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5. <중국필패>

D-29
로마 제국과 중국 제국 사이에는 무수히 많은 차이점이 있지만 한 가지 요소만 강조해 보겠다. 중국 제국은 범위를 축소하여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도구를 발명했다. 이것이 바로 EAST 공식의 첫 글자인 시험,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587년에 발명된 공무원 시험 즉 국가 주도 관료 채용 시험이다. 로마 제국은 중국의 국가 주도 관료 채용 시험만큼 강력한 규모 확장 도구를 발명하지 못했고, 치열하고 탄력적인 이질성 때문에 모든 통일 운동이 실패로 돌아갔다. 주권 국가들의 집합체인 오늘날 유럽은 이러한 규모 확장 실패의 유산이다. (......) 유럽은 제국주의를 통해 외부로 규모를 확장했고, 강력한 기업들은 시장과 민간 이니셔티브를 통해 사업의 규모를 확장했다. 그러나 단일 정치 단위로 본다면 유럽은 민주주의라는 규모 확장 도구를 발명하고 나서야 성공적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p.31 ch.서론.EAST 공식이란 ,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이 책의 핵심은 중국의 독재가 깊숙이 뿌리내리며 확고하게 지속해온 토대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효과적인 독재 실행 메커니즘이 있다는 것이다. EAST 공식의 첫 글자인 관료 채용 시험과 능력주의는 여러 세대에 걸친 중국 독재자들의 손끝에서 이러한 동질화 실행 도구가 발명되고, 확장되고, 성숙한 과정을 설명하는 데 중심적으로 등장한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p.43 ch.서론 EAST 공식이란 ,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조안 로빈슨, 아마르티아 센 등 낯설지 않은 인물들이 인용되어 등장하니 지난 벽돌책 읽으며 보낸 시간들이... 뭔가 빌드업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누군가의 계획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과거 제도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더 체계화되었다. 미국의 대학 입학 시험이 19세기 후반까지도 갖추지 못했던 형식을 11세기에 갖추게 되었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p.64 1장. 규모 확장 수단으로서 과거 제도,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goodboy님의 문장 수집: "과거 제도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더 체계화되었다. 미국의 대학 입학 시험이 19세기 후반까지도 갖추지 못했던 형식을 11세기에 갖추게 되었다."
11세기는 송(북송)나라.
원나라의 통치자들은 한 가지 중대한 변화를 도입했다. 송대의 철학자 주희가 유학 고전을 해석한 주석, 즉 성리학을 과거 시험의 커리큘럼으로 채택한 것이다. (......) 채택된 그가 각색한 성리학은 텍스트가 매우 빡빡하고, 지극히 보수적이며, 명료하고 단호한 서술이 특징이었다. 과거 시험 응시자들은 더는 자유롭게 사서오경을 해석할 수 없게 되었다. 대신 미리 설정된 언어와 지침을 따라야만 했다. 성리학은 본래의 유교와 비교해도 대놓고 독재적이 통제적이었다. 성리학은 인간 욕망의 제거와 자아의 완전한 정복을 찬양했다. 역사가들의 공통된 견해를 요약한 피터 볼에 따르면 성리학은 "통치자의 외부 권위를 추구하는 데 정당성을 제공"했으며 황제만이 세상을 변화시킬 책임이 있는 존재라 규정했다. 놀랍게도 성리학은 도덕성을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 대신 통치자에 대한 -그 통치자가 아무리 멍청하거나 비도덕적이더라도 개의치 않고-절대적이고 무조건적 복종을 강조했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p.79-80 1장.,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과거 시험은 하버드에서 SAT가 한 일을 중국 제국에서 해냈다. 제국 관료제의 접근성을 높이고, 채용을 무지막지하게 치열하게 만들었으며, 의도적으로 설계하고 구축한 지표에 따라 획일화된 관료들을 뽑았다. 그 효과는 놀랍고도 의미심장했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 p.98 1장., 야성 황 지음, 박누리 옮김
goodboy님의 대화: 조안 로빈슨, 아마르티아 센 등 낯설지 않은 인물들이 인용되어 등장하니 지난 벽돌책 읽으며 보낸 시간들이... 뭔가 빌드업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누군가의 계획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goodboy 이렇게 알아봐 주시면 감사할 뿐. (그런데, 제가 그렇게 치밀한 사람은 아니...)
평소 좋아하던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저는 『소년이 온다』(창비)를 가장 좋아하고, 호오가 갈리는 『채식주의자』(창비)도 단편 발표할 때부터 정신 없이 찾아서 읽었던 기억이에요. 한강 작가가 가장 먼저 읽기를 권했던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도 좋았습니다. 괜히 기뻐서 올리는 메모입니다. :)
소년이 온다섬세한 감수성과 치밀한 문장으로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해온 작가 한강의 여섯번째 장편소설. '상처의 구조에 대한 투시와 천착의 서사'를 통해 한강만이 풀어낼 수 있는 방식으로 1980년 5월을 새롭게 조명한다.
채식주의자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의 입지를 한단계 확장시킨 한강의 장편소설. 상처받은 영혼의 고통과 식물적 상상력의 강렬한 결합을 정교한 구성과 흡인력 있는 문체로 보여주며 섬뜩한 아름다움의 미학을 한강만의 방식으로 완성한 역작이다.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2016년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고 2018년 <흰>으로 같은 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강 작가의 5년 만의 장편소설. 2019년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전반부를 연재하며 큰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금요일 10월 11일부터 이번 주말까지는 2장 '중국의 조직화-그리고 중국 공산당'을 읽습니다. 이렇게 각 부마다 과거와 현실을 오가는데, 저는 이게 또 꿀잼이라더라고요. 여러분도 재미있게 읽으세요. (저는 몰랐던 사실을 많이 배웠습니다.)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YG님의 대화: @goodboy 이렇게 알아봐 주시면 감사할 뿐. (그런데, 제가 그렇게 치밀한 사람은 아니...)
^^
YG님의 대화: 오늘 금요일 10월 11일부터 이번 주말까지는 2장 '중국의 조직화-그리고 중국 공산당'을 읽습니다. 이렇게 각 부마다 과거와 현실을 오가는데, 저는 이게 또 꿀잼이라더라고요. 여러분도 재미있게 읽으세요. (저는 몰랐던 사실을 많이 배웠습니다.)
1. 2장을 읽으면서는 사실, 공산당 자체에 대해서 보다는 역사적으로 변화해온 중국의 지방통치제도에 대해 더 많이 찾아보게 되었어요. 이 책에서는 U-form vs M-form으로 나누지만, 사실 중앙집권과 지방분권의 대비잖아요? 그래서 진시황이 실시한 '군현제'의 의미와 드라마 '초한지'를 보면서 가졌던 '왜 한 고조는 자신을 도운 개국공신들을 못 죽여서 안달이었나' 하는 질문에 해답을 얻은 '군국제', 그리고 늘 위협적인 '봉건제'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 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중국의 군현제에 대한 자료가 생각보다 많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2. 역시 과거제도로 중국의 많은 부분을 설명하고자 하는 저자의 입장에 대해 수긍이 가지 않는 또 한가지는, 공산당 행정가들의 '성과'를 평가하는 부분을 과거제도와 비교하는 것입니다. 관료로 키우기 위한 인재를 '선출'하는 제도와 관료의 업무수행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을 비교한다? 그거야 말로 오렌지와 사과를 비교하는 거 아닌가요?
CTL님의 대화: 1. 2장을 읽으면서는 사실, 공산당 자체에 대해서 보다는 역사적으로 변화해온 중국의 지방통치제도에 대해 더 많이 찾아보게 되었어요. 이 책에서는 U-form vs M-form으로 나누지만, 사실 중앙집권과 지방분권의 대비잖아요? 그래서 진시황이 실시한 '군현제'의 의미와 드라마 '초한지'를 보면서 가졌던 '왜 한 고조는 자신을 도운 개국공신들을 못 죽여서 안달이었나' 하는 질문에 해답을 얻은 '군국제', 그리고 늘 위협적인 '봉건제'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 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중국의 군현제에 대한 자료가 생각보다 많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2. 역시 과거제도로 중국의 많은 부분을 설명하고자 하는 저자의 입장에 대해 수긍이 가지 않는 또 한가지는, 공산당 행정가들의 '성과'를 평가하는 부분을 과거제도와 비교하는 것입니다. 관료로 키우기 위한 인재를 '선출'하는 제도와 관료의 업무수행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을 비교한다? 그거야 말로 오렌지와 사과를 비교하는 거 아닌가요?
저도 좀 비슷한 생각이 들었는데, 과거제도의 역사에 이어지는 부분이니까 현대 중국의 시험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질 줄 알았는데 관료들의 승진과 평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더라구요. 서로 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은 들었습니다. 과거제도라는 키워드 대신 그냥 관료제라고 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CTL @오도니안 네, 두 분의 말씀이 이해가 되면서도 조금 다른 포인트를 짚고 싶은데요. 저는 저자가 2장에서 오히려 중국 공산당이 과거제로 상징되는 과거의 관료제(능력주의) 시스템과 달라지면서 '성과'가 나타나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읽었거든요. 예를 들어, 한국어판 102쪽에서 (원서 보시는 @CTL 님께는 죄송합니다) 중국 공산당과 옛 중국 제국의 능력주의 사이에서 세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다는 지점을 강조하고 2장을 시작한 것도 그렇고, 연장 선상에서 중국의 지방 자치가 공산당의 성과로 이어지는 부분을 강조하는 대목도 그렇고요.
이 글에 달린 댓글 3개 보기
YG님의 대화: @CTL @오도니안 네, 두 분의 말씀이 이해가 되면서도 조금 다른 포인트를 짚고 싶은데요. 저는 저자가 2장에서 오히려 중국 공산당이 과거제로 상징되는 과거의 관료제(능력주의) 시스템과 달라지면서 '성과'가 나타나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읽었거든요. 예를 들어, 한국어판 102쪽에서 (원서 보시는 @CTL 님께는 죄송합니다) 중국 공산당과 옛 중국 제국의 능력주의 사이에서 세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다는 지점을 강조하고 2장을 시작한 것도 그렇고, 연장 선상에서 중국의 지방 자치가 공산당의 성과로 이어지는 부분을 강조하는 대목도 그렇고요.
그러고보니 저는 당연히 meritocracy가 Michael Young이 말했던 그 능력주의를 생각했는데 Weber의 meritocracy에 더 가깝다고 해서 놀랐어요. 제가 아직 베버 작품을 다 못 읽어서 그런데.. 아마 제가 알고 있던 결과 중심의 능력주의보다 '과정'에 중점을 주는 능력주의같은데.. 어떤 차이인지 좀더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CTL님의 대화: 1. 2장을 읽으면서는 사실, 공산당 자체에 대해서 보다는 역사적으로 변화해온 중국의 지방통치제도에 대해 더 많이 찾아보게 되었어요. 이 책에서는 U-form vs M-form으로 나누지만, 사실 중앙집권과 지방분권의 대비잖아요? 그래서 진시황이 실시한 '군현제'의 의미와 드라마 '초한지'를 보면서 가졌던 '왜 한 고조는 자신을 도운 개국공신들을 못 죽여서 안달이었나' 하는 질문에 해답을 얻은 '군국제', 그리고 늘 위협적인 '봉건제'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 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중국의 군현제에 대한 자료가 생각보다 많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2. 역시 과거제도로 중국의 많은 부분을 설명하고자 하는 저자의 입장에 대해 수긍이 가지 않는 또 한가지는, 공산당 행정가들의 '성과'를 평가하는 부분을 과거제도와 비교하는 것입니다. 관료로 키우기 위한 인재를 '선출'하는 제도와 관료의 업무수행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을 비교한다? 그거야 말로 오렌지와 사과를 비교하는 거 아닌가요?
그러게요.. 저도 중국 역사나 사회에 대해 잘 몰라서..;; 작가가 중국 출신이어서 어떤 부분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건지? 조금 디테일하게 다루어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YG님의 대화: @CTL @오도니안 네, 두 분의 말씀이 이해가 되면서도 조금 다른 포인트를 짚고 싶은데요. 저는 저자가 2장에서 오히려 중국 공산당이 과거제로 상징되는 과거의 관료제(능력주의) 시스템과 달라지면서 '성과'가 나타나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읽었거든요. 예를 들어, 한국어판 102쪽에서 (원서 보시는 @CTL 님께는 죄송합니다) 중국 공산당과 옛 중국 제국의 능력주의 사이에서 세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다는 지점을 강조하고 2장을 시작한 것도 그렇고, 연장 선상에서 중국의 지방 자치가 공산당의 성과로 이어지는 부분을 강조하는 대목도 그렇고요.
@YG @CTL 그런데, 제가 약간 의아한 부분은, 과거 중국에서 과거를 통해 관료로 채용된 다음에는 어떤 식으로 평가받고 승진을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부족한 것 같고, 현대 중국에서는 처음에 권력의 사다리를 올라가기 시작할 때 우리나라 공무원 시험처럼 시험으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 있는지, 그런 내용이 별로 없어서 서로 매칭이 잘 안되는 느낌이 들어요. CTL 님 말씀처럼 오렌지와 사과를 비교하는 느낌이랄까. 과거 중국에서도 과거에 합격해서 관료로 입성을 한 다음에는 다른 종류의 기준들로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요? 권력자와의 연줄이 중요했는지, 관료로서의 처세가 중요했는지, 현대 중국에서처럼 KPI 비슷한 게 있어서 그걸로 평가받았는지, 아니면 승진 시험 같은 게 중요했는지 그런 게 궁금하더라구요. 현대 중국에서도 과거제가 유학을 사회 전반에 강요했듯 어떤 특정 사상으로 획일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제도들이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런 이야기들이 있었으면 현대 중국과의 유사점과 차이점이 더 분명했을 것 같습니다. 주인-대리인 문제 같은 것은 중국 고유의 특성이라기보다 대기업과 같이 규모가 큰 조직에서는 항상 따를 수밖에 없는 문제인 것 같아요. 대기업에서도 사업부별로 자율경영을 시키느냐, 중앙집권을 강화하느냐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월급을 받는 직원들이 어떻게 주인의식을 갖고 기업의 목적에 맞게 일을 할 수 있게 하느냐가 기업 운영의 핵심적인 난제인 것처럼, 중국의 능력주의라고 하는 것도 커다란 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일반적인 수단인 것이지 그 자체가 중국적인 무엇이라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중국적인 특징이라면, 오랜 역사 동안 거대한 국가가 이렇게 체계적인 정부조직에 의해 통치되었다는 사실에 있는 것이지, 과거제도나 능력주의는 그에 수반되는 부수적인 현상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한 통치가 가능했던 주요 수단이 과거제도와 능력주의였다라는 얘기라면, 뭐 그것이 중국의 핵심적인 특징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 보는 관점의 문제인 것 같긴 합니다.
오도니안님의 대화: @YG @CTL 그런데, 제가 약간 의아한 부분은, 과거 중국에서 과거를 통해 관료로 채용된 다음에는 어떤 식으로 평가받고 승진을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부족한 것 같고, 현대 중국에서는 처음에 권력의 사다리를 올라가기 시작할 때 우리나라 공무원 시험처럼 시험으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 있는지, 그런 내용이 별로 없어서 서로 매칭이 잘 안되는 느낌이 들어요. CTL 님 말씀처럼 오렌지와 사과를 비교하는 느낌이랄까. 과거 중국에서도 과거에 합격해서 관료로 입성을 한 다음에는 다른 종류의 기준들로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요? 권력자와의 연줄이 중요했는지, 관료로서의 처세가 중요했는지, 현대 중국에서처럼 KPI 비슷한 게 있어서 그걸로 평가받았는지, 아니면 승진 시험 같은 게 중요했는지 그런 게 궁금하더라구요. 현대 중국에서도 과거제가 유학을 사회 전반에 강요했듯 어떤 특정 사상으로 획일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제도들이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런 이야기들이 있었으면 현대 중국과의 유사점과 차이점이 더 분명했을 것 같습니다. 주인-대리인 문제 같은 것은 중국 고유의 특성이라기보다 대기업과 같이 규모가 큰 조직에서는 항상 따를 수밖에 없는 문제인 것 같아요. 대기업에서도 사업부별로 자율경영을 시키느냐, 중앙집권을 강화하느냐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월급을 받는 직원들이 어떻게 주인의식을 갖고 기업의 목적에 맞게 일을 할 수 있게 하느냐가 기업 운영의 핵심적인 난제인 것처럼, 중국의 능력주의라고 하는 것도 커다란 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일반적인 수단인 것이지 그 자체가 중국적인 무엇이라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중국적인 특징이라면, 오랜 역사 동안 거대한 국가가 이렇게 체계적인 정부조직에 의해 통치되었다는 사실에 있는 것이지, 과거제도나 능력주의는 그에 수반되는 부수적인 현상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한 통치가 가능했던 주요 수단이 과거제도와 능력주의였다라는 얘기라면, 뭐 그것이 중국의 핵심적인 특징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 보는 관점의 문제인 것 같긴 합니다.
@오도니안 님은 연구자 정체성이 확고하신데요? 앞에서 언급하신 그런 연구를 야성 황이 실제로 하고 서술합니다. 저는 약간 사족 같았고, 그런 방법론의 타당성도 고개를 갸우뚱했는데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그 연구도 관료제 진입(과거 시험)에 초점이 맞춰졌던 것도 같네요. 그 부분에서 다시 얘기할 기회가 있겠네요.
오도니안님의 대화: @YG @CTL 그런데, 제가 약간 의아한 부분은, 과거 중국에서 과거를 통해 관료로 채용된 다음에는 어떤 식으로 평가받고 승진을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부족한 것 같고, 현대 중국에서는 처음에 권력의 사다리를 올라가기 시작할 때 우리나라 공무원 시험처럼 시험으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 있는지, 그런 내용이 별로 없어서 서로 매칭이 잘 안되는 느낌이 들어요. CTL 님 말씀처럼 오렌지와 사과를 비교하는 느낌이랄까. 과거 중국에서도 과거에 합격해서 관료로 입성을 한 다음에는 다른 종류의 기준들로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요? 권력자와의 연줄이 중요했는지, 관료로서의 처세가 중요했는지, 현대 중국에서처럼 KPI 비슷한 게 있어서 그걸로 평가받았는지, 아니면 승진 시험 같은 게 중요했는지 그런 게 궁금하더라구요. 현대 중국에서도 과거제가 유학을 사회 전반에 강요했듯 어떤 특정 사상으로 획일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제도들이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런 이야기들이 있었으면 현대 중국과의 유사점과 차이점이 더 분명했을 것 같습니다. 주인-대리인 문제 같은 것은 중국 고유의 특성이라기보다 대기업과 같이 규모가 큰 조직에서는 항상 따를 수밖에 없는 문제인 것 같아요. 대기업에서도 사업부별로 자율경영을 시키느냐, 중앙집권을 강화하느냐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월급을 받는 직원들이 어떻게 주인의식을 갖고 기업의 목적에 맞게 일을 할 수 있게 하느냐가 기업 운영의 핵심적인 난제인 것처럼, 중국의 능력주의라고 하는 것도 커다란 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일반적인 수단인 것이지 그 자체가 중국적인 무엇이라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중국적인 특징이라면, 오랜 역사 동안 거대한 국가가 이렇게 체계적인 정부조직에 의해 통치되었다는 사실에 있는 것이지, 과거제도나 능력주의는 그에 수반되는 부수적인 현상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한 통치가 가능했던 주요 수단이 과거제도와 능력주의였다라는 얘기라면, 뭐 그것이 중국의 핵심적인 특징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 보는 관점의 문제인 것 같긴 합니다.
@오도니안 주인-대리인 문제를 놓고서 하신 지적은 저도 공감해요. 저도 다시 살펴보고 의견을 덧붙일게요.
YG님의 대화: @오도니안 님은 연구자 정체성이 확고하신데요? 앞에서 언급하신 그런 연구를 야성 황이 실제로 하고 서술합니다. 저는 약간 사족 같았고, 그런 방법론의 타당성도 고개를 갸우뚱했는데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그 연구도 관료제 진입(과거 시험)에 초점이 맞춰졌던 것도 같네요. 그 부분에서 다시 얘기할 기회가 있겠네요.
직접 연구할 능력은 없지만 딴지에 특화된..^^ 이 책이 완전 대중서도 아니고 연구서와 대중서의 중간 성격을 갖고 있어서 저자가 논문이나 기존 연구에서 객관적 근거를 찾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야기하려고 하다 보니 자유롭게 쭉쭉 나가는 느낌은 덜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책 증정] 《레스 길을 잃다》를 함께 읽어요! 그믐 북클럽 & 서평단 모집[책 증정] 소설 <모두가 나를 죽이려고 해>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6. 열광금지 에바로드⭐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남해의봄날/책선물] 김탁환 장편소설 <참 좋았더라> 알쓸신잡 재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 여러분의 처방책이 필요합니다.
수험생이 시집이 읽고 싶대요. 스무살 청년에게 추천하고 싶은 시집을 추천해주세요.
'밀란 쿤데라' 챌린지 by 신아
밀란 쿤데라 <농담>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연극 보고 책 읽는 [연뮤클럽]
[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그믐연뮤클럽] 2. 흡혈의 원조 x 고딕 호러의 고전 "카르밀라"[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며 작품 함께 읽어요.
[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탄) 작별하지 않는다 같이 읽어요
"우리 골목을 광장으로 만드는 법" 성북구 비문학 최종후보도서 4권을 소개합니다.
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①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② 『공감의 반경』 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③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④ 『탄소로운 식탁』
버지니아 울프를 읽어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
믿고 읽는 그믐북클럽 🌘
[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3. <좋은 불평등> 읽고 답해요[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2. <더 나은 세상> 읽고 답해요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읽었습니다
강릉교육문화관 <생존독서>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읽고다정한것이 살아남는다를 읽고나서<도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 서평 쓰기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조선과 한국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
[김영사/책증정] 다니엘 튜더 소설 《마지막 왕국》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어크로스/책증정] <뉴요커>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과 함께 진짜 한국 탐사하기!
논픽션의 유혹!
중독되는 논픽션–현직 기자가 쓴 <뽕의계보>읽으며 '체험이 스토리가 되는 법' 생각해요[그믐북클럽] 7. <더 파이브> 읽고 기억해요 [벽돌책 챌린지] 2. 재난, 그 이후글쓰기 책 함께 읽기 네 번째, 《네 번째 원고-논픽션 대가 존 맥피, 글쓰기의 과정에》
<책방연희>의 다정한 책방지기와 함께~
[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번외편 <내가 늙어버린 여름> 읽기[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끝나지 않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읽기 행렬!
[라비북클럽]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같이 읽어요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진주문고 서점친구들]비문학 독서모임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