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6. 열광금지 에바로드⭐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저도 대학생 때 펜타포트 가서 난생 처음으로 crowd surfing을 동생과 함께 경험하며 콘서트장 뒤에서 앞으로 전진해서(?) 너무 재미있었어요. 같이 갔던 미국인 사촌오빠는 실제로 밴드에서 드럼과 기타 연주도 하고 저희보다 더 자주 락콘서트에 가는데 자긴 체중 때문에 한번도 crowd surfing 못 경험해봤다고 부러워하더라구요 ㅋㅋㅋ (그 오빠가 뚱뚱한 건 아닌데 당시 제가 40킬로가 겨우 넘었고 남동생도 50킬로가 겨우 넘었으니;;) 근데 그 이후 자주 갔던 동생 말에 의하면 날씨도 문제지만 펜타포트는 벌레가 장난 아니라고;;
아. 저도요. 지금도 무언가의, 누군가의 팬이긴 하지만 그 정도가 그냥 다른 것에 비해 더 좋아하는 정도지 엄청 빠져들어 열정을 쏟진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렇게 열정적인 사람들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해요. 그건 타고난 기질 때문인 것 같은데,요즘 유행인 mbti를 빌려 단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F보단 T 성향이 강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는 건, 전혀 없는 것보단 일상에 활력이 되긴 하죠.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들으면 기분 좋아지잖아요.ㅎ 저는 덕후, 덕질까지는 아니어도 자잘하게 좋아하는 것이 매우 많아서 즐거워요. 여행, 스탬프투어, 전시, 문화유산, 발레, 뮤지컬, 박은태, 베토벤, 라포엠, 성시경, 티켓....... 엄청 많아요ㅋㅋㅋ
저는 양조위를 너무 좋아하는데요 저의 그에 대한 덕질은 초딩때부터 시작되어 무협비디오를 엄청나게 빌려봤답니다. 그가 출연한 드라마의 원작소설도 빌려봤고요.나중에는 양조위가 진짜 저의 사촌오빠쯤으로 느껴지면서 중국어를 배워서 그를 만나러 가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중학교때 공부를 잘못했는데 외고시험을 봤답니다. 제가 중국어를 배워서 홍콩에 가면 그가 반겨줄거라고 믿었어요. 물론 시험에 떨어져서 중국어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지만 무협드라마에 나오는 단골 대사는 지금도 기억이 나네요. 남자친구를 고를 때도 우리 오빠(양조위)처럼 성실하면서 한 사람만 보는 순애보 스타일을 찾았고(그의 아내 유가령과의 러브스토리는 유명하거든요, 모든 기준은 그냥 '우리 오빠'가 되는 거죠. 빠순이들의 공톰점 아닐까요 ㅋㅋ) 그의 영화 드라마 원작소설을 다 찾아 보다 보니 영화, 소설을 많이 접하게 되었던 거 같네요. 적고 나니 제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지금 그는 보기좋게 나이 들었는데 그와 동시대에 살고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덕질의 부정적인 점은 잘 모르겠어요. 나쁜 것을 좋아하지 않는 이상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나쁜것에 끌린다는 건 타인을 탓할 수 없는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전 뭐든 열심히는 못하지만, 꾸준히는 하는 것 같아요. 저도 덕질은 '어떤 것에 대한 열정을 가진다는 점'에서 아주 찬성합니다. 매사에 흐응~하는 분들은 제 기준에선 어떤 분야에서도 심도있던 적이 없는 것 같아 이야기할 때 흥이 떨어져요. 관심분야가 달라도 본인 좋아하는 것에 대해 얘기할 때의 반짝임이 그 사람의 매력을 만들어 주는 거 같아요. 근데 양조위 옵빠는 영어도 정말 분위기있게 잘 하시더라고요. 참고로 저도 불어 배우다가 고2 때 중국어반이 생기면서 홍콩 가겠다고 중국어반으로 옮겼다가...결국 대학 때 일본어로 안착?한 케이스랍니다.
오빠와 대화하려면 영어를 해야겠네요ㅎㅎ 일본어 중국어 다 하시겠네요. 멋지십니다.
당연히 모든 언어가 어정쩡합니다. ㅎㅎ
제가 다른 남자는 몰라도, 진짜 양조위 형님(오빠라고 부르고 싶다)은 인정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남자 같습니다.
덕질한적 없어요. 그런데 한번쯤 해봤더라면 좋았겠다 싶어요. 최선을 다해서 무언가를 사랑하고, 그를 위해 돈과 시간을 소비하는 경험말입니다.
직장동료들과 얘기할 때 가끔, '저는 덕력이 부족해서 그런 분들을 보면 부럽다'고 하곤 합니다. 오랫동안 덕질한 주제가 없는데, 깊이 파고들고 나면 식어버리는 성향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몰입하시는 분, 자신의 세계를 가진 덕후를 보면 동경하는 편입니다. 덕후나 덕질이라는 단어가 보편화되기 전, 고등학교 시절에 한 영화에 깊이 빠졌던 때가 있긴 합니다. 천재이지만 광기의 경계를 오간 피아니스트의 일생을 담은 '샤인'이라는 영화였어요. 영화에 이어 책, 음반, 악보, 데이비드 헬프갓의 내한 공연까지... 제 정신을 붙들기 버겁다 느껴지던 시기였기에 그토록 사랑했던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습니다. 덕질이란 인생의 한 시기를 견딜 수 있게 해주는 힘이 아닐까, 라고요. 그렇기에 너무 깊이 빠져서 현실로부터 멀어지기도 쉽고요. 삶의 균형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부정적인 면인 것 같습니다.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과 일상 대화 주제가 부족하거나, 이해받기 어려워 때로 자신을 숨기게 된다는 것도 단점이겠네요.
한때 또래 문화처럼 아이돌에 빠져있던 친구들을 보며 저도 덕질을 해보려 몇 번 시도했는데요, 저는 덕력이 없는 사람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저와 가장 친한 친구가 타고난 덕력을 지니고 있는데 덕력은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옮겨 붙는 것이라는 걸 그 친구를 보며 알게 됐습니다. 고1때는 동방신기를, 20대에는 방탄을 지금은 변우석에게 옮겨 갔더라구요. ㅎㅎㅎ 본인도 지금까지 누군가를 이렇게 덕질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는게 신기하다고 말할 정도로 삼십대 중반이 되어서도 열심히 덕질하는 그 친구를 보며 덕질이 삶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하는구나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10대 처럼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게 부럽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부정적인건... 글쎄요. 동방신기를 정말 심각하게 덕질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 일본에 있는 동방신기가 뭘 먹는지 누굴 만나는지 실시간으로 다 알고 있더라구요. 책상서랍에 손을 넣고 다른 덕후들과 타닥타닥 문자를 하던 그 소리가 잊히지 않네요. 지금 보면 사생팬이라고 불리는 행동을 했던 것 같은데 그 친구의 모든 시간이 그 연예인으로 덮혀있는 것을 보니까 어떤 것에 대한 과한 집착이 불러오는 기괴함을 본 것 같았어요.
덕력은 소멸하는 게 아니라 옮겨 붙는 것이라는 말에 친구 생각이 났어요. 한때 저의 파고다 영어 선생님이었다가 지금은 어쩌다 친구가 된 캐나다인 언니가 빅스로 시작해, 지금은 세븐틴에 안착했더라고요. 애초에 케이팝이 좋아 한국 1년 살면서 학원 일을 했던 건데, 전 그때만 해도 캐나다 돌아가면 시들해 질 줄 알았어요. 저도 @하논 님처럼 덕력이 없는 사람이라 이해를 못 했던 거죠 ㅎㅎ 올해도 세븐틴 일본 투어 때 회사 휴가 내고 한국까지 들렀길래 만났는데, "40대 중반이 되고 보니 약간 고민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본인은 여전히 행복한데, 주변에서 "어른답지 않다"는 시선이 따갑고, 전엔 그걸 따갑다고 느끼지 않았는데 요즘은 왜인지 그걸 의식하게 된다고...캐나다나 한국이나 주변인이란...비슷한가보다...싶더라고요. ㅎ
덕력은 소멸하는 게 아니라 옮겨 붙는 것이라니... 정말 명언인데요! 저도 덕질 유전자가 없어서 애초에 덕질이 불가능한 사람인데, 건너 건너 아는 덕후를 오랜 기간 보니... 대상만 계속 바뀌고 열정은 그대로더라고요. 심지어 그 분은 아이를 낳고 육아로 인해 덕질을 못할 상황이 되자 아이가 덕질의 대상이 되는 것 같았다는 ㅋ 지금은 딸내미들과 같이 덕질을 하고 계시구요. (역시 유전되나봐요) 어쨌든 저는 덕질을 할 수 없는 인간이지만, 오타쿠에 대해서는 좀 긍정적 입장인데 '세상을 바꾸는 것은 오타쿠다!'라는 생각을 확고히 갖고 있는 편이에요. 무언가에 깊이 빠져서 그걸 파고 또 파는 사람들이 결국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더라고요... 그리고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오타쿠'가 '오덕후'가 되고, 그래서 '덕질', '십덕', '덕통사고' 등의 말들을 파생해 내고, 그런 말들이 이렇게까지 자리 잡는 거 보면 너무 재미있지 않나요? 내가 만일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이면 '덕질'이 대체 뭐야,로 엄청 골머리를 썩혔을 것 같은... 여튼 저는 이런 무한한 말의 확장이 전 너무 재밌더라구요. 특히 외국어를 우리말로 변형해서 표현하는 게 처음에 너무 신박했어요. (오덕후도 그렇지만 예를 들어 그 옛날 '석호필' 같은 거...)
세상에, '덕력은 소멸하는 게 아니라 옮겨 붙는 것'이라는 말이 너무 인상 깊네요. 저 같은 경우는 중고등학교 때는 아이돌에 크게 관심 없다가 스무 살 넘어서 아이돌 좋아하는 친구 영향을 받아서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일종의 개과천선(?)같은 일이었죠. 제가 좋아하던 아이돌은 AOA, 마마무, 트와이스였습니다. 요즘은 뉴진스 파고 있습니다ㅎㅎ 물론, 그게 '덕질' 수준까지라고 할 정도는 아이돌 음악과 예술관, 그리고 시장에 전보다 더 관심을 갖고 지켜 보는 정도인 것 같습니다.(요즘은 하이브 대 민희진 경영권 분쟁에 관심 갖고 보고 있어요)
저도 모임지기님 처럼 뭔가에 꽂혀본적이 없는데요. 그래서 몰입하고 몰두하는 사람들을 좋아해요. 그들의 에너지가 좋아서요.
덕질에 관해서는 별 생각이 없지만, 과하면 좋진 않은 것 같아요. 뭐든 과하면 안좋긴 하지만요. 덕질이 너무 과해지면 삶에 지장이 생기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 같더라고요.
저도 취미생활 정도는 했지만 덕질이나 특히 팬덤에 비슷한 경험은 해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작품 속 종현처럼 '에바로드'의 의미는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어서 어느정도는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직장과 학교라는 집단에 좀더 충실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끔은 나를 찾아가는 숨 쉴 공간도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인간의 본능이 아닐까 합니다. 단지 자본주의 시스템과 결합한 팬덤 문화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이를 이용해 누군가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상황은 좀 경계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같은 취향의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과 이를 힘으로 과시하며 과하게 행사하는 경계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저도 덕질이나 팬덤이나..뭐랄까 하나에 푹 빠진 거 없이..일과 생활에서 숨통이라고는 책읽기 인데..그것도 뭔가 덕질??같은 수준은 아닌지라..이렇게 취미도 없이 특기도 없이 부케도 없이 무색무취같은게 요즘 세상에 괜찮은건가..싶다가도..이게 나인걸 뭐.어쩔수 있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ㅎㅎ '무색무취' 너무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저도 예전에 그랬거든요. ^^ 딱히 열정적으로 빠지는 것도 없구. 하지만 지금 전 그 또한 자신의 가장 확실한 색깔이 아닌가 합니다. 오히려 가장 중요한 공기나 물처럼 어디에도 잘 어울릴 수 있으니까요. 단지 그런 나 자신이 나는 가장 편안하고 좋은지만 알면 될 거 같습니다. 전 예전에는 주변에서 하는 말만 신경써서 제가 좋아하는 취향이라는 게 없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주변과 잘 어울리면서도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이려는 편입니다.^^
소위 덕질이라고 한다면 한 가지 것에 집요하게 파고드는 근성이 요구되는데요. 이것으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주변인들에게 피해를 끼친다면 부정적으로 비칠 수 밖에 없겠죠. 다만 이런 부정적인 영향없이 자신만의 취미생활로 올바르게 유지할 수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경험한 덕질(스스로 덕질이라는 경지에 오르지 않았다고 생각됨)이라고 한다면 고등학교 때 X-JAPAN에 빠져서 집에 있는 칼라프린터로 관련자료 출력해서 스크랩하고 당시 보따리 상인에 불법유통으로 들여온 일본발매 정품 CD를 구입하러 친구와 함께 평택에서 서울까지 올라가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또 생각나는게 있는게 당시 여자 연예인 사진을 모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투야라는 그룹으로 활동했던 배우 겸 가수 김지혜를 좋아해서 돈이 생기는대로 사진을 모았었는데 아직도 본가 어딘가에 있는 것 같네요 ㅎ 이 외 SES 바다, 핑클 이 진도 좋아해서 덤으로 사진을 모았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 첫번째 질문 - 하나 더:)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의 지영 작가님도 덕질에 대한 질문을 주셨습니다. 종현처럼 저도 1999년에 고1을 보낸 이해찬 1세대 출신(?)입니다. 야자도 없었고, 모의고사도 치르지 않았고, 게다가 토요일은 ‘책가방 없는 날’이라며 교과 수업 없이 그냥 놀기만 했어요. 평일에는 집에서, 토요일은 학교에서 좋아하는 것에 몰두할 수... 네, 덕질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딱 1년이었고요, 고2때부터는 야자와 모의고사, 토요일 수업 모두 해야 할 것들이 되었어요. 뒤늦게 ‘수학의 정석’을 푸느라 고생했지만, 그때의 덕질이 지금의 저를 이렇게 저렇게 빚어냈기에 감사하기도 해요. 덕질의 방향을 결정했고, 덕질의 근육을 키웠다고 할까요. 학창시절의 덕질이 지금의 자신에게 끼친 영향이 있나요? 자신에게 어떻게 남아 있는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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