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정원》 목요독서회, 온라인에서 함께 읽기

D-29
정원이 주변의 사람들 다 좋지만 저는 소민 언니가 제일 먼저 떠올라요. 먼저 제가 동네 친구나 소꿉친구가 없어서 그런지 늦은 저녁이라도 전화하면 언제든 볼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사는 동네 친구라는 점이 너무 부러웠어요. 그리고 소민 언니도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더라고요. 저희 강아지와 같이 산책시키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제일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건데 소민 언니의 말 중에 "뭐, 어때. 괜찮아."라는 대사가 있는데 이 짧은 대사가 소민언니를 가장 잘 설명해 주는 말 같았어요. 옆에 이런 사람이 있으면 저도 같이 '맞아! 뭐 어때!' 이렇게 쿨해질 것 같아요. 가고 싶으면 가야지! 하고 싶으면 해야지! 하고서는 바로 그걸 행동으로 옮기는 그 실천력도 너무 좋아 보이고 멋졌어요. 아마 저에게는 없는 특성이라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의 정원>을 읽으면서 이런 소꿉친구를 둔 정현이가 부러웠어요. (그 둘의 친해진 스토리, 학창시절 이야기도 궁금하고 재미있을 것 같아요!)
소민 언니는 아주 오래전부터 정원이 곁을 지켜 온 절친한 사이지만, 처음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대상이죠. 정원이가 소민 언니와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이 좋아하고 몰두하는 것을 점차 다른 사람들 앞에서 편하게 드러내기 시작하는 변화가 좋았습니다. 소민 언니는 저의 친한 친구가 예전에 했던 말을 떠올리며 만든 인물이에요.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단순한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다는 맥락의 얘기였어요. 무언가를 좋아하는 일만큼은 여러 가지를 따지거나 머뭇거리지 않고, 그냥 단순하게 좋아하는 일 자체에 몰두하는 인물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또,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요!
지금 여러분에게는 어떤 친구가 필요하신가요? 라는 질문에, ... 선뜻 대답이 생각나질 않네요... 어떤 친구..... 친구가 필요하긴 한데 말이에요... 그런데 뭐라 설명하기가 어렵네요.. 책 읽는거 좋아하고 산책하면서 책 이야기 하는거 좋아하는 친구.. 어디 있을까요?
좋아하는 책, 각자가 재밌게 읽은 책 얘기를 맘껏 할 수 있고, 편하게 만나 동네 한 바퀴 돌며 산책할 수 있는 친구. 상상만 해도 정말 편안해져요. <우리의 정원>에는 그런 친구들, 주변 어른들로 가득하잖아요. 그런 면에서는 저도 정원이와 친구들이 정말 부러워요!
@오공 책 취향이 안 맞아도 책 이야기는 나눌 수 있지만, 책 이야기 나누면서 산책 함께할 수 있는 친구! 산책은, 둘 사이에 그저 걷는 것 말고는 아무 매개도 없는 시간이라, 말의 속도도 걷는 속도도 잘 맞아야 하니까, 찾기가 쉽지 않겠어요. 그런데 처음부터 딱 맞는 사람이 주는 즐거움도 있지만, 서로 천천히 맞아들어가는 기쁨도 있지 싶어요. 그런 친구라면. 시간을 들여서라도 꼭 한 명 찾아내고 싶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의 한 줄 “아무래도 눈여겨보는 것들,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 비슷한 사람들은 조금 더 이어지기 쉬운 법이겠지.” (180쪽) 오늘의 선곡 우리의 계절 – NCT DREAM https://youtu.be/U3m82WG_5pI 저는 오늘, <우리의 정원>을 마지막 장까지 읽고 나서 초고 파일을 열어 봤어요. 2년 전 가을, 그 파일을 처음 만들었을 때의 고민과 감정들이 아직 선명해요. 그때 저는 ‘외로운 여학생’의 이야기를 쓰려고 했고, 외로운 사람은 쓸쓸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에 좀 더 무겁고 어두운 전개를 예상했던 것 같아요. 눈을 마주하는 상대라고는 모니터에 비친 자신밖에 없는, 그 시선조차 도망치듯 피해버리는 주인공으로 시작하는 첫 장면을 썼지만, 그 후로 몇 달 동안은 한 줄도 쓰지 못했어요. 그러다 하루는 퇴근길에 노래를 듣는데 ‘이런 톤의 이야기를 써야겠다’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들었던 곡이, 첫날 선곡한 <비밀의 화원>과 오늘의 선곡입니다. 이렇게 보니 제목들도 모두 닮아있네요. 저는 외로움과 우울이 딱 붙어 있는 단어들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요. 외로워하는 주인공의 곁에 유쾌하고 다정한 사람들을 많이 앉혀주자,라고 생각한 순간 이야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찾았다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저는 소설을 쓸 때, 인물을 만드는 과정이 가장 즐거워요. <우리의 정원> 속 캐릭터를 만들 때, 제 의도는 딱 하나였습니다. 내가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인물을 만들자. 그래서인지 이야기 속에 모여든 인물들을 보니, 다들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더군요. 이야기와 책을 사랑하고, 환경과 동물을 아끼는. 그렇게 눈여겨보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두 한 결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어떤 장면 앞에서는 비슷한 표정을 지을 테니까요. 오늘 제가 하려는 이야기가, 어제 편집자님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되는 것 같기도 하네요.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로 ‘와글와글’한 세상을 제 눈으로 한 번만이라도 보고 싶었어요. 책 속 세상일지라도요. 그리고 지금은, 그 세상이 저뿐만 아니라 많은 독자분들에게도 편안함과 다정함을 느낄 수 있는 세상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정원이와 책 속 인물들이, 아주 멀리까지 가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기를, 그래서 더는 외롭지 않기를. 제가 그리는 세상은 <우리의 정원> 속 세상과 같아요. 머뭇거리는 친구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고, 길가의 동물 친구들과의 만남을 허투루 넘기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그 세상은, 나와 다르다고 해서 선을 긋지 않고, 나와 다른 종이라고 해서 함부로 대하지 않는, 인간들끼리의 연대를 넘어서 다양한 생명이 오래 공생할 수 있는 세상이 되겠죠. 내가 원하는 대로 하나의 세계를 꾸릴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사람들로 채워보고 싶으신가요? 친절과 다정함은 아주 사소한 말과 행동, 시선에서 묻어 나올 수 있잖아요. 여러분이 그리는 세상, 누군가에게 다정함과 애정을 느끼게 되는 순간을 함께 나누어 주세요.
@김지현 함께 연대하고 나아가 환대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다름은 틀린 것이 아닌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틀림에만 집중하고 편을 가르고 잘잘못만을 따지면서 살잖아요.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그럴 수 있지!”,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라는 말을 편하게 하고, 서로 안아주는 날들만 가득한! 생각만해도 좋네요 ㅜㅜ ㅎㅎ
함께 연대한다는 것이 참 좋아요. 여리고 여린 착한 사람들이 연대하여 멋진 세상을 만들수 있다고 믿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으앗 이것이 바로 환대! ㅜㅜ
단순하게 좋아하는 일 자체에 몰두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게 잘 안돼요. 생각이 너무 많아요... 생각... 생각.... 그런데 생각과는 다른 말들이 가끔 툭툭 튀어 나와 제가 제일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ㅠㅠ;;;; 제가 누군가에게 다정함과 애정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
내가 원하는 대로 하나의 세계를 꾸릴 수 있다면 제가 그리는 세상은 선의가 악의를 이기는 세상, 약육강식을 외치는 사람들이 아닌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 세상, 이기적인 건 당당할 게 아니라 부끄러운 것으로 여겨지는 세상, 편리와 효율만이 최고의 가치가 아닌 세상, 인간의 편의와 재미를 위해 동물이 고통받지 않는 세상 등등 정말 많지만 요정도만 써보겠습니다..😞
@깨삐 앗,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가 떠올라요! 맞아요, 모든 생명체들은 약육강식이 아닌 서로 연대하며 진화를 해왔던 것인데 말이지요.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것들'이라는 주제로 작품이 나온다면 제가 제일 먼저 사서 읽겠어요!(그런 확고한 다짐 ㅋㅋ)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우리의 정원> 작가 김지현입니다. 열흘간의 그믐 모임이 마무리되고, 어느새 오프 모임만을 앞두고 있네요. 초고를 쓰고 수정을 거듭하면서 <우리의 정원>을 수십 번은 읽었지만, 이렇게 여러분과 매일 조금씩 함께 읽어가니 또 다른 느낌이었어요. 저는 늘 이 이야기와 인물들이 독자분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얼마나 가닿을 수 있을지가 가장 궁금했어요. 소설을 통해 읽는 사람에게 위로와 공감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썼는데, 막상 절실하게 공감을 얻고자 하는 쪽은 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정원이의 고민, 감정, 선택들을 다른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을까, 그게 늘 궁금했는데 이렇게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을 하면서 응답을 받은 것 같아 좋았습니다. 문학상 수상부터 발간까지, 저에게는 이 모든 과정이 처음이기 때문에 매 순간이 그저 신기하고 감사할 따름이지만, 여러분과의 목요독서회는 그중에서도 정말 값지고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오래오래 되새기게 될 것 같아요. 저는 내일, 여러분과 눈을 마주하며 대화하게 되는 순간을 그려보고 있어요. 저는 말보다 글이 더 편하고, 나서서 제 얘기를 하기보다 듣는 일에 훨씬 익숙한 사람인데요. 열흘간 그믐에서 나눈 많은 이야기를 토대로, 모두가 좀 더 편안하고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오늘은 마지막 질문을 던져보려고 합니다. 발간을 앞두고 어느 인터뷰에서, <우리의 정원>이 독자분들에게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마음껏 떠올려보는 계기가 된다면 가장 기쁠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알고 보면 내 삶에서도, 아주 가까이에서 오랫동안 나를 아껴 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나는 자주 잊고 만다. 왜 그런 것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걸까?’ 정원이가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드디어 에이세븐을 만나러 가면서 했던 생각이죠. 여러분의 곁을 돌아보세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 <우리의 정원>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그 대상은 누구인가요? 그 답은 직접 만나서 나누기로 해요. 열흘간의 모임에 함께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지현 작가님 내일 뵐게요! 질문의 답 잘 생각해 오겠습니다! :)
회원 여러분 열흘 간의 온라인 모임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사실 온라인 독서모임을 처음 운영해 본 거라 염려와 걱정이 많았지만, 정성스런 이야기들이 오고가는 것을 보고 너무 행복했습니다! ㅜ 혹여.. 내일 오프라인 행사에 오실 수 없다 말씀하셨던 회원님 중에서도 갑자기 참석하고싶다! 라는 생각이 드신 분이 계신다면 편하게 와주세요! 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 :)
드디어 오늘이네요. 바빠서 온라인 참석을 많이 못해서.. 아쉽지만. 오프라인에서 모두 뵙겠습니다!
어제의 모임 정말 너무 즐거웠습니다! 저는 좋아하는 게 많은 사람이라, 말을 많이 하고 싶어서 참느라 혼이 났어요. 입이 근질근질! 하지만 역시 여러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길 잘한것 같아요. 모두 만나서 정말 즐거웠어요. 이런 자리가 종종 있으면 좋겠네요:)
@메이 어제 정말 정말 반가웠습니다! 저도 이렇게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될지는 상상도 못했는데 ㅜ 다 참여해 주신 분들 덕분입니다! (저는 긴장을 늦추느라 고생을 좀 했지만..ㅋㅋ) 종종 이런 자리 만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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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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