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진님의 대화: ● 세번째 질문 - 11/3
11월에 접어들었네요.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손을 더럽히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와 ‘항상 마무리가 중요하다’는 교훈은 그 뒤로도 종현의 마음에 오래 남았다.” (34페이지) 어린 종현에게 어머니는 이 두 가지를 강조했습니다. 종현은 철학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뜻이었다고 설명하지만, 이건 어떤 삶의 태도가 묻어난 문장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푸시킨의『대위의 딸 』에서 군에 가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한 말이 있는데요. “잘 가라 뾰뜨르야. 충성을 맹세한 사람한테 성심껏 봉사해라. 상관에게 복종하되 비위를 맞추려고 안달하지는 마라. 근무에 얽매이지도 말고 요령을 피우지도 마라." 이 부분을 읽을 때랑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러분이 꼭 지키려고 하는 삶의 태도가 있으신가요? 혹은 고민하고 있는 삶의 태도가 있으신가요? 삶의 태도란 무엇일지에 대한 생각을 알려주셔도 좋습니다.
이 질문에 답하기가 꽤 어려웠습니다(그리고 여전히 어렵습니다). 꼭 지키려고 하는 삶의 태도가 너무 많은 것 같아서요.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뭘까, 세분화하면 끝도 없이 많은데, 그 모든 걸 아우를 수 있는 건 뭘까 고민했어요.
이를테면 저는 흔히 이상형이라는 걸 말할 때 '바른 사람'이어야 한다는 게 상위권을 차지하는데요. 이 '바른 사람'이라는 정의가 너무 포괄적이라서요. 보여지는 모습에서 바른 사람이면 되는 건지, 도덕적 하한선이 어디까지인지, 생활양식에서 유해한 것(이것도 기준이 다 다를 테죠)을 하지 않는 사람을 말하는 것인지... 아, 말이 또 길어지고 있네요.
어쨌든 너무 깊이 들어가지 않고, 단순하게 풀어보자면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작은 일 하나에도요. 사람은 사람과 관계맺지 않고 살아가기 어렵고, 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게 신뢰라고 생각하는데요. 신뢰를 형성하려면 가장 먼저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나 싶거든요. 위에 @GoHo 님 말씀처럼, 저도 남에게 폐끼치지 말자는 게 매우 중요한 가치인데, 이 '폐'라는 것도 어디까지가 무례함이고, 선인지 모호할 때도 많더라고요. 그걸 제방식대로 말하자면 '염치없는 사람이 되지는 말자', '내가 싫은 건 남에게도 하지 말자' 정도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