고 신실하다고 여기며 잘못을 일삼는 사람들을 변화시킬 방법은 무엇일까요?? 어쨌든 이들의 후손들은 영국에서 민주주의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전 인구의 일정 부분은 어떤 일이 일어나도 변하지 않는 사고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마 여기 등장하는 "소위" 신사들도 그렇겠지요...
1부까지 읽고. 어렸을때 다이제스트같은걸로 읽었었나, 대충 올리버가 고생하는 이야기라는건 알고있었는데요. 이렇게까지 고생하는줄은 몰랐어요.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보니 진짜 여기 나오는 어른들 진짜 못돼쳐먹었네요. 어휴 증말.
우리의 보편적 본성에는 최상과 최악의 색조들이 뒤섞여 있다. 상당 부분이 추악한 색조를 띠지만, 가장 아름다운 무언가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것은 하나의 모순이자, 변칙이며, 일견 불가능으로 보이지만, 그것이 진실이다.
올리버 트위스트 (완역본)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찰스 디킨스는 인간에 대한 통찰이 뛰어났던 작가로 보여요. 이런 문장을 읽어보면 말이죠.
일정 밀릴까봐 다른 책들 모두 완독(김탁환 선생님 책 아직 안 와서 제외)하고 왔습니다. ^^ 그럼 <올리버 트위스트> 읽어보겠습니다. 이게 어떤 내용이었더라...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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