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리 / 오~ 좋은 질문입니다. "자료를 찾고 도식화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냐면,
1) 당장 겪었던 어려움은 <아주 오랜 세월>이 걸렸다는 점입니다. 책 집필에 약 6년이 걸렸습니다. 4년간은 자료보는데 걸렸고, 2년간은 꼬박 집필만 했습니다.
2) 2년 집필기간은 '책을 완성하기 전까지는 취업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근데, 저는 경제적으로 넉넉한 사람이 아니고, 처자식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공무원 연금'을 통으로 깨서, 그렇게 생긴 소득을 생활비로 쓰면서, 약 2년간 집필에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반대급부로 공무원 연금이 사라졌습니다.)
3) 자료를 찾고 도식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소득 + 안정적 집필 시간 확보'였다고 봅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문제는 <스토리텔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1997년 외환위기 가설>이 통념으로 작동했던 근본 이유는 스토리텔링(=아픔의 집단 기억)이 그만큼 강력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필적할 수 있는 <대안적 스토리텔링>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중적 설득력은 한계가 있었을 것입니다.
4) 책 전체에서 중요하게 사용하는 <3대 변곡점 그래프, 데이터>를 발굴하게 된게 큰 행운이었닥 생각하고 있습니다. (1980년부터 고용노동부시 실시했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데이터..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3. <좋은 불평등> 읽고 답해요
D-29
가을남자
borumis
그래프나 여러가지 예시 및 적절한 비유로 저같은 경알못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시는 것 같아요.
제가 읽으면서 가졌던 질문은:
한국경제에서 수출의 낙수효과가 사라졌다고 주장하는 진보 경제학자/정치인들의 주장은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말했나요? 경제학자라면 어느 정도 뒷받침하는 데이터 등 근거자료가 있을 것 같은데.. 경제 불평등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는 건 시야가 좁아서 그럴 수 있다쳐도 어떤 현상의 결과를 주장하기 위해선 그걸 보여주는 증거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반대로 수출의 낙수효과가 90년대 이후, 그리고 2000년대 이후 오히려 더 강해졌다는 근거자료는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가을남자
@borumis / 아래는 제가 중앙일보에 썼던 '경제분석 칼럼'입니다. <낙수효과 없다>와 유사한 것으로 진보쪽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에는 <고용없는 성장론>이 있습니다.
<고용에 대한 성장의 낙수효과>인 셈입니다. 제가 《좋은 불평등》을 집필하는 과정은
진보쪽 경제학자들의 주장이 실제로도 타당한지 따지는 작업이기도 했는데, 칼럼을 보면 알겠지만, 결론적으로 이분들이 '데이터를 잘못 이해해서' 발생한 일입니다. <데이터를 잘못 이해한> 근본 이유를 거슬러가보면, ‘보수[경제학]를 비판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결국, 진보경제학자들 주장 중 적지 않은 부분이 <느낌적 느낌수준의 분석>에 입각한 주장이 매우 많았다고 생각합 니다. (*아래 중앙일보 칼럼, 매우 재밌을 것입니다.)
[중앙일보] [최병천의 퍼스펙티브] 성장 무용론으로 이어진 ‘고용 없는 성장’…사실과 다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372887?sid=110
borumis
간접적 일자리를 포함한 취업유발계수.. 생소하면서도 실질적인 일자리를 반영하겠네요. 유용한 가사 감사합니다. 역시 개념 확립과 열린 생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게 중요하겠군요.
가을남자
@borumis / 취업계수. 취업유발계수. 이 분야를 연구하는 분들에게는 익숙한 개념이긴 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열린 생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은 '어떤 세계관의 틀'(=패러다임)을 통해서 세상을 이해하는게 불가피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의 최고치는 '반론에 대한 열린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내 가슴이 아무리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뜨거워도, 진영의 반대편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는 자세.. 가 없다면, 스스로 만들어낸 '이념적 테두리'를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봅니다.
메이플레이
2-3
불평등이 세계의 흐름으로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고, 이또한 변화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는데 왜 서민의 입장에서 항상 불평등한 기분이 드는 걸까요? 실제로 불평등이 상하소득의 격차를 의미하는데 이 격차는 과거보다 더 커지지 않았을까요? 원인은 세계화에 있다고 해도 실제로 불평등은 커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가을남자
@메이플레이 / 앞에서 다른 분도 유사한 질문을 준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실제로, 대부분 사람들이 '예전보다 더 불평등해졌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두 가지 지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불평등의 측정 방식입니다. '전년 동기대비' 방식으로 측정합니다. 1년 전보다 불평등이 줄었으면 줄은 것입니다.
둘째, <예전>의 기준입니다. 보통은 청소년 시절입니다. 그때보다는 확실히 불평등이 증가됐습니다.
종합해보면, '전년보다 줄었지만, 청소년때보다 커졌으면' 불평등이 증가됐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불평등에 대한 전문연구자가 아닌 이상, 주식 등락을 보거나, 대출금리 등락을 보는 것처럼, 불평등을 '열심히, 매년, 모니터링' 할 리는 없을테니요.
Alice2023
불평등은 나쁘다거나 낙수 효과는 사라졌다는
저희가 일반적으로 가진 편건들을 데이타와 사례로
반박하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고 팩트풀니스가 생각나네요
이런 일반적 관념을 뒤집는 책도 추천해 주세요
팩트풀니스 (50만 부 뉴에디션)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느낌’을 ‘사실’로 인식하는 인간의 비합리적 본능 10가지를 밝히고, 우리의 착각과 달리 세상이 나날이 진보하고 있음을 명확한 데이터와 통계로 증명한 놀라운 통찰을 담았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고 미래의 위기와 기회에 대처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다.
책장 바로가기
가을남자
@Alice2023 / 네~ <좋은 불평등>을 보셨던 많은 분들이 '팩트풀니스'와 느낌이 비슷했다고 언급해주셨습니다.
애플망고
뒷부분에도 나오겠지만 한국경제는 왜이리 다른 나라의 경제정치적 상황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는지 읽으면서 또한번 깨닫습니다. 수출에 의존해온 우리 경제탓도 있겠지만 너무 다른 나라의 상황에 좌지우지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세계 경제 흐름에 따른 우리의 대응이 때로는 호재이기도 하고 악재이기도 했겠죠.
가을남자
@애플망고 /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사이즈'는 작고, '개방된' 경제라는 의미입니다. 세계에는 약 210개 국가가 있는데, <소규모 개방경제>의 대표적인 나라가 한국입니다. 국가의 총생산(GDP) 중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볼 수 있는데, 한국은 최근 기준으로 약 42% 정도 됩니다. 독일이 한국과 비슷한 비중입니다.
GDP에서 수출비중이 높다는 것은 좋은 측면과 나쁜 측면이 공존합니다. 먼저, 좋은 측면은 <더 큰 시장>을 상대로 생산할 수 있습니다. <국내 내수시장>에 국한된 생산을 하는 것보다 생산규모를 더 키울 수 있게 됩니다. 고용과 소득도 그만큼 올라가게 됩니다. 인구 규모가 4천만~5천만이었던 한국이 '선진국'이 될 수 있었던 중요한 비결입니다.
다음으로, 나쁜 측면은 <외부적인 국제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는 점입니다. 외부환경에 따라 국내 경제성장이 출렁 출렁거리게 됩니다.
근데, 세계경제사를 종합해보고, 가난한 나라가 부유해지는 과정을 종합해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더 큰 시장을 만나, 더 큰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는지 여부가 경제성장, 산업화, 경제적 번영에서 '결정적' 동력이었습니다.
1960년대~2010년대까지도 한국의 진보세력은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경제에 대해 <대외의존적 경제구조>라고 비판해왔었습니다. 이런 비판적 문제의식으로 집행된 정책이 <소득주도성장론>이었던 셈이고요~ 그러나, 높은 수출 비중은 한국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이었고, 신흥공업국들이 한국에 대해 가장 부러워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독일경제도 한국과 매우 유사한 수출 비중을 갖고 있습니다.
바닿늘
2-3.
적어주신 글들 정독하는 것으로 궁금증이나 응원의 메시지는 대신 해야겠습니다. ^^ 질문, 답 주고받은 내용 보니까~ 꼭 AI 같습니다. 멋지세요!!
진도가 조금 밀렸지만 ~ 이제라도 부지런히 따라가 보겠습니다. (e북 듣기로는 많이 진도를 나갔는데~ 경제학 배경 지식이 딸려서 그런지~ 내용이 너무 방대해서 그런건지 소화를 잘 못하고 있습니다. ^^;;)
비밀을품어요
서문을 읽으면서 준비는 하고 있었다만 본격적으로 지니계수 그래프와 함께 민주정권 시기를 비교하면서 1994~2008년 불평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걸 보고있으니 좀 충격적이긴 합니다.
거기다 MB 정권에서는 오히려 불평등이 감소했었다니 이게 제일 충격이었어요. 그당시 신자유주의 물결 앞에서 적극 도입하려는 여러 시도들에 맞서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섰던 여러 기억들이 남아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결과는 믿어왔던 것과는 정반대였다니 복잡한 감정이 들어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읽어나가면서 자연스럽게 해소가 되는 동시에 미스테리가 하나씩 풀려가는 느낌도 들어 재미있었습니다. 국제무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걸 알게되니 큰 흐름은 거스를수 없다는걸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그런데 2015년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마지막 미스터리가 궁금해져서 빨리 3부로 달려갑니다.
도리
2-3 모임 끝나기 전에 남기는 글이라 그냥 응원만 남기겠습니다. '이기는 정치학'도 읽고 '좋은 불평등'도 여기저기 추천할게요. 한국을 이렇게 분석한 책을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사유수
일정보다 좀 늦게 시작해서 이제야 1부를 다 읽었습니다. 일단 너무 잘 읽히네요.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1부의 내용을 좀 정리해본다면,
1. 먼저 서론에 '한국경제 불평등에 대한 잘못된 통념뒤집기'라는 목표가 분명하게 제시되어서, 독자로서 이 책을 통해 내가 얻고자 하는 정보가 무엇인지도 명확해져서, 머릿속에 직선도로가 쫙 깔리는 기분이었어요.^^
2. 본문 1부에서 불평등과 경제성장의 고전적 논의와 보
수의 이론, 진보의 이론을 정리해주셨는데, 고전적논의에서는 쿠즈네츠 곡선과 그에따른 4분면을 그래프로 제시해주셔서 '불평등이 정말 나쁜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꼭 그렇지 않다'는 논리적인 결론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3. 보수의 불평등 이론에서는 한국사회에서 낙수효과론의 실질적인 작동을 했었는가를 설명하셨는데, 1978년에서 1995년까지는 실제 작동하였고,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 낙수효과론은 한국사회에서 먹히지 않고 있다는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4. 그렇다면 진보의 불평등이론은 어떠한가? 일단 불평등담론의 대부분이 진보의 화두이기 때문에 일단 진보의 불평등이론에 대한 5가지 통념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그 5가지 통념이란 시점, 원인, 정치권책임, 불평등과 경제성장의 관계, 국내인중심의 분석 이더군요.
이제 2부에서 불평등의 진짜 원인과 통념에 대한 반론이 본격적으로 제시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됩니다. 계속 읽어보겠습니다.
가을남자
@사유수 / 오~ 핵심을 아주 잘 정리해주셨네요~~^^ 아주 핵심적인 내용만, 매우 적절하게 정리하셨습니다.
Gabriel
세계화의 최대 수혜 집단은 아시아 국가와 아시아인들이었다. 세계화로 인해 소득이 정체된 집단은 선진국의 제조업 노동자들이다.
Gabriel
1992년 체제는 1987년 체제와 1997년 체제에 비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안보에 이르기까지 매우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심지어 많은 지식인이 1997년 체제라고 오해하고 있는 것들의 상당수는 1992년 체제 때문이었 다.
Gabriel
교역이 정체되고 성장률이 정체되자 분배 투쟁이 더욱 활발해졌다.
Gabriel
3대 변곡점은 매우 미스터리하다. 가장 흥미로운 미스터리는, 불평등이 증가하는 1994년~2008년 기간이 '민주화운동 출신 대통령'이 집권하던 시기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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