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6. 열광금지 에바로드⭐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어쩌면 손목을 그은 것은 에반게리온 오타쿠인 저한테 보내는 신호였는지도 모릅니다. 등장인물들이 저마다 살기 싫다고 아우성치는 에반게리온이지만, 정말로 극중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어요. .. 아스카의 진심을 알고 싶다면 아스카의 A.T. 필드 안으로 들어가야 하죠.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 신지는 결국 모든 인류의 A.T. 필드를 무너뜨리고 아스카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잖아요. 그리고 그건 인간이 할 짓이 아니었죠. 우리 모두에겐 A.T. 필드가 있다, 그 장벽 때문에 외롭고 슬프지만 그 벽이 사라지면 우리는 인간이 아니게 된다. 에반게리온 전체의 메시지는 이것 아닐까요?
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36-138쪽, 장강명 지음
밥심님의 대화: 맥콜. 한 때 맛있게 마셨던 사람 여기 있습니다! ㅋㅎ 지금은 안 마십니다만..
으악! 시트러스인지 오렌지 시럼인지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타먹으면 맥콜맛 나더라고요... 제 예전 직장 후배가 커피숍으로 이직 후 저에게 특별한 커피를 준다며 그 커피를 추천해 줬어요. 그 매장에서 가장 비싼 커피였는데, 제 동생이 그 커피 마시고 "이 사람이 언니 진짜 싫어하나 봐. 좀 잘 해 주지 그랬어."라고 했어요. 그 이후에도 가끔 배민으로 간식 보내 주는데, 다들 카페라떼 아메리카노였는데, 예쁘게 메모까지 붙여서 그 메뉴를 제 거라고 박제해서 보내더라고요. OO씨! 저 그 커피 못 마시겠어요~!!! 들리나요?
borumis님의 대화: 근데 신기하게 전 무선 이어폰 나왔을 때 정말 스마트폰보다도 더 신세계를 만나는 듯 했는데요.. 제가 이어폰 들으면서 덩실덩실 춤을 자주 추곤 해서;;(막 흥 올랐을 때 연결된 음악 끊기면 어찌나 짜증나던지) 저희 아이들은 최근 유선 이어폰 사달라고 하더라구요. 무선 이어폰을 자꾸 충전해야하는 것도 귀찮나봐요.. (하긴 하두 많은 충전기를 쓰다보니;;) 유선 이어폰은 충전도 필요없고 잃어버리지도 않고 좋다고..;; 게다가 저희 아들은 요즘 밴드에서 베이스를 치기 시작하더니 CD 플레이어를 사고 CD를 수집하기 시작했어요. MD에도 관심 보이고;; 아마 카세트까지 팔았다면 카세트도 모을 판;; 남동생 부인도 LP를 모으고;; 레트로도 붐인가봅니다.
전 좀 다른 이유인데, 40대 이후로 탈모가 심해졌는데, 탈모의 원인이 '열/술/기름진음식/단음식'이라고 해요. 근데 제가 출퇴근 시간이 길어서 이어폰을 길게는 한번에 두 시간도 끼고 있는데, 1시간쯤 지나면 귀부터 머리까지 심하게 열이 올라오더라고요. 그래서 지하철에서는 유선 끼고요. 평소엔 무선이어폰 없는 세상은 앙꼬 없는 찐빵~!입니다. 제 기분 탓인지 모르겠는데, 그렇게 해서 무선 이어폰 사용 시간을 최대한 짧게 짧게 나눠 했더니 머리가 덜 빠지는 것 같기도 하고...아닌 것 같기도 하고.... 전 요새 새로 나온 짜리몽땅한 아이들보다 예전의 긴 콩나물 디자인이 좋은데, 음질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저희 아이는 본인이 멋있어 보이는 줄 알고 헤드폰을 가끔 멋내기용으로 사용합니다.
아린님의 대화: 문구점도 주위에 없고..준비물을 다이소나 이마트에서 사다보니..낯선 단어인가봐요. 특히 문방구는 무슨 방구냐며 ㅡㅡ ....엄청 웃어대더라고요. 웰컴드링크는 알지만 문방구는 모르는 세대와 함께 살고 있어요..
알파문구! 없나요? 저희 아이는 시댁과 친정에 너무 맡겨 키웠더니 전세대 언어, 전라도 사투리는 잘 알아요. (좋은 것인가...)
siouxsie님의 대화: 전 좀 다른 이유인데, 40대 이후로 탈모가 심해졌는데, 탈모의 원인이 '열/술/기름진음식/단음식'이라고 해요. 근데 제가 출퇴근 시간이 길어서 이어폰을 길게는 한번에 두 시간도 끼고 있는데, 1시간쯤 지나면 귀부터 머리까지 심하게 열이 올라오더라고요. 그래서 지하철에서는 유선 끼고요. 평소엔 무선이어폰 없는 세상은 앙꼬 없는 찐빵~!입니다. 제 기분 탓인지 모르겠는데, 그렇게 해서 무선 이어폰 사용 시간을 최대한 짧게 짧게 나눠 했더니 머리가 덜 빠지는 것 같기도 하고...아닌 것 같기도 하고.... 전 요새 새로 나온 짜리몽땅한 아이들보다 예전의 긴 콩나물 디자인이 좋은데, 음질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저희 아이는 본인이 멋있어 보이는 줄 알고 헤드폰을 가끔 멋내기용으로 사용합니다.
하하 맞아요 요즘 애들 약간 패션처럼 헤드폰을 꽂고 다니더라구요. 저는 귀에 염증과 감염이 잘 생겨서 이어폰을 잘 못 쓰고 헤드폰을 씁니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제가 제 나이보다 어린 줄 알더라구요..;; 요즘 MZ세대들의 갬성템인가봅니다;;
이경진님의 대화: ● 다섯번째 질문 - 11/9 모임의 다섯번째 질문은 저자, 장강명 작가의 두 번째 질문입니다. 저는 가끔 “『열광금지, 에바로드』가 『표백』에 대한 나름의 답변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지금은 『재수사』도 『표백』에 대한 답변이라고 생각합니다. 『표백』의 등장인물들은 자신들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시달립니다. 반면 『열광금지, 에바로드』는 다른 사람의 평가와 상관없이, 아무리 시시해 보이는 일이더라도 자기가 열심히 하면 가치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객관적인 평가와 무관하게 주관적인 가치를 만들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신종 마약을 만들어 창조적인 방법으로 유통시키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일까요? 방 밖으로 나오지 않은 채 컴퓨터게임에 몰두하며 한 평생을 보내는 히키코모리의 삶도 당사자가 주관적으로 가치 있다고 믿으면 괜찮은 걸까요?
이런 주제가 논의될 수 있게 질문을 던져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장 작가님의 에바로드 뿐 아니라 재수사나 다른 글들에서도 이런 주제를 꾸준히 다루어 주셨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도 계속 고민하는 화두인데 이게 모두에게 정답은 없겠구나, 자신만의 정답에 가까운 어떤 결론을 찾아야 하는구나 정도의 감만 잡고 살고 있습니다. 1-1. 저는 [가치(의미)가 있는 일일까요] 라고 라고 묻는 것 자체에 가치 판단이 들어간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큰 틀에서 [타인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는 한 개인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이가 살아가는 인생에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가치 판단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 자체가 인생의 우열을 판가름하는 것 아닌가 해서요. 단, 타인(가족도 포함)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으려면 본인이 경제적, 정신적으로 완연히 독립될 수 있는 게 첫 번째라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이 이뤄진 이후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나가야 하지 않을까. 주변의 도움 없이는 제대로 딛고 일어설 수 없는데 본인이 원하는 길을 걷겠다는 건 저의 가치관에는 맞지 않습니다. 다시 정리하면 [독립된 한 개인이 된 이후엔 타인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는 한 뭘 하고 살건 그 개인의 자유이며 그 개인만의 가치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1-2. 만약 가치(의미의 여부) 판단으로 여러 인생을 줄세우기를 시작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 판단 기준이 경제적 파생물의 유무와 크기인 것인가? 금전이 아니라면, 기존 역사적으로 흘러 내려오던 가치관, 윤리관에 얼마나 부합할 수 있는지에 따라 우열을 나눌 수 있는건가? 그럼 그 기준은 어느 정도에 그을 것인가? 그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보니 아주 명확한 선을 긋고 그 외엔 가치 판단을 하지 않아야 하는게 아닐까 에서 멈춰선게 저의 현재까지의 가치관입니다. 1-3. 신종 마약을 만들어 유통시킨다 ⇒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이니 해선 안 될 행위(물론 마약을 투약하는 걸 본인 스스로의 판단이라 할 수도 있지만 여기선 논외) 방 밖으로 나오지 않은 채 평생 히키코모리의 삶은 보낸다 ⇒ 본인이 경제적, 생활적 독립이 되지 않은 채 가족 등 타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면 해선 안 될 행위. 단, 모든 영역에서 독립되어 스스로 서 있을 수 있는 존재인데 은둔의 삶을 보내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 2-1. 소위 말하는 사회적으로 누구나 인정할만한, 통용될만한 수준의 가치를 창출해야 의미가 있는 삶이라면 많은 지식인들이 찬양하는 그리스인 조르바의 조르바는 이 관점에서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다른 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2-2. 로봇이나 AI로 대체될 수 있는 직군의 종사자들은 무의미한 삶을 사는 것인가? AI의 침공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20-30년 뒤엔 과연 인류 중 몇이나 가치 있는 삶을 살아낼 것인가? 그러면 AI의 발전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몇 몇 을 제외하곤 전부 무의미한 삶을 사는 것인가? 3. 애초에 인간이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해서 탄생했는가? 이런 화두를 잡고 끌고 가다보면 결국 탄생까지 올라가게 되게 되는 것 같은데 '왜 이 땅에 태어났는가' 를 예전엔 생각했었다면 요즘은 실존주의에서 말하는 것 같이 그냥 내던져진 삶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본인만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게 아닐까, 그건 타인의 자유를 헤치지 않는 선에서라면 무엇이든 가능한게 아닐까 정도로만 결론을 냈고 종현 같은 삶도 참 괜찮은 거 아닌가 라고 전 생각합니다. 4. 내가 찾은 길이면 괜찮은데 남들이 좋다고 한 길을 따라가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게 가장 아쉬운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사회가 내려준 가치 판단에 맞춰 길을 가다가 뒤늦게 이게 아닌데, 하고 후회하는 것만큼은 하고 싶지 않더라구요. (이것도 저의 관점일 뿐 정답은 없겠죠..) 살면서 많이 하는 고민들인데 다른 분들의 의견도 궁금합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의 허세는 남이 아닌 자신을 향한다. '나는 특별하다, 남들은 알지 못하는 비밀을 알고 있다.' 그런 종류의 자의식 과잉이다. 이렇기에 애니 오덕들은 골방에 틀어박힐 수 있지만 패션 오덕들은 그러지 못한다.
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08p, 장강명 지음
85p의 '멋지다 마사루' 로 코스프레한 팀이 우수상을 받은 걸 보며, 에반게리온이 '멋지다 마사루'를 이기진 못하지라며 혼자 지하철에서 막 웃었습니다. 이 책 읽으면서 계속 추억 돋아요~ 체중계가 "살려 주세요~~" 했던 것도 떠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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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님의 대화: SM의 공식 서사는 아마도 아닐, 아내의 스토리텔링이 어디까지 진실인지는 모르겠어요. 어쨌든 아이돌이라는 직업이 참 가혹하다는 생각을 해요. 전성기도 너무 짧은 거 같습니다. 그나저나 연해님이 좋아하신다는 그 작가님은 참 강연을 이곳저곳 많이 다니시네요! 춘천도 가고 아차산도 가고 사당도 가고... 여행을 좋아하시는 분이신가 봐요!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네, 제가 매우 애정하는 그 작가님은 북토크와 강연 등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시는데요. 제 욕심이지만, 팬 입장으로서는 굉장히 감사하고 기쁜 마음이랍니다. 덕분에 저도 더 활발한 뚜벅이가 되어가는 것 같아 즐겁고요. 정작 그 작가님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실 테지만요. 혹시 아시는 분이라면 늘 감사하다는 말씀 살포시 전해주세요(속닥).
siouxsie님의 대화: 연해님의 무선이어폰 이용 경로와 저의 경로가 정확히 일치해요. ㅎㅎ 우리 전생에 무슨 관계? 심지어 지하철에서 누가 떨어뜨리는 거 보고 '거봐 그럴 줄 알았어.' 했는데... 나중에 제 콩나물은 지하철에서 군인청년 다리 사이로 쏙 빠져서 진땀이....다행히 그 청년이 씩씩하게 주워 주었습니다. 휴~~
아 이번 글도 읽다가 웃음 터졌네요. 떨어져도 하필 거기에... 서로 머쓱하셨겠는걸요. 군인 청년분이 씩씩하게 주워 주셨다니, 이 또한 다행이고 유쾌합니다. 이어폰 이야기하다 보니까 저도 갑자기 떠오른 일화가 하나 있어요. 학창시절에 제 친구가 시내버스 2인석에 앉아 유선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이동하다가 잠이 들었던 적이 있는데요. 내릴 곳에 도착해 잠에서 깨고 보니 이어폰만 귀에 꽂혀있고, mp3(그때는 mp3를 썼었죠)는 사라져 있었다는 슬픈 이야기. 그 이야기를 전하면서 쓰게 웃는데, 상황이 심각해서 웃으면 안 되는데, 하도 어이가 없어서 같이 웃긴 했습니다.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싶더라고요.
siouxsie님의 대화: 허거덩... @장맥주 님...그 전설의 담배 '도라지'인가요? 저희 큰삼촌(저희 엄마보다 23살 많았던)이 '솔'을 피우셨는데....같은 세대? 그리고 USB와 마가린을 모르는 세대들이 오고 있습니다. ㅎㅎㅎ @연해 저도 크림스프 자판기 알고 있었는데, 작가님 말씀처럼 잘 안 녹고 동글동글 뭉탱이져 있어서 인기가 없었어요 ^^;; 근데 어떤 인기없는 제품을 좋아하셨어요? 전 '두유로 굿모닝'이었나...그거 달지 않아 좋아했는데 금방 사라졌어요... ㅜ.ㅜ 반대로 맥콜 같은 음료는 누가! 왜! 개발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불가사의한 제품입니다.
오오, 이 질문도 신나게 받아봅니다. 앙 물었습니다. 제가 아채를 좋아해서, 주말이면 '샐러디'라는 샐러드 가게를 꼭 가는데요. 메뉴판에 나와있는 메뉴가 아닌 '나만의 샐러디'로 제가 원하는 토핑만 조합해 넣어먹습니다. 근데 그 토핑들이 하나하나 사라졌어요(브로콜리와 병아리콩 등). 생연어도 그라브락스 연어? 로 아예 변경되었고, 버섯도 종류가 달라졌죠. 원래 샐러디에 정착하기 전에는 꾸준히 방문했던 샐러드 가게가 있었는데요(5년 넘게 매주 갔던 것 같아요). 소스 없는 샐러드를 선호하는 편이라, 늘 한 메뉴만 먹었는데, 어느 날부턴가 제조 자체를 소스에 절여진 메뉴로 다 바꾸더라고요(그래서 발길을 끊었습니다). 제가 먹는 음식들이 대체로 원재료에 가까운 슴슴한 맛이다보니 단짠단짠이 아니라서 자주 없어지거나, 자극적이게 리뉴얼돼서 살 수 없는 경우들이 자주 생겨요. 수지님 말씀처럼 저도 달지 않은 두유를 좋아해요. 지금 몇 년째 같은 두유만 먹고 있는데요. 매일유업에서 만든 '매일두유 99.9'라는 제품입니다. 설탕이 아예 무첨가되어 있어요. 근데 이 제품 말고, 같은 라인으로 검은콩 두유도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설탕이 첨가된 제품으로 바뀌었더라고요? 그리고 또 생각나는 건 스타벅스에 '옥고감'이라는 유물 같은 메뉴입니다. 제가 구황작물도 참 좋아라하거든요. 근데 이것도 결국 사라지고... 심지어 옥고감은 주문해도 직원들이 잘 모를 정도로 인기가 없었어요. 주문하는 제가 다 민망할 정도. 심지어 제가 그 제품을 주문하면 네? 뭐라고요? 라고 되묻는 바리스타님들이 많으셨어요(허허허). 이외에도 애정하던 메뉴들이 하나하나 사라지거나 자극적인 맛으로 리뉴얼(흑흑). 보통 하나의 메뉴가 마음에 들면 웬만해서는 잘 안 바꾸는 편이라 해가 가도 (질리지 않고) 계속 같은 것만 먹는데요. 그래서 어떤 제품 하나가 단종될 때마다 타격감이 꽤 큽니다. 다시 마음에 드는 대체품을 찾는 과정도 복잡해 유목민 생활은 한없이 길어지고요. 김밥도 자주 가던 김밥집이 있었는데, 장사가 잘 되지 않았던지 문을 닫는 바람에 새로운 곳에 정착하느라, 한동안 매일 새로운 김밥집을 찾아다녔던 기억도 나네요(그걸로 매일 글도 썼습니다). 하, 쓰다 보니까 또 너무 길어졌네요(쿨럭). 죄송합니다. 이 주제로 하고 싶은 말이 많았나봅니다(서러워잉ㅠㅠ).
화제로 지정된 대화
● 여섯번째 질문 - 11/12 오늘은 최영 작가님의 질문을 들고 왔습니다. 157페이지에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IT 일자리는 많았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기업의 채용 공고에도 '대졸 또는 졸업예정자'라는 조건이 달려 있었다. 용케 그런 조건이 없는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가면 담당자가 "학교는 어디 나오셨어요?"라고 물은 뒤 종현의 답을 듣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작 그 상황에서 황당해하며 "자기소개서도 안 읽어보고 사람을 부른 건가요?"라고 따져야 할 건 종현이었는데 말이다.' 여러분은 채용 관련해서든 아니면 다른 일 관련해서든 면접이나 업무 처리 과정에서 불합리하거나 황당한 경우를 겪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어떤 일이었고, 대처는 잘하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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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은 자신이 욕을 할 수 없는 인조인간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안드로이드처럼 속마음이 없거나, 일본인처럼 혼네(속마음)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게 바로 인류보완계획이네’라고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51쪽, 장강명 지음
borumis님의 대화: 근데 신기하게 전 무선 이어폰 나왔을 때 정말 스마트폰보다도 더 신세계를 만나는 듯 했는데요.. 제가 이어폰 들으면서 덩실덩실 춤을 자주 추곤 해서;;(막 흥 올랐을 때 연결된 음악 끊기면 어찌나 짜증나던지) 저희 아이들은 최근 유선 이어폰 사달라고 하더라구요. 무선 이어폰을 자꾸 충전해야하는 것도 귀찮나봐요.. (하긴 하두 많은 충전기를 쓰다보니;;) 유선 이어폰은 충전도 필요없고 잃어버리지도 않고 좋다고..;; 게다가 저희 아들은 요즘 밴드에서 베이스를 치기 시작하더니 CD 플레이어를 사고 CD를 수집하기 시작했어요. MD에도 관심 보이고;; 아마 카세트까지 팔았다면 카세트도 모을 판;; 남동생 부인도 LP를 모으고;; 레트로도 붐인가봅니다.
오, @borumis 님도 무선이어폰을 애용하고 계시는군요! 저는 덩실덩실 춤을 추지는 않았지만(하핫), 무선이어폰이 자유로운 몸짓에 한몫 하는 건 매우 동의합니다. 뭔가 줄 때문에 턱턱 걸려지는 게 없어서 좋아요. 근데 자녀분들은 유선이어폰과 CD플레이어를 사용하고 계시다니 흥미롭습니다. 유행은 결국 돌고 도나봐요. 적절히 잘 섞여 돌아가는 것 같아 신기하고, 반갑기도 하네요. 저는 요즘도 가끔 그 생각해요. 음악은 휴대폰으로 듣는 게 아니라 음악을 듣는 기계로만 듣고 싶다는 생각. mp3나 작은 라디오를 구입할까 생각했던 적도 있어요. 휴대폰으로 모든 기능이 다 가능해지는 게 과연 좋기만 한 것일까 싶기도 해서요. 절대적인 존재가 되어가는 것 같고, 그걸 잃어버리면 타격을 꽤 많이 받을 것 같아서요. 그래서 때로는 본연의 가치만 잘 살린 단조로운 것들이 좋아지기도 하더라고요. 아드님의 밴드 활동 속 레트로한 감성도 너무나 응원합니다(멋있습니다)!
siouxsie님의 대화: 으악! 시트러스인지 오렌지 시럼인지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타먹으면 맥콜맛 나더라고요... 제 예전 직장 후배가 커피숍으로 이직 후 저에게 특별한 커피를 준다며 그 커피를 추천해 줬어요. 그 매장에서 가장 비싼 커피였는데, 제 동생이 그 커피 마시고 "이 사람이 언니 진짜 싫어하나 봐. 좀 잘 해 주지 그랬어."라고 했어요. 그 이후에도 가끔 배민으로 간식 보내 주는데, 다들 카페라떼 아메리카노였는데, 예쁘게 메모까지 붙여서 그 메뉴를 제 거라고 박제해서 보내더라고요. OO씨! 저 그 커피 못 마시겠어요~!!! 들리나요?
맙소사, 수지님. 웃음이 나는데, 쓴웃음이 납니다. 저도 이런 경우 있거든요(맥콜을 먹어보지는 못 했지만요). 상대는 일부러 더 비싸고 좋은 음료를 주는데, 정작 저는 아메리카노나 카페라떼가 좋더라는... 너무 정성스럽게 준비하시니까 차마 말도 못 하고, 흠... 해맑게 건네는 그 미소를 시무룩하게 만들 자신이 없어요. 흑흑. (원치 않는 호의란 참...)
밥심님의 대화: 콜라의 대안으로 꽤 쓸만했었다는 기억입니다. 오늘 처음 알았네요. 제가 특이한 사람이었군요!
맥콜 맛있는데요… 홍차가 대중화와 거리가 멀던 시절 실론티와 데자와가 지탄받은 건 알지만, 얘들은 이제 자리잡은 거 같은데 맥콜! 맥콜은 아닌가요! 맛있는데… 시무룩. (근데 저도 마지막 먹은 게 n년 전)
여행을 못한다는 게 그리 아쉽지는 않았다. 해외여행 경험을 특별히 부러워해본 적도 없었다. 종현른 삼사십분 정도의 망상만으로 일상을 여러 번 탈출했다가 돌아올 수 있는 중증 오덕이었고, 그런 일은 달리는 교통수단 안에서보다는 방구석에서 하는 게 더 편하다.
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91쪽,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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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님의 문장 수집: "여행을 못한다는 게 그리 아쉽지는 않았다. 해외여행 경험을 특별히 부러워해본 적도 없었다. 종현른 삼사십분 정도의 망상만으로 일상을 여러 번 탈출했다가 돌아올 수 있는 중증 오덕이었고, 그런 일은 달리는 교통수단 안에서보다는 방구석에서 하는 게 더 편하다."
웬지…;; 우리 나라 교육에 대한 시니컬한 태도나 자아찾기 여행에 대한 아니꼽다는 생각 그리고 한때 손목을 그었던 경험과 자살에 대한 제 입장 등 (객관적 평가와 무관헌 주관적 가치에 대한 답변을 생각해보다 자살을 생각하고 있더니 마침 이에 대한 글을 읽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마치 제 생각을 훔쳐본 듯이) 저랑 너무 비슷한 것 같아서 좀 소름이 돋네요. 주로 예전에 갖고 있던 생각들이었지만 지금도 그렇게 달라질 정도로 철들진 못했나봐요. 어쩌면 제가 바로 중2병도 아니고 대2병도 아닌 그 무시무시한 중년병인가봅니다;;;
이경진님의 대화: ● 여섯번째 질문 - 11/12 오늘은 최영 작가님의 질문을 들고 왔습니다. 157페이지에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IT 일자리는 많았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기업의 채용 공고에도 '대졸 또는 졸업예정자'라는 조건이 달려 있었다. 용케 그런 조건이 없는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가면 담당자가 "학교는 어디 나오셨어요?"라고 물은 뒤 종현의 답을 듣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작 그 상황에서 황당해하며 "자기소개서도 안 읽어보고 사람을 부른 건가요?"라고 따져야 할 건 종현이었는데 말이다.' 여러분은 채용 관련해서든 아니면 다른 일 관련해서든 면접이나 업무 처리 과정에서 불합리하거나 황당한 경우를 겪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어떤 일이었고, 대처는 잘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취업 희망 직장에 최종 합격을 하고 채용신체검사를 하던 중 건강상의 문제가 발견되어 취업 포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사례를 보았습니다. 외적으로는 건강한 모습이었는데 당사자나 주변 사람들이나 모두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모두 건강하십시요~
연해님의 대화: 오오, 이 질문도 신나게 받아봅니다. 앙 물었습니다. 제가 아채를 좋아해서, 주말이면 '샐러디'라는 샐러드 가게를 꼭 가는데요. 메뉴판에 나와있는 메뉴가 아닌 '나만의 샐러디'로 제가 원하는 토핑만 조합해 넣어먹습니다. 근데 그 토핑들이 하나하나 사라졌어요(브로콜리와 병아리콩 등). 생연어도 그라브락스 연어? 로 아예 변경되었고, 버섯도 종류가 달라졌죠. 원래 샐러디에 정착하기 전에는 꾸준히 방문했던 샐러드 가게가 있었는데요(5년 넘게 매주 갔던 것 같아요). 소스 없는 샐러드를 선호하는 편이라, 늘 한 메뉴만 먹었는데, 어느 날부턴가 제조 자체를 소스에 절여진 메뉴로 다 바꾸더라고요(그래서 발길을 끊었습니다). 제가 먹는 음식들이 대체로 원재료에 가까운 슴슴한 맛이다보니 단짠단짠이 아니라서 자주 없어지거나, 자극적이게 리뉴얼돼서 살 수 없는 경우들이 자주 생겨요. 수지님 말씀처럼 저도 달지 않은 두유를 좋아해요. 지금 몇 년째 같은 두유만 먹고 있는데요. 매일유업에서 만든 '매일두유 99.9'라는 제품입니다. 설탕이 아예 무첨가되어 있어요. 근데 이 제품 말고, 같은 라인으로 검은콩 두유도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설탕이 첨가된 제품으로 바뀌었더라고요? 그리고 또 생각나는 건 스타벅스에 '옥고감'이라는 유물 같은 메뉴입니다. 제가 구황작물도 참 좋아라하거든요. 근데 이것도 결국 사라지고... 심지어 옥고감은 주문해도 직원들이 잘 모를 정도로 인기가 없었어요. 주문하는 제가 다 민망할 정도. 심지어 제가 그 제품을 주문하면 네? 뭐라고요? 라고 되묻는 바리스타님들이 많으셨어요(허허허). 이외에도 애정하던 메뉴들이 하나하나 사라지거나 자극적인 맛으로 리뉴얼(흑흑). 보통 하나의 메뉴가 마음에 들면 웬만해서는 잘 안 바꾸는 편이라 해가 가도 (질리지 않고) 계속 같은 것만 먹는데요. 그래서 어떤 제품 하나가 단종될 때마다 타격감이 꽤 큽니다. 다시 마음에 드는 대체품을 찾는 과정도 복잡해 유목민 생활은 한없이 길어지고요. 김밥도 자주 가던 김밥집이 있었는데, 장사가 잘 되지 않았던지 문을 닫는 바람에 새로운 곳에 정착하느라, 한동안 매일 새로운 김밥집을 찾아다녔던 기억도 나네요(그걸로 매일 글도 썼습니다). 하, 쓰다 보니까 또 너무 길어졌네요(쿨럭). 죄송합니다. 이 주제로 하고 싶은 말이 많았나봅니다(서러워잉ㅠㅠ).
저... 유당불내증 때문에 매일두유 99.9만 마셔요... 이거 없어지면 큰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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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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