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탄) 작별하지 않는다 같이 읽어요

D-29
파도가 휩쓸어가버린 저 아래의 뼈들을 등지고 가야 한다. 무릎까지 퍼렇게 차오른 물을 가르며 걸어서, 더 늦기 전에 능선으로. 아무것도 기다리지 말고, 누구의 도움도 믿지 말고, 망설이지 말고 등성이 끝까지. 거기, 가장 높은 곳에 박힌 나무들 위로 부스러지는 흰 결정들이 보일 때까지.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26, 한강 지음
1부 결정에서 5월의 이야기를 썼던 작중화자가 새로운 소설을 쓰려고 하네요. 눈의 결정이자 "처음부터 다시 써.진짜 작별 인사를 제대로" 소설가인 작중화자가 새로운 소설을 다시 쓰고자 결정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1장의 내용은 소설의 도입부로서 은은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요. 한강 작가님의 문장들은 여러번 곱씹어 볼 정도로 아름답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낍니다.
2장에서 작중화자는 친구의 통증을 마주하게 되네요. 그러다 다시 죽은 사람들의 통증으로 연결되고. "손가락 두 개가 잘린 게 이만큼 아픈데. 그렇게 죽은 사람들 말이야. 목숨이 끊어질 정도로 몸 어딘가가 뚫리고 잘려나간 사람들 말이야." 실처럼 연결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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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3일과 4일은 1부 2장 실을 같이 읽습니다 이부분을 읽고 인상깊은 문장과 느낀점을 적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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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다양한 의견 들을 수 있어 좋아요~^^
계속 피가 흐르고 내가 통증을 느껴야 한대. 안 그러면 잘린 신경 위쪽이 죽어버린다고 했어.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40, 한강 지음
2장에서 고통. 신경. 실. 이런 단어들을 보면서 “역사적 트라우마”를 마주하는 우리가 고통을 느끼지 않으면 우리도 죽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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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지, 눈은. 들릴 듯 말 듯 한 소리로 인선이 말했다. 어떻게 하늘에서 저런 게 내려오지.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55,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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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있는 삶을 인선과 눈을 통해 아름다운 시선으로 묘사뛴 부분 같아서 참 신선했어요~
백승연님의 문장 수집: "이상하지, 눈은. 들릴 듯 말 듯 한 소리로 인선이 말했다. 어떻게 하늘에서 저런 게 내려오지."
눈은 차가움과 포근함을 같이 갖고 있어서 신기합니다. 함께 품을 수 없는 걸 품고 내리는 눈을 보면, 저도 신기할 때가 많습니다. 인선은 어떤 의미로 저런 말을 했을까요. 어떻게 하늘 아래에서 이런 일이 생기는 거지? 이렇게 묻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때 알았다. 인선이 줄곧 나를 생각해 왔다는 것을.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57, 한강 지음
인선은 어떤 부탁을 할까요..
2장은 읽기가 고통스러웠어요. 잘린 손가락과 바늘로 찔릴 때의 통증을 너무 생생히 묘사하셔서 뱃속이 뒤틀리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어요. 전에도 이 부분을 읽다가 너무 힘들어서 책을 덮고 며칠이 지난 후에야 다시 읽기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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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거의 언제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 속력 때문일까, 아름다움 때문일까? 영원처럼 느린 속력으로 눈송이들이 허공에서 떨어질 때,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이 갑자기 뚜렷하게 구별된다.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44~45p, 한강 지음
정말 차라리 까무러치고 싶었는데, 왜 그때 네 책 생각이 났는지 몰라. 거기 나오는 사람들, 아니, 그때 그곳에 실제로 있었던 사람들 말이야. 아니, 그곳뿐만 아니라 그 비슷한 일이 일어났던 모든 곳에 있었던 사람들 말이야. 총에 맞고, 몽둥이에 맞고, 칼에 베여 죽은 사람들 말이야. 얼마나 아팠을까? 손가락 두 개가 잘린 게 이만큼 아픈데. 그렇게 죽은 사람들 말이야. 목숨이 끊어질 정도로 몸 어딘가가 뚫리고 잘려나간 사람들 말이야.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56~57, 한강 지음
독1캣2님의 대화: 2장에서 고통. 신경. 실. 이런 단어들을 보면서 “역사적 트라우마”를 마주하는 우리가 고통을 느끼지 않으면 우리도 죽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감합니다. 아픈 역사를 마주할때 고통이 없다면 우리의 마음은 죽은 것과 다를 바 없는 것 같아요.
총에 맞고 몽둥이에 맞고 칼에 베어 죽은 사람들 말이야. 얼마나 아팠을까? 손가락 두개가 잘린게 이만큼 아픈데. 그렇게 죽은 사람들 말이야. 목숨이 끊어질 정도로 몸 어딘가가 뚫리고 잘려나간 사람들 말이야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p57, 한강 지음
김사과님의 대화: 2장은 읽기가 고통스러웠어요. 잘린 손가락과 바늘로 찔릴 때의 통증을 너무 생생히 묘사하셔서 뱃속이 뒤틀리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어요. 전에도 이 부분을 읽다가 너무 힘들어서 책을 덮고 며칠이 지난 후에야 다시 읽기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딱 그런 느낌이었어요. 아픔의 묘사가 토할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드는~~~ 한강 작가님의 소설 속엔 그런 노골적인 아픔의 묘사들이 있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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