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

D-29
꼬모님 쓰신 가면을 보면서 정말 신선하고 즐거운 마음이았습니다. "인형 있어요? 그거 모니터 앞에 두면 좋지 않을까? 모르는 분들이랑 서로 얼굴 바라보며 한 시간도 넘게 있는 건 너무 어색할 것 같아요. 인형 없어? 꽃병을 가져다 놓을까?" 낭독회 참석 버튼을 누를 때까지 숱한 고민을 했던 제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어두우니 불을 켜주겠다는 친구에게 절대 안 된다고 고개를 저었던 기억도 나는 군요. 과연 제 MBTI가 이렇게 I였나 싶기도 하고. ^^ 책 말미에 있는 버지니아 울프의 강연문이 저는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시 남자와 여자의 구분이 뚜렷하다 못해 확고하고 여성들이 시도할 수 있는 것조차 너무도 제한적이었지만 <집안의 천사>와 싸우고 죽이는 일이 개인(여성으로서 작가로서)의 삶을 찾는 데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인가 일러주는 대목에서 많이 놀랐습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집안의 천사> 뿐이 아니라 자식으로서 직장인으로서의 역할을 위해 무진장 애를 쓰지만 과연 자기 만족이라는 걸 느끼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역할에 충실하며 만족감 또한 높다면 더할 나위없이 행복한 삶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고민이 따라야겠지요. 제 목소리에 달콤한 칭찬을 해주신 분들께 고마운 인사를 드립니다. 행여 다시 낭독회에 참석할 기회가 주어져도 저는 또 손톱을 깨물며 종종걸음으로 컴퓨터가 켜진 식탁 주위를 돌아다닐 것 같습니다만. ^^ 아, 그리고 모임 후에도 아직 날짜가 남아 이렇게 후기를 쓸 수 있다는 건 정말이지.... 아삭한 가을 단감 같은 행운입니다.
낭독회 전 @Nina에게 이런 긴장감과 설레임이 있었는 줄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으셨어요~😅 너무 완벽할 정도로 잘하셔서 원래 하시던 분이신줄 알았는데~~ ㅎㅎ 이렇게 떨렸던 우리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참 좋은 시간인거 같습니다^^
맞아요. 목소리가 너무 우아하고 아름다우셨어요~다음에도 꼭 낭독회 참석해 주세요~음? 제가 호스트는 아니지만
긴장하셨는데도 그렇게 부드러운 낭독 들려주신 것이 대단하고, 집안의 천사에 대한 말씀도 또 감사하네요. 버지니아가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던 사유란 바로 이런 모습이겠지요. 음미하고 생각하고 생각을 나눠주는...나의 감상이 부족해도 이렇게 좋은 말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모임의 근사한 점이라는 걸 새삼 느낍니다.
바로 첫날부터 지금까지, 그 누구도 당신이 그랬던 것만큼 그렇게 친절할 수는 없었을 거예요. 모든 사람이 그걸 알아요.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 - 나로 살아갈 용기를 주는 울프의 편지들 320쪽 ,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신현 옮김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 - 나로 살아갈 용기를 주는 울프의 편지들버지니아 울프 문학을 연구하는 박신현 문학평론가가 울프가 남긴 4,000여 통의 편지 가운데 ‘자유가 우리 존재의 본질’이라고 말했던 그녀의 삶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96통의 편지를 직접 발췌해 엮고 번역한 것이다.
이 문장을 읽으며, '이리 한결같은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의미 깊은 문장픽 고맙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는데도 가야만 할 순간이란 게, 읽고 찡하면서도 좀 두렵더라구요. 얼마나 절망해야 할 수 있는 말인가 싶어서...
올려 주신 영화와 버지니아 울프의 저서들을 잘 적어두었습니다. 요즘 친구와 주말마다 Movie Night을 하는데 챙겨보려고 합니다. ^^ 그믐을 통해 다른 분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싱글 첼린지로 혼자 읽으며 감상문을 적어나가기도 해 왔는데 이렇게 또 낭독회라는 대단한 기회를(물론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지만) 얻어 한층 넓어진 정보와 지식을 쌓는 군요. 역시 용기 있는 자가 세상을 얻.... 아이디로만 기억될 여러분들을 아끼는 마음이 새록새록 봄날의 어린 쑥처럼 돋습니다. 멋진 가을날 행복한 꿈을 꾼 기분입니다. *사진은 어제 상암의 하늘공원 계단을 올라 마주한 풍경입니다.
으앗! 하늘공원을 다녀오셨군요. 저 그곳 정말 좋아합니다. 억새가 가득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도 그런지 궁금하네요. 다른 어떤 계절보다 가을에 갔을 때가 가장 좋았어요. 맹꽁이차를 타고 맹꽁맹꽁 올라갔던 것도 즐거웠는데 말이죠.
저는 주말에 잠원 한강공원을 다녀왔는데요. 늘 반포 한강공원만 가다가 얼마 전부터 잠원 쪽으로 가기 시작했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솜사탕을 닮은 아름다운 하늘이네요!!!! 상암에 지내면서도 제게 하늘공원은 겨우 두 번째 방문이었습니다. 맹꽁이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던지요! 뭐든 복잡하거나 어렵다 싶으면 바로 포기를 하는 저는 맹꽁이차를 기다리기 보다 계단을 올랐습니다. ^^ 그렇게 주저주저하다가 겨우 낭독회에 참여를 한 저는, 차를 담아둔 컵을 가지러 가느라 일어났다 돌아오고 컵을 들어 홀짝홀짝 차를 몇 번이나 마시고 앞에서 영화보는 친구를 쳐다보며 소리를 줄여달라 부탁도 하고.... 여러분들이 책을 보시느라 저를 못 보셔서 망정이지 정말 군기(?)가 쏙 빠져 있었군요. 🙄😅 정작 낭독회 모임에 입장을 하고나니 분위기는 푸근하고 막 반겨 주시니 마냥 행복해져서 긴장의 끈이 툭 풀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Nina 님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읽으면 읽을수록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너무 귀여우세요. 그날의 떨림도, 설렘도 글 속에 잔잔히 담겨 있어 더 좋네요. 맹꽁이차를 타지 않고 계단을 오르셨다는 말씀에도 고개를 끄덕여봅니다. 지금도 여전히 사람이 많군요. 하늘공원의 인기는 가을이 절정이지 않을까... 가만히 생각해봅니다. 제가 그곳에 처음 갔던 게 20살 가을에 사진동아리를 하면서 출사로 간 것인데요. 그때의 기억이 좋아 그 뒤로도 종종 방문했던 기억이 떠올라요. 낭독모임에서 다시 만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이것 또한 낭독의 순기능이네요. 서로의 삶을 밀도 있게 알아가는 이 모든 과정이 너무나 소중합니다:)
국내 개봉 예정이 없어보이는(그리고 스트리밍도 아직인) 버지니아 영화가 있어 일단 트레일러 링크 올려봅니다. 배우들도 쟁쟁한데 어째서... https://youtu.be/wVN2L8g88_4?si=vDagaaBFiB9O1Tgm
저도 이 영화 엄청 찾아 헤메었지만, 결국 못 구했어요 ㅜ.ㅜ 책이라도 읽어야 할까요...
비타와 버지니아 - 버지니아 울프와 비타 색빌-웨스트의 삶과 사랑비타 색빌-웨스트. 20세기 초 영국의 작가이자 시싱허스트라는 대단한 정원을 만든 사람, 버지니아 울프와 짧지만 열렬한 사랑을 나누었고 그녀의 소설 《올랜도》의 모델이었던 여인. 이 책은 그 비타와 버지니아 울프, 두 사람의 삶과 사랑 그리고 그들 각자의 공간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도 재미있겠네요 오우~ 지금 서간집 읽는 중인데, 아직 한창 사귀는 중의 편지들이라 깨알재미 넘칩니다(...애정이 식어갈 때가 다가오니 좀 착잡합니다만:) 작품 외 이런 면으로 작가를 알아가는 게 신나면서도, 고인이 알았다면 대노할 일이니 살짝 맘에 걸리기도 하네요 흐흐;
‘비타와 버지니아’도 읽어보고 싶네요.
도서관에서 빌려온 '소리내어 읽기의 힘'이라는 책이 있는데... 아직 저도 못 읽었답니다. '나에게 낭독'은 제 낭독 수업 교재로 재밌게 읽고 배웠어요! 참고로 남겨봐요. 낭독 참 매력적이고 어렵고 그래요 ㅋㅋㅋ
소리 내어 읽기의 힘 - 집중력, 기억력, 표현력을 높이는 최고의 훈련어린 시절 이후 책을 소리 내어 읽어본 적 없는 성인들이 꽤 많다. 그러나 최근 ‘소리 내어 읽기’의 놀라운 효과가 입증되며 다시 주목받고 있고 낭독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KBS 성우 출신 임미진 작가가 책 직접 경험해 터득한 그 다양한 효과들을 소개한다.
나에게, 낭독 - 내 마음에 들려주는 목소리2021년 개정판 <나에게, 낭독>은 ‘저자들의 경험’과 ‘낭독을 위한 조언’을 담은 에세이집. 3장으로 구성된 초판에, 현장의 목소리와 독자들의 반응을 더하여 4장과 5장을 추가 수록하였다.
우왓 멋진 낭송에는 이런 연구와 연습이...정말 멋지세요 ㅜㅜ 낭독은 이번에나 특별히 해봤지 또 하겠냐 싶었는데, 나에게 낭독이라는 제목을 보니 아 혼자서 낭독해도 되는 건가? 갑자기 생각하고 놀라게 되었습니다.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ㅜㅜ
다들 마음을 글로 너무 잘 표현하시네요. 부럽습니다ㅎ 저는 하정작가님의 책생일잔치에 갔다가 그믐밤을 알게 되었고, 20회 그믐밤에 참여했었어요. 그믐밤은 너무 신선하고 따뜻하고 넓은 세상을 경험하게 해주었어요. 이번 낭독그믐밤도 마찬가지구요. 다채로운 방식으로 운영되는 그믐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 낭독그믐밤은 참가 할지 말지 참 많이 망설였어요. 버지니아 울프도 처음, 낭독도 처음, 익숙하지 않은 화상 만남, 처음 뵙는 분들... 그리고 이런 것이 익숙치 않은 나. 하지만 역시나 모임은 따뜻하고 편안했어요. 김새섬님께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이끌어 주시는지 금새 안정이 되었죠. 제 순서가 되었어요. 장소는 거실, 외출했던 남편 등장.. 글에 집중이 안되고 진땀이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낭독을 마치고 이마로 땀이 흘렀다는 것은 안비밀ㅎㅎ 이 기간 동안 저는 소개해주신 영화 ‘디 아워스’도 봤구요. 도서관에 가서 버지니아 울프의 책을 빌리기도 했습니다.(다 읽지는 못했구요..) 또, ‘송정희님의 낭독 무료특강’도 들었어요. 낭독하는 글에 나를 이입하려면 글쓴이의 의도는 물론이고 나를 잘 알아야 할 것 같아요. 낭독을 배워가는 과정이 내 삶을 성장시키는 수행의 일부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낭독그믐밤에 함께 하신 분들의 낭독과 설명까지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믐밤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일들이죠ㅎ 여러분들을 화상으로 만났지만 왠지 가까워진 느낌? 아니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하루가 다르게 물들어가는 가을산의 색채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모임을 통해 여러 콘텐츠를 공유하는 게 저에게는 기적처럼 느껴지고, 또 하나의 행복입니다. ^^ '비타와 버지니아'는 저도 읽어야지 하면서...다른 책들에 밀려 읽지 못하고 있네요. 근데 모임이 언젠가 열리지 않을까요? 가끔은 모임 열릴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릴 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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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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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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