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

D-29
말씀 보고 다시금 생각하게 되네요. 확고하면서도 열린 마음, 주변 사람에 대한 마음...좋은 글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제의 한 컷 이미지를 공유합니다. 제가 캡처 타이밍을 잘못 잡았는지 도리님과 거북별85님은 책을 안 들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강제로 들려 드렸습니다. ㅋㅋ
아닛 분명히 들었는데! ㅋㅋㅋㅋ 강제 들림 감사합니다!
우와,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어제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저는 사실 전체 화면으로 설정해둬서 시간을 모르고 있었는데, 방을 나오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시간이 10시가 훌쩍 넘었다는걸요! 그만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었어요. 낭독의 순서가 끝나고 이제 한 9시 반쯤 됐으려나? 했는데, 세상에 시간 도둑이 있었네요(허허허). 한 분 한 분의 목소리가 다채로워 더 좋았습니다. 각자가 고른 편지글과 이유를 듣는 시간도 좋았고요. 낭독이 끝날 때마다 박수와 엄지가 끊이지 않아 웃음이 났더랬죠. 다정하고 안온한 시간이었어요. 사실 이 질문을 할까 말까 고민했는데(너무 시시한 질문 같기도 해서요), 그래도 용기를 내봅니다. 다들 숨을 어떻게 쉬세요?ㅋㅋㅋㅋ 쓰고도 이게 뭔 소린가 싶은데, 저는 침 삼키는 타이밍 잡기가 왜 이렇게 어렵죠? 전에 책을 낭독하는 걸 녹음했던 적이 있는데요(혼자 재미삼아서요). 그때도 침 삼키는 소리가 너무 크게 잡혀서 난감하더라고요. 똑똑똑, 전문가이신 @도리 님의 조언을 살포시 구해봅니다.
오오 혼자 녹음을 하신 적도 있으시군요! 전에 뵈었을 때 말씀드렸지만 연해님 목소리 제가 참 좋아해서요. 역시 자기 목소리를 들어본 사람들이 목소리가 좋나보군,, 싶고 그러네요? 아직 제가 마이크 녹음은 해본 적이 없어서 침 삼키는 소리는 잘 모르겠어요 ㅜㅜ 그 전까지 침 삼키는 타이밍을 딱히 인지하지 않았는데 이제 인지하게 됐...?! 이게 연관된 건지는 모르겠는데 낭독할 때 문맥에 맞춰서 끊어 읽기가 중요하거든요. 이게 쓰여진 글자 띄어쓰기 대로만 읽게 되는데, 그러지 말고 말하듯이 잘 나눠서 강조할 부분을 살리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끊어 읽기 하는 순간에 숨도 쉬어주고 침도 삼켜주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저도 잘 못하고 어려워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도움이 될 이야기일지 모르겠어요. 낭독을 배우면 내용은 다 아는데 직접 해내는 게 너무 어렵더라고요. 매번 하던 말하기임에도요. 허허.
지난번에 같이 호수를 걸었을 때도, 목소리 좋다는 말씀을 해주셨던 기억이 떠올라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도 녹음을 하기 전까지는 몰랐는데, 성능이 좋은 마이크로 녹음을 했더니 침 삼키는 소리가 어찌나 선명하게 귓가를 때리(?)던지(허허허). '말하듯이 잘 나눠서 강조할 부분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에 밑줄을 긋고 싶어집니다. '끊어 읽기 하는 순간에 숨도 쉬어주고 침고 삼켜주면 되지 않을까'라고 하신 말씀에도요. 근데 진짜 맞는 것 같아요. 낭독할 때는 긴장을 잔뜩해서 그런가 숨도, 침 삼키는 것도 참고 참다가 결국 한 번에 쏟아내게 되는데요. 참았다 내는 소리라 유독 크게 잡히고, 오랫동안 쉬는 것 같더라고요. 조금씩 자연스럽게 덜어냈어야(?)하는데 말이죠(쉼표를 너무 진하게 찍는 느낌이랄까요). 정성스럽게 풀어 설명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매번 하는 말하기임에도 막상 자세 잡고 하려면 긴장되는 것 같아요. 글쓰기도 그렇고요. 도리님 말씀 잘 기억해뒀다가 또 기회가 생긴다면 잘 응용해서 발휘해보겠습니다. 참, 도리님 목소리 또박또박 정말 곱고 가지런했어요. 귀가 차분해지는 느낌:)
꼬모님은 할로윈이라서 직접 호박가면을 쓰신 거 아닌가요? ㅋㅋㅋ 너무 귀여웠습니다!
엇! 할로윈! 생각도 못 했습니다. 정말 그러네요. 저도 꼬모님 가면 쓰신 거 '너무 귀여웠다'에 1표를 살포시 얹어봅니다. 목소리도 조곤조곤 부드러우셨고요:)
꼬모님 쓰신 가면을 보면서 정말 신선하고 즐거운 마음이았습니다. "인형 있어요? 그거 모니터 앞에 두면 좋지 않을까? 모르는 분들이랑 서로 얼굴 바라보며 한 시간도 넘게 있는 건 너무 어색할 것 같아요. 인형 없어? 꽃병을 가져다 놓을까?" 낭독회 참석 버튼을 누를 때까지 숱한 고민을 했던 제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어두우니 불을 켜주겠다는 친구에게 절대 안 된다고 고개를 저었던 기억도 나는 군요. 과연 제 MBTI가 이렇게 I였나 싶기도 하고. ^^ 책 말미에 있는 버지니아 울프의 강연문이 저는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시 남자와 여자의 구분이 뚜렷하다 못해 확고하고 여성들이 시도할 수 있는 것조차 너무도 제한적이었지만 <집안의 천사>와 싸우고 죽이는 일이 개인(여성으로서 작가로서)의 삶을 찾는 데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인가 일러주는 대목에서 많이 놀랐습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집안의 천사> 뿐이 아니라 자식으로서 직장인으로서의 역할을 위해 무진장 애를 쓰지만 과연 자기 만족이라는 걸 느끼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역할에 충실하며 만족감 또한 높다면 더할 나위없이 행복한 삶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고민이 따라야겠지요. 제 목소리에 달콤한 칭찬을 해주신 분들께 고마운 인사를 드립니다. 행여 다시 낭독회에 참석할 기회가 주어져도 저는 또 손톱을 깨물며 종종걸음으로 컴퓨터가 켜진 식탁 주위를 돌아다닐 것 같습니다만. ^^ 아, 그리고 모임 후에도 아직 날짜가 남아 이렇게 후기를 쓸 수 있다는 건 정말이지.... 아삭한 가을 단감 같은 행운입니다.
낭독회 전 @Nina에게 이런 긴장감과 설레임이 있었는 줄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으셨어요~😅 너무 완벽할 정도로 잘하셔서 원래 하시던 분이신줄 알았는데~~ ㅎㅎ 이렇게 떨렸던 우리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참 좋은 시간인거 같습니다^^
맞아요. 목소리가 너무 우아하고 아름다우셨어요~다음에도 꼭 낭독회 참석해 주세요~음? 제가 호스트는 아니지만
긴장하셨는데도 그렇게 부드러운 낭독 들려주신 것이 대단하고, 집안의 천사에 대한 말씀도 또 감사하네요. 버지니아가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던 사유란 바로 이런 모습이겠지요. 음미하고 생각하고 생각을 나눠주는...나의 감상이 부족해도 이렇게 좋은 말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모임의 근사한 점이라는 걸 새삼 느낍니다.
바로 첫날부터 지금까지, 그 누구도 당신이 그랬던 것만큼 그렇게 친절할 수는 없었을 거예요. 모든 사람이 그걸 알아요.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 - 나로 살아갈 용기를 주는 울프의 편지들 320쪽 ,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신현 옮김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 - 나로 살아갈 용기를 주는 울프의 편지들버지니아 울프 문학을 연구하는 박신현 문학평론가가 울프가 남긴 4,000여 통의 편지 가운데 ‘자유가 우리 존재의 본질’이라고 말했던 그녀의 삶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96통의 편지를 직접 발췌해 엮고 번역한 것이다.
이 문장을 읽으며, '이리 한결같은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의미 깊은 문장픽 고맙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는데도 가야만 할 순간이란 게, 읽고 찡하면서도 좀 두렵더라구요. 얼마나 절망해야 할 수 있는 말인가 싶어서...
올려 주신 영화와 버지니아 울프의 저서들을 잘 적어두었습니다. 요즘 친구와 주말마다 Movie Night을 하는데 챙겨보려고 합니다. ^^ 그믐을 통해 다른 분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싱글 첼린지로 혼자 읽으며 감상문을 적어나가기도 해 왔는데 이렇게 또 낭독회라는 대단한 기회를(물론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지만) 얻어 한층 넓어진 정보와 지식을 쌓는 군요. 역시 용기 있는 자가 세상을 얻.... 아이디로만 기억될 여러분들을 아끼는 마음이 새록새록 봄날의 어린 쑥처럼 돋습니다. 멋진 가을날 행복한 꿈을 꾼 기분입니다. *사진은 어제 상암의 하늘공원 계단을 올라 마주한 풍경입니다.
으앗! 하늘공원을 다녀오셨군요. 저 그곳 정말 좋아합니다. 억새가 가득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도 그런지 궁금하네요. 다른 어떤 계절보다 가을에 갔을 때가 가장 좋았어요. 맹꽁이차를 타고 맹꽁맹꽁 올라갔던 것도 즐거웠는데 말이죠.
저는 주말에 잠원 한강공원을 다녀왔는데요. 늘 반포 한강공원만 가다가 얼마 전부터 잠원 쪽으로 가기 시작했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솜사탕을 닮은 아름다운 하늘이네요!!!! 상암에 지내면서도 제게 하늘공원은 겨우 두 번째 방문이었습니다. 맹꽁이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던지요! 뭐든 복잡하거나 어렵다 싶으면 바로 포기를 하는 저는 맹꽁이차를 기다리기 보다 계단을 올랐습니다. ^^ 그렇게 주저주저하다가 겨우 낭독회에 참여를 한 저는, 차를 담아둔 컵을 가지러 가느라 일어났다 돌아오고 컵을 들어 홀짝홀짝 차를 몇 번이나 마시고 앞에서 영화보는 친구를 쳐다보며 소리를 줄여달라 부탁도 하고.... 여러분들이 책을 보시느라 저를 못 보셔서 망정이지 정말 군기(?)가 쏙 빠져 있었군요. 🙄😅 정작 낭독회 모임에 입장을 하고나니 분위기는 푸근하고 막 반겨 주시니 마냥 행복해져서 긴장의 끈이 툭 풀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Nina 님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읽으면 읽을수록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너무 귀여우세요. 그날의 떨림도, 설렘도 글 속에 잔잔히 담겨 있어 더 좋네요. 맹꽁이차를 타지 않고 계단을 오르셨다는 말씀에도 고개를 끄덕여봅니다. 지금도 여전히 사람이 많군요. 하늘공원의 인기는 가을이 절정이지 않을까... 가만히 생각해봅니다. 제가 그곳에 처음 갔던 게 20살 가을에 사진동아리를 하면서 출사로 간 것인데요. 그때의 기억이 좋아 그 뒤로도 종종 방문했던 기억이 떠올라요. 낭독모임에서 다시 만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이것 또한 낭독의 순기능이네요. 서로의 삶을 밀도 있게 알아가는 이 모든 과정이 너무나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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