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이벤트] 이효석문학상 대상작 <애도의 방식>연극 티켓 드립니다. ~10/3

D-29
선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밤은 내가 가질게>를 읽으며 분노와 아픔, 먹먹함, 또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많은 감정을 느꼈습니다 어떤 진심 완전한 사과 애도의 방식 바늘 끝에서 몇 명의 천사가 미워하는 일 미도 밤은 내가 가질게 책에 실린 일곱 편의 단편 중 대부분이 조금씩 다른 시간과 시점으로 절묘하게 연결되어 있네요 언니의 시선으로 바라본 삶의 과정과 동생의 시선으로 바라본 모습이 다르기도 하고, 학교 폭력 피해자의 어린 시절과 청소년 시절, 돌봐 주는 하원 도우미의 시선과 피해자 본인의 입장이 다르기도 한 상황을 매 단편에서 다르게 읽을 수 있어 인상깊었습니다 제 앞가림 못하는 사고뭉치 언니를 이해해 가는 동생의 단순한 연민이나 감정 이입이 아니라, 어린이집 보육자로서 복합적으로 마주하는 상황에서 변화의 요소를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이 정말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많은 사람이 함께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10/6 오후 공연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나누어질 이야기도 궁금해졌습니다 책을 읽으며 필사한 문장들을 남겨 봅니다 ♡
엄마, 내 침묵은 용서가 아니야. 내 침묵은 나를 위한 거였어. 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가 지금까지는 침묵밖에 없었던 것뿐이야. 나는 계속, 계속, 늘, 엄마가 두려웠어요. 정말이지 엄마가 끔찍했어. p.135-136
밤은 내가 가질게 - 바늘 끝에서 몇 명의 천사가 -, 안보윤 지음
밤은 내가 가질게상처 입은 이들의 시선으로 우리가 사는 세계의 가혹한 진실을 들여다보며 아픔을 어루만지고 회복의 길을 열어온 작가 안보윤의 세번째 소설집 『밤은 내가 가질게』가 출간되었다.
비겁하고 무능한 채로 사는 동안 너는 늘 지적받았고 쉽게 경멸당했다. 네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지 엄만 전부 다 알아. 이것도 몰라? 이렇게 될 줄 정말 몰랐다는 거야? 머리가 있으면 유치원생도 이 정도는 알겠다! 너는 너의 엄마가 바라는 대로 살아왔다. 너의 엄마는 너에게 세계를 가르친 사람이었다. 그러나 엄마는 너를 세계로부터 가장 멀리 떼어놓은 사람이기도 했다. p.185
밤은 내가 가질게 - 미도 -, 안보윤 지음
이런 인간이었구나. 나는 망설임 없이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인간이었구나. 이렇게 습하고 비열한 눈으로 사실은 아무 상관 없는 어린애를 바닥으로 내던지는, 이런 짓밖에 할 수 없는 인간이었구나. 그런데 그 두 가지뿐인가? 약자가 되지 않으려면 이렇게, 상대를 힘껏 내던지는 인간이 될 수밖에 없나? 동주는 주춤주춤 내게서 멀어지는 중이다. 어느 곳으로든 들어가 문을 잠가버릴 것 같다. 다시는 내게 볼록한 이마를 보여주지 않을 것 같다. p.70
밤은 내가 가질게 - 완전한 사과 -, 안보윤 지음
<밤은 내가 가질게>에 수록된 「완전한 사과」와 「애도의 방식」, 세계관이 이어지는 미발표 단편 「딱 한 번」까지 연결된 연극은 정말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비지정석 티켓을 받고 입장한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은 관객석과의 단차가 없는 낮은 무대였습니다 배우님들 스스로 소품을 옮기고 치우고 바닥에 눕는 모습에 시선을 집중했습니다 스크린에 띄워지는 소설 속 문장들, 대사로 읊어지는 독백들이 극의 흐름에 대한 이해를 도왔습니다 배우님들의 발성이 너무나 정확하고 또렷해 깜짝 놀랐습니다 단편 세 편에서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표현되는 동주와 승규 역의 최호영, 김의태 배우님뿐 아니라, 찰나의 환복으로 캐릭터까지 완벽히 변신하며 1인 다역을 매끄럽게 보여주신 신소영, 이은정, 김정아, 최태용 배우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 연극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 여운이 남아, 함께 관람한 그믐인끼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극중 동방신기의 '주문(MIROTIC)'을 부르는 장면은 왜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무료로 다운로드 받게 해주신 프로그램북 pdf 파일을 통해 각색, 연출, 연습, 무대디자인 노트를 살펴볼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GV에 참석 못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정말 멋진 시간이었습니다!
@수북강녕 님을 따라 플러스 1이 되어 연극을 관람했습니다. (연극 관람이 끝난 뒤 핸드폰을 켰더니 온통 한강 작가님 얘기였어요.^^) 저는 연극의 세 파트가 전부 폭력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정 폭력/ 학교 폭력/ 그리고 부모로서 자식을 잃은 것입니다. (인간이 겪을 수 있는 폭력 중에 이보다 더한 것은 세상에 없겠지요.) '애도'라는 제목과 달리, 작품은 오히려 삶을 파고드는 폭력의 뿌리와 그로 인한 파괴적인 영향력을 탐구하는 듯 했습니다. 무대예술이기 때문에 스토리 라인보다는 연출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 관람했는데요, 배우들의 발성이 워낙 좋고 이야기의 완급도 잘 조절되어 스토리를 따르는 재미도 충분했습니다. 워낙에 무거운 작품일 것이라 예상했는데 중간 중간 터져 나오는 작은 유머들이 참 제 취향이기도 했네요. 긴장과 이완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연출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관객에게 지루함을 느끼게 하지 않았습니다. 공연장의 환경 또한 작품 감상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쾌적한 온습도가 집중력을 높였고, 간이 의자임에도 불구하고 편안했어요. 특히 공연장의 습도 시스템에 자신이 있는지 시작 전에 자세히 안내(라 쓰고 자랑)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작품 감상은 조금 더 생각해 보고 이어서 써보겠습니다.
무대는 4개의 거대한 기둥이 견고하게 지탱하는데요. 폭력이라는 감옥에 갇힌 인물들의 탈출 불가능성을 은유적으로 시사하는 듯했습니다. 실은 건물 구조 때문에 기둥은 이번 연극과 상관없이 원래 그 자리에 있는 것인가 본데 작품과 너무 잘 어울렸어요. 무대는 화려한 장식이나 과장된 연출 없이, 오히려 일상의 단조로운 풍경을 연상시키도록 미니멀하고 인더스트리얼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상복을 입고 화장을 거의 하지 않은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마치 무대 위에서 실제 삶이 펼쳐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폭력이라는 주제의 무게감을 더욱 묵직하게 만들었고요. 무대를 둘러싼 4개의 기둥 바깥으로 뛰쳐나와 밖으로 내달리는 배우들은 폭력의 굴레에서 빠져나오려는 등장인물들의 의지를 보여주지만 결국 쳇 바퀴처럼 자신들의 원래 위치로 돌아오고 맙니다.
1부 2부 3부에 등장하는 세 어머니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부 소윤모, 2부 동주모, 3부 승규모 이렇게 세 명의 어머니가 등장합니다.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본능적인 행위에서 나온 모성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어둠을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자식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식과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어머니들의 모습 역시 폭력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보는 내내 한편으로는 그 가련하고 연악한 어머니들을 꼭 안아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들었어요. 연극 인상 깊게 잘 봤습니다.
저도 덕분에 좋은 연극 잘 보고 왔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깊게 봤습니다. 특히 1인 다역 하셨던 두 여자분의 연기를 흥미롭게 봤습니다. 일단 저는 안보윤 작가의 작품을 무척 인상깊게 본 상태였기 때문에 그 부분이 연극에서 어떤 방식으로 드러나는지, 세 작품을 어떤 식으로 엮었는지 궁금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애도의 방식이 전체 흐름을 주도하고 있고 다른 두 작품은 인물의 배경으로 설정하여 인물을 좀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 심도깊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연극의 첫 장면을 소설의 첫 문단으로 시작한 점도 인상 깊었는데 원작이 소설이 아니었으면 어떤 방식으로 시작했을까 궁금하기도 했고, 연출가가 안보윤 작가의 문장을 무척 사랑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곳에서 문장을 보니 색다른 맛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작품에서 상징으로 쓰였던 우산, 승규어머니의 심리를 가장 극적으로 드러냈던 고기 짓이기는 장면 등이 연극에서도 중요한 장면으로 다뤄져서 원작에 충실한 연극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만, 원작을 읽지 않고 간 사람에게 우산의 의미가 소설만큼 잘 전달될 수 있을까 궁금했고, 그런 지점들이 소설이라는 장르가 존재하는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동전 앞뒤를 선택하게 하는 장면은 소설로 읽었을 때보다 훨씬 사실적이고 감각적으로 다가와서, 역시 연극이 존재하는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대인사할 때 마지막에 승규와 동주가 같이 나올 차례가 되니 둘이 만나면 안 될 것 같은 마음과 승규에 대한 미움으로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둘이 같이 인사를 하는 걸 보니 울컥하더군요. 동주에 대한 연민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같이 간 직장 후배는 책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갔는데 무척 인상깊은 연극이었고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잘했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오랜만에 종로에서 저녁 먹고 차 마시고 연극 보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감사드려요~ 좋은 연극 오랫동안 상영되어 많은 관객들과 생각 나눌 수 있길 바랍니다.
여자가 함박스테이크를 주문한다. 구운 파인애플을 도막도막 잘라놓고 먹지 않는다. 노른자를 터뜨려 끼얹은 고깃덩어리를 죄다 으깨놓고 먹지 않는다. 여자는 물끄러미 나를 쳐다본다. 비린 것을 물고 삼키지도 뱉지도 못하는 표정으로 나를 본다. 동주야. 여자는 내가 지나다닐 때마다 작은 목소리로 나를 부른다. 나는 못 들은 척 움직인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접시를 치우고 덜걱대며 테이블을 닦는다. 간이 싱크대에서 찻잔을 씻다가 커피잔을 하나 깬다. (……) 음식에다 이게 뭔 짓이야. 너 진짜 모르는 사람 맞지? 몰라요. 나는 진심을 담아 말한다. 알 리가 없다. 이미 으깨진 것을 기어코 한번 더 으깨놓는 사람의 마음 같은 건.
<애도의 방식> 공연 소설 <애도의 방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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