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로 넘어가는 길목인 요즘,
<중국인 이야기>라는 시리즈가 10권이 완결되었다는 뉴스를 자주 접하네요.
평소에 중국 역사, 문화, 인물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중국사의 주요 인물들을 10권에 걸쳐서 17년간 다루고,
그걸 완결을 지었다는 지구력에 저자와 출판사에 경의를 표하면서,
1권부터 차근히 읽어볼까 합니다.
그믐에 오시는 많은 분들께서 교보문고 SAM 구독권을 아실텐데요,
전자책으로 8권까지 올라와 있어서 아주 쉽게 읽을 수 있네요.
1권부터 500 페이지가 넘는 책이라,
일단 시작은 전자책이 유용하리라 생각됩니다.
나중에 만약 한길사에서 10권짜리 셋트가 나오게 된다면,
종이책으로 구비하고 싶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시간 순서대로 되어있지도 않고, 문체도 이야기식이라 읽기는 술술 읽힙니다.
다만 배경 설명없이 바로 인물이야기로 들어가기 때문에, 중국 역사의 대략적인 줄기는 알고 계셔야
시간 순서가 왔다갔다 해도 헷갈리지 않고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0권까지 다 읽는 것이 목적입니다만,
그믐에서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목표로 삼아보지요.
술술 읽히는 책인만큼, 진도를 정하며 꼼꼼하게 '함께 읽기' 보다는
재미있는 부분에 대해서 함께 '책수다' 떠는 성격으로 생각하며 모임을 개설합니다.
중국에 대해 관심있는 분들과 즐거운 독서 할 수 있길 빌면서,
일주일 정도의 모집시간을 두고 기다려 봅니다.
[한길사 - 김명호 - 중국인 이야기 읽기] 제 1권
D-29
CTL모임지기의 말
저녁집
우리 동네 도서관에 3권부터 있어서 급한 마음에 상호대차 신청하고 나니 밀리의 서재에도 있네요. 며칠 늦겠구나 했는데 함께 시작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이번에 완간되었다는 기사 보고 이 책은 언제 또 읽나 했는데 이렇게 모임을 열어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CTL
네, 생각날 때마다 술술 읽기 좋은 책이라 전자책으로 훨씬 수월하게 읽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참여해 주신 분들이 적어서 모임을 개설할지 말지 계속 고민 중이었어요.
중국 관련 책은 워낙 인기가 적어서 많은 분이 참여할 거라 기대는 안 했지만,
전체 참여수 대비 실제 글 게시자수는 10% 오가는 그믐 모임 성격을 고려하면
과연 이 책으로 하는 모임이 "함께 읽기"가 가능할까 싶어서요.
게다가 지금 참여 4명 중에 3명은 다른 중국 관련 책 모임을 함께 시작할 참이라 대화 내용도 중복이 되지 않을까 싶고요.
그래서 사실 오늘까지 기다려 보고, 전체 인원이 5명 넘지 않으면 개설이 힘들겠다 생각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녁집 님께서 책을 이렇게 열심히 구하셨으니, 5명이 안 넘어도 일단 개설을 할까요?
저녁집
저는 중국에 대해 전혀 몰라서 이번 책 읽기를 좋은 기회로 삼아보려고 합니다. 모임지기님의 결정에 따르겠습니다.
CTL
중국에 대해서 전혀 모르시면 좀 헷갈리실 수도 있습니다만,
시대배경 다 떠나서 인물에 중점을 두시고 보면 재미있을 수도 있어요.
다만, 저자가 그리 친절한 설명을 해주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점은 감안하시고 읽으시길 빕니다~
테이블
안녕하세요 :) 저는 밀리의 서재에 책이 8권까지 있어 이 기회에 같이 읽어보려 합니다.
모임지기님께서 편하게 개설 여부 정해주시고, 상황이 되면 따라 읽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CTL
다.행.히....
최소의 목표로 삼았던 인원 - 5명- 이 되어서
모임을 시작해볼까 합니다.
한국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인물들의 삶을 알아보는데 중점을 두고
즐거운 "책수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CTL
<중국인 이야기 1>
29일 동안 읽을 일정을 안내해드립니다.
35개의 소제목이 있으니 1주일에 대략 9개 소제목을 읽고 이야기 나누는 걸로 하지요.
(제가 전자책으로 읽어서 페이지를 정확히 알기 힘든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10월 5일 - 11일 : '잊혀진 사상가 장선푸'까지
10월 12일 - 18일 : '마오의 딸들'까지
10월 19일 - 25일 : '아편과 혁명'까지
10월 26일 - 11월 2일: '푸이의 황후와 황비' 까지
화제로 지정된 대화
CTL
1주차 분량에서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누구였을까요? 이유는요?
CTL
중국인 이야기의 대장정이 '대약진운동' '문화혁명'을 거친 인물들 이야기로 시작되는게 흥미롭네요. 그만큼 지금의 중국인에게 큰 영향을 끼친 사건들이기 때문이겠죠. 린뱌오란 인물은 대단한 전략가인 군인이었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엄청 독한 사람일 줄 알았는데 물도 싫어하고, 늘 아프고, 병약한 이미지라 의외예요. 그런데도 마오가 2인자로 낙점했다는게 놀랍네요.
그리고 공산당 인물들이 자유연애를 중시하고, 그리고 이혼과 결혼을 아무꺼리낌 없이 했다는 점도 신기하고요. 아마 봉건주의로부터의 '해방'이라는 목표와 공산주의의 '평등' 지향이 맞물려서 그런가싶기도 해요. 가끔 공산당 드라마에서도 보면 동지들끼리 연애하고 이어주는 장면이 뜬금없이 나오는 걸 보면요.
저녁집
류샤오치가 사는 푸루쥐(福祿居)와 마오쩌둥의 거처 쥐샹수우(菊香書屋)는 오솔길 하나로 통해 있었다. 평소 류샤오치는 이 길을 유난히 좋아했다. 매일 저녁, 부인 왕광메이와 호수로 산책 나가다 보면 어김없이 마오쩌둥이 창문을 열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류샤오치는 창 밖에서 고개를 치켜들고, 마오쩌둥은 창 밖으로 고개를 빼든 채 온갖 싱거운 소리 나누다 헤어지곤 했다. 보통 한 시간 정도였지만 남 흉보거나 옛날에 사귀던 여자 이야기라도 나오는 날에는 어찌나 재미있던지 두 시간을 훌쩍 넘길 때도 많았다. 베이징 골목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정경이었다.
이 장면 읽으면서 당황, 아니 황당했어요. '남 흉보거나 옛날에 사귀던 여자 이야기'하는 두 공산당 지도자라니...
CTL
저는 대화의 주제보다는 격변기의 정권 1, 2인자가 저녁먹고 집 주위를 한 시간씩 산책하면서 수다떨 여유가 있었다는 게 참 신기했어요. 게다가 저녁 먹고 부부가 동네를 거닐면서 한 두시간 수다 떠는게 베이징 골목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정경이었다니, 한국의 저녁 풍경에 비하면 참 소박했구나 하는 느낌도 들었고요.
CTL
저는 '두부와 혁명' 편도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프랑스에 유학한 중국인이 참 많은 것도 신기했는데 '근공검학'이라는 운동때문에 그랬다는 것도 신기하고, 거기서 두부를 만들어 판 것이랑, 프랑스 유학왔다가 공부 포기하고 식당에서 일하는 중국인이 많았다는 것도 나중에 나오는데 1900년대 초반에 이미 중국인들이 유럽에 그렇게 많이 나갔다니 참 놀라와요.
저우언라이는 여기서도 중재자로써 활약을 보여서 주먹질 일보 직전까지 가는 싸움도 '프랑스는 병원비가 비싸다'면서 말리고, 얼마나 잘 생겼으면 대학교 2학년 때 텐진 사진관에 독사진이 걸리기도 하고요. 그 시대의 얼짱에 엄친아였네요. 이 장에 참 재미있는 내용이 많았어요.
테이블
이제 1주 차 분량을 다 읽었네요. 옛날에 읽은 중국 혁명 관련 책이나 글에 이름 정도만 봤던 인물들의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이름 뒤의 얼굴을 생생하게 보는 재미가 있는데요.
문화 혁명으로 실각하고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 류사오치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역사에 가정이 없다는 진부한 말이 있지만, 역사의 한 분기점에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두부는 제가 좋아하는 식재료인데, 중국 두부와 두부 요리의 프랑스 진출과 중국 혁명은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이네요. 장선푸의 이야기에 나오는 검법의 달인 류칭양은 중국 무협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CTL
저도 류사오치 부분이 참 인상적인게, 주로 문화혁명 시기에 체포된 사람들을 공개심판하는 장면에 제일 많이 나오는 사진이 류사오치 사진이거든요. 그리고 지금도 부정적으로만 알려져있는 경우가 많은데 공산당에 의해 선전되지 않은 그의 다른 모습을 많이 알게 해 주었어요.
그리고 너무나 많은 인물이 나와서 지나치기 쉬운 부분을 함께 읽으니 다시 찾아보게 되는 묘미를 다시 발견하네요. '장선푸' 이야기는 사실 좀 인상적이지는 않았는데 '류칭양'이라는 인물, 정말 흥미로와요.
"톈진의 미식가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혓바닥 요리사’의 딸이었던 류칭양은 어릴 때부터 검객이 꿈이었다. 부모가 인형을 사주면 던져버리고 칼을 잡을 정도였다. 철이 들면서부터 베이징을 자주 왕래하더니 리다자오와 친분을 쌓았고 5·4운동 당일에는 외교부장 차오루린(曹汝霖)의 집 방화에도 한몫을 단단히 했다."
"장선푸는 새것을 접하면 지난 것을 까먹는 사람이었다. 망각이 인생의 최종 목표였다. 중국에 두 번째 부인이 있었지만 류칭양과 결혼했다."
'류칭양'의 이야기는 정말 마치 무협 소설이나 드라마에 나오는 검술도 잘 하고, 남자보다 더 적극적인 여자 주인공 모습 그대로네요. 아버지는 칼로 요리를 하고, 딸은 집에서도 검술 연습을 하고...집안 풍경 참 재밌었을 것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C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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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집
“ 류샤오치의 자본가 옹호는 마오쩌둥의 연합정부론에 근거한 경제정책이었지만 수십 년간 풍파가 그치지 않았다. 발단은 마오쩌둥이었다. 류샤오치의 주장이 정책(政策)적이었다면 마오쩌둥의 주장은 책략(策略)적 성격이 강했다. 류샤오치는 이 점을 간과했다. ”
『중국인 이야기 1(김명호)』 김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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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집
맨 앞부분의 '참새 소탕전의 추억'을 읽으면서 아, 이게 중국인의 모습이구나 했는데, 생각해보니 원래 중국인의 모습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이 만들어놓은 기괴한 중국인의 모습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위화의 에세이들도 생각나는 장면들이었습니다.
류사오치와 마오의 각축전은 정말 일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이군요. 이걸 단순히 시대가 만들어놓은 인물상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고... 마오라는 인물은 정말 문제적 인물이네요.
CTL
'동물 학자들은 입도 뻥긋 못했다. 참새의 편을 들었다간 기상천외한 봉변을 당하고도 남을 상황이었다.'
너무 웃기지 않나요... 정작 '궈모뤄'같은 글쓰는 사람들이 나서고 전문가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요.
그런데, 참새만큼은 아니지만 예전에 6,70년대에 했다던 쥐잡기 운동 포스터도 생각나기는 해요.
저녁집
오늘은 린뱌오 부분을 읽었습니다. 마지막 부분의 며느리 간택 이야기를 읽다 린뱌오의 아들과 딸이 40년대생이라는 데 생각이 미쳐 이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린뱌오의 말년도 궁금했구요. 게다가 린뱌오의 딸 사진 밑에 앞뒤 맥락없이 들어간 듯한 한 문장이 계속 신경쓰였거든요.
"1971년 9월 13일 새벽, 부모와 남동생이 몽골에서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하자 4인방에 의해 혹독한 격리심사를 받았다. 마오쩌둥의 지시로 풀려났을 때 사람 몰골이 아니었다."
린뱌오의 아들이 기도한 마오쩌둥 암살계획이 실패하자 가족 모두 소련으로 가려고 했으나 딸이 상부에 보고하여 발각되고 린뱌오 부부와 아들은 사망했나보군요. 린뱌오의 아들 린리궈가 생전에 했다는 말이 마오쩌둥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어제 읽는 류샤오치부분에서도 느꼈던 것이거든요.
"그와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일해 온 정치세력이 단 하나라도 있을까? 그의 전직 비서들은 자살했거나 체포되었다. 그와 가까운 그소수의 전우들이나 신뢰할만한 참모들 또한 자신의 손으로 직접 감옥에 보냈다. (...) 그는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사디스트다. 누군가를 제거하는 데 있어서 그의 소신은 아예 시작도 하지 않거나 일단 시작하면 철두철미하거나 둘 중 하나다. 누군가를 제거할 때마다 그는 상대가 죽을 때까지 절대 멈추지 않는다. 그는 일단 상처를 주기 시작하면 끝까지 상처를 줄 것이다. 그리고 그는 나쁜 일에 대해서 모두 남의 탓으로 돌린다."(나무위키)
류샤오치의 이야기도, 린뱌오의 이야기도 결국은 마오쩌둥으로 귀결되는군요. 이 문제적 인물이 더 궁금해집니다.
CTL
저는 다른 책에서 린뱌오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참 허무하고 비극적이라 인상깊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제가 상상한 린뱌오는 약삭빠른 전략가의 이미지였는데 <중국인 이야기>에서 아주 병약한 모습이었다니 놀랬고요.
류샤오치는 문화혁명 이야기에서 흔히 홍위병에 끌려나가 수모를 당하는 사진으로 많이 기억이 되는데 마오가 견제해야할 존재로 여겼던 모습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새로이 배운 면이고요.
류샤오치나 린뱌오를 보면 마오의 후계자로 선택받는게 아주 위험한 일이었네요. 그러고보면 저우은라이는 참 대단한 사람이고요. 물론 그의 말로도 아주 고통스러웠던 것 같습니다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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