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니안님의 대화: 3장에 나오는 내용에 전반적으로 공감하면서도 과거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온다는 느낌입니다.
과거제도 이전에도 한나라가 400년 가까이 이어진 것만 보아도 과거제도가 중국의 특징들을 만들어냈다고 하는 설명은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중국은 오랜 기간 통일 왕조가 지배했고, 유럽은 수많은 주체들 사이에 권력이 분산되어 있었다는 것이 핵심 요인이고, 과거제도는 여러 특징들 중 하나 정도일 것 같습니다.
과거에 합격할 확률이 벼락에 맞을 확률(비유적인 의미가 아니라 실제 통계 상으로)보다 낮았다는 이야기가 재미있었는데, 그렇게 확률이 낮은 데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과거에 매달린 건 그만큼 재능을 발휘할 만한 다른 일이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근본 원인이지 않을까요?
전, WIERD를 읽어보진 않았지만 문화나 종교적 이유를 갖고 역사 경로의 차이를 설명하는 방식에 조금 거부감을 갖는 편입니다.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사회마다 다양한 특성을 갖는다는 것은 수긍할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거기에 특정 제도나 종교 사상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 같습니다. 사람의 의식이 그렇게 단순하게 영향받고 결정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통일된 국가에선 안정과 전통과 권위가 중요시되고, 권력이 분산되어 있는 사회는 더 높은 역동성과 다양성을 갖게 된다는 건 자연스러운 일 같습니다.
다만, 과거제도 하나에만 주목을 해 본다면 저자가 지적한 효과들에 수긍이 가고, 우리 사회에 학벌주의나 전체적인 서열화, 획일화의 경향이 있는 것은 유사한 점이 있어 보입니다.
아, 저두요. 독재의 주제인데 과거시험과 많이 연결되는거 같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