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싯 몸 <인간의 굴레에서 1>

D-29
신아님의 대화: [DAY 2] 9-16장, 110쪽까지 읽음. -라이스 선생의 다정한 배려에 힘을 얻는 장면은 눈물이 날 정도였다. 아직까지는 등장한 어른들이 모두 (각각의 크고 작은 결점에도 불구하고) 성숙한 좋은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다행이고 안심이 된다. -자의식 발달과 “사회적 동물의 행복”의 상관관계에 대한 격한 공감. -필립이 슬픈 사연을 거짓으로 꾸며내는 부분에서 소름이 돋았다. 당장은 기억나지 않는데, 다른 성장소설들에서 이런 캐릭터를 더러 본 적이 있고, 나 또한 누구보다 그런 습관의 의도나 마음에 대해 아주 잘 알아서일까. 독서습관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언급되었던 “비현실의 세계를 만들어냄으로서 나날의 현실 세계를 쓰라린 실망의 근원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과 연관지어 볼 수 있겠다. 과연 필립은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거짓말하는 버릇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 -다리를 낫게 해 달라고 기도한 에피소드를 보면 작가가 정말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녹여낸 것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긴다.
69쪽. 아이는 흘깃 아래를 내려다보고는 얼굴을 붉혔다. 부적당한 질문을 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수줍어서 사과도 하지 못하고 필립을 어색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73쪽. 더 이상 달리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울음을 참았다. 76쪽. 그는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베개를 깨물고 있었다. 그가 지금 울고 있는 것은 팔이 아파서도 아니었고, 아이들이 발을 보고 말아 굴욕스러웠기 때문만도 아니었다.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발을 보여주고 만 제 자신에 대해 분통이 터졌기 때문이었다. 76쪽. 필립은 자신의 삶이 아무래도 비참하다고 여겨졌다. 어린 마음에도 이러한 불행이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77쪽. 남들이 노는 데 낄 수가 없었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의 생활은 여전히 낯선 것으로 남아 있었다. 남들이 하는 일은 밖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을 뿐이었다. 남들과 자기 사이에 어떤 벽이 있다고 느꼈다. 79쪽. 하지만 겁이 나는 가운데에도 어떤 희열이 느껴졌다. 여태껏 한번도 회초리를 맞아본 적이 없었다. 아프긴 하겠지만 맞고 나서는 자랑거리가 된다.
인간의 굴레에서 1 9-16장,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신아님의 대화: [DAY 2] 9-16장, 110쪽까지 읽음. -라이스 선생의 다정한 배려에 힘을 얻는 장면은 눈물이 날 정도였다. 아직까지는 등장한 어른들이 모두 (각각의 크고 작은 결점에도 불구하고) 성숙한 좋은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다행이고 안심이 된다. -자의식 발달과 “사회적 동물의 행복”의 상관관계에 대한 격한 공감. -필립이 슬픈 사연을 거짓으로 꾸며내는 부분에서 소름이 돋았다. 당장은 기억나지 않는데, 다른 성장소설들에서 이런 캐릭터를 더러 본 적이 있고, 나 또한 누구보다 그런 습관의 의도나 마음에 대해 아주 잘 알아서일까. 독서습관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언급되었던 “비현실의 세계를 만들어냄으로서 나날의 현실 세계를 쓰라린 실망의 근원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과 연관지어 볼 수 있겠다. 과연 필립은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거짓말하는 버릇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 -다리를 낫게 해 달라고 기도한 에피소드를 보면 작가가 정말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녹여낸 것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긴다.
82쪽.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이 자신을 완전하고 독립적인 개성으로서 의식하는 것은 아니다. 타인과 분리되어 있다는 느낌은 대체로 사춘기에 오지만, 그렇다고 자기와 남들의 차이를 분명히 의식할 정도까지 발달한다고는 할 수 없다. 인생의 행운아는 오히려 벌통 속의 벌처럼 자신을 거의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행복하게 살 가능성이 가장 크다. 다 같은 활동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다 같은 즐거움을 누린다는 점에서 그들은 행복하다. (…) 사람이 사회적 동물이라 불리는 건 바로 그런 사람들 때문이다. 필립은 제 불구의 발이 불러일으키는 조롱을 통해 순진한 유년을 거쳐 쓰라린 자의식을 가진 청년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83쪽. 울음을 참으려고 애썼다. 서러움을 견딜 수 없었다. 하지만 무슨 까닭일까. 사실 그 펜대는 지난 방학 때 블랙스터블에서 일 실링 이 펜스를 주고 산 것이 아닌가. 무엇 때문에 그처럼 슬픈 이야기를 지어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 거짓 이야기가 정말인 것처럼 하염없이 슬프기만 했다. 88쪽. 그래서 오늘 밤 그는 털썩 무릎을 꿇고 두 손에 얼굴을 묻은 채 불구의 발을 온전하게 만들어달라고 하느님께 진심으로 기도한다. 산을 움직이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은가. 하느님이 하시려고만 하면 할 수 있는 일이리라. 그 점은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
인간의 굴레에서 1 9-16장,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책은 구매, 대여, 전자책 등 어떤 방식으로 접하게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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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리님의 대화: 책은 구매, 대여, 전자책 등 어떤 방식으로 접하게 되셨나요?
동생 집에 꽂혀있는 것을 빌려왔습니다:)
책을 아직 많이 읽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내용일 것이라고 상상하세요? 혹은 어떤 내용을 접하기를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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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리님의 대화: 책을 아직 많이 읽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내용일 것이라고 상상하세요? 혹은 어떤 내용을 접하기를 기대하세요?
필립의 인생이 결코 자신이 생각하고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필립을 평생 얽어매는 “인간의 굴레”가 무엇일지, 선천적인 장애 말고 또 다른 어떤 것이 그의 자유를 방해할 것인지, 그리고 언젠가는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궁금해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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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 17-24장, 165쪽까지 읽음. -자존심과 피해의식으로 똘똘 뭉쳐있는 주인공의 학창시절과 불건강한 교우관계 속에서 나의 어렸을 적 모습을 상당부분 발견한다. 그런 학생을 바른 길로 인도하려는 퍼킨즈 교장의 모습이 감동적이다. 그 역시 필립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본 것일까. -독일로 오니 갑자기 사람들이 밥상머리에서 문학과 예술에 대해 대화한다. 워튼 선생이 추구했던 “생각과 행동의 자유”도 그렇고... 당시 영국의 눈에 비친 전형적인 독일의 이미지였을까.
신아님의 대화: [DAY 3] 17-24장, 165쪽까지 읽음. -자존심과 피해의식으로 똘똘 뭉쳐있는 주인공의 학창시절과 불건강한 교우관계 속에서 나의 어렸을 적 모습을 상당부분 발견한다. 그런 학생을 바른 길로 인도하려는 퍼킨즈 교장의 모습이 감동적이다. 그 역시 필립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본 것일까. -독일로 오니 갑자기 사람들이 밥상머리에서 문학과 예술에 대해 대화한다. 워튼 선생이 추구했던 “생각과 행동의 자유”도 그렇고... 당시 영국의 눈에 비친 전형적인 독일의 이미지였을까.
117쪽. “네 어깨가 특별히 강하여 사랑의 표시로 십자가를 지게 하셨다고 생각해 보란 말이다. 그러면 그게 불행이 아니라 행복의 근원이 될 것이다.” 127쪽. 필립은 워낙 예민하였기 때문에 남들이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을 때에도 그들이 비웃고 있고, 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145쪽. 누구든 그의 속마음을 캐려고 하면 본능적으로 싫었다. 145쪽. “그야 학교란 보통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거지. 구멍이란 둥근 법인데, 마개 모양은 갖가지야. 하지만 모양이 어떻든 다 구멍 속에 집어넣어야 해. 보통 이상의 존재에게까지 신경 쓸 시간이 없지.” 150쪽. 이제 학창생활은 끝났고, 자유의 몸이 되었다. 하지만 그 순간에 느낄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던 격렬한 환희는 느낄 수 없었다. (…) 필립은 자신이 못마땅했고, 자신의 모든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풀이 죽은 채로 그는 혼자 물었다. 사람이란 고집대로 하고 나면 언제나 나중에 후회하게 되는 것일까.
인간의 굴레에서 1 17-24장,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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