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번째 질문 - 11/6
“또 인터넷이냐” 박종현과 가족의 삶에 인터넷은 잊을만 하면 나타나 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결정적인 순간에 인터넷이 종현의 편을 들어주긴 합니다만:) 책 중반부 쯤 종현이 “또 인터넷이냐”며 한숨 쉴 땐, 목소리가 옆에서 들리는 것 같아 웃기더라고요. ㅎㅎ
『열광금지, 에바로드』에는 에반게리온 서사와 더불어, 1983년생인 종현을 거쳐간 각종 신문물에 대한 묘사도 장면마다 꼼꼼하게 등장합니다. 기계가 인간의 말을 이해하는 기술이 구현중인 세상이 오기까지, 이렇게나 많은 일들이 엄청난 속도로 벌어졌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습니다.
기술과 관련해, 여러분의 일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혹은 미치고 있는 무엇을 꼽는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아니면, 어떤 에피소드도 좋습니다. 그때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지금도 과거에 비슷한 생각인가요 아니면 달라졌나요?
블랙스완
에바로드 2회독 중인데 마침 이 부분을 읽고 있네요.
1번은 당근 오프라인 -> 온라인 화 인 것 같습니다. 저나 사회로 보나 말이죠. 특히나 저의 경우는 쿠팡이 일상화 되고 부터는 마트에 장보러 간다는 개념 자체도 바뀌어 버리고 말았네요. 저같은 소비자들의 소비패턴 변화 때문에 주변의 상권은 아직도 쪼그라들게 남아 있는지 더욱 축소 중입니다... 바닥을 모르겠네요... 에바로드 책이 나온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추세는 더욱 강화되는 거 같습니다.
2번은 생성형 AI의 출현입니다. ChatGPT없이는 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려서 흑... 아직 할루시네이션도 많지만 수많은 웹서핑 후에나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게 너무나 유혹적인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이제 웹검색 탭도 추가되어서.. 일 적으로 각종 기사들을 살펴보고 추려내야할 일이 많은데 오늘 오전에 시켜보니 타임라인별로 매체별로 표까지 만들어서 알기 쉽게 보여주네요.
10여년 전 처음 아이폰 3gs가 한국에 들어왔을 떄만 해도 조금 편리해진 정도지 일상이 이토록 크게 변화하리라곤 생각지 못했습니다. 생성형 AI도 우리 삶을 얼만큼 크게 변화시킬지 두렵기도 하고, 적응해 나가야 할 것임은 분명한데 참 어렵습니다.
(장 작가님의 바둑계 관련 르포 책이 한 줄기 등불이 되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
장맥주
바둑계 르포 책이 등불... 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빨리 쓰겠습니다! ^^;;;
제가 살면서 신기술이 제 인생과 제가 사는 사회를 밑바닥부터 바꾸는 경험을 세 번 했는데, 순서대로 인터넷, 스마트폰, 소셜미디어였습니다. 네 번째 경험이 AI가 되겠지요. 아무리 생각해도 스마트폰이나 소셜미디어보다는 AI의 영향력이 더 클 것 같고, 저는 인터넷보다도 더 클 거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등불... 이 될지도 모르는 바둑계 르포 책에 빨리 쓰겠습니다!
아린
저도 챗 지피티 인거 같아요 .
사실 워낙 제가 느리기도해서 얼리어답터가 아닌데..
우연한 기회?에 챗 지피티를 쓰게 되었는데..뭔가 전문적으로는 아니고..구글에 물어보는 정도로요.
확실히 내가 알아야 답이.맞는지 안 맞는지.알겠더라고요.
뭔가 아는데 수치나 정확한 년도나...뭐 그런거는 도움이 되는데.. 아직도 이것저것 긁어 모은 느낌은 있지만..확실히..곧 엄청나게 파워풀해겠구나 .생각이 들었고요
저처럼 약간 애매모호한 중간층?중간지식층이 1차 타겟이구나..라는 생각이 드는...그런 미팅을 봐서..
계층간의 중간 허리는 인공지능이 차지하겠구나..라는 생갹이 들었어요
흰벽
'스마트폰'입니다. 저도 @블랙스완 님처럼, 처음 아이폰이 등장했을 때 이렇게까지 삶이, 그리고 세상이 변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어요. 지금은 스마트폰이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하루종일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네요. 기억이 안나도 기억해내려 애쓰지 않고, 궁금한 게 생기면 혼자 고민하거나 주변에 물어보지 않고, 무조건 검색부터 하구요. 조금의 틈만 나도(혹은 틈이 안 나도) 늘상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어요. 온라인 쇼핑이 주된 소비 창구가 된 것도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나서인 듯합니다. 컴퓨터를 켜지 않아도 너무도 쉽게 온라인 세계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순식간에 삶이 뒤바뀐 것 같아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장강명 작가님이 강연에서 스마트폰이 등장하고서 우리는 '사색의 시간'을 잃어버렸다고 이야기하셨는데, 격하게 공감했습니다. 더불어 디지털 이미그런트에 해당되는 장년 세대에 비해, 디지털 네이티브인 지금 아이들의 상실이 더 크다고도 하셨고요. 장년 세대는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을 경험했고, 그래서 사색의 경험(달리 말하면 멍하니 있는 시간), 그리고 혼자 끙끙대고 고민해서 답을 내본 경험이 있지만 지금 젊은 세대는 그런 경험의 기회 자체를 박탈당했다고요. 진짜 너무 공감했어서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내용입니다.
이경진
큰 틀에선, 다른 분들과 같습니다. 인터넷, 스마트폰, AI...그 중에 유독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있어요. 2000년대 초 입사했을 때 삼성 폴더 흑백 핸드폰을 썼습니다. 핸드폰=전화던 시절이죠. 전 방송기자로 일했었는데, 입사하고 얼마 안 됐을 때 타사 선배가 핸드폰으로 (제꺼보다 좋은 폰) 압수수색 갔다 돌아오는 검찰 수사관들 현장 사진 찍는 걸 봤어요. 헐.....어찌나 충격적이던지. 통신사 선배였는데, 그 사진이 실제로 서비스가 됐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는 '촬영기자 없어서 현장 그림 없다'고 변명할 수 없는 시절이 곧 도래했습니다.
스마트폰 시대가 되니까, 모바일로 기사를 쓰고 영상을 확인하고 뭐 얼추 다 할 수 있는 앱을 개발했어요 회사가. 회사들은 이럴때만 재빠른지...사실 통신 수단이 구려도, 일은 의지만 있으면 잘 할 수 있다고 생각 하는 쪽이거든요. 그런데 뭐랄까...아무 여백이 없는 세상이 된 느낌? 영화 매트릭스보면 가상 세계 들어가려고 주인공들이 목 뒤에 선 꽂잖아요. 제 목 뒤에도 누가 선 꽂은 것 같았어요 ㅎㅎㅎ 놀랍게도, 지금은 거의 스마트폰 노예 수준이라서...목 뒤에 선은 내 손으로 꽂은 게 아닌가...싶네요 ㅜㅜ
하느리
챗 GPT요. 방금도 챗 GPT를 이용해 영어 공부를 하고 왔어요. 영어 공부뿐만 아니라 업무 계획서 쓸 때도 꼭 필요한 친구입니다. 기대 효과 또는 예상 결과를 얼마나 잘 정리하고 예측해 주는지... 요새 들어 특이점이 머지않았음을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회사에서 제 자리가 없어지면 어떡하죠😂
+ 코파일럿도 제 일상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GoHo
스마트폰입니다.
스마트폰으로 늦게 늦게 갈아탄 경우인데..
신랑이 스마트폰으로 바꾸라고 권유할 때마다 전화를 많이 쓰는 편이 아니라 괜찮다고 했었는데요.
요리조리 공짜폰만 사용하고 있 어서 사실 거액을 들여 사는 게 조금 아깝기도 했습니다..ㅎ
근데 사준다고 굳이 굳이 꼬드겨서 스마트폰으로 갈아탔습니다.
그리고.. 날개를 달았죠~☜^^☞
지금도 열심히 폰에 고개를 떨구고 있을라치면 엄청 구박을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바꾸라고 했을 때 뭐라고 했더라... 안 해도 된다더니... 이젠 아주 들어가 사네... 등등.. ^^;
세상에! 컴퓨터를 손안에 들고 다니는 셈인데 안 쓸 수가 있나요~ㅎ
그런데 이제는.. 아직은 일상에서 소소하게만 접하고 있지만..
AI, AGI로 인해 보편적 일상에서 '적잖은'을 넘어 '엄청난' 영향을 실감하며 살아가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흰벽
날개를 달았다는 말이 왜 이리 웃기죠 ㅋㅋ
슝슝
스마트폰이 미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네요. 스마트폰으로 인해 굳이 노트북이 없어서도 작업을 할 수 있고, 자유 여행의 가속화도 구글 지도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한창 Z플립에 사람들이 열광할 때, 폴더폰 써 봐서 그런지 저는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했어요. 그저 폰의 무게나 가벼워졌으면 좋겠단 생각을 합니다. 🙂
바나나
저도 스마트폰이요. 제가 종현보다 몇살 더 많은 세대로서 이 책을 너무나 재밌게 읽고 있다는말씀 먼저 한번 드리고요(여기에 나오는 문화들이 다 동시대에 겪었던 것들이라 공감 백배에요) 처음 핸드폰이 생긴 20년여전 부터 쭉 돌이켜 봤을때 정말 상상도 못할 세상이 된 건 역시 스마트폰 때문인것 같아요. 스마트폰 하나로 집안의 가전제품의 설정을 조종하고, 쇼핑을 하고, 걸어다니면서 바로 검색해 실시간으로 오는 버스의 위치를 알아 동선을 계획하는 삶을 살거라고는 한번도 상상해보지 않았고, 날아다니는 택시가 나온다고 해도 이렇게 놀랍지는 않을거에요.(그런건 이미 과학상상그리기 대회에서 많이 본것들이니까요 ㅎㅎㅎ)
borumis
저는 네비게이션이요. 제가 여행하거나 돌아다니면서 제일 힘든 게 길찾기에요. 지독한 길치라서.. 실은 저는 심지어 다들 하던 천리안 하이텔 채팅도 안했고 msn 채팅도 싸이월드도 페이스북 트위터도 카톡도 인스타도 계정만 만들어놓고 그냥 놓려놓는 경우가 많은 귀차니스트 극I라 소셜미디어의 영향을 많이 안 받고 살아요;; 그나마 독서 관련된 것만 위해 활용하는 (북리뷰, 책 신간, 북토크 등;;) 정도라.. 근데 제가 극I이고 토요일도 출근해야하는 오프라인 만남이 불편한 사람이어서 그렇지 꼭 만나야하면 만나서 독서모임도 가거든요? 하지만.. 길 헤매는 건 정말 legendary하다고;; 예전에 뉴욕에서 온 사촌오빠가 남대문 시장 구경하고 싶다고 해서 제가 데려갔는데 한참 헤매다가 걔가 드디어 너 길 아는 거 맞냐고 물어서 'As if. It's like the blind leading the blind.(그럴리가. 장님이 장님 이끄는 거나 마찬가지지 뭐)'라고 대답했던;;; 한국말도 잘 못하고 미국에서 계속 살아온 그 오빠가 저보다 더 잘 찾아 다니더군요;; 요즘엔 네비게이션 덕분에 미아가 덜 되는 편입니다;;
아린
오.....저도 완벽한??길치예요..
저희 회사 중국 팀원이 한국에 온 적이 있어서..서울에서 식당 찾는 데...지도보고도 못 찾으니까..그 중국팀원이 제 핸드폰 지도보고 식당 찾았어요..
ㅠㅠ
지도만 보면 안돼.. 길도 같이 봐야지..라고 하면서요.
하지만 길치에게는 길을 본다고 방향이 보이진 ㅡㅡ 않잖아요?????
네이버 지도 없는 생활은 상상 못해요..집 근처도 저는 지도 키고 걸어다녀요 ...
연해
위에 @borumis 님도 그렇고, @아린 님도 그렇고. 저 또한 타고난 길치(?) 중 한 명이라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저는 심지어 네이버 지도를 봐도 이상한 곳으로 잘 가요. 길이 아닌 곳을 개척해나가는 마음으로 겁도 없이 뚜벅뚜벅 잘 휘젓고 다닙니다(그래서 걷는 걸 좋아하는지도요). 내비게이션을 봐도 길이 여러 개 나왔을 때는 대체 어디서 꺾으라는 건지 헷갈릴 때가 많은데(그래서 조수석에 앉으면 운전자에게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건 제가 방향 감각이 없는 건지, 시야가 흐린 건지. 도무지 저도 저를 이해할 수가 없어요.
borumis
길을 본다고 방향이 보이진 않는다는..ㅋㅋㅋㅋ 너무 공감이 갑니다...
전 매번 갔던 길도 자구 자동적으로 네비를 켜게 된다는;;
선경서재
학교에서 처음 플로피디스크 수업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네요. 당시 집에 컴퓨터가 없던 저는 그 자체로 강렬했던거 같아요. 학교 컴퓨터 수업을 좋아했고, 중학교 때는 학원도 다녔고, 대학 졸업 후 컴퓨터언어를 배우러 다니기도 했으니… 흥미가 있어 배운 것들은 긍정적인 기억, 추억으로 남아 있네요.
borumis
저희 애들은 플로피디스크가 뭔지 모르더라구요.. 예전에 넥슨 컴퓨터박물관 가서 보여줬더니 엄청 신기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