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3. <좋은 불평등> 읽고 답해요

D-29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무역거래 총량이 줄였고, 한국 역시 수출 총량이 줄었다. 수출 총량이 줄면 수출·제조업·대기업에 종사하는 고임금노동자들의 성과금, 장려금, 보너스 소득도 대폭 줄어든다. 2008~2010년 기간 동안 불평등이 줄었던 이유다.
좋은 불평등 - 글로벌 자본주의 변동으로 보는 한국 불평등 30년 p. 116, 최병천 지음
흥미로운 것은, 세계경제성장률이 정체되던 이 시기에, 유럽에서는 68혁명을 비롯한 사회운동이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점이다. 유럽과 미국 모두에서 베트남 반전운동과 결합하며 학생운동이 활발해졌고, 노동운동은 비공식 파업이 활발해졌다. 교역이 정체되고 성장률이 정체되자 분배 투쟁이 더욱 활발해졌다. -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들의 성장률이 정체되고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 이 시기가 묘하게 겹쳐보여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망을 읽는 기분이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ㅠㅠ
1990년대 이후 아시아의 경제적 소득 증가와 유럽 제조업 노동자들의 쇠락은 세계화에 대한 태도 차이로 연결된다. 베트남 사람들의 세계화 지지율은 무려 91%다. 반면에 프랑스 사람들의 세계화 지지는 37%에 불과하다. 유럽의 많은 사람이 세계화에 분개한다. (중략) 종합해보면, 아시아에 몰려 있는 글로벌 신흥 중산층들이 세계화로 가장 큰 이익을 봤다. 그다음으로 선진국의 최고 부유층들이 세계화로 이익을 봤다.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의 중산층과 하위층이 가장 큰 손해를 봤다. 미국의 러스트 벨트 노동자들이 트럼프를 찍고, 영국의 레드윌 노동자들이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것은 B지점에 있는 노동자들이 C지점에 있는 엘레트층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는 행위였다.
좋은 불평등 - 글로벌 자본주의 변동으로 보는 한국 불평등 30년 p.103, 최병천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2-3. 2부를 읽으며 작가님께 궁금했던 점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편히 적어주세요. 아주 사소한 질문도 좋고 단순한 응원의 메시지도 좋습니다.
미스테리한 의문들이 하나씩 풀리는 것 같습니다^^ 중국이 세계무역 중심에서 2008년 외환위기부터 정책을 조금씩 수정 중인거 같습니다 그래서 수출교역량이 줄어들어 지금 우리가 좀 더 힘들어지는게 아니가 싶기도 하네요 1. 이렇게 중국과의 무역량이 줄어드는 시점에서 우리나라처럼 수출중심국가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다자무역을 모색 중이라고 하던데 정말 효과가 있는걸까요?? 2. 수출량 증가로 인한 낙수효과가 실제 존재한다고 했지만 이는 전문가나 대기업쪽이 아닐까 합니다 비정규직과 하청의 하청업체가 늘어나는 사회구조 안에서도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3. 요즘처럼 경제 성장률 둔화시기에 사회적 약자계층에 대한 복지혜택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복지혜택이 줄어들고 있지 않을까하는 의심이 드는데 미디어에서는 이를 그냥 방송하지 않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자본가, 정치인, 미디어가 왠지 공동운명체가 아닐까 하는 음모론적 의심이 드네요~^^;; : 작가님을 너무 귀찮게 하는게 아닌가 싶지만~😅 또 세심하게 답변주시니 넘 고맙고 계속 이 곳에 오고 싶어 지네요~😁
@거북별85 / 미스테리한 의문들은 하나씩 풀리고 있나 봅니다. 좋은 질문들입니다. 1) 1992년 한중수교 이후, 특히 중국이 WTO에 가입한 2001년 이후 한국의 높은 경제성장률은 '중국효과'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현재 성장률의 하락은 '중국효과의 쇠퇴'와도 연결됩니다. 다만, 중국효과의 쇠퇴를 우리가 어찌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수출다변화'를 노력하는 것은 물론 도움이 됩니다. 과거만큼 강력한 교과를 보진 못하겠지만, 없는 것보다는 나은 일입니다. 2) 비정규직과 하청업체는 있는게 좋을까요? 아예 없는게 좋을까요? 거북별85님은 <비정규직 일자리>라도 있는 것과 아예 <실업자> 중에 뭐가 더 낫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당근 <비정규직 일자리>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게 훨씬 나을 것입니다. 대기업 수출은 중소기업에도 도움이 되고, 내수에도 도움이 되는게 일반적입니다. 예컨대, 삼성전자 반도체 수출이 대박나면, 삼성전자 직원들이 보너스를 두둑히 받게 됩니다. 그럼, 어딘가에서 스테이크도 사먹고, 한우고기도 더 많이 사먹게 됩니다. 그럼, 스테이크 사장님과 한우고기 사장님도 돈을 벌게 되지만, 스테이크 가게와 한우고기 가게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알바' 일자리도 늘어나게 됩니다. (늘어나는게 줄어드는 것보다 좋은 일입니다.) 즉, <낙수효과의 양상>이 달라지는 것이지, 낙수효과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자꾸 질문드려도 되겠지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저성장에 진입해서 힘든 한국이라도 놓쳐서는 안되는 대표적 복지정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실까요?? 전 건강보험 보장/ 평등한 교육의 기회 제공/ 주거안정제공만큼은 국가에서 보호해주었으면 합니다 수도권시민으로 공공교통의 확대와 편의보장도요^^
@거북별85 / 엄청 중요하고, 큰 질문을 해주셨네요~ 복지의 본질은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위한, 사회안전망'이라고 생각합니다. 1) 가장 중요한 복지는 <가난한 사람이 죽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한 한국의 복지제도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라는게 있습니다. 빈곤 계층에게 생활비, 주거비, 교육비를 지급하는 복지정책입니다. 김대중 정부 때 도입한 것입니다. 2) 복지정책의 대표는 <4대 보험 or 5대 보험>입니다. 산재보험, 건강보험, 국민연금, 건강보험, 노인요양보험입니다. 3) 국민들이 생활비로 가장 많이 들어가는 것은 주거비, 교육비, 통신비입니다. 4) 실제로는 1번도 되고, 2번도 되고, 3번도 상당 수준으로 된다면, 그 사회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복지국가>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수준까지 도달하게 되면 (유럽의 사례를 볼 때) 또 다른 비효율과 문제점이 드러나는게 일반적인 것 같긴 합니다.
네 맞습니다~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위한 안전망인 복지문제는 복지와 사회주의 그 어딘가 중도를 찾는 것이 힘들면서도 중요한 문제겠네요!! 저도 탄탄한 복지 속에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사회는 반대거든요~ 자본주의가 살아남은 이유도 왠지 인간의 욕망에 더 충실한 시스템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지만 그래도 인간이기에 정글과 다른 시스템이 필요하다 생각되고 이것이 복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에 논문을 쓰면서 자료 수집과 정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든요. 필요한 자료는 아무리 찾아도 안 나오고, 겨우 찾아서 정리했더니 영 눈에 안 들어오고😭 이렇게 잘 정리되고 가독성 좋은 책을 읽을 때마다 논문과 씨름하던 작년 제 모습이 떠올라요. 그래서인지 작가님은 자료를 찾고 도식화 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으셨는지 궁금해요!
@하느리 / 오~ 좋은 질문입니다. "자료를 찾고 도식화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냐면, 1) 당장 겪었던 어려움은 <아주 오랜 세월>이 걸렸다는 점입니다. 책 집필에 약 6년이 걸렸습니다. 4년간은 자료보는데 걸렸고, 2년간은 꼬박 집필만 했습니다. 2) 2년 집필기간은 '책을 완성하기 전까지는 취업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근데, 저는 경제적으로 넉넉한 사람이 아니고, 처자식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공무원 연금'을 통으로 깨서, 그렇게 생긴 소득을 생활비로 쓰면서, 약 2년간 집필에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반대급부로 공무원 연금이 사라졌습니다.) 3) 자료를 찾고 도식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소득 + 안정적 집필 시간 확보'였다고 봅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문제는 <스토리텔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1997년 외환위기 가설>이 통념으로 작동했던 근본 이유는 스토리텔링(=아픔의 집단 기억)이 그만큼 강력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필적할 수 있는 <대안적 스토리텔링>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중적 설득력은 한계가 있었을 것입니다. 4) 책 전체에서 중요하게 사용하는 <3대 변곡점 그래프, 데이터>를 발굴하게 된게 큰 행운이었닥 생각하고 있습니다. (1980년부터 고용노동부시 실시했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데이터..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래프나 여러가지 예시 및 적절한 비유로 저같은 경알못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시는 것 같아요. 제가 읽으면서 가졌던 질문은: 한국경제에서 수출의 낙수효과가 사라졌다고 주장하는 진보 경제학자/정치인들의 주장은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말했나요? 경제학자라면 어느 정도 뒷받침하는 데이터 등 근거자료가 있을 것 같은데.. 경제 불평등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는 건 시야가 좁아서 그럴 수 있다쳐도 어떤 현상의 결과를 주장하기 위해선 그걸 보여주는 증거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반대로 수출의 낙수효과가 90년대 이후, 그리고 2000년대 이후 오히려 더 강해졌다는 근거자료는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borumis / 아래는 제가 중앙일보에 썼던 '경제분석 칼럼'입니다. <낙수효과 없다>와 유사한 것으로 진보쪽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에는 <고용없는 성장론>이 있습니다. <고용에 대한 성장의 낙수효과>인 셈입니다. 제가 《좋은 불평등》을 집필하는 과정은 진보쪽 경제학자들의 주장이 실제로도 타당한지 따지는 작업이기도 했는데, 칼럼을 보면 알겠지만, 결론적으로 이분들이 '데이터를 잘못 이해해서' 발생한 일입니다. <데이터를 잘못 이해한> 근본 이유를 거슬러가보면, ‘보수[경제학]를 비판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결국, 진보경제학자들 주장 중 적지 않은 부분이 <느낌적 느낌수준의 분석>에 입각한 주장이 매우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래 중앙일보 칼럼, 매우 재밌을 것입니다.) [중앙일보] [최병천의 퍼스펙티브] 성장 무용론으로 이어진 ‘고용 없는 성장’…사실과 다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372887?sid=110
간접적 일자리를 포함한 취업유발계수.. 생소하면서도 실질적인 일자리를 반영하겠네요. 유용한 가사 감사합니다. 역시 개념 확립과 열린 생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게 중요하겠군요.
@borumis / 취업계수. 취업유발계수. 이 분야를 연구하는 분들에게는 익숙한 개념이긴 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열린 생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은 '어떤 세계관의 틀'(=패러다임)을 통해서 세상을 이해하는게 불가피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의 최고치는 '반론에 대한 열린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내 가슴이 아무리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뜨거워도, 진영의 반대편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는 자세.. 가 없다면, 스스로 만들어낸 '이념적 테두리'를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봅니다.
2-3 불평등이 세계의 흐름으로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고, 이또한 변화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는데 왜 서민의 입장에서 항상 불평등한 기분이 드는 걸까요? 실제로 불평등이 상하소득의 격차를 의미하는데 이 격차는 과거보다 더 커지지 않았을까요? 원인은 세계화에 있다고 해도 실제로 불평등은 커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메이플레이 / 앞에서 다른 분도 유사한 질문을 준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실제로, 대부분 사람들이 '예전보다 더 불평등해졌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두 가지 지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불평등의 측정 방식입니다. '전년 동기대비' 방식으로 측정합니다. 1년 전보다 불평등이 줄었으면 줄은 것입니다. 둘째, <예전>의 기준입니다. 보통은 청소년 시절입니다. 그때보다는 확실히 불평등이 증가됐습니다. 종합해보면, '전년보다 줄었지만, 청소년때보다 커졌으면' 불평등이 증가됐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불평등에 대한 전문연구자가 아닌 이상, 주식 등락을 보거나, 대출금리 등락을 보는 것처럼, 불평등을 '열심히, 매년, 모니터링' 할 리는 없을테니요.
불평등은 나쁘다거나 낙수 효과는 사라졌다는 저희가 일반적으로 가진 편건들을 데이타와 사례로 반박하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고 팩트풀니스가 생각나네요 이런 일반적 관념을 뒤집는 책도 추천해 주세요
팩트풀니스 (50만 부 뉴에디션)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느낌’을 ‘사실’로 인식하는 인간의 비합리적 본능 10가지를 밝히고, 우리의 착각과 달리 세상이 나날이 진보하고 있음을 명확한 데이터와 통계로 증명한 놀라운 통찰을 담았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고 미래의 위기와 기회에 대처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다.
@Alice2023 / 네~ <좋은 불평등>을 보셨던 많은 분들이 '팩트풀니스'와 느낌이 비슷했다고 언급해주셨습니다.
뒷부분에도 나오겠지만 한국경제는 왜이리 다른 나라의 경제정치적 상황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는지 읽으면서 또한번 깨닫습니다. 수출에 의존해온 우리 경제탓도 있겠지만 너무 다른 나라의 상황에 좌지우지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세계 경제 흐름에 따른 우리의 대응이 때로는 호재이기도 하고 악재이기도 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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