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6. 열광금지 에바로드⭐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당연히 객관적 평가와 무관하게 주관적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작가님들께서 인고의 시간을 거쳐 탈고하는 한 권의 책이 그 사례 아닐까요. 객관적 평가와 무관하게 글자마다 문장마다 부여한 주관적 가치는 불변일 것 같습니다. '가치 있다'는 말은 의미, 중요, 귀함 등을 내포하여 사용되는 긍정의 말이기에, 사회규범과 윤리.도덕성에 어긋나는 일들과 함께 쓸 수 없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히키코모리의 삶은 살아가는 방식으로 생각되기에 은둔형 외톨이의 삶이라 하더라도 스스로 명확하게 부여하고 있는 긍정적 가치가 있다면 객관적 평가는 무의미하지 않을까요. 제 은퇴 후 로망이 은둔자의 삶을 살며 마음의 평안을 누리는 것이라..ㅎ
이런 주제가 논의될 수 있게 질문을 던져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장 작가님의 에바로드 뿐 아니라 재수사나 다른 글들에서도 이런 주제를 꾸준히 다루어 주셨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도 계속 고민하는 화두인데 이게 모두에게 정답은 없겠구나, 자신만의 정답에 가까운 어떤 결론을 찾아야 하는구나 정도의 감만 잡고 살고 있습니다. 1-1. 저는 [가치(의미)가 있는 일일까요] 라고 라고 묻는 것 자체에 가치 판단이 들어간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큰 틀에서 [타인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는 한 개인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이가 살아가는 인생에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가치 판단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 자체가 인생의 우열을 판가름하는 것 아닌가 해서요. 단, 타인(가족도 포함)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으려면 본인이 경제적, 정신적으로 완연히 독립될 수 있는 게 첫 번째라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이 이뤄진 이후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나가야 하지 않을까. 주변의 도움 없이는 제대로 딛고 일어설 수 없는데 본인이 원하는 길을 걷겠다는 건 저의 가치관에는 맞지 않습니다. 다시 정리하면 [독립된 한 개인이 된 이후엔 타인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는 한 뭘 하고 살건 그 개인의 자유이며 그 개인만의 가치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1-2. 만약 가치(의미의 여부) 판단으로 여러 인생을 줄세우기를 시작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 판단 기준이 경제적 파생물의 유무와 크기인 것인가? 금전이 아니라면, 기존 역사적으로 흘러 내려오던 가치관, 윤리관에 얼마나 부합할 수 있는지에 따라 우열을 나눌 수 있는건가? 그럼 그 기준은 어느 정도에 그을 것인가? 그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보니 아주 명확한 선을 긋고 그 외엔 가치 판단을 하지 않아야 하는게 아닐까 에서 멈춰선게 저의 현재까지의 가치관입니다. 1-3. 신종 마약을 만들어 유통시킨다 ⇒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이니 해선 안 될 행위(물론 마약을 투약하는 걸 본인 스스로의 판단이라 할 수도 있지만 여기선 논외) 방 밖으로 나오지 않은 채 평생 히키코모리의 삶은 보낸다 ⇒ 본인이 경제적, 생활적 독립이 되지 않은 채 가족 등 타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면 해선 안 될 행위. 단, 모든 영역에서 독립되어 스스로 서 있을 수 있는 존재인데 은둔의 삶을 보내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 2-1. 소위 말하는 사회적으로 누구나 인정할만한, 통용될만한 수준의 가치를 창출해야 의미가 있는 삶이라면 많은 지식인들이 찬양하는 그리스인 조르바의 조르바는 이 관점에서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다른 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2-2. 로봇이나 AI로 대체될 수 있는 직군의 종사자들은 무의미한 삶을 사는 것인가? AI의 침공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20-30년 뒤엔 과연 인류 중 몇이나 가치 있는 삶을 살아낼 것인가? 그러면 AI의 발전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몇 몇 을 제외하곤 전부 무의미한 삶을 사는 것인가? 3. 애초에 인간이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해서 탄생했는가? 이런 화두를 잡고 끌고 가다보면 결국 탄생까지 올라가게 되게 되는 것 같은데 '왜 이 땅에 태어났는가' 를 예전엔 생각했었다면 요즘은 실존주의에서 말하는 것 같이 그냥 내던져진 삶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본인만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게 아닐까, 그건 타인의 자유를 헤치지 않는 선에서라면 무엇이든 가능한게 아닐까 정도로만 결론을 냈고 종현 같은 삶도 참 괜찮은 거 아닌가 라고 전 생각합니다. 4. 내가 찾은 길이면 괜찮은데 남들이 좋다고 한 길을 따라가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게 가장 아쉬운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사회가 내려준 가치 판단에 맞춰 길을 가다가 뒤늦게 이게 아닌데, 하고 후회하는 것만큼은 하고 싶지 않더라구요. (이것도 저의 관점일 뿐 정답은 없겠죠..) 살면서 많이 하는 고민들인데 다른 분들의 의견도 궁금합니다.
@블랙스완 제가 요 며칠 마감하느라 바빠서 글을 못 썼네요. 죄송합니다. 1-1. 저도 [가치(의미)가 있는 일일까요]라고 묻는 질문 자체에 가치 판단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애초에 질문에 가치 판단이 들어갔으니 함정이다, 혹은 자기모순이다’라며 저 질문을 기각할 수 없다는 게 모든 인간의 처지인 거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인간들이 삶과 세계가 지닌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지지 않고 살 방도가 없습니다. 저희는 무생물이 아니잖아요. 낮은 수준에서라도 ‘무엇이 내 삶에 보다 나은 일인가’를 따지고 그걸 행동에 옮깁니다. 매 순간 그런 결정을 합니다. 배가 고프면 밥을 먹습니다. 의식은 하지 못하더라도 이때 ‘굶어서 허기를 느끼는 삶보다 포만감을 느끼는 삶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고, 그 판단을 행동에 옮긴 것이지요. 사실 우리는 매 순간 ‘죽는 것보다 사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낫다, 죽는 과정의 고통도 무릅쓸 만하다’는 생각을 한 사람은 자살을 합니다. 자살이야말로 진지하고 근본적인 철학적 문제라고 한 카뮈의 말은 문자 그대로 옳습니다. 그 철학적 문제에 우리는 매 순간 뭔가 답변을 합니다. 정교한 언어로 표현하지 못한다고 답변이 아닌 건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A) ‘타인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는 한 개인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는 말과 (B) ‘다른 이가 살아가는 인생에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가치판단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 자체가 인생의 우열을 판가름하는 것이니 나는 피하겠다’는 진술은 양립할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A)와 (B)는 모두 삶과 세계에 대해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강하게 표현하는 주장이지요. 그리고 모순됩니다. (A)를 진심으로 믿는 사람은 (B)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A)라는 가치판단의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습니다. 타인의 자유를 멋대로 침범하는 사람들에 대해 가치관 (A)를 지닌 사람은 부정적인 평가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사람이나 법, 이데올로기에 맞서는 행동을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더라도, 판단은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A)는 그의 삶과 세계 전체에 적용되는 기준이니까요. 그런 사람이 ‘나는 모순을 껴안고 살겠다, 매사에 일관성을 지킬 필요는 없다’는 가치관 (C)를 더해서 살 수도 있겠습니다. 이 경우에도 그는 가치관 (C)를 지니고 살면서 여러 가지 판단과 행동을 하게 되고, 그 자신이 모순을 껴안거나 일관성을 지키는 기준을 마련하게 됩니다. 그 기준은 ‘내 한 몸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든가 ‘귀찮아질 거 같으면 (A)보다 (B)를 우선시한다’ 등이 될 수도 있겠지요. 실은 저 역시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다만 (A)와 (B)가 모순 없이 양립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틀린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은 (A)와 (B)의 모순된 결합이 지금 다양성을 중요 가치로 삼는 세속 민주주의 세상의 밑바탕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블랙스완 1-2. 저는 세계 전체에 적용할 수 있도록, 더 넓게 또 더 촘촘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제 가치관을 발전시켜 보려 해요. 불가능한 작업이라는 건 압니다. 그래도 질문들을 던져 보는 일을 멈추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 질문은 때로 ‘저런 행동은 얼마나 가치 있는 걸까’이고, 거기서 더 나아가 ‘저런 인생은 가치가 얼마나 있는 걸까?’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네, 저는 속으로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런 작업을 하려는 이유는 두 가지(어쩌면 한 가지)입니다. 먼저 제 머리로 가치를 판단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고민하지 않은 사안이 제가 판단하지 않았다고 해서 저한테 중립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이미 다른 사람들이 내린 평가와 함께 옵니다. 제가 제 기준으로 가치를 판단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가치 판단을 그대로 따르게 됩니다. 또는 제가 충분히 생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머리가 아닌 감성이나 원시적 본능의 영향을 받는 도덕적 직관에 따라 그 대상의 가치를 판단하게 됩니다. 특히 요즘은 윤리의 확장을 둘러싼 도전이 많습니다. 동물권이나 정체성 정치 같은 것들이 그렇지요. 그런 논의에 대해서 저는 지적으로 성실해지고 싶습니다. ‘착한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면 나쁜 것’이라고 넘어가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게 고민을 해야 겨우 중립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로 저는 이미 아주 크고 촘촘한 가치체계 속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가치체계는 바로 시장논리인데, 적어도 논리적 완결성은 갖추고 있습니다. 한국 IT 개발자와 에티오피아 어린이의 삶의 가치는 각각 얼마다, 하고 순식간에 계산해내는 가치체계입니다. 저는 그 가치체계의 의의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거기에만 의존해서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그 시장논리는 워낙 촘촘하기 때문에 제가 저항하지 않으면 제 삶의 모든 영역에서 힘을 발휘할 것 같습니다. 제대로 저항하려면 저는 시장논리가 힘을 발휘하는 영역―사실상 모든 영역―에 대해 저만의 가치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제가 제 기준으로 가치를 판단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가치 판단을 그대로 따르게 됩니다."라는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저도 어떠한 주제를 놓고, 제 방식대로 삶에 적용하면서 천천히 구체화하고, 정립해가는 과정을 좋아하는데요. 가끔 (사실 꽤 자주) 딜레마에 빠져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하기도 합니다. 답이 없는 질문 같은 것인데, 결국 그 답이라는 것도 스스로 정한 답과 세상이 정한 답으로 나뉘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적어도 전자라면, 그에 합당한 자신의 논리가 필요하다 여겨집니다. 행동도 수반되어야 할 것이고요. 그래서 "그렇게 고민을 해야 겨우 중립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씀에도 다시 한번 공감합니다. 저도 세상이 흘러가는 방향대로만 마냥 살고 싶지는 않아요. 말장난 같지만 '살아지고' 싶은 게 아니라 '살아가고' 싶습니다. 본능에 반하는 어떠한 생각들을 꼿꼿하게 지키면서요. 작가님이 말씀하신 '저항'이라는 단어처럼, 저에게도 역행하고 싶은 어떤 지점들이 확실하게 있더라고요. 어떠한 대의? 거창한 담론? 이라기보다는 그저, 제 삶에 힘을 발휘하는 꼴(?)을 보는 게 싫어서요. 작가님이 연재하고 계신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2>의 3화를 읽을 때도 공감하는 지점들이 정말 많았는데요(여러 번 감동? 받으며 읽었습니다). 이번 글을 읽으면서도 자꾸 그 편이 떠올랐습니다. 이를테면 이 문장이요.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말을 요즘 많이들 한다. 용어는 있으되 내용물은 채워져 있지 않은 개념이다. 나는 그 개념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빠르고 얄팍한 뉴스를 멀리하는 능력'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빠르고 얄팍한 뉴스들 중 가짜 뉴스를 걸러내고 양질의 뉴스를 골라내는 능력이 아니다. 가짜 뉴스건 낚시 뉴스건 양질의 뉴스건, 빠르고 얄팍한 뉴스 꾸러미 전체를 멀리 하는 능력이다."
그냥 막연히 품고 있던 생각인데 그믐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정리하게 되네요. 그 와중에 ‘저항’이라든가 ‘중립’ 같은 단어도 입에 올리게 되고... 혼자 가만히 있었으면 그런 생각을 못했을 거 같아요. 연해님의 ‘살아지고’ 싶은 게 아니라 ‘살아가고’ 싶다는 말씀도 멋있습니다. 늘 감사드려요. p. s. 빠르고 얄팍한 뉴스를 멀리해야 한다고 써놓고는 어제도 그런 쓰잘데기 없는 뉴스 보는데 3시간쯤 썼습니다. 음...
그믐에서 대화를 나누며 정리한다는 말씀, 저도 정말 그래요. 어디가서 제가 이런 이야기를 마음껏(?) 하겠어요. 그믐이라 가능한 일이고, 그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믐이 좋아요(때아닌 고백). 간혹 그믐에 글을 남기다가 저조차 잊고 있(다 생각했)었던 내밀한 이야기를 와륵 쏟아내기도 하고, 29분 동안 고민하다가 못 지우기도 하는데요(하핫). 실은 그 모든 과정이 좋답니다. 자주 진지하고 가끔 농담을 건네지만, 그믐에서 하는 말은 한 마디 한 마디가 귀한 것 같습니다. 저야말로 늘 감사드려요. 오늘은 빠르고 얄팍한 뉴스보다는 느리고 깊이 있는 텍스트 콘텐츠를 접하실 수 있기를 바라요:)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쓸데없는 정보들 한 시간 가량 서핑하다 정신차렸습니다. 김병만 씨 사연이 무엇인가 뭐 그런 것들... ㅠ.ㅠ 노트북이랑 휴대폰에 웹서핑 오래 하면 감전되는 기능 같은 거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주 크고 촘촘한 시장논리의 가치체계...이 단락 몇번씩 읽게 되네요.
대학 때 비용편익분석이라는 전공 과목이 있었어요. 뭘 배웠는지 다른 건 기억 안 나고, 세상 모든 건 돈으로 계산할 수 있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히 배웠네요. ^^ 이 주제를 한 챕터 이상 다루는 책들도 몇 권 꽂아 봅니다.
모든 것의 가격 -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가격의 미스터리!눈에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의 가격은 어떤 형태로 존재하고, 어떻게 책정되며,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시장과 기업, 소비자를 움직이는 가격의 미스터리가 드디어 풀린다. 저자는 심리학과 사회학, 경제학을 넘나드는 치밀한 통찰을 통해 가격이 인간의 행복과 신앙, 생명까지 통제한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경제학자의 시대 - 그들은 성공한 혁명가인가, 거짓 예언자인가경제학설사보다는 《러시아 혁명사》에 더 가까운, 논쟁과 모험과 행동과 사회의 대변혁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활극과 같은 책이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태동부터 패배까지의 40년을 정밀 지도처럼 입체 추적한 이 책은 경제 저널리즘의 백미이며 자본주의의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흥미진진한 역사서이다.
맨큐의 경제학 - 9판경제학의 중요 이론과 원리를 빠짐없이 정리하였으며,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론서가 쉽게 놓칠 수 있는 현실과의 괴리감을 줄였다. 특히 저자는 학생들이 경제학에 친숙하게 다가가게 하기 위해 되도록 문장은 간결하게 집필하였다.
으악..맨큐의 경제학을 여기서 만날 줄이야!!.. 교양으로 들었는데.. 그때 맥주 첫잔은 너무 맛있지만.. 먹으면 먹을 수록 그 맥주로 얻는 즐거움은 덜하다...그거 밖에 기억이 안나네요..
제가 갖고 있는 맨큐의 경제학은 4판인데 269, 270쪽에 비용편익분석과 인간 생명의 가치에 대한 내용이 나오네요. ^^
책 한 권 더 추가합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한.미.영 동시 출간되는 마이클 샌델의 2012년 최신작. 시장가치가 교육.환경.가족.건강.정치 등 예전에는 속하지 않았던 삶의 모든 영역 속으로 확대되어 돈만 있으면 거의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이 때, 마이클 샌델은 이 시대의 가장 큰 윤리적 물음을 던진다. 과연 시장은 언제나 옳은가? 이 책은 시장의 도덕적 한계와 시장지상주의의 맹점을 파헤치고 있다.
하하, 저도 맨큐의 경제학 오랜만이라 반갑네요. 제가 읽었던 게 몇 판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전공서적이라 자주 들고 다녔어요(이 수업 꽤 좋아하기도 했고요). 여기(그믐) 계신 분들은 책을 소중히 다뤄주시지만, 저는 가벼워야 더 자주 들고 다닐 수 있다는 (고루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 여러 등분으로 슥슥 잘라서 공부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 공부는 안 했나? 뭐 어쨌든 열심히 들고는 다녔습니다.
요즘 저한테 필요한 책들 ㅎㅎ 감사합니다 ㅋㅋ
비용편익을 분석해야 할 중대한 사안이 있으신가요? ^^
그렇습니다. 해도 답은 없겠지만...여기까지! ㅋㅋ
@장맥주 아이고.. 긴 답변 감사합니다. 답변을 재빨리, 깔끔하게 드릴 수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이런 주제는 그게 잘 되지가 않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는데 썼다 지웠다 반복하게 됩니다. 1. (A) ‘타인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는 한 개인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는 말과 (B) ‘다른 이가 살아가는 인생에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가치판단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 자체가 인생의 우열을 판가름하는 것이니 나는 피하겠다’ 이 두 가지를 아주 엄밀한 잣대로, 논리적 정합성을 들이댄다면 모순이 생긴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다만 이건 황금률 같은 것이라 논리적 엄밀성이 떨어지더라도 말씀 주신 (C) 처럼 같이 끌고 가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A와 B가 대부분의 경우엔 다른 층위의 영역이라 생각해서 일부의 사안을 제외하곤 공존할 수 있다 생각하거든요. 물론 모순이 발생하는 영역이 있지요. 그럴 경우는 해당 개별 사안 하나 하나를 다시 분해하고 조립해서 제가 판단을 해야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2. 그리고 타인에 인생에 의미가 있는지 가치 판단을 들이대는 걸 거의 하지 않게 된 건 (이건 저의 가치 체계이겠지요.) 타인이란 퍼즐에 제가 모르는 조각들이 너무나 많다는 걸 알게 된 다음인 것 같습니다. 위의 맥주님이 던져주신 질문에 답변해주신 분들의 의견에도 [방 구석에 히키코모리로 사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 - 그 사람이 처한 상황에 따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런 글들이 많지 않았습니까. 우리는 타인의 상황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구요. 다만 해당 행위가 `내`가 행할 때 의미가 있을지 없을지는 종종 고민해보곤 합니다. 3. 최종적으로 결론 내려주신, 결국 자신만의 가치체계를 갈고 닦아 나가야 한다는 점은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런 가치 판단을 주체적으로 하려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할테지요. 다만 저는 치열하게 고민해보고 모르겠다 싶은 건 모르겠다고 남겨두려고는 합니다. 한 때는 모든 일에 가치체계를 세우려고도 해봤는데 판단력이란 것도 유한한 능력이다보니 중요한 일에 판단이 흐려질 때가 있더라구요. p.s. 직장이, 일상이 바쁘고 고되면 이런 자신만의 가치관을 닦아볼 마음의 여유조차 안 생기더라구요. 판단력 있는 나 자신으로, 부유하지 않고 내 의지로 인생길을 걸어가려면 여유 있는 삶을 추구해야 한다 -> 일단 좀 놀아야겠다는 결론이... ^^;
5. 평가와 가치의 질문을 저는 자유와 연결하게 되네요. 주관적인 가치에 대한 평가를 타인이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자신이 가치 있다고 믿는 일을 묵묵히 해내는, 밀고 나가는 사람들이 대단해 보이기도 하거든요. 인간에게 처벌보다 두려운 것은 사회적 낙인과 사회적 불관용의 분위기잖아요. 이러저리 결국 타인의 눈치 혹은 객관적인 평가라 불리는 것들에 휘둘리다보면 진정한 자신은 없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더라고요. 공공사회질서를 무너뜨리지 않는 선(이게 질문의 '객관적인 평가'일까요? (웃음))에서의 자유가 주관적인 가치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치는 전적으로 윤리적으로 위배되지 않아야 합니다. 윤리적이지 않은 가치는 객관성이 결여된 형태로 나아가기 때문에 이득을 보는 집단에게는 가치있게 보이지만 전체의 틀로 확장했을 때에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여지게 됩니다. 주관적이라는 것 자체가 무시를 당하면 안되지만 반대 급부적 측면에서 봤을 때 맹목적인 형태로 나아갈 수가 있어서 이런 점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위 팬덤문화나 덕질과 관련하여 가치있다고 생각되면 이들의 문화권에서는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마치 '월드 스탬프 랠리'에 성공한 종현의 사례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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