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 말씀대로 미스터리 기법으로 쓰여 있어서 1부에서 생긴 의문점을 바로 질문해서는 안 될 것 같네요. 미스터리 소설처럼 뒤에 가면 답이 나올테니까요. ㅎㅎ 제가 궁금한 건 일반적인 통념, 예를 들면 imf 이후 한국의 불평등이 커졌다 라는가 국내 정치만이 불평등의 주요 원인이라는 통념들에 대해 그게 아니다 라는 통찰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그런 소수 의견들이 재야의 고수들 사이에서는 잔잔하게 퍼지고 있었던 건가요?
[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3. <좋은 불평등> 읽고 답해요
D-29
밥심
밥심
@가을남자 작가님. 위의 제 질문에도 답변 부탁드립니다. 글들이 너무 많아 발견 못 하신듯 합니다.
가을남자
@밥심 / 맞습니다. 제가 답변해야지 생각하고 있다고 까먹었습니다. 다시 환기해주셔서, 뒤늦게 답변을 답니다.
1) 불평등 연구자들 중에서 '데이터를 확인하는' 습관이 있던 분들은 <1994년경부터> 불평등이 증가하게 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분들도 극소수이긴 합니다. 수치-데이터상으로는 분명히 그렇게 가르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2) 근데, 이럴 경우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대체 왜 1994년경부터 불평등이 증가했는지를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는 이유로> 1994년부터 불평등이 증가했다고 말해야 합니다. 그런데, 불평등 연구자들 대부분은 <현실 참여적인> 분들이었습니다.
3)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는 이유>로 불평등이 증가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면, 불평등을 줄이는 해법 역시도 <뭔지 모르는 해법을 써야 한다고> 주장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할 경우, 하나마나한 말을 하는 꼴입니다.
4) 게다가, 한국사회에는 <1997년 외환위기라는 슈퍼 울트라 초강력 스토링텔링> 을 갖고 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의 기억은 워낙 강력한 것이었기에, <1997년 외환위기 이후부터> 불평등이 증가됐다고 말하면, 평소 '이념적 취향'과도 딱 들어맞게 됩니다. 노동시장 유연성, 재벌 나쁜 놈들, 정치권의 정책 실패 등등..
5) 결론적으로 <1994년 이후, 불평등 시작 이론>과 <1997년 이후, 불평등 시작 이론>이 있으면, 전자는 <실천적 함의>가 아무 것도 없는 단점이 작동하지만, 후자의 경우 <실천적 함의>가 아주 듬뿍 발라져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지식인, 노동운동, 진보적 시민사회, 진보적 언론, 진보적 정치인들이 <후자>를 압도적으로 선호하게 됐다고 봐야 합니다.
6) 정리해보면, <1997년 이후, 불평등 시작 이론>이 작동하게 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강력하고, 자기완결적인 스토리텔링 구조>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파워있는 진보집단의 세계관>에 더 소구력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1997년 외환위기, 스토리텔링>을 무너뜨리려면 그에 필적하는 <1994년 스토리텔링>을 갖춰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래서 생각하게 된게 '3대 변곡점'이라는 스토링텔링 구조였습니다. (여기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인간은 "이야기의 동물"입니다.)
밥심
긴 답변 감사합니다. 결국, 데이터상으로는 뭔가 이상이 감지되었는데 원인을 분석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또 그것을 스토리 텔링하는데 노력이 들었다는 말씀이네요.
가을남자
@밥심 / 맞습니다.
1) 어쩌면 '통찰'을 갖게 된 것은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린게 아니었는데,
2) '도대체, 이걸 사람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사람들 생각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작업이 훨씬 방대하고, 훨씬 힘들었던 작업입니다.
왜냐하면, 1번 작업은 나 혼자의 <개인적 생각변화>에 국한되는 문제이고, 2번은 <사회적 공론화 or 담론의 변화>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RAMO
1-3
저는 불평등의 증가가 성장 중심의 경쟁 결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로 오늘날에 서로가 서로를 적으로 생각하는 사회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봅니다. 이제는 불평등 해소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믿습니다. 그 생각의 바탕에는 기본적인 소득 성장이 있습니다. 예전보다 낮은 성장 속에서도 불평등 해소를 바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소득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이 생각이 맞을까요? 앞으로 한국은 저성장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선진국의 양상이 그러합니다. 다만, 걱정은 저성장을 이룰 수 있냐 하는 것입니다. 유럽의 사례를 보면, 저성장이 아니라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독일과 영국 등이 있습니다. 한국도 이처럼 되지 않을 보장이 없습니다.
기본적인 소득의 성장이 아니라 소득이 감소하는 상황이라면 성장 대신 평등을 주장한 제 생각이 흔들릴 것입니다. 불평등을 줄여야 한다는 제 생각을 달리해야 할까요? 불평등은 때려잡아야 할 절대악이 아니라고 하지만, 저성장이나 마이너스 성장을 할 때 불평등을 감수해야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가을남자
@RAMO / 불평등과 경제성장이 '독립적'으로 서로 분리되어 있다고 가정하면, 불평등은 줄이고, 경제성장은 확대하는게 바람직하다는게 대다수 생각일 것 같습니다. 문제는 '둘이 연동되어' 작동하는 경우입니다. 경제성장은 일자리와 연결되고, 일자리는 소득과 연결되는게 일반적입니다. 나라마다, 경제구조에 따라서, 경제성장을 하다보면, <불평등이 커지는> 경제성장이 있고, <불평등이 줄어드는> 경제성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게 특정 정부의 '정책'으로 결정되는 요소가 생각보다 적고, 글로벌 경제환경 혹은 경제발전 단계에 의해 결정되는게 경우가 많을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 우리는 불평등의 작동구조를 '있는 그대로' 인정한 상태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통합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완적' 해법을 고민하는게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실제로는 참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바닿늘
1-3.
궁금한 점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으나~ 뒷 부분에서 어느 정도 답을 찾을 수도 있을 같아서 일단 궁금한 점은 모아서 여쭙겠습니다. @조영주 작가님이 왜 끊지 못하고 쭈욱 이어서 읽어나갔는 지 알 것도 같습니다. 1부가 드라마 끝나듯이 끝나서.. 2부 앞부분을 이어서 조금 더 봤습니다. 😳
조영주
네, 쭉 다 읽고 나면 여기 올라온 질문들의 대부분이 해결됩니다. ㅎㅎㅎ. 그래서 저는 뭔가 할 말이 없어졌습니다. 딱 한 가지, 이건 초큼 이야기해보고 싶은 부분이 있긴 한데... 그것도 곧 해결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해당 챕터 나올 때까지 가만히 지켜볼 예정입니다. ^^
바닿늘
흐흐~ 영주 작가님 말씀 덕분에 더 기대됩니다. 제가 교보이북으로 몇 차례 참여하면서 오디오북을 활용해서 참여했었는데~ 어떤 책은 분명 눈으로 봐가며 천천히 읽어야만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약간 어렵고 난해한 측면도 있지만~ 그래도 참여하길 잘한 것 같아요. 종이책으로 주문해둔 상태입니다.(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
가을남자
@조영주 / 조영주 선생님은 책을 다 읽은 이후에도 남은, 그 때의 궁금증은 무엇이었나요?
조영주
남중에 그 부분 나오면 질문하려고 아껴두고 있심당 ^^ 누군가 저 말고도 물어보실 것도 같아서요.
가을남자
@바닿늘 / 오~ 궁금한 점이 생기면, 그때 그때 물어보셔도 관계는 없습니다~^^ 물론, 나중에 물어보셔도 되고요~^^
하느리
경제학을 단 한 번도 배운 적 없는 이과 출신인지라 사실 책을 읽기 전에 좀 막막했었어요. 내용을 이해 못 할까 봐요. 그런데 학생들에게 말하듯이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니까 1장이 후다닥 넘어가네요. 조영주 작가님께서 계속 읽어나간 까닭을 이제 알겠어요😃
가을남자
@하느리 / 아~ 선생님은 이과 출신이었군요~ '경제신문을 한번도 읽지 않은'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려고 노력했는데, 실제로 책을 다 읽은 분들의 반응들을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쉽게 가독성있게 잘 읽었다는 분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책 읽는게' 익숙한 분들이라면, 하느리님도 별로 어렵지 않게, 재밌게 읽게 되리라 예상합니다.
하느리
정말 쉽고 재밌게 잘 설명해주셔서 빠른 속도로 진도가 나아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ㅎ
가을남자
@하느리 / 와~ 정말 다행입니다. 저자는 '최대한 쉽고, 재밌게' 쓰려고 노력했지만, 실제로 읽는 사람이 그렇게 느끼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인데, 다행히 "쉽고 재밌게~" 읽어주고 있어서 저자로서는 매우 반가운 이야기입니다~^^
Gabriel
경 제 문외한이지만, 솔직히 보수 정당도 진보 정당도 우리나라 경제 문제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나 의지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져서 답답한 순간들이 많았어요. 또는 단순히 진영논리로만 접근하는 것 같아 좋은 대안을 함께 찾지 못하는 것 같이 보이기도 했고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국내 상황만이 아니라 국제적인 상황까지, 또 충실한 데이터를 근거로 설명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가을남자
@Gabriel / 책을 다 읽어보시면 더 알게 되겠지만, 저는 한국의 발전과정을 되돌아보면, 진보/보수가 모두 기여한 바가 있다고 실제로 생각하기에, 책의 뒷부분으로 가면 '보수'가 불평등 축소에 기여한 부분에 대해서도 비중있게 서술을 했답니 다.
메이플레이
1-3 한국 보수는 경제성장론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한국 진보는 불평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고 했습니다. 진보가 주도하는 불평등 이론으로 지금의 정치현실을 비판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진보의 불평등이론이 잘못됬다는 것인지요? 책을 더 읽어봐야겠지만 왠지 아니라고 말할 것 같은 기분이듭니다. 1부는 의문점을 갖도록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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