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님의 대화: 제가 3장 읽기 시작하자마자 야성 황이랑 (속으로) 계속 싸우느라 다 읽지도 못하고 아직 10페이지정도 남았습니다. 이 분이 계속 이리갔다 저리갔다하는 구성을 펼치고 있어서 이 포스트를 쓰고 난후에 뒤를 읽으면 후회할수도 있으나, 몇자 끄적여보자면..
우선, 처음에 등장한 헨리 8세와 만력제 비교하는 부분은 (제가 만력제는 뉘신지 모르지만 헨리 8세는 좀 아는 데 말입니다) 이게 저자의 주장에 맞는 사례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헨리 8세 집권 초기 상황을 기준으로 비교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 야성 황 선생님, 헨리 8세는 통제할수 없는 규범과 규칙의 제약을 받았다구요? 울지 추기경을 내쫒고 토머스 모어와 앤 불린을 가차없이 죽였는데요? 만력제과 후궁 관계랑 다르게, 헨리 8세와 앤 불린은 실제 연애에 가까웠다고요? 앤 불린이 성공했으면 잉글랜드의 측천무후가 되었을텐데요? 튜더 왕가에선 남여 모두 왕위계승을 허용했기 때문에 개방적이었다고요? 헨리 8세가 캐서린과 이혼할 때의 핑계도 그렇고, 다섯 번이나 부인을 갈아치우는 내내 원한 건 후계자감 아들 아니었나요? 그 외에도 물음표 백만개—
헨리 8세 이야기 지나가면서 좀 진정하고, 나름 재미있어서 진지하게 읽어가는 중에 “과거 문해력은 전제권력 강화에 이용되었으나, 종교개혁으로 나타난 프로테스탄트 문해력은 자유주의적 가치를 장려하였다.”—> 이 부분에서 또다시 물음표 생김. 작년 벽돌책이었던 <변화의 세기>의 저자 이언 모티머 선생님은, 루터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종교개혁의 영향으로 왕권이 강화되면서 절대 왕정이 나타나게 되었다던데요? 프로테스탄트 문해력이 전제권력 강화에 이용되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 있나요? 네?
이 와중에 “사적 정부”란 개념은 상당히 놀랍고, 야성 황이 던지는 질문들은 아주 예리하고, 또 새로 알게 된 정보가 많아서 계속 읽게 되는군요. 흠흠.
저도 헨리 8세의 부인 갈아치우기 내막을 알면 알수록 중국 황실이나 조선 왕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막장이었구나 싶었습니다. 그걸 자신의 정치력으로 밀어부쳤으니 과연 헨리 8세의 왕실은 '정치집단'이었고 중국의 황제는 '조직'을 다스렸다는 말이 맞으나 그래서 영국왕과 중국 황제의 권력의 막강력이 어떤 한계까지 치달을 수 있었는가에 대한 해석은 다르게 볼 수 있지요.
소설이기는 하지만 헨리 8세와 앤 불린 이야기를 그린 것으로는 '울프 홀' 정말 재밌게 읽었었어요. 1부, 2부까지는 열심히 읽었는데, 3부작을 끝내지는 못했네요. 근데, 우리 나라 출판시장 정말.... 이 멋진 책도 벌써 번역본은 절판이군요.
만력제는 갑자기 꿈에서 깨어나서 임진왜란에 파병을 한 것으로는 조선에 한없이 감사한 인물이나 너무나 무능한 인물이 명나라 사상 최장기간 통치를 해버려서 명나라를 망하게 한 걸로 유명하죠.
울프 홀 1 - 2009년 맨부커상 수상작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이자 영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2009년 맨부커상 수상작. 16세기 무자비한 헨리 8세의 왕정에서 왕의 마음을 얻고 정치권력의 정점에 서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건 한 인물, 토머스 크롬웰의 삶을 따라가며 권력의 속성과 비극적인 운명의 수레바퀴를 매혹적으로 그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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