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봄날/책선물] 김탁환 장편소설 <참 좋았더라> 알쓸신잡 재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D-29
호디에
화가가 아니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참 좋았더라 - 이중섭의 화양연화』 p53, 김탁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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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디에
사각의 링에선 복서래 달아날 곳이 없구, 사각의 원지에선 문인이래 숨을 곳이 없구, 사각의 도화지에선 화가래 물러날 곳이 없다.
『참 좋았더라 - 이중섭의 화양연화』 p88, 김탁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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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디에
27장까지 읽었습니다.
돌아오지 않은 아들을 기다리다 정신줄을 놓은 동향의 노파(p51)에게 단 몇 초나마 기꺼이 그녀의 아들이 되어주는 이중섭의 모습을 보면서 울컥했습니다. 아마 노파에게서 자신의 어머니를 보았겠지요. 원산에서 내려왔을 때 그 당시 그렸던 그림을 몇 점이라도 가져와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가 그마저도 없으면 또 어머니는 견디지 못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중섭이 소를 그린 이유(p65)도 나오는데요, 그게 참 마음이 아프더군요. 실향민들의 삶의 애환이 단 몇 줄에 고스란히 읽혔습니다.
이중섭에게 쏟은 유강렬의 전폭적인 지지와 후원이 인상적입니다. 본인 역시 예술가이면서 이중섭에게 서슴없이 물감을 양보하고 자신은 페이트를 사용하는 것은, 아무리 이중섭의 예술적 재능을 아낀다고 해도 쉽지 않은 일이었을텐데요.
읽으면서 마음이 울렁울렁합니다.
봄날의새벽
실향민으로서의 상실과 멀고먼 타지에서의 고독, 그 속에서 유일하게 그를 버티게 하는 화가로서의 열망. 그 마음을 낱낱이 발견하고 공감해 주셨군요.
이중섭 화가와 친했던 여러 예술가들 중에서도 이중섭 화가와 유강렬 공예가와의 관계성은 특히 더 주목할 바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주부터 진해 흑백다방에서 ‘유택렬과 흑백다방 친구들’ 전시가 열리는데 기회가 되신다면 가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알란
아비없는 자식이 아니라 아비있는 자식임을 느끼도록 하고 싶었다. 도쿄에서 같이 살겠다는 바람을 이룰 때까지, 시간은 멈추지 않을 것이고 아이들은 자랄 것이다.
『참 좋았더라 - 이중섭의 화양연화』 p.143, 김탁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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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새벽
“ 바다 너머 바다고 섬 너머 섬이다. 첩첩 부드럽게 이어지는 흐름을 각진 모서리가 끊는다. 매일 오가는 여객선과 승객을 위해 파고 쌓고 자르고 세운, 바다로 통하는 면만 열린 네모반듯한 부두다. ”
『참 좋았더라 - 이중섭의 화양연화』 p.138, 김탁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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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새벽
윤이상기념공원에 전시된 사진 중 윤이상 음악가가 베를린 자택에서 늘 머리맡에 걸어 두었다는 1950년대 통영 사진을 살펴보면 이중섭 화가가 그린 통영 풍경과 똑같아서 놀라곤 한답니다. 흑백 사진에 마치 색을 입힌 듯한 기분이 들어요.
김춘수.유치환 이중섭 한자리에 모인 장면은 미드나잇파리에서 카페?에서 대문호들을 보는 듯한 장면과 오버렙되네요.읽으면서도 저도 그 이름들을 보다 신기하기도 하구요
봄날의새벽
<미드나잇 인 파리>를 볼 때도 잘 모르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검색해가며 보니 더 흥미로웠어요. 이 책에서도 익숙하지 않은 예술가들이 등장했다면 어떤 인물일까? 상상하고, 또 알아보면서 읽으시면 더 재미있을 거예요!
율리안나J
“ 가족을 그렸다. 그림 속에서 가족은 굶주리지 않았고 울지 않았고 아프지 않았고 춥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평화로웠다. 부산과 서귀포의 참담한 현실과 정반대로 그린 까닭을, 아내와 두 아들은 따지지 않았다. 그림에 담긴 이야기들을 일용할 양식처럼 삼키며 하루를 나고 한 달을 나고 일 년을 났다. ”
『참 좋았더라 - 이중섭의 화양연화』 p.35, 김탁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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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안나J
가족과 떨어져 사는 외로움과 그리움을 그림으로 표출해내는 이중섭의 모습에 안타까움이 느껴졌네요.
봄날의새벽
고향을 떠나고, 가족 없이 홀로 이중섭 화가가 느꼈을 고독이 절절하게 담겨 있는 구절이지요. 한편으로는 이 고독 속에서 이중섭 화가가 피어낼 화양연화를 더욱 궁금해지게 만드는 구절이 아닌가 싶어요.
율리안나J
“ 술에 취하면 선 하나도 긋기 어렵지만, 담배는 한 갑을 줄줄이 피우더라도 작업할 수 있었다. 담배가 술처럼 몸과 마음을 흩어 놓았다면, 빈 담뱃갑에서 은지를 꺼내 그리진 못했을 것이다. 각성과 자책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손만 뻗으면 확보할 수 있는 종이가 은지였다. ”
『참 좋았더라 - 이중섭의 화양연화』 p.47, 김탁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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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안나J
10장 까지 읽어보았습니다. 어머니와 아내,두아들과 떨어져 힘겹게 지내고 방황하며 보내던 시간을 지나 드디어 마음을 정하고 부산을 떠나 통영으로 들어 가는 배에 오른 이중섭. 배 안에서 시인 김춘수와의 짧은 만남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통영에서의 예술인들과의 만남과 생활모습이 더욱 기대되네요.
봄날의새벽
대화의 내용도 전 정말 흥미로웠답니다. 저는 '시의 일'이란 표현이 유독 옛스러우면서도 운치가 있었어요!
알란
물안개는 통영의 또 다른 매력이다. 안개가 밀려들면 강구안과 피랑은 물론이고 앞바다에 층층이 놓인 섬들까지 순식간에 사라진다.
『참 좋았더라 - 이중섭의 화양연화』 p.183, 김탁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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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란
싸움소 두 마리가 판 중앙에 마주 섰다. 노려보며 채는 앞발이 당장이라도 달려들 기세였다.
『참 좋았더라 - 이중섭의 화양연화』 p.241, 김탁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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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통영에 너무 가고파요. 출판사가 통영에 있다고 하니 또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ㅋㅋㅋ 전 이 책의 폰트가 너무 마음에 들어요. 책표지랑도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고, 이중섭 화가님이랑 닮은 느낌도 드는 건 너무 오버일까요? ㅎㅎㅎ 책 속에 담긴 번호, 폰트, 표지 3박자가 모두 잘 어우러진 작품인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
봄날의새벽
저녁형 인간이지만 아주 간혹 아침 일찍 일어났을 때 바다에서 올라온 물안개가 바다와 섬을 덮은 광경은 마치 옛그림 속 신선이 등장하는 무릉도원의 풍경 같은 매력이 있답니다. 신비롭고 경이롭지요. 김탁환 작가님께서 현재의 풍경에서 1950년대의 모습을 생생하게 포착해서 담아주신 거 같아요. 또 그런 면을 잘 포착해 주시는 게 독자의 역할!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인 폰트를 알란님께서 잘 포착해 주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