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6. 열광금지 에바로드⭐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저도 유명하다는 북스타그래머들의 피드를 보면 과연 책을 읽은 게 맞을까 싶은 적도 많았어요. 인터넷 서점의 책 소개를 그대로 가져와서 올리는 경우도 있고.. 책을 읽었더라고 그 감상을 글로 쓴다는 게 주관적일 수 밖에 없긴 하겠지만 너무 치우쳐있는 경우에는 제가 다 민망하기도 했는데요.. 거기에 동조하는 팔로워들을 보며 정말 속상하더라고요. 다양한 책을 잘 모르거나 크게 흥미가 없는 이들에게 많이 닿으면 좋은 거겠지만, 너무 상업적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사진만 쓱쓱 넘기고 피드 글은 잘 읽지 않게 되었어요.. 열성을 다하는 북스타그래머나 북튜버들도 많은데 팔로워 수가 우선 되고 내용과 진지함 보다는 자극적이고 눈에 띄는 게 하트나 클릭수를 높이니..휴우... 최소한의 성의를 읽고 갑자기 흥분했....;;;
'최소한의 성의'에 대한 수지님 말씀, 매우 공감합니다. 저는 책과 관련된 행사를 좋아해서, 관심 있는 북토크를 종종 가는데요. 갔다가 괜히 실망했던 적이 더러 있어요. 준비성 없는 사회자 때문에 제가 다 민망했던 적도 있고(누군지는 알고, 진행을 하고 계신지요?), 평소 좋아했던 작가님인데, 막상 북토크에서 하시는 행동에 실망했던 적도 있지요. 준비성 말씀하시니까, 지난번에도 종종 나눴던 지각썰(그때는 독서모임 지각자였죠)도 떠오릅니다. 제가 갔던 북토크 중에서는 버젓이 지각하고도 뻔뻔스럽게 "사람인데, 좀 늦을 수 있지 않나요?"라고 해실해실 웃는 작가님도 봤습니다. 전날에 늦게까지 지인들과 술을 드셨다고 하시더라고요. 할 말을 잃었습니다... 대중매체에 보여지는 모습은 참 좋았는데, 그렇게 또 한 분을 마음속에서 지웠습니다(쩝). @Kiara 님 말씀처럼, 최소한의 성의를 읽고 저도 갑자기 흥분했...;;
기억이 날듯 말듯 하지만 그냥 기억 안 하는 것으로... ^^;;; 근데 성의가 담긴 질문을 답변하는 사람도, 함께 듣는 사람도 다 알아본다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시는 독서계의 인플루언서이십니다. ㅎㅎㅎ 별로 화가 나지는 않았고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면접관을 한 적이 있어요.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사람을 모집했었는데, 외부 위원도 심사에 참여할 만큼 중요한 자리였어요. 사실 자기소개서와 경력란이 화려해 저희가 미리 점찍어놓은 분이 계셨어요. 그분에 대한 저희의 기대치가 엄청 높았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사실... 저보다 아는 게 없더라고요😂 아주 기본적인 용어를 틀리게 말하고 면접 내용과 관계없는 말을 계속하셨어요. 심지어 본인이 준비한 일종의 포트폴리오를 저희에게 설명하면서, '이게 뭐지?'라는 말을 반복하셨습니다. 본인도 모르는데 제가 어떻게 알아요. ㅠㅠㅠ
면접장에서 여성 지원자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걸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최종 면접이었고, 저와 다른 남성 한 분만 계셨는데, 저한테는 관심이 거의 없으셨어요. 질문의 빈도도 확연히 달랐고요. 해외 출장을 갈 수도 있는 직무라 남성분을 더 선호하셨던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병풍'이 된 적 있다는 말을 종종 들어왔는데, 그 경험을 직접 해보니 여러모로 씁쓸했습니다. 20대 후반에 이직 면접을 봤을 때는 결혼, 출산 후에 그만둘까 봐 걱정이 있으셨던 건지 민감한 질문도 아무렇지 않게 하시더라고요. 남자친구의 여부, 결혼, 출산 계획 등? 최근에『첨벙』이라는 독립영화를 한 편 보고 왔는데요. 그 영화에서도 비슷한 상황으로 면접이 진행되고, 면접자의 마지막 대답에 울컥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폐경이 장점입니다."라고 하더군요. 출산 후 그만두거나 육아휴직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어필인 것 같았습니다. 남편과 시험관 임신에 계속 실패해 결국 다시 직장을 구한다는 이야기였어요. 먹먹했습니다.
첨벙수영장에 가장 먼저 출근하는 청소원 세은은 어느 날 수영 강사로 일하는 옛 친구와 마주친다. 육아휴직을 앞둔 친구는 문득 세은의 꿈을 일깨우고, 고된 일터를 꿈의 필드로 뒤바꾸려는 세은의 시도가 시작된다.
연해 님이 말씀해 주신 내용만 봐도 마음이 첨벙..하네요. 연해님이 추천해 주신 책이랑 영화 차곡차곡 마음에 담아 두고 있어요. 다만, 제 마음과 머리의 용량이...음하하핫
저도 그믐에서 알게 된 좋은 책과 영화가 정말 많은데( @siouxsie 님의 지분도 크지요), 용량(과 받아들임)의 한계가 있어 하나씩 천천히 읽고 보는 중이에요. 차곡차곡 담아주신 것만으로도 감동이랍니다:)
독립영화 내용이 왜이리 먹먹한 걸까요 워킹맘이라 그런지 정말 와닿는 부분이예요ㅠ 최근에 어렵게 시험관으로 아이 두명 만나놓고 남편의 육아참여율이 낮아 아이들 살해했다는 40대 여성의 기사를 일고 참 뭐든 다 어렵구나 싶었습니다. 저희 회사도 여성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이 종종 있지만 같은 업종 타 회사에 비해서는 여성이 좀 있습니다. (직종이 남초회사이거든요)
6. 불합리하고 황당한 경우를 나열한다면 불행배틀이 되는 건 아닌지요? (웃음) 질문을 받고 생각해보니, 저는 기억에 남는 면접이 있는데... 면접관이 저의 일관성 없는 이력들을 짚어나가더라고요. 왜 이런 이력들을 갖게 되었는지 질문을 받고 생각을 해보니, 종현처럼 생존이 목표였던 황량한 20대 였기에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모른채 일을 하다 보니 이력이 일정한 방향은 아니었던거 같아요. 국문과 입학해서 자바 프로그래밍 기술자 수업 받기까지... 면접관은 트집을 잡기 위한 질문이었을 텐데, 제게는 저의 20대를 돌아보게 했던 질문이어서 기억이 났네요.
아, 이 상황 너무 공감되네요 ㅎ
불합리한 것까지는 아니지만, 아쉬운 점이라면 새로운 관점을 잘 보지 못한다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조직이란, 그 자체의 규칙이 어느정도 성립이 되어있는 곳이기에 자칫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인 것 같아요.
저는 다행히 제 커리어에 있어서 불합리한 상황에 마주한 적은 없었습니다. 이 질문과는 다른 내용이긴 하지만 특별한 경험이 있어서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의 TOP 10안에 드는 아웃소싱 대기업에 면접을 본 적이 있는데 당시 면접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참 들어가고 싶었던 회사였던지라 아쉬움을 삼켰죠. 그로부터 몇 년 후 고용노동부의 취업지원 프로그램이 생기고 위탁사업을 하게 된 한 직업전문학교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복사기가 자주 걸리고 빔프로젝트 스크린에 흠집이 있어서 집단상담 프로그램 때 애를 먹었던 터라 교체를 요청했죠. 하지만 해당 사업의 특성상 연말에 사업비가 들어오는 구조라 당장은 해줄 수 없다는 말에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과거 지원했었던 아웃소싱 기업에서 해당 사업의 담당자로 입사 요청을 받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결국 더 높은 연봉을 약속받고 이직을 했습니다. 물론 과거의 지원 분야는 조금은 달랐지만 신기한 경험을 했었네요.
ㅎㅎ 두 분께서 저의 맥콜 사랑(?)을 인증해 주셨네요 ㅋ
지난 사랑의 추억!
할수만 있다면 이 방에 계신 분들께 맥콜 한 캔씩 돌리고 싶네요. 이 참에 저도 수십년(?) 만에 맛도 보고요. 가격도 얼마 안 합니다. 두 박스 사면 될 듯. ㅎㅎ
살려 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30개 ㅜ.ㅜ
실물 북클럽에서 여기 계신 분들이 맥콜을 한 캔씩 옆에 두고 꾀죄죄하게(왠지 자유로운 영혼의 덕후는 그래야 될거 같아서..ㅎ) 여기저기 어딘가에 흩어 걸쳐져 에바로드 열독하는 모습 상상됐어요~ㅎ
ㅋㅋㅋㅋㅋㅋㅋ 와 맥콜 파워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를 드립니다. 이 모임에 대한 후기를 작성하게 될 평론 쓰는 성현아라고 합니다! 장강명 작가님의 장편소설과 모임에서 오가는 대화를 정말 흥미롭게 읽고 있었는데요. 모임에 자유로이 참여해도 되는지 잘 숙지하지 못한 상태라 망설이다 참여가 늦어졌습니다. 죄송한 마음입니다.ㅠ_ㅠ 오늘은 저도 모임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나눠볼까 합니다. 먼저 이경진 선생님께서 올려주신 질문들이 정말 좋았어요. 이전에 그믐에서 제가 모임지기가 되어 모임을 진행할 때 저는 인물과 전개, 내용에 관한 이야기만 하게 됐었어요. 물론 또 그런 이야기만의 장점이 있는 것이겠지만, 그러다 보니 텍스트 내부에 논의가 집중됐었는데 이를 널리 확장해서 사유할 수 있도록 흥미로운 질문을 던져주셔서 소설과 더욱 끈끈해질 수 있었어요. 나에게 '덕질'은 어떤 의미였지? 나는 어떤 '팬심'을 가지고 있었지? 뭐에 열광했었지? 묻게 되니까 확실히 박종현이라는 인물이 가깝게 느껴지더라고요. 나눠주신 이야기들도 모두 흥미로웠습니다. 양조위 배우나 특정 영화에 빠지셨던 경험들을 들으면서 사람을 열광하게 하는 포인트가 뭘까 더욱 궁금해지기도 했고요. 더불어 한 사람의 이야기를 깊이 들여다보면서 '나'에 대한 이해에도 가까워지는 것이 역시 문학의 일이자, 문학을 읽는 사람들의 일이구나 하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닫게 되어 기뻤습니다! 기왕 장강명 작가님의 소설이니까...! 장강명 작가님께 열광했던 이야기를 잠깐 드려볼까 싶어요. 장강명 작가님의 장편소설 <표백>이라는 작품이 출간되던 시기가 제가 대학 새내기가 되던 시절과 맞물렸었어요.(1년의 간극이 있기는 합니다만) 다른 학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다녔던 국문과에서는 선배나 동기들이 다 이 책을 읽고 열광했었습니다. 그때는 어떤 의미인지 몰랐지만, 형용하기 어려운 2010년대 청년세대의 설움을 정확하게 대변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열렬히 좋아하고 환영했던 것 같아요. 세대론은 도식적이라고 비판받기도 하지만, 한 세대가 향유하는 공통의 문화가 있고, 함께 겪게 되는 시대적, 역사적 사건들이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세대 감각’에 대한 분석은 유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한 세대 감각을 기민하게 포착하고 그것을 언어와 이야기로 탁월하게 구성하는 것이 장강명 작가님의 특장점이라는 생각이, 역시 이 소설을 읽으면서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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