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 낸시 하가 바로 김란사(하란사)였답니다. 실제로도 그렇지만, 소설 속에서도 정말 멋지고 매력적인 인물이지요. 그래서 비극적인 죽음이 너무나 안타깝고요. 말씀하신 소설 <하란사>도 읽어봐야겠습니다. 저 역시도 책을 편집하며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거의 검색창을 옆에 켜두다시피 했었는데, 하뭇님도 비슷한 경험을 하셨군요:) 작가님이 하뭇님의 감상을 들으시면 무척 기뻐하실 것 같습니다. 잘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김영사/책증정] 다니엘 튜더 소설 《마지막 왕국》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D-29
김영사
호디에
완독했습니다.
소설은 의친왕 이강이 중국 망명에 실패하고, 에필로그 에서는 1922년, 고작 열한 살 이우가 일본으로 보내지는 것을 지켜보는 것으로 마칩니다. 어쩌면 이강의 삶은 이 이후에도 파란만장한데요, 광복 이후까지 다뤘어도 무척 흥미로웠을 것 같습니다. 그의 장남 이건의 삶도 만만치 않은데, 이우와 함께 다뤄졌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소설에서는 주인공 이강을 제외하면 유독 여성들이 눈에 띄는데요, 수덕을 비롯해 김란사, 혜랑, 이강의 생모 장 귀인, 영친왕의 생모 황귀비 엄 씨까지 긴 서사에 그들의 삶이 녹아 있는 듯 했습니다. 다들 어머니로서 자식을 어린 나이에 먼 타국으로 보내야만 했던 혹은 품에 두고 키울 수 없었던 아픔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그 아픔조차 가질 수 없는 수덕이 한편으로는 더 애처롭다는 생각도 듭니다.
에필로그 마지막, 자신은 의친왕의 아들, 조선의 이우라고 말하는 어린 이우의 모습을 상상해 봤습니다. 서른세 살이라는 너무도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게 될 것임을 독자는 알기에 더욱 안타까운 장면입니다.
김영 사
벌써 완독해주신 독자님이 몇 분 계시네요! 아무래도 작가님이 '이강'의 일생에 좀더 집중하고자, 특히 상하이 망명 작전까지의 파란만장했던 삶에 집중하고자 하셨던게 아닐까 합니다. 저 역시 광복의 뜻깊은 순간이 담기지 않은 것이 못내 궁금하고, 또 아쉽긴 하지만...(특히 이강이 아꼈던 이우의 짦은 생을 생각하면, 그런 아들을 가슴에 묻고 마침내 광복을 맞은 의친왕의 소회가 어땠을지.. 그런데 또 그 이후에도 끝까지 순탄치 않았던 말년을 생각하면...) 먼 이후의 일들은 온전히 독자의 상상으로 맡겨주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여운이 남는 소설이 되지 않았나 싶고요ㅎ
말씀처럼 수덕과 김란사, 혜랑 등 개성 넘치는 여성 캐릭터가 다수 등장하는 것도 이 작품의 큰 매력이지요. 인물들 거의 대부분이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다가오고요. 저는 딸을 잃은 슬픔도 뒤로하고 독립과 더 나은 조선이라는 대의를 위해 죽는 날까지 삶을 희생한 김란사가 마음에 내내 남았어요. 너무나 대단하게 느껴졌고요. 정말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이어서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김영사
“ “더러운 살인자에게 그따위 말은 듣고 싶지 않아! 지금 이 자리에서 너도 죽고 나도 죽는다!”
데라우치 총독의 입이 벌어졌다. 오른쪽에서 경비병이 나타나 강에게 총을 내려놓으라고 소리쳤지만 강의 눈에는 총독만 보였다. ”
『마지막 왕국』 439, 다니엘 튜더 지음, 우진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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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아비현
아침 햇살을 따라 춤추는 먼지조차 전혀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 왕국』 p 34, 다니엘 튜더 지음, 우진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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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아비현
붉은 빛과 금빛을 휘감은 남자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마지막 왕국』 p53, 다니엘 튜더 지음, 우진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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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아비현
나도 그런 개혁이나 발전이 조선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마지막 왕국』 p 274, 다니엘 튜더 지음, 우진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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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아비현
나는 의천왕의 아들 조선의 이우입니다. 설사 이대로 이 땅을 떠나 백 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못한다고 해도, 나는 조선의 이우입니다.
『마지막 왕국』 p 607, 다니엘 튜더 지음, 우진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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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아비현
소설 마지막 이 문장 하나가 강렬하게 인상에 남습니다
김영사
그렇죠? 저도 이 마지막 문장을 보고서 한동안 책장을 덮지 못했습니다. 이우의 짧았던 생을 생각하니 더욱 안타깝더라고요.
sevet
“ 사내들은 사회를 지탱하는 규칙과 계급을 만들어 ‘도덕’과 ‘철학’이라는 무자비한 무기로 엄격하게 지키려 하지만, 아름다운 여인만 나타나면 자기들 마음대로 도덕이고 철학이고 다 무너트리고 만다. 결국 사내의 권력과 여인의 미모 말고는 이 세상에 규칙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 ”
『마지막 왕국』 p.472, 다니엘 튜더 지음, 우진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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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et
“ 톨스토이가 말한 것처럼, 권력자는 비폭력을 앞세운 저항에 직면하면 도덕적으로 새로워질 수 있습니다. 만약 이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폭력이나 무기를 앞세운 저항은 효과가 없어요. 저들이 동원하는 힘과 비교하면 우리가 가진 힘은 아무것도 아니니까요. 따라서 정의만이 우리가 내세울 유일한 무기입니다. ”
『마지막 왕국』 p.547, 다니엘 튜더 지음, 우진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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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et
완독했습니다. 한능검으로 수험용 한국사만 알고 있어서 그런지 새로운 한국사를 배우는 기분이었습니다.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에 대한 연민으로 가슴아픈 대사들은 전부 허구이기를 바라며 읽었습니다. 내용은 술술 읽히는데 페이지는 잘 넘어가지 않았어요. 화가 나니 자꾸 책을 덮게 되더라구요. 1800-1950 년 정도의 시대를 다룬 책을 볼 때면 일제강점기가 생각나 늘 스트레스를 받고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비록 고비가 있었지만 이 책을 읽는 시간은 개인의 일상과 목숨을 건 독립운동의 가치에 대해 생객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영사
와우, '새로운 한국사를 배우는 기분'이라니 작가님이 보시면 아주 기뻐하실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답답한 시기의 가슴 아픈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보니 화도 나고, 안타깝고, 슬프기도 했지만 그 힘든 상황 속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독립운동에 뜻을 두고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았던 사람들의 여러 면면을 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끝까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김영사
안녕하세요, 모임지기입니다. 모임 마지막 날을 하루 앞두고 있네요. 대부분은 책을 완독해주신 것 같습니다. 읽기 어려운 책은 아니지만,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이었는데 끝까지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혹 아직 결말을 보지 못한 분들이 계시다면 서둘러주세요! 더불어 남은 소회와 감상이 있다면 편히 공유해 주셔요. 모임 마지막 날인 내일 수료증을 발급해 드릴 예정입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에 좋은 책으로 다시 만나요!
밍묭
완독하였습니다. 일단 외국인 작가님이 이렇게 한국적인 작품을 썼다는 것도 놀랍지만, 이렇게 퀄리티가 좋은 작품일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사람들의 희생으로 세워진 이 나라를 위해 내가 해야할 것들을 고민해보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이 작품을 읽을 수 있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우주먼지밍
[완독후기]
어제 밤 완독하였습니다. 1부를 미리 읽어두고 조금 묵혀 두었는데 어젯밤 한 자리에서 다 읽었어요.
아…마지막 장면 어떻해요…ㅠㅠ
최근에 읽은 소설 중 가장 깊은 탄식을 불러 일으킨 소설이었어요.
아니 이렇게 소설을 끝내 다니요…
작가님… 여운을 남기기 위한 시도였다면 제겐 대성공이었습니다.
소설 마지막을 페이지를 읽고 아니 그래서 이우 왕자께서 일본에 간 후 어떻게 되었단 말이에요! 라는 의문을 품자마자.. 책 마지막에 있는 연표를 보게 되었어요. 젊은 나이에 피폭으로 사망하셨네요…ㅠㅠ
우선 제게 <마지막 왕국>은 페이지터너 소설 그 자체였어요.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어요. 이 소설의 주된 뼈대가 조선의 독립운동을 다루고 있기에 의친왕의 측근이나 다른 열사들의 치열하고 처절한 항일 투쟁 장면이 묘사될 수 있다고 생각하여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었어요. 그러나 그런 장면은 제겐 없었어요. 3.1.운동 장면도 상세히 묘사되지는 않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소설이 순두부를 들이키는 것처럼 술술 넘어갔습니다. 이 ‘순두부’라는 표현은 소설을 읽으면서 마음이 아프지가 않았다가 아니라.. 소설을 읽다가 너무나 많이 울어서 몸이 아플 지경인 장면이 없었다..이정도로 말하고 싶습니다. 소설을 읽다보면 울화가 터지는 장면이 많으니까요.
최근 20세기의 아픈 역사를 다룬 소설들, 가령 얼마전 그믐에서 함께 읽은 <그레첸을 멀리하라>나 바실리 그로스만의 <삶과 운명> 같은 소설을 읽을 때는 참혹한 장면 앞에서 몸이 떨렸습니다. 이 소설들을 읽을 때 어떤 장면 앞에서는 끝을 알 수 없는 암흑의 구렁텅이에 떨어지는 기분이 들곤 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왕국>의 주인공 이강은 왕자라는 높은 신분을 가졌기에 그의 암살 시도도 가택 연금과 삼엄한 감시 정도로 그쳤기에(물론 의친왕께서는 힘들어 하셨지만요…) 제가 단단히 한 마음의 준비는 그렇게 필요치 않았어요.
(앗, 아니네요. 소설의 후반부쯤 밝혀지는 장면인 의친왕의 모친께서 명성황후로부터 어떤 일을 당했는지를 묘사한 부분은 충격적이었어요. 피를 흘리고 쓰러진 사람의 몸위에 무릎 꿇고 앉은 명성황후를 상상하니 섬뜩했어요)
이 소설은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요.
급변하고 몰락해 가던 조선 말기의 왕실의 삶, 신분제의 붕괴, 유교적이고 가부장적인 질서의 붕괴, 시대가 가져온 고통 앞에 신음하는 백성들의 삶, 그에 비해 너무나 잘 살아가는 양반들과 친일파들의 삶, 조국을 위해 삶을 헌신한 열사들, 오로지 왕을 보필하기 위한 삶을 살았던 내관 등.
그리고 무엇보다 타고난 영웅이 아니라 온갖 내적 갈등을 겪었던 인간 이강이라는 사람의 슬픔과 울분, 혼란과 성장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여운이 길게 남는 <마지막 왕국> 읽을 기회를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PS) 전 몰입하여 읽은 소설은 항상 영화화 한다면 캐스팅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상상해 봅니다. <마지막 왕국>에서 이강와 이우 역은 누가 맡는 것이 좋을까요? 두 분다 굉장한 미남으로 묘사되는데 말입니다! 소설을 끝내자마자 이강과 이우 왕자의 사진을 검색해 보았는데..우와…!! (특히 이우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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