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3. <좋은 불평등> 읽고 답해요

D-29
쓰레기와 불평등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쓰레기 문제는 분리수거 날, 열심히 나눠 버리는 것으로 끝난다. 특히 24년 추석같이 긴 연휴 동안 집에 쌓인 쓰레기는 더 많아진다. 연휴 동안 분리수거 업체도 쉬기 때문에 쓰레기 배출이 어려운 탓이 크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많은 쓰레기를 소비하며 살아간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기도 한다. 그렇다면 분리수거한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쓰레기가 눈앞에서 사라지면 그 이후의 행방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나의 일은 쓰레기를 나눠 버리는 것일 뿐, 그 이후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에서 배출된 쓰레기는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도로 위에 줄지어 달리는 트럭들은 그 쓰레기를 가득 실은 채 시골로 향한다. 도시에서 발생한 많은 쓰레기는 결국 농촌으로 보내져 매립된다. 사람이 적고 땅값이 저렴한 농촌은 쓰레기 매립지로 활용되기 좋은 조건이다. 매립업자들은 값싼 땅을 찾아 쓰레기를 받아들이고, 그곳에 끝없이 쓰레기를 묻는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배출한 쓰레기가 농촌에 묻힌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곳이 바로 쓰레기의 종착지다. 인구의 대다수가 도시에 몰려 살고 있는 현실은 이 같은 불평등을 낳았다. 단지 농촌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농민들은 자신의 집 근처에 쓰레기 매립지를 바라보며 살아야 한다. 그들은 소수이고, 나이가 많으며, 사회적 힘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불편함을 호소해도 목소리가 잘 닿지 않는다. 반면 도시에 사는 이들은 쓰레기를 버리고 나면 더 이상 그 쓰레기에 신경 쓰지 않는다. 눈앞에서 사라진 쓰레기는 더 이상 자신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불평등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대다수의 사람이 원하는 것이 곧 정의라고 여겨지기 쉽지만, 쓰레기 문제에 있어 이 명제는 성립하지 않는다. 도시의 편의를 위해 농촌의 일부가 희생하는 것은 결코 공정하지 않다. 대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하는 이 모순에 대해, 시민들은 분명히 정의롭지 않다고 외쳐야 한다. 하지만 쓰레기가 어디로 가는지, 그로 인해 누가 고통받는지에 대해 신경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도시민에게는 당장의 집값과 자녀의 학군이 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도시의 쓰레기 매립지는 마치 도시의 하수구처럼, 농촌의 땅을 파헤치며 오늘도 무심히 쌓여가고 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무관심하고, 그 무관심 속에서 농촌의 소수만이 고통을 받고 있다. 불평등은 우리 모두가 모르는 사이에 땅속 깊이 묻히고 있을 뿐이다.
공립학교교사입니다. 학교가 위치한 지역에 따라 학생들의 가정환경 차이가 큰대요. 지난 근무지에서는 기본 생존이 어려운 아이들도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먹고 사는 문제로 인하여 가정내불화, 정서적 불안정이 큰 아이들이 많았죠. 그런데 지금 근무지에서는 학교에서 주는 급식이나 여타의 혜택이 무색할만큼 부유합니다. 학원도 2~3군데를 다니고 있고요. 정서적 안정이 되어 있으니 학생들의 생활도 안정적입니다. 다만, 가정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이 웅크러들어 자신을 잘 표현하지 않기도 합니다. 부의 편차(학생들의 소지품 등으로 알 수 있음)는 놀이 문화를 다르게 형성하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좋은 지적들을 다 해주셔서, 곰곰이 생각하다가...정보 불평등도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필요한 정보에 접근하지 못해서 혜택을 못 받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저도 요즘 알고리즘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어서인지 이 정보불평등이 제일 먼저 떠올랐어요. 정보를 대부분 온라인에서 얻게 되는데, 알고리즘이 관심 있는 부분만 보여주다 보니 정말 필요한 정보들이 가닿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전 필요한 정보들을 잘 찾아보고 있다고 생각하던 사람이었는데, 가족 암투병으로 치료를 한참 받다가 뒤늦게 지원받을 수 있다는 걸 우연히 알고 신청했던 적이 얼마전 있었거든요. 스스로 챙기지 않으면 후원받을 수 없는데, 막상 그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바로바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되면서 몰라서 못 받는 사람들도 많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정보의 불평등이 복지에 큰 영향을 더더욱 끼치게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육이 소득이나 게층을 올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샌각했는데 교육의 기회 마저 불평등하게 편중되어 자본 세습의 수단으로 쓰이고 있을 때 이제는 불평등을 개선할 방법이 아예 없는 건가 싶을때가 있어요
얼마전 이사를 했는데 같은 서울 안이고 얼마 안 되는 거리인데도 불구하고 학교 학원 기타 교육 인프라 뿐만 아니라 (지금 다니는 학교도 작년에 통폐합 예정이었다가 취소되었다고 하네요) 물가 등도 너무 차이 나는 것을 보고 아이도 놀라더라구요. 과밀학급 그리고 과도학 교육열에서 벗어난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아이에게 이런 동네가 있고 우리가 살던 동네가 특수한 경우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저희야 알고 있지만 실제 장을 보거나 생활하면서 더 와닿는 것도 있구요, 저희 애는 저희보다도 더 좁은 세상에 살아왔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될 때까지 한 동네에서만 계속 살아와서 이런 지역의 차이에 대해 잘 모르고 살았죠. 같은 서울 안에서도 이런 차이를 느끼는데 훨씬 더 한적한 지방에 갔으면 어땠을까 했네요.
저는 일찌감치 읽기 시작합니다 ^^
초반부터 흥미롭습니다 ^^
이 책 너무 재밌는데요? ^^;;; 순식간에 2부까지 읽었습니다. 이러다 오늘 완독하게 생겼네요. ^^;;; 손에서 놓을 수가 없네요.
가까스로 10장서 끊었습니다... 내일 업무 마치자마자 다시 읽어야겠습니다. 어휴 뒷내용 궁금해라.
결국 모임 시작 전 완독하고 말았네요... ^^; 특히 마지막 부분 '노인층' 문제를 보며 생각이 많았는데... 저는 워낙 소심하고 낙관적 염세주의자에 가깝다보니 어렸을 때도 지금도 여전히 "나는 늙으면 돈이 없어 굶어 죽겠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때는 오직 굶어죽지 않으며 평생 글을 쓰며 살 수 있을 거란 상상 하에 "수녀가 되고 싶다"는 진지한 꿈을 키우기도 했었는데요, 이 책을 보니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많은 분들이 보시면서 경제이론서의 미스터리 기법에 푹 빠질 기회를 얻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미리 다 봐버렸지만, 중간중간 어떤 대화 하시나 기웃기웃 하겠습니다.
@조영주 / 저는 <좋은 불평등> 저자 최병천입니다. 와~ 미스테리 기법에 공을 들였던 저의 의도대로, 너무 재밌게 읽어주셨군요~ 오히려 감사한 일이네요~^^ 5년동안 꼬박 인생을 맷돌로 갈아서 썼고, 사람들이 꼭 읽게 만들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이 책을 읽게 만들까.. 짱구를 굴리고 굴려서 생각한게 '3개의 미스테리' 방식이었습니다. 너무 재밌게 읽어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 이런 저런 질문을 주시거나, 의견을 주시면, 대답도 해드리고, 참여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조영주 선생님, 반갑습니다~^^
으아아앗 영광입니다, 선생님! 저는 이번에 어떻게 이 책을 읽게 되었냐믄... 1. 우연히 <진료실 자본론>이라는 책을 폈다. 우리나라 의원들의 실제 운영방식과 현실이 접론한 이야기인데, 마르크스의 자본론 이야기가 나오면서 월급의에서 개원을 하는 과정에서 자본가로서 변모하는 원장 이야기가 나왔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현재 의료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2. <좋은 불평등>을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았다. 왠지 이야기가 상통할 것 같았는데 확실히 보니까 사회 흐름 등을 파악할 수 있어 <진료실 자본론>의 토대가 되는 이야기를 파악하기 쉬웠다. 3. <좋은 불평등>을 읽은 후 "그래서 난 어떻게 살아야 하지" 생각이 들자<꾸준히, 오래, 지치지 않고>를 읽으니 어떻게든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 뭐 이랬습니다. 아니 뭐 그랬다고요... (뭔가 말하고 싶은데 끝까지 잇지 못하는 적절한 예) 아무튼 책을 보며 손가락으로 구름 잡듯 띄엄띄엄 알던 것들이 뚜렷하게 잡히는 느낌이었습니다. 앞으로 모임 시작 후 무슨 대화 하시나 기웃기웃 하겠습니다. ^^ 직접 덧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료실 자본론마르크스 자본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 모순과 왜곡된 현실을 분석하는 독특한 시선을 담고 있다. 외과의사와 봉직의로서의 경험과 병원장, 즉 자본가가 되면서 겪는 한계를 생생하게 묘사하며, 의술과 경영이라는 상충된 고민을 풀어낸다.
꾸준히, 오래, 지치지 않고 - 일에 먹히지 않고 나를 지키는 마음의 태도에 대하여30년 넘게 환자들의 고민을 듣고 그 무게를 함께 나눠온 하지현 작가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 책에서 일하면서 상처 입은 많은 사람들을 위해 스스로를 지키며 일하는 마음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정신과 의사이자 직장인, 작가로서 오랫동안 일해오면서 깨달은 자신의 경험과 통찰을 담아내고 있다.
오 안그래도 이 책 재미있어 보이더라구요. 조영주님 독서 메모를 훔쳐봐야겠습니다.
@조영주 / 와~ <진료실 자본론> 책도 재밌겠네요~ 올해 내내 '의대증원' 논란으로 사회가 시끌벅적했는데, 저도 한번 봐야겠네요~ 좋은 책 소개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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