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탄) 작별하지 않는다 같이 읽어요

D-29
제제10님의 문장 수집: "그런 지옥에서 살아난 뒤에도 우리가 상상하는 선택을 하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을까?"
직접적으로 겪어야만 했던 내 가족들의 이야기라면, 나와 거리가 있지만 친구의 고통을 눈으로 보고 느꼈던 아픔이라면, 혹 그렇지 않더라도 나와 전혀 상관 없는 사람들의 일이지만 그 증언이 담긴 기록과 사진들에 담겨 있는 자신들이 죽을 때까지도 작별하지 못하는 고통들을 읽을 수 있다면, 나도 그 고통에 공감하며 끝내 작별하지 않도록, 끊임 없이 다시 이야기하고 기리면서 그 수 십만 명의 혼을 위로하고 싶습니다.
나는 안다.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 것인지 물었을 때 인선이 즉시 부인한 이유를.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287p.,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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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과님의 문장 수집: "나는 안다.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 것인지 물었을 때 인선이 즉시 부인한 이유를."
영화나 글로는 잔혹한 현실을 다 표현할 수 없다는 걸 알았을때, 인선과 경하는 참담한 마음이었을 것 같아요.
피투성이 옷을 입은 앳된 청년이 갈아입을 옷을 달라고, 이 집에서 옷을 얻은 걸 아무한테도 말 안 할 테니 부탁한다고 사정했다네요.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290,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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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연님의 문장 수집: "피투성이 옷을 입은 앳된 청년이 갈아입을 옷을 달라고, 이 집에서 옷을 얻은 걸 아무한테도 말 안 할 테니 부탁한다고 사정했다네요."
여기서 눈물이 날 것 같더라고요. 사람을 남루하게 만드는 모든 것에 분노가 일었는데, 그냥 불로는 살 수 없어서 작가님은 그 위를 차가운 눈으로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25일과 26일은 3부 불새를 같이 읽습니다 이부분을 읽고 인상깊은 문장과 느낀점을 적어주세요 드디어 마지막 편이네요 마지막까지 파이팅 하세요^^
그걸 펼치고 싶지 않다. 어떤 호기심도 느끼지 않는다. 그 페이지들을 건너가라고 누구도 강요할 수 없다. 복종할 의무가 나에게 없다.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285,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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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의책님의 문장 수집: "그걸 펼치고 싶지 않다. 어떤 호기심도 느끼지 않는다. 그 페이지들을 건너가라고 누구도 강요할 수 없다. 복종할 의무가 나에게 없다."
어떤 진실은 마주하기 두려울 때가 있죠. 알고 나면 결코 이전과 같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일까요. 그 지점을 표현한 문장 같아서 멈칫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진실에서 작별할 수 없기에 알면서도 페이지를 넘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상하지. 엄마가 사라지면 마침내 내 삶으로 돌아오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돌아갈 다리가 끊어지고 없었어. 더이상 내 방으로 기어오는 엄마가 없는데 잠을 잘 수 없었어. 더이상 죽어서 벗어날 필요가 없는데 계속해서 죽고 싶었어.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314,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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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의책님의 문장 수집: "이상하지. 엄마가 사라지면 마침내 내 삶으로 돌아오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돌아갈 다리가 끊어지고 없었어. 더이상 내 방으로 기어오는 엄마가 없는데 잠을 잘 수 없었어. 더이상 죽어서 벗어날 필요가 없는데 계속해서 죽고 싶었어. "
마지막 장은 전부 표시를 하고 싶을 만큼 감정도 벅찬순간이었습니다. 엄마에 대한 인선의 마음, 엄마가 마주했던 진실에 대한 고통, 그것을 이해하는 순간의 인선의 마음의 무게가 절절하게 느껴지던 문장들이었습니다.
머릿속 수천 개 퓨즈들에 일제히 불꽃 튀는 전류가 흘렀다가 하나씩 끊기는 것 같은 과정을 나는 지켜봤어.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314,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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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제10님의 문장 수집: "머릿속 수천 개 퓨즈들에 일제히 불꽃 튀는 전류가 흘렀다가 하나씩 끊기는 것 같은 과정을 나는 지켜봤어."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가장 후회하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는건 그 아픔은 마지막까지 함께 하는거였네요. 작별하지 않는다. 모두에게서 ~~ 마지막까지 함께해서 더 깊게 읽을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불이 당겨지면 네 손을 잡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324, 한강 지음
인간이 인간에게 행하는 끔찍한 행위들은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증오의 언어들은 여전히 난무하고요. 그 속에서 살아남은 우리들은 어떤 의미를 만들 수 있을까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그들이 죽고 우리가 살아남은 것의 이유는 찾을 수 없겠죠. 살아남은 자의 역할을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것이고요. 뒷표지 신형철 평론가의 말처럼 한강은 살아남은 자로서 소환 당해 그녀의 역할을 하고자 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사력을 다한다는 표현, 저는 그러고 있는가 생각해봅니다.
어린 나무라서 눈을 털어줬는데, 이미 봉오리가 부러져 있었어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309p., 한강 지음
봉오리가 부러진 어린 나무. 인선의 어머니는 부러진 나무였지만 기억을 남기고 인선이 그 뒤를 이었군요. 기억되는 것의 의미가 뭔지 생각해보게됩니다. 마지막까지 함께 읽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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