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면 손목을 그은 것은 에반게리온 오타쿠인 저한테 보내는 신호였는지도 모릅니다. 등장인물들이 저마다 살기 싫다고 아우성치는 에반게리온이지만, 정말로 극중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어요. .. 아스카의 진심을 알고 싶다면 아스카의 A.T. 필드 안으로 들어가야 하죠.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 신지는 결국 모든 인류의 A.T. 필드를 무너뜨리고 아스카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잖아요. 그리고 그건 인간이 할 짓이 아니었죠. 우리 모두에겐 A.T. 필드가 있다, 그 장벽 때문에 외롭고 슬프지만 그 벽이 사라지면 우리는 인간이 아니게 된다. 에반게리온 전체의 메시지는 이것 아닐까요? ”
『열광금지, 에바로드 -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36-138쪽,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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