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

D-29
하핫, 감사합니다. @siouxsie 님:) 이러다가 수지님 덕분에 그날 모임에서도 웃음이 빵빵 터지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낭독하다가 웃참 실패... 요렇게? 울다가 웃다가 즐거운 모임이 될 것 같아 벌써부터 기대감이 가득합니다. 이제 일주일 남았어요, 꺄아! (그리고 그날 하필 야근을 했다고 한다...)
10월 31일에는 이마에 '야근금지' 스티커 붙이고 일하세요~ 근데 진짜 일주일밖에 안 남았네요. 전 3주 정도 남았다고 버지니아 울프 책도 좀 읽을까?하고 있었는데...
하하. 월말이라 살짝 걱정스러운데, 그래야 할까 싶어요. 부디 당일날 갑작스러운 변수가 생기지 않도록 업무 세팅을 잘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책장에 정작 <디 아워스>가 없어서 꽂아 놓고 갑니다.~~ 이름이 비슷한 이 두 작품 모두 니콜 키드먼이 등장하는군요.
디 아워스1923년 영국 리치몬드 교외의 어느 하루.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먼 분)는 오늘도 집필 중인 소설 과 주인공에 관한 이야기로 머릿속이 가득하다. 그녀는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는 남편 레나드의 보호를 받으며 언니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저녁 식사 시간을 앞둔 버지니아는 무작정 집을 뛰쳐나가 런던행 기차역으로 간다. 그러나 급하게 그녀를 쫓아온 남편과 팔짱을 끼고 집으로 다시 돌아간다. 잠시동안이라도 벗어나고 싶었다는 사실을 털어놓지 않은 채 기차표를 품 안에 고이 간직하고서... 1951년 미국 LA의 어느 하루.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에 빠져있는 로라(줄리안 무어 분). 둘째를 임신한 채 세살난 아들 리차드와 함께 남편의 생일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그녀의 오늘은 어제와 다를바 없이 평온하다. 오늘도 남편은 그녀를 깨우지 않기 위해 자신의 생일날 아침을 손수 차린다. 아들 리차드와 함께 남편의 생일 케이크를 만들던 로라는 갑자기 자신의 일상에 염증을 느끼고 아들을 맡겨놓은 채 무작정 집을 나선다. 호텔방에 누워 자살을 생각하던 그녀. 그러나 다시 부랴부랴 남편과 아들이 기다리고 있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케이크를 만든다. 둘째를 낳은 후엔 자신의 인생을 찾아 떠나겠다고 다짐하면서. 2001년 미국 뉴욕의 어느 하루. ‘댈러웨이 부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출판 편집자인 클래리사(메릴 스트립 분). 그녀는 지금 옛애인인 리차드(에드 해리스 분)의 문학상 수상을 기념하는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린 엄마 로라(줄리안 무어)에 대한 상처를 가슴에 묻고 살아온 리차드는 지금 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꽃도 사고 음식도 준비하고 파티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친 클래리사는 리차드를 찾아가지만, 그는 그녀와의 행복했던 추억을 이야기하며 클래리사가 보는 눈 앞에서 5층 창 밖으로 뛰어내리고 마는데.
전 여기서 니콜 키드먼이 얼굴 분장한 것도 분장한 건데, 목소리까지 연기를 잘해서 버지니아 울프 목소리가 진짜 저랬나 싶을 정도였어요. 원래는 목소리도 높고 예쁘고 노래도 잘하는데 여기선 허스키한 걸걸한 목소리가 훨씬 잘 어울렸던 것 같아요.
@연해 @siouxsie 아니 다들 어떻게 그렇게 기억을 잘 하시죠.... 저는 연해님과 수지님 닉네임만 기억하고 있습니다 ㅜㅜㅋㅋㅋㅋㅋㅋㅋ 변명을 하자면 다른 오프라인 독서 모임에서는 제가 본명을 안 밝히는데요. 안동은 지방 지역 특성상 너무 좁고 다 건너 건너 알 수 있어서 부담스럽더라고요. 책 이야기를 할 때는 더 다양하고 불온하더라도 여러 주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생각을 나누고 싶은데, 자꾸 검열하고 아무 말도 못하게 되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닉네임으로 장치를 만들어뒀습니다. (신형철 평론가님의 '인생의 역사'에서 나오는 분인에 대한 글을 제가 좋아하는데요. 저의 여러 분인 중 '도리'라는 분인!) 다른 분들을 대할 때도 닉네임으로 그 사람을 생각하고 대하는데 이래서 들어도 기억을 못하는 건 아닐까 변명 남겨봅니다. 끌끌. 비맥클럽에서 제 닉네임에 대해 설명할 때 본명 밝히는 걸 고민한다고 멈칫하느라 잠시 마가 떴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믐에서는 본명으로도 괜찮겠다 싶어서 밝혔는데 이렇게 기억해주시니 영광입니다. 아, 그리고 성은 모르시는 게 당연한 게 제가 성은 안 말했어요! 이유는 그냥 성 뺀 제 이름이 좋아서요!
그쵸? 성은 얘기 안 하셨던 거 같다 생각했지만, 제 기억력을 제가 못 믿어서...게다가 성함이 특이한데 교과과정 이름에 널리 퍼져 있어 사람들이 기억하기 쉬워서 곤란하실 수도 있겠단 생각도 했어요.(이거슨 스포?) 전 너무 흔한 이름이라 제 이름이 너무 좋거든요. 근데 아이 이름은 온 동네 사람들이 한번 들으면 잊지 못할 이름으로 짓고..... 에미의 작은 (미리하는) 복수닷 아....곧 또 만나다니...떨려유
엇! 저는 '분인'이라는 단어를 도리님 덕분에 처음 알았습니다. 저의 여러 분인에 대해서도 가만히 생각해 보게 되네요. 저도 오프라인 독서모임에 가면 닉네임으로만 소개할 때도 있고, 본명을 밝힐 때도 있고 다양한데요. 이것 또한 모임의 분위기나 제 마음(ㅋㅋ)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마음의 크기일 수도 있고요. 그믐에서는 본명으로도 괜찮겠다 싶어서 밝히셨다는 도리님 말씀처럼, 저 또한 비맥북클럽에서는 제 실명을 밝히는 게 좋았답니다. 그날 모임을 계속 기다려왔고, 비대면 모임에서 내적 친밀감이 차근차근 쌓아왔던 터라 다들 보고 싶기도 했으니까요. 조심스럽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저는 도리님도, 도리님의 본명도 다 좋았답니다:)
제가 사랑하는 또 한 분의 작가인 히라노 게이치로 님이 만든 말인 걸로 알고 있어요(아님 어쩌죠?!). 저도 신형철 평론가님 책 읽고, '나란 무엇인가'를 샀지만.....산 지 몇 년 됐는데.....아직도..... 전 페르소나라고 생각했는데, 페르소나는 상황에 따라 쓰는 가면이라면 '분인'은 또 다른 '나'의 여러 모습이라고 했던 거 같아요. 몰라몰라~~(사실 히라노 게이치로 님 얘기가 하고 싶어 사심 담아 올린 댓글이에요 ㅎㅎ)
나란 무엇인가 - 진정한 나를 깨우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철학 에세이섬세하고 날카로운 문제의식으로 무장한 일본 현대소설의 새로운 아이콘이자 <결괴>, <일식> 등으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는 히라노 게이치로가 쓴 <나란 무엇인가>. 누구나 마음속 한구석에 품고 있거나 고민해본 적이 있는 자아에 관한 문제를 담담하면서 차분하게 풀어나가는 철학 에세이다.
@siouxsie 님 덕분에 또 좋은 작가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분인론 신형철님 책에서 히라노 게이치로 작가님 말씀을 인용하신 거 맞아요! 페르소나랑 비슷한 느낌 같다고 저도 생각했어요ㅎㅎ 페르소나는 아무래도 가면이라서 내가 가진 다른 모습 같았는데요. '분인'이 좀 더 그 사람과의 관계를 포함해서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그나저나 히라노 게이치로님도 수지님이 사랑하는 작가셨군요. 저는 아직 한번도 읽어보지 못했답니다! 입문 책 추천해주시지요~
전 단연 '일식'이 최고였어요. 근데 허세 가득한 대학생 때라 더 좋아했던 것 같아요. 번역자인 양윤옥 선생님이 번역을 엄청 잘 하신 것도 있고요. 제가 오에 겐자부로 님이랑 히라노 게이치로 님 책 읽고 싶어 일본어 공부 시작했다는 말씀은 몇 번 드렸던 거 같은데, 정말 두 분 다....일본인도 이해하기 힘든 어려운 문체로 글을 쓰십니다. 그래서 '일식'을 추천 드리기가 망설여져요. 사실 기억도 잘 안 나고요. ('一月物語(달)'은 읽었는지조차 의문?) 몇 년 전에 '형태뿐인 사랑'이랑 '마티네의 끝에서', '공백을 채워라'도 읽었는데, 괜찮긴 했지만 추천까지는...'달 시리즈?' 외엔 더 이상 어렵게 쓰시지는 않는 것 같았어요. '장송'은...읽다가 포기는 아닌데, 몇 년째 읽고 있어요. ㅎㅎㅎ 한국어 책으로도 거의 2000쪽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쇼팽과 들라크루와를 좋아하시면 추천 드립니다. 아! 장강명 작가님이 '헌치백' 추천해 주셔서 얼마 전에 샀어요. (이렇게 추천을 미루어 본다.)
헌치백 - 2023 아쿠타가와상 수상작2023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중증 척추 장애인 샤카가 남성 간병인에게 “내가 임신하고 중절하는 걸 도와주면 1억 엔을 줄게요”라고 제안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심사위원 일부가 난색을 표할 만큼 위악적인 상상력을 숨김없이 표출하는 작품이다.
엇, 도리님이 설명을 해주셨었군요(머쓱...).
연해님의 다정한 댓글이 저에겐 오로나민씨~~♡
오오, 찾아보니 히라노 게이치로님의 책에 처음 등장한 게 맞는 것 같은데요! 그러게요. 페르소나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가면은 인위적인 느낌이라면 분인은 좀 더 투명한 모습이려나. 몰라몰라~~(따라하기) 좋은 책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센스쟁이 @siouxsie 님:)
마지막 두 편지가 짧으면서도 정말 강렬해서, 앞의 편지들에 멋진 문장이 가득한데도 읽은 직후에는 계속 생각나는 것 같아요. 소설과 다르게, 편지들을 읽고나니 굉장히 개인적으로 버지니아를 생각하게 되네요 흑...
저도요. 특히 그 두 편지는 읽으면서 유독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전반적으로 느낀 감상은 버지니아 울프의 인간적인 모습이었어요. 그동안 제가 혼자 상상해왔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현실적인 모습에 친근감이 느껴졌습니다. 솔직하고 강한 사람이라 생각했어요.
작품만 볼 때랑 이런 개인적인 글을 볼 때랑 참 느낌이 다르네요. 자기 문장이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도 놀라고, 분량이 많지 않은데도 여운이 참 큰 책이었네요.
78p <프루스트는 표현에 대한 나의 욕망을 너무 자극해요> 그 동안 바빠서 이제서야 답변드려요. 내일 뵙겠습니다 :)
10월 그믐밤은 낭독모임으로 진행되는군요 정말 이색적인 시간이 될 것 같아요 11월 그믐밤도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는 정보를 살짝 들었는데요 가을밤이 그믐과 더불어 깊어가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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