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3. <좋은 불평등> 읽고 답해요

D-29
2-1. 그간 '낙수효과' 하면 마냥 나쁘게만 봐왔던 측면이 분명 있었음을 이번 기회에 분명히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불평등' 도 좋은 불평등과 나쁜 불평등이 있듯, 여러 문제들을 바라봄에 있어서.. 다면적인 관점이 역시 중요하겠습니다. ^^
전 세계교역량 정체기 때 일본과 우리나라 차이점을 다룬 부분이 아주 인상적이라서 자꾸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일본은 당시로서는 합리적 판단으로 조선업을 사양산업으로 판단해 구조조정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우리는 닉슨 독트린으로 인해 안보위기가 불거지면서 과잉투자였음에도 과감한 투자를 결단합니다. 이 전혀 다른 두 결단으로 인해 20년이 지난 90년대 후반. 세계무역이 급팽창하면서 조선업이 대호황을 맞이하고 두 국가의 명암이 갈리게 됐다는 점이 흥미로우면서도 앞날을 예측하고 대비한다는게 이렇게나 어려운 일이란걸 실감하는 사건이기도 했는데요. 그 이후 다시 조선업이 어려움에 처했다가 지금 다시 호황기를 맞이하면서 우리 조선사가 미국 조선사를 인수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걸 보면 신기하게 느껴지기까지도 하네요. 거기다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되면서 각자 안보는 스스로 책임지라는 새로운 '트럼프 독트린'이 등장하게 될것 같은데, 또 어떤 새로운 사건들이 벌어지면서 그 속에서 내리는 판단들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과거와 겹쳐지면서도 전처럼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라게되는 현재입니다.
2-1 부끄럽게도 한국사를 잘 알지 못하는데요. 노태우 정부가 잘한 일로 한중 수교가 나온 게 신기하더라고요. 사실 노태우 정부에 대한 인식 자체가 별로 없었는데 말이죠... 한중 수교 덕분에 수출 대박이 나서 한국의 경제 성장에 엄청난 기여를 한 것이라니 당황했어요. 개인적인 이야기로 제가 최근에 해외여행을 하면서(태국, 중국, 몽골) 느끼는 건 한국이 싫다, 살기 힘들다 어쩌구해도 선진국이구나, 국제적 위상이 높아져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대우 받고 있구나+ 한국이 화장실도 깨끗하고 좋구나(?)...를 느꼈는데요. 그래서 이 책의 주장에 (제가 가진 통념과 상충되기도 하니) 얼떨떨해 하며 따라가고 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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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 역시 한국경제 불평등이 ‘역대 정부의 정책적 과오’ 때문에 발생했다는 인식에 기초한다. 그래서 역대 정부 정책과 반대 방향으로 해보겠다는 당찬 포부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경제 불평등을 제대로 조망하기 위해서는 그 시야를 세계사와 세계경제사로 확대해야만 한다. 세계사와 한국사가 만나는 접점, 세계경제사와 한국경제사가 만나는 접점에서 우리가 겪어야 했던 환경 변화를 찾아내야 한다. 한국경제 불평등은 ‘국내적’ 원인으로만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2015년 변곡점은 중국의 정책 변화 때문이다. 중국의 정책 변화 중에서도 ‘일시적인’ 정책 변화가 아니라 ‘지속되는’ 정책 변화로 인해 발생했다. 2015년 이후 한국경제 불평등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이유다.
안타깝습니다 여야가 서로 네탓을 하다 정작 중요한 진단을 못 내렸네요 그러니 열심히 해도 잘못된 처방으로 결과가 좋지 못하죠~ㅜㅜ (살짝 궁금한 점이 아무리 똑똑한 정책연구원이 해결방안을 찾아도 이를 정치인에게 전달하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을거 같네요 이 지점에서는 정책연구원도 어느 정도의 정치력이 필요하실듯 합니다)
@거북별85 / 오~ 제대로 짚으셨습니다. 아무리 똑똑한 정책연구원이 해결방안을 찾는다고 할지라도, 이를 '정치인에게 전달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다만, 두 가지 점을 고려할 필요는 있습니다. 첫째, 대한민국은 초연결 사회여서, 누군가 남들이 잘 알지 못하는 쌈빡한 해결방안을 갖고 있다면, '전달될' 통로는 의외로 많을 수 있습니다. 둘째, 정치는 정치의 속성이 있습니다. '표'에 도움이 돼야 하고, 지지층의 요구-욕망-니즈와 상충되면 안됩니다. 만일 어떤 해결방안이 '나라에는 좋은데, 표에는 도움이 안될 경우' 채택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초연결 사회여서 전달될 통로가 의외로 많을수 있다니 신기합니다!! 어떤일이든 상대의 요구.욕망.니즈를 파악하는건 중요하면서도 힘든 일인거 같습니다^^;;
@거북별85 / 한국이 초연결사회여서 전달될 통로가 많을 수 있지만, 물론 실제로는 크게 2가지 경로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언론'을 지렛대로 알려지는 경우입니다. <기존의 불평등 이론>이 틀렸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제가 했던 작업은 <좋은 불평등>이라는 책을 집필하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는 매우 방대한 작업이었고, 공무원 연금을 통으로 깨면서 꼬박 6년을 작업했던 것이긴 합니다. 둘째, '인맥'을 통해 접근하는 경우입니다. 최근 언론에서 시끄러운 김건희-명태균의 연락들도 넓게 보면 '인맥'을 통한 접근에 해당합니다. 초연결사회여서 '통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인이 접근하기에는 쉽지 않은 통로인 것도 맞습니다.
한국에서 소득상층 10~20%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한 축으로는 전문직 자격증을 가진 회계사, 변리사, 변호사, 세무사 등의 사(士) 자가 붙는 사람들이다. 또 다른 한 축으로는 4급 이상 고위 공무원과 공기업 종사자들이다. 그 외의 축으로는 수출·제조업·대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규모로 볼 때 세 번째 그룹이 가장 많다. 또한 세 번째 그룹의 수출·제조업·대기업 노동자들의 지갑이 두둑해질 때, 이들의 소비가 증대하여 전문직의 지갑도 함께 두둑해진다.
전 낙수효과가 미미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낙수효과가 있나봐요~~~ 그런데 보수진영에서 말하는 이 낙수효과가 얼마나 갈 수 있을까요?? 전 의문입니다
@거북별85 / 낙수효과는 개념 자체가 약간 애매한 점이 있습니다. 주어와 목적어를 무엇으로 할지에 따라서 달라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1) 예컨대, <대기업 수출이 늘면, 중소기업 내수가 커질까?>라는 질문이 있으면 '대체로 맞다'고 답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산업보다는 자동차 산업인 경우가 더 그렇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공급망'이 발달해있고, 자동차 산업은 '국내 완결적인 공급망'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2) <부자가 돈을 많이 벌면, 가난한 사람의 소득도 올라갈까?>라는 질문이 있으면,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3) 정리해보면, <중소기업 내수에 대한 대기업 수출의 낙수효과>는 대체로 작동하는 반면, <가난한 사람 소득에 대한 부자 소득 증가의 낙수효과>는 작동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낙수효과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여부는 주어와 목적어가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부 기간에는 불평등이 증가했다. 이명박이 집권하자,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2008~2010년 기간 동안 3년 연속으로 한국경제 불평등은 축소됐다. 이 수치만 보면, ‘민주화 세력’은 불평등을 증가시키고, ‘보수세력’은 불평등을 축소시킨다고 주장해도 이상하지 않다. 사회과학에서 ‘현상 분석’이 아니라 ‘원인 분석’이 더 중요한 이유를 보여주는 사례로도 손색이 없다.
정말 이 내용만 보면 민주진영의 완전한 정책 실패로 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실제 원인은 다르다는 거죠~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분석하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인거 같습니다
종합해보면, 아시아에 몰려 있는 글로벌 신흥 중산층들이 세계화로 가장 큰 이익을 봤다. 그다음으로 선진국의 최고 부유층들이 세계화로 이익을 봤다.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의 중산층과 하위층이 가장 큰 손해를 봤다. 미국의 러스트 벨트 노동자들이 트럼프를 찍고, 영국의 레드월 노동자들이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것은 B 지점에 있는 노동자들이 C 지점에 있는 엘리트층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는 행위였다.
곧 트럼프와 해리슨의 미국 대선에서도 중국의 영향으로 힘들어진 러스트 벨트의 노동자들이 트럼프를 지지하겠죠~ 그들은 그들의 현재상황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알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냥 해리슨은 싫다 일까요??
@거북별85 / 진화론, 뇌과학, 행동경제학의 연구에 의하면, 인간은 '호감'보다 '반감'에 대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진화되었습니다. 이를 참고해보면, <내가 싫어하는 것을 잘 비판하는 사람을 좋은 지도자>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정치로 보면, 그게 트럼프입니다. <힐러리, 바이든, 해리스를 잘 비판하는 사람>이어서 트럼프를 좋아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진화론, 뇌과학, 행동경제학까지~이런 연구가 있군요^^ 예전에 사람들간의 언어전달은 실제 언어요소 20% 비언어적요소 80%로 상대에게 전달된다는 말을 본 적이 있는데 진보진영은 이런 전달력이 보수진영보다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여러 연구와 통계분석들는 잘하시는데, 마지막 전달력에서 좀 안타까운 마음에 ) 싫은 걸 비판하는 사람은 무조건 뽑는다라는 사람들은 지혜롭게 대응할 방안들은 있으신건지~~~^^;;
세계화의 최대 수혜 집단은 아시아 국가와 아시아인들이었다. 세계화로 인해 소득이 정체된 집단은 선진국의 제조업 노동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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