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진님의 대화: ● 첫번째 질문 -10/28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주인공 박종현의 삶에 자리잡은 에반게리온. 그리고 덕후의 삶. 저는 사람이든, 사물이든 뭔가에 이토록 깊이 꽂혀본 경험이 없습니다. 잡다하게 여러가지에 관심을 갖는 편이었어요. 덕질을 열광이라는 단어로 바꿔 생각해 봐도 마찬가지네요. 왜 그럴까? 두 기질은 어디에서 기인할까(물론 복합적이겠지만)? 책 읽고 이런 생각이 진지하게 들더라고요.
그런데 마침, 이 책의 저자 장강명 작가님이 이런 질문을 주셨어요. ‘덕후’와 ‘덕질’, 혹은 팬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꼽아주신다면요? 여러분이 하신 덕질도 있습니까?
삶의 의미를 인간관계, 일, 재미(취미)에서 찾을 수 있다고들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덕질은 재미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적극적인 행위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세 가지가 균형을 잡으면 좋은데 재미(취미)에만 몰입하면 ‘과하다’ 라는 눈총을 받게 되지요. 하지만 인간관계, 일에서 만족할만한 의미를 찾지 못한다면 덕질은 정말 살기위해 선택하는 단 하나의 수단일 수도 있겠습니다. 나이 많이 드신 분들이 똑같은 색의 팬클럽 옷을 입고 콘서트장으로 향하는 물결을 보며 ‘뭐, 저렇게 까지..’ 생각하다가도 떨어지는 체력과 함께 같이 사라져가는 열정을 저런 식으로 찾고 분출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저는 과한 덕질은 해본 적이 없는데 이게 성격과 관련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대상을 못 찾아서 그렇지 덕질을 열정적으로 하는 분들은 대상만 잘 찾으면 인간관계나 일도 매우 열정적으로 할 자질이 많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