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3. <좋은 불평등> 읽고 답해요

D-29
@하느리 / 바로 위에서 '사유수'님에 대한 답글에서 썼는데, 한국경제는 중국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데, 재밌는 것은 중국경제는 <미국경제>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한국-중국, 한국-미국만 서로 연결되는게 아니라, <한국-중국-미국 경제>가 서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왜냐면, 중국 역시 결국에는 <미국에 수출하던> 경제 비중이 매우 컸기 때문입니다. 물론, 2020년대가 되면서 중국경제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9%로 엄청 커졌습니다. 중국경제 비중이 커졌다는 것은 '중국의 내수규모'가 커졌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그간 한국 무역수지 흑자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벌어들였던 것입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이 <중간재의 국산화>를 본격적으로 진행한 이후에는 한국의 대중수출액은 계속 줄고 있는 중입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로 바뀐 상황입니다. '가성비' 관점에서 중국 기술력이 한국을 따라잡는 것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이후부터 2018년까지 지속됐던 한국의 경제성장 방식이 바뀌고 있는 중입니다. 중국의 중간재 국산화, 중국 기술력의 상향, 미국의 중국견제 등이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근본 동력입니다. 앞으로 한국경제의 방향에 관해서는, 한중관계만 보면 안되고, 한미 관계, 미중 관계, 한국-중국-미국 관계를 동시다발로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중국이 한국 경제 불평등에 끼친 영향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막연히 우리는 미국에 우리 경제를 의존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제 선입견이 많이 깨졌네요. 또 다른 선입견이 깨진 부분이 있다면, 다른 분께서도 말씀주셨듯, 민주화운동가 출신 대통령들의 집권시기에 불평등이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개혁개방과 한중수교가 불평등 증가에 주 원인이라는게 처음 들은 이야기었지만 3부를 읽고 어느 정도 설득되어가는 중입니다.
@애플망고 / 맞습니다. 한국경제 불평등은 민주화운동 출신 지도자들의 집권시절에 증가했습니다. 불평등 변동이 '내인론'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입증이기도 합니다. 그간 한국의 학자들은 <불평등은 정치가 잘못해서 증가했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매우 강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러한 학자들의 주장들 전부가 <무당 굿 수준의 주술적 사회과학> 에 불과했던 셈입니다. "중국이 한국경제 불평등에 끼친 영향력이 엄청나다는 점".. 이 지점이 <좋은 불평등>이라는 책이 한국 사회과학에 미친 최대 공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시야를 더 확대해보면, 중국경제의 부상은 <1990년대 이후 세계경제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중국경제의 부상은 한국에만 영향을 미친 정도가 아니라 미국의 불평등에도 영향을 미쳤고, 1990년대 이후 전세계적인 '저물가 체제'에도 영향을 미쳤고, 전세계적인 '저금리' 체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됐습니다. 한국경제 불평등 증가, 중국과의 교역 확대, 세계경제에서 중국경제의 비중 증가, 중국의 높은 성장률, 한국 대기업의 성장, 미국경제 불평등 증가, 1990년대 이후 세계적으로 높은 성장률의 달성, 1990년대 이후 낮은 인플레이션, 1990년대 이후 저금리 체제 등등.. 다만, 1990년대 이후 한국경제와 글로벌 경제에서 있었던 다양한 사건들입니다. 그간의 연구는 이 모든 것들을 '제각각, 따로 따로' 다뤘던 셈입니다. 저는 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설명하는, 통합적 논리 개발>을 하기 위해 몇 년을 씨름했던 셈입니다. 그 결과물이 <좋은 불평등>이었던 셈이고요. 다행히도 운좋게, 책 집필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고, <교과서>를 쓰고 싶었던 취지를 달성할 수 있었고, 이렇게 '온라인 독서모임' 분들과 온라인 질의응답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3-1. 중국 경제에 대해 그동안 너무 관심이 없었음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는 이번 책을 계기로 조금 더 관심을 확장해 나가야겠습니다. 문득 든 생각이.. 우리는 왜 이렇게까지 중국에 대해 무시하는 성향을 지녔을까요?? 짱깨 라는 둥, 되게 비하하는 표현을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아무렇지 않게 쉽게 자주 사용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반성하게 됩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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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불평등은 재벌, 신자유주의 정책, 비정규직 등의 내부 원인이 아니라 외부 원인이 더 결정적이었다.
좋은 불평등 - 글로벌 자본주의 변동으로 보는 한국 불평등 30년 최병천 지음
2001년에 WTO에 가입한 이후로 중국은 수출과 수입 모두 급증한다. 불과 10년 만에 독일, 일본, 미국을 순차적으로 제치면서 세계 최대의 공업국가가 된다. 중국의 급성장으로 인해 가장 큰 혜택을 본 나라 중 하나는 한국이었다. 한국은 중국의 급성장에 올라타, 덩달아 수출이 급격하게 늘어난다. 정확하게는 한국 대기업들이 중국 특수(特需)를 누리게 된다.
좋은 불평등 - 글로벌 자본주의 변동으로 보는 한국 불평등 30년 최병천 지음
경제성장률 축소보다 더 큰 폭으로 교역량이 축소됐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수입·수출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내수 중심’ 경제구조로 바뀌었다는 말과 같다. 즉, 중국이 수입·수출 중심 경제구조에서 내수 중심 경제구조(중간재의 국산화)로 변경했기 때문에 세계 교역 탄성치가 축소됐다.
좋은 불평등 - 글로벌 자본주의 변동으로 보는 한국 불평등 30년 최병천 지음
중국경제의 부상 이후, 한국경제에서 불평등과 수출, 성장, 투자, 고용은 서로 연동되어 작동했다. 만일 불평등은 나쁜 것이고 수출, 성장, 투자, 고용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나쁜 일과 좋은 일이 공존했다.
불평등 관점에서 볼 때, 1997년 외환위기 충격과 중국의 WTO 가입이 한국경제 불평등에 미친 충격은 거의 같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은 실천의 실패 이전에 '이론의 실패'였다.
@Gabriel / 오~ 이 문장을 발견하셨군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은 실천의 실패 이전에 '이론의 실패'였다.>>.. 어쩌면 저는 이 한 줄을 쓰기 위해서 6년의 인생을 온전히 꼴아박아서 <좋은 불평등>을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의 진보세력은 불평등에 더 큰 관심을 가진다. 불평등을 해결하는 것이 '진보의 미션'이라고 생각한다. 수출, 성장, 투자의 경우, 중요하기는 하지만 '보수의 아젠다'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현실은 일차방정식이 아니다.
좋은 불평등 - 글로벌 자본주의 변동으로 보는 한국 불평등 30년 최병천 지음
중국경제의 부상 이후, 한국경제에서 불평등과 수출, 성장, 투자 고용은 서로 연동되어 작동했다. 만일 불평등은 나쁜 것이고 수출, 성장, 투자, 고용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나쁜 일과 좋은 일이 공존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세계였다.
좋은 불평등 - 글로벌 자본주의 변동으로 보는 한국 불평등 30년 최병천 지음
불평등에 대한 제대로 된 원인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1990년대 이후부터 최근까지, 한국경제 불평등과 한국경제의 관계, 한국경제 불평등과 세계경제의 관계, 한국경제 불평등과 중국경제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알아야만 했다. 하지만, 개별 연구자들의 부분적인 연구는 있었지만, 한국경제 불평등의 전체 구조를 보여주는 조감도 만들기, 혹은 한국경제 불평등에 대한 '거대 서사 만들기' 작업은 그동안 진행되지 못했다.
좋은 불평등 - 글로벌 자본주의 변동으로 보는 한국 불평등 30년 최병천 지음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은 실천의 실패 이전에 '이론의 실패'였다.
불평등 관점에서 볼 때, 1997년 외환위기 충격과 중국의 WHO 가입이 한국경제 불평등에 미친 충격은 거의 같다.
좋은 불평등 - 글로벌 자본주의 변동으로 보는 한국 불평등 30년 최병천 지음
@하느리 / 맞습니다. 제가 책에서 썼던 표현. '2001년 체제'가 미친 영향은 엄청 났습니다. '2001년 체제'는 한국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 심지어는 미국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노무현 정부때 불평등이 증가했던 가장 중요한 이유였고, 미국 불평등이 커졌던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학계에서는 그간 놓쳤고, 간과했던 지점이었습니다.
중국의 WTO 이후 한국 경제 불평등의 증가는 '2001년 체재'로 표현할 수 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우뚝 서게 된 시점을 굳이 꼽으라면 몇 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정답은 2011년이다. 이때부터 중국 공업생산량이 미국을 제쳤기 때문이다. 2001년 WTO를 가입하고 딱 10년 걸렸다.
좋은 불평등 - 글로벌 자본주의 변동으로 보는 한국 불평등 30년 p. 130, 최병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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