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이름을 얻습니다만, 그 이름은 나의 뜻과는 무관하게 지어진 것입니다. 이름은 기도와 같아서 축복이 깃들어 있고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이름 대로 살지 않기, 어쩌면 그야말로 새로운 이름을 얻는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 소설이 좋아서 2> 황현진 소설가와의 온라인 대화
D-29
황현진모임지기의 말
황현진
안녕하세요, 황현진입니다. 부끄럽지만 먼저 말문을 열어봅니다. 소설에 관해서든, 혹은 소설과는 전혀 무관한 얘기라도 언제든 말 걸어주세요.
겨울매미
저 중도 참여 합니다! ^__^
수서동주민
안녕하세요. 최근 아이의 친구가 세상을 떠났고, 저와 친했던 그 아이 엄마도 아빠와 헤어지는 걸 준비중이에요. 참 착한 가족에게 도대체 그런 불행이 왜 닥쳤을까, 나는 왜 이리도 멍할까 생각하던차에 작가님의 책을 읽게 되었어요. 불행 앞에서는 힘내라는 말보다는 먼저 불행을 겪은 사람들을 지탱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30대부터는 두이처럼 참 안 울게 되었어요. 제 감정도 되돌아보며 잘 읽고 있습니다. 작가님이 직접 겪으신 일들이 아니라면 나타내기 힘들 것 같은 묘한 감정 들이 써져있어, 위로받으며 읽고 있습니다.
중경삼리
안녕하세요! 뒤늦게 글을 써봅니다. 열심히 읽고 감상평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
수서 동주민
굳이 외면해왔던 외로움과 슬픔을 직면하듯이 호재를 읽었습니다. 깊은 슬픔이 담긴 내용들이지만 누군가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듯 쉬이 읽었습니다. 호재라는 이름은 어쨌거나 두이와 두오 세대와 성 외에는 이름에서 유추되는 바가 없기에 두오의 운명에 결코 휘말리지 않을 것 같아요.
好在가 호재의 한자였을까요? 너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 호재가 나타나니 죽음의 서사가 생의 서사(생일)로 교체되고, '아무 거리낌 없이 과거의 자신을 현재로 되돌려 놓을 줄 아는 사람'이 호재를 생으로 끊임없이 끌어당기는 것 같았어요.(저도 조연출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늘 생각해왔거든요. 기쁨을 즐기고 느끼는데 벽이 없는 사람.)
미역국에 넣으려고 얼려둔 고기, 남편의 차가운 시체 등이 차가움, 죽음의 이미지로 이어져서 저도 덩달아 손이 차가워지는 것 같았어요.
가장 슬펐던 부분은
찰나였지만 예전으로 돌아간 듯했다. 저녁 늦게찾아온 손님을 응대하느라 퇴근을 늦춘 남편을 기다리던 어느 저녁 같았다. 모두가 여기를 집이라고 여기며 때맞춰 돌아오던 때
였어요.
마지막 부분에서 범인은 바로 그야 라고 몰아붙이는 느낌을 받았지만, 사실 두이와 호재의 슬픔과 외로움 서사만 보느라 범인이 누구인지 생각할 여유는 없었던 것 같아요.
한 폭의 그림 같은 이야기였어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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