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5. <중국필패>

D-29
상명하달식 시스템에서는 어떤 지표라도 내세울 수밖에 없다. 중국은 문화대혁명 당시에는 계급투쟁을 지표로 삼았고, 시진핑 치하에서는 시진핑을 향한 개인적 충성도를 지표로 삼고 있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지만, 나는 이러한 불미스러운 대안들과 비교하면 GDP가 확실히 우월하다고 본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2장, 125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그리고 그토록 많은 자율과 결정권이 허용된 중국 지방은 왜 ‘탈선’하지 않았을까? 중국공산당은 어떻게 자율과 통제를 동시에 유지할 수 있었을까? 부분적인 해답이 수많은 지방 지도자들이 중국을 통치하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2장, 126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우리는 시진핑이나 리커창과 같은 특정 개인이 고위직에 오른 이유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지방 공무원이 중앙부처 공무원보다 고위직에 오를 가능성이 더 큰 이유를 설명하려고 한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2장, 131쪽,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오! 작년(2023년) 9월에 함께 읽었던 벽돌 책 『권력과 진보』(생각의힘)의 저자 대런 아세모글루와 사이먼 존슨. 그리고 아세모글루와 함께 이 모임에서도 자주 언급되고 있는 『좁은 회랑』(시공사),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시공사)를 공저한 제임스 로빈슨 세 분이 2024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네요. :)
권력과 진보 - 기술과 번영을 둘러싼 천년의 쟁투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연구를 토대로, 정치적·사회적 권력이 어떻게 기술 발전의 방향을 ‘선택’하는지, 그리고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를 치밀한 논증과 함께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좁은 회랑사회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으로 돌입하고 개인의 생명과 재산은 위협 받는다. 너무 많은 자유가 오히려 자유를 제한하는 역설에 빠지는 것이다. 공권력보다 마약 카르텔이 강력한 일부 남아메리카 국가를 예로 들 수 있다. 『좁은 회랑』은 국가의 번영을 위해 전제주의로 흐를 위험성을 차단하고 시민사회가 너무 많은 자유로 무질서해지는 위험성도 차단하며 ‘힘의 균형’을 달성하는 법에 대해 얘기한다. 이 책은 한계에 다다른 경제성장률과 다양한 사회집단 사이의 갈등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왜 어떤 나라는 가난하고, 어떤 나라는 부유한가. 여기 실패한 국가들이 있다. 가난, 부정부패, 형편없는 교육으로 신음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이들이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좁은 회랑 어떠셨어요? 리디셀렉트에 올라온 지 꽤 되었는데, 덥석 읽게 되지는 않더라구요. 지나치게 장황하다는 평도 있고.. 너무 길고..
뒤늦게 알게되어 신청합니다. 열심히 따라가 볼게요
황제의 조정은 과거 제도를 통해 생산된 양질의 인적 자본을 독점했다. 심지어 보유한 인재를 충분히 활용하지 않고 쟁여놓기까지 했다. 이 지점이 핵심이다. 반대편의 인재는 아예 씨가 말랐다.인적자본의 정치적 독점은 왕조 시대 중국이 높은 문해력, 곧 지적 수준에도 불구하고 왜 서구에서와 같은 경제 성장을 이루지 못했는가 하는 깊은 수수께끼의 답을 찾게 한다. 지적 능력은 성장을 위해 활용되지 않았다. 왕조 시대 중국의 지적 능력은 전제 권력을 강화하고 사회를 속박하는 데 사용되었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3장 146,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현재 우리나라 인재가 의대로만 집중되는 상황하고 비슷한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감이요.. 심히 걱정되는 현 상황입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이대로 괜찮을까, 심히 걱정되더라구요
@FiveJ @오구오구 다들 비슷한 걱정을 하셨네요. 저도 의대, 로스쿨 쏠림 현상을 생각했어요;
기업가 정신은 원자 단위의 개인주의에서 번성하고, 전제 정권은 개인의 자율성이 부재할 때 번성한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의대 로스쿨 아니면 공무원 시험..;;참 선택의 폭이 좁네요.
민주주의는 개인의 가치를 중요시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민주화는 집단행동을 통해 이루어진다. ... 반면 과거 제도는 개인의 주체성이 아닌 극도의 개인주의를 표방했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3장에 나오는 내용에 전반적으로 공감하면서도 과거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온다는 느낌입니다. 과거제도 이전에도 한나라가 400년 가까이 이어진 것만 보아도 과거제도가 중국의 특징들을 만들어냈다고 하는 설명은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중국은 오랜 기간 통일 왕조가 지배했고, 유럽은 수많은 주체들 사이에 권력이 분산되어 있었다는 것이 핵심 요인이고, 과거제도는 여러 특징들 중 하나 정도일 것 같습니다. 과거에 합격할 확률이 벼락에 맞을 확률(비유적인 의미가 아니라 실제 통계 상으로)보다 낮았다는 이야기가 재미있었는데, 그렇게 확률이 낮은 데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과거에 매달린 건 그만큼 재능을 발휘할 만한 다른 일이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근본 원인이지 않을까요? 전, WIERD를 읽어보진 않았지만 문화나 종교적 이유를 갖고 역사 경로의 차이를 설명하는 방식에 조금 거부감을 갖는 편입니다.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사회마다 다양한 특성을 갖는다는 것은 수긍할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거기에 특정 제도나 종교 사상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 같습니다. 사람의 의식이 그렇게 단순하게 영향받고 결정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통일된 국가에선 안정과 전통과 권위가 중요시되고, 권력이 분산되어 있는 사회는 더 높은 역동성과 다양성을 갖게 된다는 건 자연스러운 일 같습니다. 다만, 과거제도 하나에만 주목을 해 본다면 저자가 지적한 효과들에 수긍이 가고, 우리 사회에 학벌주의나 전체적인 서열화, 획일화의 경향이 있는 것은 유사한 점이 있어 보입니다.
아, 저두요. 독재의 주제인데 과거시험과 많이 연결되는거 같더라구요.
3장에서는 명나라 만력제와 영국 헨리 8세를 비교하며, 만력제는 조직을, 헨리 8세는 정치 시스템을 통치했다는 독특한 관점을 제시하네요. 중국은 시민 사회가 없었고, 권력의 분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지식인 계층이 성장에 기여하지 못하고 국가의 절대 권력을 유지하는 데 쓰였다는 주장입니다. 단편적인 사실로 확대 해석하는 느낌이 좀 들었어요. 저는 서양은 식민지 확장과 약탈 경제로 경제적 도약을 이루었지만, 중국은 비폭력적 교류를 통해 안정을 추구했던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거든요. 과거 시험제도는 유교를 기반으로 절대권력을 유지했고, 이는 서양의 개신교 운동처럼 권위에 도전하지 않고 국가 통치를 강화하는 데 사용되었다는 부분은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조직화된 시민 사회의 부재로 인해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길이 막혔다고 주장합니다. 이부분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역사는 잘 몰라서 역사 얘기가 나오면 어렵게 느껴지고 뒷걸음 치게 되지만, 생소한 만큼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되는 느낌은 좋습니다 :) 책을 읽노라니 새삼 다시 중국이 인구 대국이란 걸 느끼게 되네요. 14억 인구에 공산당 당원수만 9,900만명이 넘으니, 공산당 당원수만으로 한국 인구의 배 .... 쓰촨성 한 성 인구만도 9,800만명이라는 내용도 기억나고, 중국도 인도만큼 궁금하고 어떤 나라인지 알고 싶네요!
제가 3장 읽기 시작하자마자 야성 황이랑 (속으로) 계속 싸우느라 다 읽지도 못하고 아직 10페이지정도 남았습니다. 이 분이 계속 이리갔다 저리갔다하는 구성을 펼치고 있어서 이 포스트를 쓰고 난후에 뒤를 읽으면 후회할수도 있으나, 몇자 끄적여보자면.. 우선, 처음에 등장한 헨리 8세와 만력제 비교하는 부분은 (제가 만력제는 뉘신지 모르지만 헨리 8세는 좀 아는 데 말입니다) 이게 저자의 주장에 맞는 사례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헨리 8세 집권 초기 상황을 기준으로 비교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 야성 황 선생님, 헨리 8세는 통제할수 없는 규범과 규칙의 제약을 받았다구요? 울지 추기경을 내쫒고 토머스 모어와 앤 불린을 가차없이 죽였는데요? 만력제과 후궁 관계랑 다르게, 헨리 8세와 앤 불린은 실제 연애에 가까웠다고요? 앤 불린이 성공했으면 잉글랜드의 측천무후가 되었을텐데요? 튜더 왕가에선 남여 모두 왕위계승을 허용했기 때문에 개방적이었다고요? 헨리 8세가 캐서린과 이혼할 때의 핑계도 그렇고, 다섯 번이나 부인을 갈아치우는 내내 원한 건 후계자감 아들 아니었나요? 그 외에도 물음표 백만개— 헨리 8세 이야기 지나가면서 좀 진정하고, 나름 재미있어서 진지하게 읽어가는 중에 “과거 문해력은 전제권력 강화에 이용되었으나, 종교개혁으로 나타난 프로테스탄트 문해력은 자유주의적 가치를 장려하였다.”—> 이 부분에서 또다시 물음표 생김. 작년 벽돌책이었던 <변화의 세기>의 저자 이언 모티머 선생님은, 루터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종교개혁의 영향으로 왕권이 강화되면서 절대 왕정이 나타나게 되었다던데요? 프로테스탄트 문해력이 전제권력 강화에 이용되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 있나요? 네? 이 와중에 “사적 정부”란 개념은 상당히 놀랍고, 야성 황이 던지는 질문들은 아주 예리하고, 또 새로 알게 된 정보가 많아서 계속 읽게 되는군요. 흠흠.
저도 헨리 8세의 부인 갈아치우기 내막을 알면 알수록 중국 황실이나 조선 왕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막장이었구나 싶었습니다. 그걸 자신의 정치력으로 밀어부쳤으니 과연 헨리 8세의 왕실은 '정치집단'이었고 중국의 황제는 '조직'을 다스렸다는 말이 맞으나 그래서 영국왕과 중국 황제의 권력의 막강력이 어떤 한계까지 치달을 수 있었는가에 대한 해석은 다르게 볼 수 있지요. 소설이기는 하지만 헨리 8세와 앤 불린 이야기를 그린 것으로는 '울프 홀' 정말 재밌게 읽었었어요. 1부, 2부까지는 열심히 읽었는데, 3부작을 끝내지는 못했네요. 근데, 우리 나라 출판시장 정말.... 이 멋진 책도 벌써 번역본은 절판이군요. 만력제는 갑자기 꿈에서 깨어나서 임진왜란에 파병을 한 것으로는 조선에 한없이 감사한 인물이나 너무나 무능한 인물이 명나라 사상 최장기간 통치를 해버려서 명나라를 망하게 한 걸로 유명하죠.
울프 홀 1 - 2009년 맨부커상 수상작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이자 영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2009년 맨부커상 수상작. 16세기 무자비한 헨리 8세의 왕정에서 왕의 마음을 얻고 정치권력의 정점에 서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건 한 인물, 토머스 크롬웰의 삶을 따라가며 권력의 속성과 비극적인 운명의 수레바퀴를 매혹적으로 그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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