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육아, 살림의 도돌이표란 글을 보니 저도 크게 동감합니다ㅜㅜ 정말 끝도 안보이던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그 당시 제가 가장 많이 들었던 느낌은 '시지프스의 형벌'이었습니다. (육아와 살림에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지금 돌이켜보면 일, 육아, 살림은 서로 강력하게 연결된 한 카테고리로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일들입니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의 반복되는 모습에서 그나마 한숨이라도 돌리며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있다면 더없이 소중한거 같습니다.
[📕수북탐독] 6. 열광금지 에바로드⭐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거북별85
연해
크... 저도 이 노래 정말 좋아했어요. 개인적으로는 뮤직비디오를 더 좋아했답니다. 지금 다시 보면 조금 촌스러울 수도 있지만, 클래식한 로맨스 같기도 해서 여전히 좋아합니다. 당시에는 정략 결혼이라는 게 꽤 일반적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https://youtu.be/JjR-m4TdcbQ
성현아
SG워너비 노래 정말 다 좋아요ㅠ_ㅠ 아리랑의 웅장함도 정말 좋아합니다. ㅎㅎ 한 세대를 풍미했던...!!!
GoHo
'카이스트'라는 드라마..
당시 컴퓨터 분야를 공부하던 시기..
그들만큼 뛰어나지도 못하면서 왠지모를 동질감에 젖어 막대사탕 입에 물고 똥폼깨나 잡아 봤더랬지요..ㅎ
숨 쉬는 모든 시간에 열정을 다했던 시기였습니다..
밍묭
특정 시기를 떠오르게 하는 작품이라... 살면서 정말 많은 책, 영화, 그리고 드라마를 봤지만 신기하게 단 한번도 제 삶의 한 부분과 연결이 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오늘 이 주제에 대해서 한번 곰곰이 생각해봐야겠네요 ㅎㅎ
sion
저 같은 경우는 청소년기에서 청년기 사이 때 읽었던 소설이 특히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레 미제라블(빅토르 위고), 푸른 불꽃(기시 유스케), 표백(장강명)...... 처음 이 작품들을 읽었을 때 너무 강렬해서 엄청 충격받았죠. 특히 레 미제라블은 초등학생 때부터 읽은 횟수를 세면 20번은 넘게 읽은 것 같아요. 물론 축약본으로 읽긴 했지만요. 푸른 불꽃은 중학생 때 특히 많이 읽었어요. 일본 작가의 소설에 그렇게 빠진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마음이 힘든 시기에 읽어서인지 주인공이 느끼는 고통과 슬픔에 너무 깊이 이입이 되서 눈물이 나올 정도였어요. 표백은 처음 읽었을 때 충격이 어마어마했죠. 그동안 책을 많이 읽어서 더 소설에 그다지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을 때였는데, 표백을 읽고 난 후에 다시 소설을 열심히 읽기 시작했어요. 특히 한국 작가의 소설이요.
장맥주
헉... 무려 빅토르 위고랑 기시 유스케랑 같이 언급이 되다니... 감사합니다. ^^
장맥주
저한테는 영화 <중경삼림>입니다. 제 인생 영화 베스트 5에는 분명히 들지 않고, 다시 보면 민망한 장면이나 대사도 많을 거예요. 근데 저 영화를 봤던 시간에 딱 그 영화에 감응할 나이였어요. 한국에 처음 개봉한 게 1994년인데 제가 그때 대학교 1학년이었거든요. 저는 그때 제 나이가 스무 살이라고 믿었는데, 2020년대에 나이 계산하는 기준이 바뀔 줄은 몰랐네요. 바뀐 기준으로는 저는 무려 열여덟 살에 그 영화를 봤던 거군요. 그것도 세 번이나.
처음 볼 때는 첫사랑이랑 봤는데, 아마 그 분을 다시 보거나 연락할 일은 없을 거 같습니다. 저에게 양조위의 멋짐을 알려주신 분이지요. 2회차, 3회차는 가장 친한 친구와 봤습니다. 2회차는 제가 그 녀석한테 야 이 영화 재미있다 꼭 보자, 해서 봤던 거였고, 3회차는 그 친구가 군대 가기 전날 봤습니다. 집총 거부 신념이 있어서 입영 며칠 뒤에 군 교도소에 갈 예정인 친구였습니다. 교도소 가기 전에 뭐 하고 싶냐, 물어봤더니 <중경삼림> 다시 보고 싶네, 그러더라고요.
그 친구와는 그저께 독산역 근처에서 만나서 술도 한 방울 안 마시고 비지찌개 2인분 같이 먹었습니다. 지하철노조 파업 때문에 약속시간에 늦었다가 욕도 푸짐하게 먹었습니다.
중경삼림경찰 223은 헤어진 옛 애인을 기다리며, 1달 동안 그녀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으면 그녀를 잊기로 마음먹는다. 같은 시간, 마약 딜러는 자신을 배신한 마약 중개인을 제거한 뒤 술집을 찾고 그곳에서 경찰 223은 술집으로 처음 들어오는 여자를 사랑하겠노라 마음먹는다. 한편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점원 페이는 언제나처럼 똑같은 샐러드를 고른 경찰 663을 남몰래 좋아하고 있다. 어느 날, 경찰 663의 애인이 이별의 편지와 함께 경찰 663의 아파트 열쇠를 페이의 가게에게 맡 긴다. 페이는 경찰 663이 집을 비운 사이 남아있는 그녀의 흔적을 하나 둘 지워나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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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말랑
사실 제목이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고등학교 시절, 한 친구가 비디오 가게에서 좋은 영화를 빌려놨다며 몇몇 친구들을 불러 모아서 함께 본 영화가 있습니다. 저로서는 매우 흥미진진했지만, 그 영화를 빌려왔던 친구는 영화를 같이 본 무리들에게 미안하다면서 사과를 했었어요. 생각보다 그리 재밌지 않았다면서요. 그 영화를 생각하면 그 시절 토요일 학교가 파하고, 날이 여전히 밝은 것에 어색해 하며 재미나던 것을 찾아 헤매던 그때의 공기, 웅성거림이 기억이 납니다. 그 영화가 아마 '애마부인 6'인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 친구는 훌륭하게 자라 유명한 성우가 되었습니다)
siouxsie
다른 콘텐츠들도 많지만, 제 고3 시절 월요일 밤 11시였나..12시였나 KBS2에서 'X파일'을 했었어요. 마루가 너무 추워 TV는 안방에 있었는데, 엄마아빠 주무시는데 굳이 안방에서 TV 틀어놓고 그거 보겠다며;;;; (생각해 보니, 제가 저희 아이랑 그렇게 다르지 않은 인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네요.)
내용도 청소년이 보기엔 그닥 좋지 않은 내용이었던 거 같지만, 그 시절엔 TV 외화 시리즈를 어디서 구해 볼 수 있었던 시절은 아니라 꼭 본방으로 봐야했거든요.
그 후에 대학교 때 친구랑 잠깐 일본에서 산 적이 있는데, 그 때 케이블 TV에서 FOX 채널을 방영해 주더라고요. 근데 X파일을 무한 반복으로 해 줘서 프로 그램 편성표에 막 표시해 놓고 '일본어 더빙'으로 보면서 성우분들 목소리에 많이 실망했습니다. 일본 친구들이 X파일을 일본어로 본다고 놀리고 그랬어요.
FOX 티비 보면서 이미 알고 있었지만, X파일 영화판이 개봉해서 그들의 진짜 목소리로 된 영화를 보는데 어찌나 별로던지....이규화 성우님과 서혜정 성우님 버전으로 보고 싶었네요. 아직도 그리워요. 멀더~스컬리~
이경진
X파일!! (갑자기 왜 V가 같이 생각나죠 ㅋ 도노반과 다이애나. 외계 파충류 시리즈의 추억) X 파일은 진짜 멀더 스컬리 성우분들이 열일 하신 거 맞죠.
슝슝
저는 팀버튼 감독의 영화 <스위니토드>가 떠오르네요. 당시 강남역 근처 학원에서 공부 중이었는데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영화관에 혼영하러 갔어요. 하필 불금이라 영화관 내엔 사람들이 빽빽했고 겨우 복도 구석 한 자리에서 봤어요. 영화가 마음에 들어서(팀버튼+조니뎁 조합 좋아해요) 그 뒤로 뮤지컬 스위니토드에도 빠졌었죠. 불금을 즐기던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제 마음이 상충되어 기억에 남는 날이었어요.
연해
매년 여름이 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드라마가 있는데요. 바로 <커피프린스 1호점>이라는 드라마입니다. 꽤 여러 번 봤고, 아직도 몇몇 장면들은 생생하게 기억나요. 심지어 이 드라마를 보고 생긴 취향과 좋아하는 장소들도 있습니다.
우선 커피를 좋아하게 됐고, 여름의 열기와 한여름 밤의 꿈같은 사랑을 낭만적으로 바라보게 되었으며, 부암동을 처음 알게 된 계기도 이 드라마 덕분이었어요. 그리고 배우 이선균님을 좋아했어요. 정확히는 최한성 캐릭터를 좋아했죠. 극 초반에 이선균(최한성 역)님이 등장했을 때는 처음 보는 낯선 배우의 모습에 궁금증이 생겼다가(저 사람은 누구지?) 중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좋아졌습니다. 극중 두 커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모두가 공유님에게 열광할 때, 저 홀로 이선균님에게 열광하고 있었죠.
아마 이 드라마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에 커피가 대유행하기 시작하고, 남장여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드라마들이 하나둘씩 생겨났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다소 유치하고, 진부한 사랑 이야기라고 평가절하될지도 모르겠지만, 당시 18살 여고생의 마음을 흔들어놓기에는 모든 게 완벽했던 드라마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스토리뿐만 아 니라 드라마 속 배경과 분위기, 색감도 너무 청량하고 여름여름 했어요.
커피프린스 1호점윤은혜.공유 주연의 드라마 원작 소설. 커피 전문점을 배경으로 달콤한 로맨스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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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나
내 인생에 특정 시기를 떠오르게 하는 의미 있는 영화라면, 저는 20대에는 영화 <트루먼 쇼>와 <길버트 그레이프> 그리고 30대에는 팀버튼 감독의 영화 <애드 우드>였습니다. 어디론가 나아가고 싶던 20대에는 우선 내가 갇혀 있던 세계를 깨는 계기가 필요했는데, 그 계기가 되어준 영화가 바로 <트루먼 쇼>와 <길버트 그레이프>였어요. 지금도 지치고 힘들 때마다 자주 찾아보는 영화입니다. 팀버튼 감독의 영화 <애드 우드>는 조니뎁의 리즈 시절 미모를 볼 수 있다는 게 우선 큰 장점입니만(웃음), 작가로서의 꿈을 이루고 난 이후 발표하는 작품들이 잘 팔리지 않고 제대로 평가받지도 못할 때마다 그 현실을 견디게 해주고 괜찮다고 말해주는 유일한 영화였기에 자주 찾아보곤 합니다. 40대가 된 지금까지도 영화 <애드 우드>를 보며 '실패해도 괜찮아' 라고 스스로 다독이며 계속 나아가기로 마음 붙들곤 한답니다.
강츄베베
지금은 당연하게도 책을 좋아하지만 제 학창시절의 책은 삼국지로 대변됩니다. 살면서 꼭 읽어봐야 할 고전 삼국지가 그 때에 컴퓨터 게임으로 한창 인기를 끌었던 시기라 게임 속에 나오는 인물과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을 결합하여 재미를 느꼈습니다.
2012년에 TV에서 95부작이라는 방대한 분량으로 더빙방송된 적이 있었는데 과거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또 다른 재미를 주었습니다.
아린
저는 비겁자니까요
『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 240,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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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린
열정페이 ㅡ 열정이 있는 사람에게는 급여를 적게 줘도 괜찮다는 개소리
『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 295,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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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린
이 책에서 재미있는 포인트는..각주를 이런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거 같아요.
각주는 진지모드로 달아야 하는데. 이렇게 뻘스러운 각주가 달릴때마다 현웃이 터지면서 읽게 되요.
siouxsie
발견 못했는데 아주 맘에 듭니다. 적어놔야지
성현아
책의 213쪽에 이런 구절이 나와요. "남들이 인정해주지 않아도, 심지어 창작자마저 이해해주지 않더라도, 오덕질은 인생의 몇 안 되는 즐거움 중 하나다." “몇 안 되는 즐거움”이자 어쩌면 유일한 탈출구가 되어준 덕질에 몰입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 그리고 그 수가 점점 늘어간다는 것은 이성 중심 사회에서 감정이 억압되어도 선호하는 대상에 쏟을 감정적 에너지만큼은 여전히 보존된다는 뜻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건강한 자세이기도 하지만, 그러한 맹목적인 애정 없이는 견뎌낼 수 없는 거대하고 확실한 불행이 끊임없이 개인을 위협한다는 징후이기도 해요. 각자의 취향을 존중한다고 선전하면서도 어딘가에 열광하는 '감정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다소 수치스러운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이 사회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무언가에 열광하지 않고는 현 시스템의 부작용으로써의 고통을 (그러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고통으로 간주되고 마는 고통을) 견뎌낼 수 없게 만드는 현실과 그에 맞서기도 하고 순응하기도 하는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고민해 보면서 한병철 작가의 <고통 없는 사회>라는 책이 떠오르기도 했고요. 사회적 고통을 약학이나 의학의 차원에서만 논의되게끔 만들고 개인 단위의 행복 추구나 힐링(?) 등으로 이겨낼 수 있는 가벼운 시련으로 간주하는 이 사회를 통렬히 비판하는 책이라 추천해 보아요! 가독성이 좋은 책이라 쉽게 읽을 수 있어요.
고통 없는 사회 - 왜 우리는 삶에서 고통을 추방하는가고통을 밀어낼수록 고통에 더 예민해지고, 죽음을 몰아내려 할수록 좋은 삶에 관한 감각을 상실하는 역설, 생존이 절대화된 생존사회, 고통공포에 포획되어 만성 마취에 빠진 진통사회에 대한 비타협적인 분석. “예리한 산문으로 현대인의 몸에 사유의 칼날을 찔러 넣는” 비수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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