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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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저는 『채식주의자』를 2007년 출간되었을 즈음에 한 번, 2016년 맨부커상 수상 때 한 번, 그리고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또 한 번 읽고 있는데요! 매번 느낌이 새로운 것 같습니다~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는 '그래도 세상이 아주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요.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작가님 도서를 주변에서 다 빌려가는 바람에 사두었던 이북으로 겨우 읽었네요. ㅋㅋㅋ 출판계에는 경사겠죠? 「채식주의자」에서 영혜가 꾸는 꿈이 인상적이었어요. 누군가를 죽인 것 같기도,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한 것 같기도 한 꿈. 21세기에 들어 사회적 지위와 역할에 대해 셀 수 없을 만큼의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눈치껏 넘어가던 일들도 다시 또렷하게 보고 있잖아요. 저를 포함해 격동의 시기에 자라난 사람들은 이런 기분을 여러 집단이나 상황에서 느껴봤을 것 같아요. 그땐 아니었다든지, 어렸다든지 혹은 힘이 없었다든지 여러 이유로 폭력에 순응하고 동참하던 나를 발견하는 순간... 명치에서 끈질기게 영혜를 괴롭히는 찌꺼기에 대해 생각하며 아래 김중식 시인의 말이 생각났어요~ "내가 욕한 것들과 나는 얼마나 닮아 있으며 또한 닮으려고 안달했는지 들켜버리게 되었으니"
"그래도 한때는 최선을 다해 방황했다"는 점에 작은 위안을 삼으면서ㅠㅠ 가수 김윤아 님의 말이 생각나네요. 마음에 '화'가 남아 있다면 아직 청춘인 거라고. 폭력을 눈앞에 두고도 많은 이유로 외면하고 순응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 '화'가 남아 있을 수 있기를, 최선을 다해 화를 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저도 언젠가 최선을 다해 방황했다는 변명이라도 댈 수 있기를 바라며, 최선을 다해 화를 내야겠습니다. (당장 「몽고반점」과 「나무 불꽃」에서도 화낼 일이 많은 걸 보면 아직 한창 청춘인가 봐요.)
저도 그 꿈이 인상적이었는데 무슨 뜻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고기와 피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인지.... 나름대로 생각해본 것은 타인에게 상처를 주어야 살아남고 그렇게 살아남은 그 사람들이 유지하는 사회의 허울(?)같은 것을 거부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어요. 어머니가 " 네가 지금 고기를 안 먹으면, 세상사람들이 너를 다 잡아먹는거다"라고 하는데 그게 상징적인 말씀인 듯 합니다.
채식주의자 보시는 분들은 이 책도 같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한강, 채식주의자 깊게 읽기소설가 한강의 작품에 나타난 채식의 의미와 에코페미니즘, 폭력 등 한강의 작품 세계를 깊이 들여다보고자 출간한 책이다. 한국 현대 문학 연구자 5명이 쓴 소설가 한강의 작품론이다.
책의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하기 쉽게 해석해 놓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보문고 sam 무제한 이용권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 추천 감사합니다!
깊게 읽기 책 꼭 읽어 봐야 겠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저는 부커상 수상 당시 처음 알게 되어서 그때 대충 읽었었어요. 참 난해하구나...하던 기억만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읽어보니 제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시선으로 영혜를 바라봤던 것이 아닐까 싶었어요. 소위 '정상' 이고 '평범함'을 지향하는, 그리 마초적이지도 않아 보이는 남편의 서술 하나하나에 미세하게 묻어있는 폭력을 이번엔느끼게 되었어요. 꿈을 꾸기 전날 남편의 닥달에 영혜가 고기를 썰다가 손가락을 다치게되었고, 식칼의 이가 나가 부러져나간 칼조각을 씹을 뻔 해서 남편이 버럭 소리는 지른 것도 다시 읽다보니 보이더군요 여기서 시작된 거구나... 싶어서요. 또한 ' 다시 어두운 헛간, 피웅덩이에 비친 얼굴에 대한 얘기 따위는 듣고 싶지 않았다'는 내용이 있는 것도 새로 보이더군요 저는 영혜가 남편에게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아니더라구요.
다시 읽기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셨군요! 2016년과는 사회도, 그리고 나 자신도 많이 달라졌을 테니까요. 지금이야 저런 남편이랑 어떻게 살아! 가 반사적으로 튀어나오지만 그땐 딸이 채식주의를 한다는 것만으로 사위에게 면목이 없다고 사과를 해야했던 시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한강 작가님 같은 분들이 계셔서 사회가 조금씩이나마 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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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몽고반점>은 처음 읽었을 때도 충격적이었지만, 다시 읽을 때도 그 충격이 반감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ㅎㅎ <몽고반점>은 우리 사회의 터부라고 할 수 있는 형부와 처제 간의 불륜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이 불륜을 단순히 비윤리적이거나 성적인 관점으로 보기엔 매우 상징적인데요~ 일상이라는 현실 속에서 예술적 환상에 사로잡히는 일, 그리고 그것을 현실에서 구현해 내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결국은 파국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까지 보여 주는 것 같습니다. 혹시 영혜의 형부처럼 어떤 한 이미지에 맹목적으로 사로잡힌 경험이 있으실지도 궁금해집니다~
<몽고반점>은 여전히 해석이 어려운 논란의 소설인데요. 이 부분은 다시 읽어도 잘 모르겠더라구요. 언니가 이후에 말하듯 형부가 취약한 정신상태의 처제를 성적으로 농락한 것이라고 보기엔 영혜도 나름의 주체성과 의지를 가지고 참여한 퍼포먼스이니까요. 하지만 심미적인 것으로만 보기엔 너무 파괴적이며, 자연과 본능, 그리고 그것에서 멀어진 인간세계의 관습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어떤 도덕적 판단을 내포하고 있다기보다는요. 저는 책을 읽으면서 그려진 이미지가 앙리루소의 초록초록한 그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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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전 어제 <나무 불꽃>까지 완독했습니다! <나무 불꽃>까지 다 읽고 든 생각 중 하나는 영혜와 언니 중 누가 더 힘들까, 하는 부분이었는데요. "왜 죽으면 안 되는 거야..."라고 말하는 영혜와 그런 영혜를 놓지 못하는 언니. 큰 병원으로 이송되는 차 안에서 영혜를 숲으로 풀어주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 작품 해설은... 왜 더 어려울까요ㅎㅎㅎㅎㅎ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갔던 영혜의 행동이 조현병의 진행과정으로 바라보니 알겠더라구요.... 정신과 선생님들의 해석을 <뇌부자들> 유튜브에서 보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ZIudMtnzuU&t=9s 대단히 초현실적인 소설이라고 생각했던 내용이 지극히 현실적인 서사로 다가오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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