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멜로디

D-29
원래 여자라 그런가 하여간 남이 잘 꾸며놓고 시원하고 환하고 깨끗하고 뭔가 편리한 것만 골라서 그런 소문을 어디서 들었는지 그런 곳은 항상 만원이다. 그걸 만들려고는 안 한다. 남이 힘들여 해놓은 것만 골라 아주 잘 써먹는다.
이 글은 여러 사람의 시각으로 각각 이야기를 하고 있어 한 사람의 일방적 주장이 아닌 게 되어 좀 색다르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국민 중에 제대로,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그들은 신이 뭐라고 그렇게 살아 있는 동안 사라람을 죽이는 전쟁을 끝없이 하는 걸까? 그게 뭐라고? 하여간 인간은 미친 짓거리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존재들임에 틀림없다. 그러니 이 지구상에서 별로 필요없는 존재들이다.
자연을 알고 자신을 알자 인생은 감정만으로 대응할 수 없다. 그 흐름이 인간에게 이는 감정대로 안 되기 때문이다. 인간이 고유하게 가진 감정을 갖고 가면서도 세상은 그대로 안 되는 것을 동시에 알아야 한다. 인간은 할 수 없어 의지와 목적을 갖고 살아야 하나. 이게 인간만이 가진 특징이기 때문이다. 뭐든 자기에게 주어진 것을 십분 활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내가 살면서 배운 통찰이다.
자연에 따르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마음과 몸은 둘이 아니다. 하나다. 마음이 울적하면 몸도 기운이 빠진다. 몸이 쇠약해지면 속도 좁아진다. 그래 늙으면 잘 토라지는 좀생이가 되는 것이다. 젊은 날은 기운이 넘쳐 기분이 날아갈 것 같을 때가 종종 있다. 그냥 이유 없이 기분이 좋다. 홍제동 호프집에 가서 생맥주 500CC를 노가리와 함께 들이켜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후엔 정말로 기분이 좋다. 발걸음도 가볍다. 전엔 술을 잔뜩 마시고 푹 자고 일어나면 그다음엔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어느 때는 공부하다가 너무나 기분이 좋고 흥분된 상태여서 야구 하는 종합운동장으로 뛰어나가 그냥 무료하게 앉아 있는 아무나 붙잡고 “술 한잔 하자.”며 그의 얘기를 듣고 그러다가 너무나 취해 인사불성이 되어 그와 결국 싸우고 헤어지고 과연 그와 처음에 –별 의미 없는 소리지만-나눈 얘기만 기억나는 것과 마지막에 필름이 끊겨 과연 우리가 어떻게 헤어진 지도 모르게 술을 마시던 날도 하루 종일 자고 일어나면 단지 젊으니까 다음날은 지금까진 실컷 술만 마셨으니까 마음을 새롭게 다잡고 공부에 매질할 때가 바로 젊을 때였다. 푹 잔만큼 기분이 좋았다. 지금은 몸이 쇠약해져 술을 안 마셔도 어느 순간 잠을 푹 자고 일어나도 기분이 예전처럼 좋지 않다. 그런 날은 앞으로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기분이 좋은 날이 별로 없고 기운은 없고 그런 게 다 이제 갈 때가 되었다고 자연이 나에게 자극을 주며 신호를 보내는 것이리라. 누구나가 다 이걸 어기면 안 된다. 몸에 가해지는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인간 사회라고 생각한다. 생명을 자연스럽지 않게 억지로 연장하는 건 좋은 사회가 아니라고 본다. 자연법칙에 어긋나는 일이다.
살아갈 힘, 서로 주고받기 특히 직장 생활을 처음 하거나 소중한 사람과 영영 헤어지거나, 이처럼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나를 따뜻하게 대해주고 그때 그가 한 말 중에서 그걸, 내가 다시 살아갈 힘으로 삼는 경우는 흔하다. 힘들 때 힘이 되었던 사람과 말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나도 남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한 걸 꼽자면 뭐가 있을까?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 내게 다가와 손을 잡아줘 다시 살아갈 의지와 의미가 생기게 한 것이고 그걸 내게 심어준 사람, 그는 내겐 가장 소중한 사람이고 내가 그래서 살아가지만, 그 사람 때문에 또 나도 혹시 남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그러려고 노력하는 삶 아닐까. 누구 때문에 살고, 그가 한 그것 때문에 나는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거기서 벗어난 것이고 나는 그에게 그런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나도 그럴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남에게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그런 삶을 살려고 하는 게 가장 소중한 것 아닐까. 그 사람으로 인해 내가 다시 살아갈 용기가 생기고 남에게도 그걸 주려고 하는 것. 실은 그게 대개 자식인데, 그를 겨냥해 내가 그를 어려움에서 살리는 사람이고자 하나, 실제는 그는 그걸 수동적으로 받은 그 사람(부모)에게서 그런 힘을 얻는 경우보단 다른 사람에게서 그 힘을 얻어 살아갈 수 있는 경우가 더 많고 감히 나도 누굴 겨냥해 그에게 살아갈 힘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 나름대로 열심히 살지만, 그는 나에게서 그걸 받는 경우보단 생각지도 못한 다른 사람에게서 그 힘을 대개는 얻는 경우가 대부분인 게 또 삶의 아이러니 아닐까. 주려는 사람에게선 안 받고, 주려고 생각지도 않은 사람으로부터는 충분히 받을 수 있다. 이건 사람이 다 다르기 때문이리라. 내게 주는 사람이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일 수도 있고 시대나 장소에 있어 너무나 멀리 떨어진 사람일 수도 있다. 또 사람만이 아니라 동물과 식물에게서도 내가 살아갈 힘을 얻을 수도 있고, 말뿐 아니라 글로도 영화나 그림, 음악으로도 나는 그걸 얻을 수 있다. 내가 그런 것처럼 당연히 남도 그럴 수 있다. 또 많은 사람이 따르는 그런 사람이 내게도 같이 힘을 줄 수도 있지만 진짜 과연 내가 그에게서 얻은 힘으로 살아갈 힘을 얻은 것인지-단지 자기와 실제로는 안 맞지만 많은 사람이 따르는 사람이라 내가 착각하는 건 아닌지- 내게 꼭 맞는 그 사람을 찾아내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내가 수렁에 빠졌을 때 진짜로 나를 거기서 건져준 사람을. 진정 내게 힘을 준 사람을. 그는 사람들이 다가가기 꺼리는 거리의 노숙자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내게 그런 힘을 주었다. 이렇게 인간 세상은 누가 누구에게 힘을 주고받는지 알 수 없게 얽히고설켜 만들어진 것 같다. 그러면서도 내가 나에게 살아갈 힘을 주는 것도 가능하리라. 자기가 진정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스스로 강한 존재 이유를 찾고 그것 자체를 하는 것에서 나를 다시 살아가게 할 수도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내가 얻은 것을 남에게 우연히, 그가 어려움에 처한 것 같을 때, 위로 한마디가 그에게 살아갈 힘이 될 수도 있고 내가 남긴 그 무엇으로 모르는 남이 우연찮게 그것으로 살아갈 힘을 얻을 수도 있는 것이다. 누구에게 언제 어떤 역할을 할지 모른다. 이건 일부러 만들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자신을 살리고 남을 동시에 살릴 수도 있는 것이다.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 자신이 지금 하는 일에 충실할 수밖에.
이제 욜로는 가고 요노가 온다 카푸어, 겉만 번지르르하고 실속은 없고 차만 삐까번쩍하면 뭐하냐, 실제는 편의점 4,300원짜리 도시락으로 겨우 때우는데. 고물가와 고금로리 살기 힘들면 일단은 먹고사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가성비 높은 실속 제품이 많이 나가게 되어 있다. 인간은 일단 가장 중요한 생존과 안전이 위협받으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뭔가 행동을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것의 일환으로 하나면 충분한 선택과 집중, 소유(자랑)보단 가치(실속)를 중시하고, 삶의 본질-진짜로 내게 도움이 되는 것-에 집중하며 환경 보호와 자원 절약에도 기여한다는 명분과 대세가 요노(You Only Need One)족이 탄생한 배경일 것이다. 인간은 의미 두는 걸-그렇게 안 한다 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욜로(You Only Live Once, 투데이족)족으로 지금만 잘 살면 그만이고 마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도 그 현재를 먹고 마시는 것으로만 허비하면 뭔가 인간의 생김 구조상 허무가 뒤따르게 되어 있다. 젊은 사람들이라면 후회라도 하게 되어 있다. 그렇게 살면 필연적으로 곧 현재 생활이 괴롭기 때문이다. 오늘은 천국이지만 바로 쫓아오는 내일은 지옥의 생활이기 때문이다. 지금 펑펑 쓰면 곧 자기에게 남는 게 없음을 깨닫는 것이다. 인간의 속성인 허무가 찾아오게 된다. 지금 절약하고 그래 미래에도 남고 뭔가 손에 쥐어지는 것이 있는, 뭔가 의미 있는 게 중요함을 깨닫는다. 욜로만 고수하면 곧, 지금의 어려운 현실에서 곧 방문하는 생활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의미 없음을 더 실감 하게 되는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는 허무가 찾아온다. 그걸 겪었으면, “계속 이러면 의미 없음, 허무가 찾아오겠지.” “절약 기반의 선택과 집중을 하자.” 해서 요노가 등장한 것이다. 인간은 구조상 그게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뭔가 남는, 의미 있는 것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다. 살면서 자기 의미 찾기를 끝없이 한다. 이게 망가지면 다른 것에서 찾든지 망가진 것을 안 망가졌다고 스스로 합리화하면서 거기서 어떤 의미를 멈춤 없이 찾으려 한다. 그래 인간이 소홀히 하거나 내팽개친다는 건 그것에서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는 것들이다. 인간에게 의미 없음으로 판명이 났다는 말은 그건 곧 버리질 운명에 처해진다는 것이다. 쉬운 예로 남녀 갑을 관계에서, 을 쪽은 잘해보려고 상대에게 의미(목적) 있는 연락이나 문자를 정성으로 보낸다. 그러나 갑 쪽은 그냥 그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심지어 귀찮아하며, 혹시 별로 호감도 없는 상대가 내 어떤 반응을 호의로 받아 들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함께 연락도 안 하고 문자를 씹거나 하는 등 어떤 반응도 하지 않는다. 여지나 틈을 보이지 않으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관계를 그만 끊고 싶은 것이다. 손절하려는 것이다. 자기에게 의미가 없으니까 버리려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자기에게 의미가 있어야 뭔가 하려고 한다.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 때 행동이 시들해진다. 모든 행동의 뿌리와 연원(淵源)은 인간에겐 의미다. 관계에서 내가 을 쪽임에도 버려지고 싶지 않으면, 상대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면 된다. 자기 기질 상 욜로를 택하든 요노를 택하든 그건 자유지만, 인간에게서 의미 찾기는 그 누구에게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 것에 상관없이 이미, 그 이전에 인간이기 때문에 의미 찾기를, 떼어서 인간 존재를 생각할 수 없다. 뭔가 살아보려고 하는 인간이라면, 그래 그가 그것에서 더이상 의미를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면 언젠가는 그건 그의 곁에 있을 수 없게 된다. 그게 없이, 인간이 동물 마냥 그냥 지금만 생각하고 살았다면 인간에게 진보는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대로 다른 동물처럼 계속 본능에만 충실해 살아 현 상태만 유지하려고 했다면 이미 다른 생물에게 지배받으면 사육당하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을 것이다. 인간의 의미 찾기 때문에 인간은 지금 이 상태가 되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인간이 진보한 것은 지금만 먹고 마시면 그만이라는 이런 본능에 기초한 것이 아니고 의미를 둬서 미래를 생각하고 준비하는 그런 인간의 본성으로 인간이 진화해 지구상에서 만물의 영장이 된 것이다. 그러니까 인간에게 의미 찾기는 인간의 본성을 넘어선 본능에 가까운 특성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걸 무시하고 지금만 즐기면 된다는 카푸어나 하우스푸어의 생활을 접고 이젠 뭔가 미래도 생각하는 요노족이 인간 곁에 찾아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 요노족이 지금의 현실이 어려우니까 생존을 위해 찾아온 것도 있지만, 인간의 본성인 의미 찾기 때문에 결국은 찾아왔다고 보는 게 더 맞다. 언젠가는 찾아왔을 거지만 현실의 극복 과정에서 좀 일찍 찾아온 것이다. 참고로 인간의 의미 찾기, 허무를 견디지 못하는 특성 때문에 물질적인 것 외에 생각해 낸 것이 인간에게만 유일하게 존재하는 정신적인 가치인데 그 일환으로 종교가 탄생한 것이고 같은 맥락으로 정신적인 것의 결과물로 예술이 인간과 떨어지지 않고 지금까지 같이 해온 것이다. 정신과 의미를 떼어놓고는 사실 인간을 생각할 수 없다. 이런 정신적인 가치들이 인간 역사와 함께 해왔기 때문이다. 인간의 의미 찾기, 만물에 대한 인간의 독특한 해석인 예술과 종교는 그래서 인간 역사와 맥을 같이 해왔다고 볼 수 있다. 정신적인 인간에게 의미는 중요하다. 인간에게 정신적인 것이 제거되지 않는 한 의미, 가치, 예술, 종교는 인간 존재와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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