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기] 데미안, 이 좋은 책을 왜 이제 읽었던가

D-29
선과 정의를 추구하고 욕망을 내려놓으라고 하지만, 싱클레어는 소설 속 어두운 세계를 통해 얻는 흥미를 쉽게 포기할 수는 없었겠지요. 하지만 주위의 좋은 사람들을 계속해서 만남으로써 자신의 욕망을 인정하면서 외부의 선도 받아들이는 순간을 맞이한 것 같습니다. 두 세계의 공존을 위해서는 결국 균형을 잡아주는 조력자 또는 데미안과 같은 내 안의 무언가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네요ㅎㅎ
그들에게 인류란 무언가 완성된 것으로 보존되고 지켜져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들에게 있어 인류란 하나의 먼 미래, 우리들 모두가 그것을 향해 가는 도중에 있고 또 그 모습을 아무도 알지 못하며 그 법칙은 그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은 미래였다.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 202,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비범한 사람은 인류를 바라보는 시선도 다른걸까요?ㅎㅎ
유럽은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인류의 강력하고 새로운 무기를 만들어냈지만, 결국은 통탄할 만한 정신의 황폐함 속으로 깊이 빠져들고 말았던 것이다. 왜냐하면 유럽은 온 세계를 얻었지만 그러느라 자신의 영혼을 잃어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204,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과학지상주의의 폐해가 바로 세계 1차대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벌거벗은 세계사의 사건편과 전쟁편을 읽으면서 인간의 단순한 지적 능력의 상승이 늘 우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나가지 않는 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벌거벗은 세계사 : 전쟁편 - 벗겼다, 끝나지 않는 전쟁tvN <벌거벗은 세계사>가 들려주는 프레임 밖의 전쟁 이야기. 세계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순간은 물론, 처음 만나는 의외의 사실들까지 더해 그동안 우리가 보지 못했던 프레임 밖의 전쟁사를 보여준다. 백년전쟁부터 현재 진행형인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세계를 뒤흔든 전쟁의 역사가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 - 벗겼다, 세상을 뒤흔든 역사tvN에서 방영한 스토리텔링 세계사 <벌거벗은 세계사>가 들려준 프레임 밖의 역사를 담은 책. 신들의 전쟁인 그리스 신화부터 20세기 마지막 전쟁까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세계를 뒤흔든 역사적 사건들을 각 분야의 전문 지식인들이 입체적으로 파헤치듯 보여준다.
특히 이 시기에는 과학지상주의가 만연했다고 하는데, 그렇기에 전쟁이 준 피해가 더더욱 충격적이었을 거라고 봅니다. 전쟁을 반대했던 헤르만 헤세가 과학과 현실에 대한 이야기보다 본질에 더 다가가야 한다고 이야기한 부분도 그런 이유에서였을거라고 생각되어요.
그는 사랑했고 그러면서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하면서 자신을 잃어버린다.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 210,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제게는 데미안이 인생책은 아니지만, 문장 하나하나를 떼어놓고 보면 인간의 본질을 꿰뚫거나 통찰력있는 문장들이 많은 듯합니다. 우리는 왜 사랑하면 자신을 놓아버리는 걸까요. 왜 나보다 사랑의 대상에 더 몰입하게 될까요. 나 자신도 모르면서 타인을 알려고 하는 욕망의 근저에 무엇이 있는 걸까요.
반대로 나를 생각하지 않은 감정이기 때문에 '사랑'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게 아닐까라고도 생각해보기도 했네요. 나를 너무 사랑하게 되면 외부에 사랑을 두지 않을 것 같아요.
사랑하면 자신을 잃어버린다는 말은 일면 맞는 것 같습니다. 만약 자신을 지키며 사랑한다면 상대는 사랑이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
사랑도 총량의 법칙이 있는건지 자기애가 강렬하면 타인은 사랑을 덜 느끼게 되나 봅니다ㅎㅎ
많은 얼굴들에서 나는 하나의 표시를 보았다. 그것은 사랑과 죽음을 의미하는 아릅답고 고귀한 표시였다. 나도 역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의 포옹을 받았다.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226,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그러나 나는 이따금 열쇠를 찾아내 완전히 나 자신 속으로, 어두운 거울 속에 운명의 영상들이 어른거리는 그곳으로 내려가면, 거기서 그 검은 거울 위로 몸을 굽혀서 나 자신의 모습을 본다. 바로 나의 친구이자 나의 인도자인 그와 완전히 닮은 나 자신의 모습을.
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p.232,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이 마지막 장면 하나로 그동안 들어왔던 '데미안과 싱클레어가 사실은 동일인일 것이다'의 의문이 풀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소설 자체가 명암대비가 뚜렷하고 데미안이라는 존재가 늘 필요할 때만 등장하며, 데미안이 타인과 소통하는 장면이 없다는 것에서 어렴풋이 예상하고는 있었습니다만, 이 마지막 장면을 통해 독자의 예상을 확신으로 바꾸어 주어서 좋았습니다.
나는 운명을 동경하고, 운명을 두려워했지만, 운명은 늘 그곳에 있었다. 늘 내 위에 있었다.
데미안 p127,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운명론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인연이 깊은 사람에게 운명을 부여하고 반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도 운명으로 치부하며 도망친 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양극단을 살아가는 운명이라는 싱클레어의 말처럼 우리에게도 여러 운명이 존재할 것 같습니다.
사람이란 동물이 참 신기한 게 나쁜 일이 다기면 '운명'을 얘기하고, 좋은 일이 닥치면 자기 자시을 칭찬하는 것 같습니다ㅋㅋ
나는 늘 나에게 열중해 있었다. 늘 나 자신에게. 그리고 이제 마침내 한번 인생의 한 토막을 살아 보기를, 나에게서 나온 무언가를 세계 속에다 주기를, 세계와 관계를 가지고 싸움을 벌이기를 열렬히 갈망했다.
데미안 p129,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싱클레어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알을 깨고 나왔으나 그 세계는 여전히 존재하는 운명이기에 계속 관계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세계와의 투쟁으로 자신이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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