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가을]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함께 읽기

D-29
저는 오히려 시간 순으로 흐르지 않아서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시간의 순서가 여기저기 섞여있다 보니 퍼즐 맞추듯이 생각하며 읽게 되어서 집중이 더 잘 되더라고요.
다들 비슷한 의견이신 것 같아요. 저도 그렇고요.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시간순으로 전개되지 않다는 점이었어요. 정신없이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저는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이런 구성으로 글을 전개할 생각을 했을까 하며 감탄했습니다. 오히려 더 집중해서 읽게 되는 요인이었어요.
저는 변화무쌍하고 흥미진진한 긴장감을 유발하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가 여러개 있다는 점에서 ‘천일야화’가 머리 속에 먼저 떠올랐습니다. 각자의 이야기는 독립적이면서도 계속 연결되어진다는 점에서도 유사하구요. 한편 시간적인 순서가 섞여있어 조금 긴장하며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저 재밌다고 술술 읽어가기 보다는 무언가 독자 스스로가 풀어봐야하는 숙제가 있었던 느낌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이야기의 시간을 좀 더 섞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맞아요, 마지막까지 시간을 더 섞었다면 또 다른 재미가 있었을 것 같아요.
저는 이 구성이 너무 좋았어요 결국은 같은 얘기지만 만약 연대기적으로 흘러갔다면 그냥 대하소설 같았을테죠. 이렇게 중간중간 시간을 섞은 구성은 더 생각을 많이 하고 궁금해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야기를 좀더 입체적으로 만들어준다고 해야 할까요. 저에게는 그 꽃을 꽂고 떠돌아 다니던 소녀가 나온 부분이 나중에 연결되는 부분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시간 순서대로 했을면 어떻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읽기에는 조금 햇갈려서 읽는데 조금 고생을 했습니다
시간 순으로 펼쳐졌다면 아무래도 더욱 읽기 편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문체의 예술성’에 대해 이야기할 차례입니다. 초반부터 이야기가 나왔던 게,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작가님이 성인이 되어 배운 외국어인 영어로 쓴 소설을 다른 번역가님이 한국어로 옮겼다는 점이었죠. 이와 관련해서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아요. 물론 그걸 제외한 이야기도 많을 테고요!
사실 저는 읽으면서 문체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눈에 착착 감기게 맛있게 읽힌다' 정도로만 생각만 했는데요, 문체에 대해 말씀하셔서 오히려 영어 판본을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특히 <다섯 번째 인생> <두 번째 인생>가 영어로 어떻게 쓰셨는지 상당히 궁금해집니다.
영어로 읽으면 느낌이 또 다를 것 같아요. 저도 궁금하네요!
저 역시 문체 관련해서는 특별한 인상이 없었고, 호디에님처럼 다음 기회가 될 때 영어로 한 번 읽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었네요.
저는 이런 케이스는 정말 처음 봐서 굉장히 신기했는데요, 아무래도 영어와 한국어는 뉘앙스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를 다른 사람이 번역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이 불가능할 것 같아요. 해당 작품은 번역이 참 잘 된 것 같고요!
아직 한글을 떼기도 전에 미국으로 건너간 이창래 작가님이나 다른 재미교포 작가님들은 떠오르는데 이런 경우는 저도 처음이라 더욱 신기하고 번역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인 이 쓴 영어를 한국어로 다시 변역을 하셨다는 점인데 변역을 잘하신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 소설이 지닌 ‘문체의 예술성’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정연 선생님 말씀대로 여러 층위에서 발생하는 언어의 번역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희가 ‘서문’에 관해 나눴던 많은 이야기를 비롯하여 ... 그런 한편, 여러분께서 이 소설이 보여주는 문체의 속도감이랄까 몰입을 위한 힘 같은 것을 언급해주셔서 문득 떠오른 이야기도 있는데요. 최근 아주 어릴 적 미국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시를 쓰고, 틈틈이 번역을 하고 계시는 시인 겸 번역가와 이야기를 오래 나눈 적이 있어요. 그 분께서 말씀하시길 미국의 문예창작학과의 경우(아마 한국의 문창과와는 그 성격 면에서 완전히 동일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을텐데) 글쓰기를 배울 때, 시인 뿐만 아니라 저처럼 산문이나 논픽션, 비평을 쓰는 사람들 역시 문장의 리듬감을 중요하게 배운다고 하더라고요. 글의 내용 뿐만 아니라 문장의 길이를 조절하면서 음악성을 생성하는 방식을 따로 공들여 배운다는 말을 듣고 정말 놀랐어요. 왜냐하면 (제 경험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시나 소설을 창작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비평 글쓰기를 훈련 받아왔던 저의 경우엔 단 한 번도... 그 누구로부터도 그런 식의 요구나 조언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인데요. 그보다는 내용을 얼마나 명료하고 정확하게 드러내는가, 문장이 모호하다면 얼마나 매력적으로 모호할 수 있는가 정도에 초점을 맞춰 훈련을 받아왔던 거죠. 그러다 미국에서 온 시인의 저 이야기를 듣는 순간, 만약 제가 제 글에 리듬을 부여하는 방식을 중요한 사항으로 고려하는 법을 배웠다면 지금과 전혀 다른 글을 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유하는 사람이 되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엇이 더 낫다는 것이 아니라요.) 이미리내 작가의 경우 성인이 되어서 미국으로 유학을 가신 것이긴 하지만, 그곳에서 글쓰기를 훈련 받았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니... 작가의 속도감 있고 리듬감 있는 문체는 단지 영어->한국어로의 번역 문제에서 비롯된 것만이 아니라 특수한 방식의 글쓰기 훈련이 가져온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화자에 따라 문체가 바뀌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는 묵 할머니의 역할에 따라서도 문체가 바뀌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어요 그래서 같은 사람인데도 다른 사람인 거 같은 느낌이 드는 순간이 많았어요 미희가 성미 역할을 랄 때도 그렇고요 한 책에서 이렇게 다양한 문체를 본 적이 있을까요 그리고 처음과 끝에 묵할머니를 만나는 주인공으로 시점이 돌아가면 왠지 작가님의 문체로 돌아온 거 같은 느낌이었어요
오..네.. 저도 단락마다 묘하게 문체가 달라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옴니버스라는 느낌이 더 들었던거 같아요. 제가 일할때 영어로 써보고 구글로 한국말로 번역해보면 내가 원래 말하려던 한국말과 구글로 번역된 한국말이 오묘하게 다르거든요.. 짧은 비지니스 문장도 이렇게 달라지는데.. 처음 작가님이 바로 영어로 쓰셨는지 한국말과 영어가 같이 머리속에 있는데 영어로 쓰셨는지.. 모르겠지만. 처음의 언어와 영어를 거쳐 다시 한국어로 돌아온 경우 얼마나 달라졌을까 궁금해요.
글을 읽을 때 느낌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 수월하진 않았어요.영어 어순을 한국어로 바끈어놓은느낌? 한국어의 풍부한 어휘를 영어의 정직함으로 바꿔놓은 느낌이었어요.아주 편안하게 느낌을 살리면서 읽지도 못했지만 그렇다하더라도 목할머니의 그때그때의 감정은 잘 느껴져서 좋았어요
문장에 대한 느낌은 읽는 사람마다 다 다른 것 같아요 정말.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는 평부터 영어 문장의 어순을 그대로 옮긴 것 같다는 평까지. 이런 각자의 차이가 늘 신기하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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