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가을]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함께 읽기

D-29
최가은님의 대화: '첫 번째 인생' 파트에서는 '외국어'에 대한 지식, 조금 더 근본적으로는 언어와 힘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이때의 '힘'은 양가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 같은데요... 사실 저는 처음 이 파트를 읽을 때, 어머니에 관한 묘사에 비해 아버지에 대한 묘사가 조금 투박하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전형적인 악인으로서 가부장을 묘사하는 방식 같았달까요. 이후 화자의 선택(살인)을 정당화하기 위한 장치 같은 것으로 다가오기도 했고요. 그런데 다시 읽으며 생각해보니,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 놓여 있는 '외국어' 혹은 '고급 어휘'의 문제가 허구리 거주민들에게 '외국어'가 갖는, 나아가 한국인들에게 '외국어'가 갖는 보다 복잡하고 모순적인 의미와 연결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아버지는 "교육의 중요성을 믿지 않는 문맹의 어부"로서, 애초에 언어와 언어를 통한 앎을 획득해보지 못한 인물입니다. 그런 그에게 있어 힘이란 곧 약자에게 즉각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물리적, 신체적인 폭력 행위와 같은 것이고요. 한편 어머니는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서, "똑똑하고 아름답고 교양 있고 자애로"운 사람인데 그런 그녀에게는 풍부한 어휘 뿐만 아니라 "맛과 향을 구별하는 재주"가, 나아가 언어를 통해 세계가 확장될 수 있다는 믿음이, 말하자면 그런 특수한 종류의 앎이 있어요. 언제나 아버지에게 폭력의 대상이 되는 어머니는 신체적으로는 절대적 약자이지만 지적으로는 아버지에 비해 우월한 사람입니다. 자신이 모르는 어려운 말을 할 때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향해 느끼는 공포는 권력 관계의 역전에 대한 인지와 두려움으로 보여요. 이는 '두번 째 인생'에서 일본 군인들이 절대로 입을 다물지 않는 용말의 앞니 두 개를 부러뜨리는 이유와도 연결되는 것 같은데요. 이때 언어는 기존의 권력 관계를 전복시키는 힘이기 때문에 약자들에겐 무기이자, '죄'가 되는 것이겠고요. 그런데 이 '죄'가 허구리 사람들이라는 (나아가 한국인이라는) 약자 공동체에게 '외국어'를 아는 일과 연결될 때 그것은 민족에 대한 일종의 배신이고, "영혼을 파는 것"이며, 권력에 영합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세 번째 인생' 파트에서 화자는 이렇게 말하는데요. "나는 누구를 섬길 것이냐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고 나를 때리지 않는다면 자본주의자건 공산주의자건 상관없었다. 내게는 무엇보다 생존이 중요했다." 그러니까 기울어진 힘의 관계에서 누군가에게 언어는 그 자체로 생존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것이죠. '나'에게 미군 '하우스'에서의 생활은 영어를 매개로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이었고, 영어를 통해 '나'는 '생존'합니다. 영어는 '나'가 "작은 이빨로 서서히 네 귀퉁이를 갉아 먹는 몹쓸 벌레"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 말하자면 공모자이자 전복자로서의 '생존'을 행하는 데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되는데요. '나'는 하우스의 여자들을 착취하는 데 공모하고, 그 공모를 통해 하우스의 벽을 썩어 문드러지게 만드니까요. (말하고 보니 언어가 정말 중요한 문제로 다루어진 소설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한국의 근현대사가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인 이유도 있겠고요. 갑자기 전혀 다른 내용이지만 <꺼삐딴 리> 생각도 나는...)
오..그렇네요.. 신기하게도 한국사람이 영어로 쓰고 다시 한국어로 번역 된 글을 우리들이 읽고 있는데.. 이 책 내내 언어가 숨어 있었네요. 언어의 힘이 상당히 무섭습니다. 결국 어쨋거나 강요당한 일본어도 생계를 위해 우월한 수단으로 쓰이게 되었을 때 그 느낌은 어땠을까 싶어요. 자존감을 지키게 위해 위안부 시절에도 쓰고 싶지 않았던 일본어를 뭔가 고가품을 팔 때 상대를 맞춰주기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니 말이예요. 어제 한강 작가님이 노벨문학상 타시고 우리도 이제 노벨문학상을 원어로 읽는 국민과 국가가 되었다라는 댓글을 보고.. 언어라는게 이렇게 중요하구나..싶었어요
금정연님의 대화: 드디어 마지막 구간이네요! 오늘은 한글날이고 책 읽기 딱 좋은 조명, 온도, 습도... 아니 이게 아니라, 집에서 무릎 담요 덮고 따듯한 차 마시면서 책 속에 빠져들기 정말 좋은 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 적은 동네 카페에서 맛있는 차와 함께 읽어도 좋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매년 이 날이 되면 한 편의 영화가 떠올라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를 다룬 [나랏말싸미](2019)라는 영화인데요, 천만 관객을 꿈꾸며 시나리오 작업을 함께 했지만 비평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모두 ‘폭망’한... 그래서 사실 제게는 조금 울적한 날이기도 합니다. 뭐 그건 제 사정이죠! 오늘은 여덟 번째 인생입니다. 장 제목은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소설 전체의 제목과 같네요. 각양각색의 색깔로 펼쳐졌던 지난 일곱 인생을 하나로 모아주는 그런 이야기가 될 것 같네요. 그렇죠? 이야기는 다시 프롤로그의 요양원으로 돌아갑니다. 아마추어 부고 작가인 ‘나’가 다시금 화자로 등장하고요. 지난 일곱 번의 인생 동안은 묵 할머니의 관점에서 묵 할머니의 인생을 바라보았다면, 타인의 관점으로 묵 할머니를 묘사하며 독자 또한 지난 일곱 번의 인생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합니다. 타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묵 할머니의 인생 이야기는, 분명 무척 매력적이지만 사실이라고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이야기에요. 그 시절을 살지 않은 화자에게, 요양원의 관계자들에게, 그리고 우리 독자들에게는 한 사람의 인생에 그렇게 많은 사건과 사고와 비극과 슬픔이 있을 수 있다고는 좀처럼 생각할 수 없으니까요. 묵 할머니에게 푹 빠진 화자는 사실이든 허구이든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지지할 것이다, 마음 먹기도 하지만 그것이 진실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저도 모르게 묵 할머니에게 사실 관계를 캐묻습니다. 묵 할머니는 진실 게임을 하자는 거라면 본인은 빠지겠다고 말하며 굳이 자신을 변호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도 더는 캐묻지 않아요. 그건 묵 할머니를 좋아하게 되며 그녀를 전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지만, 무엇보다 이야기라는 것은 단순한 사실 관계의 조합으로 환원되지 않는, 그 이상의 것일 테니까요.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말하지 못하겠네요. 책을 늦게 받으신 분들도 있어서 더더욱요. 개인적으로 마지막 장을 읽으며 이야기란 무엇이며, 우리에게 이야기는 어떤 의미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문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앖는데요, 아마 첫 구간에서도 문체 이야기를 한참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과거의 이야기들이 나올 때는 그런 생각이 별로 들지 않다가 다시 현재 시점으로 돌아오자마자 다시 문체가 눈에 들어오는 게 조금 신기하기도 한데요. 과거는 낯선 나라라는 말처럼, 과거의 이야기는 낯선 나라의 언어가 번역되어 우리에게 오는 것처럼 어느 정도 감안하고 읽게 되지만, 현재 시점의 이야기는 아무래도 지금-여기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게 돼서 그런 것 같아요. 오해하시면 안 돼요. 번역투로 느껴저서 나쁘다는 게 아니라, 지금-여기의 이야기를 번역투로 읽는 경험이 낯설고 독특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어쩌면 한글 창제를 다룬 [나랏말싸미]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라는 제 자의식이 번역 문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만드는 것일 수도 있고... 오늘 내일 이틀 동안 마지막 장을 읽으며 기억에 남는 문장들, 감상들, 떠오르는 질문들을 올려주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완독했습니다. 프롤로그와 마지막 챕터의 문체에 대한 말씀이 있네요. 저는 이 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좋더라고요. 현재 시점으로 환기시키는 데에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의 죽음이 이렇게 안타깝지 않기는 드물지 않을까 싶어요. 혹독한 생의 과정에서 그녀가 그토록 지키고 싶어했던 것들을 지켰고, 죽음의 방식을 선택했잖아요. (물론 남편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안타까웠습니다) 묵미란 삶의 고통의 크기를 감히 짐작할 수 없지만, 그 고통 때문에라도 함부로 동정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한데잠, 그녀의 가슴에 시원하고 무해한 바람이 지나갔으리라 생각합니다.
두 차례의 이혼을 겪고 아버지가 다른 세 아이를 양육하면서 내가 배운 건 건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은 관계의 열쇠라는 거야. 남자하고든 여자하고든, 심지어 자식하고도. 기본적으로 누구와도 그래.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367쪽, 이미리내 지음, 정해영 옮김
어제 드디어 마지막을 읽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기뻐서, 혼자 알기에는 너무 설레서 기사를 단톡방에 퍼올렸습니다. 학창 시절 빌보드 차트는 딴 나라 이야긴 줄 알았는데 BTS가 거기서 1등에 오르는 걸 보고는 그러나보다 했습니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고, 넷플릭스에서 1위하는 드라마가 나와도 그런가보다 조금 기쁘다 말았습니다. 그런데 노벨상이라뇨? 특히나 우리나라 경기도 교육청에서는 한때 금서로 지정하기도 한 책의 가치를 세상이 알아줬다는 게 정말 기쁩니다. (정말 후진 정치죠? )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5.18과 4.3의 아픈 역사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으로 전 세계로 뻗어나갈 걸 생각하니 가슴이 떨립니다. 아울러 지금 제가 읽은 이 작품 역시 영어로 쓰여진 글이 한국어로 번역되었다는 게 신기합니다. 일제강점기, 위안부, 한국전쟁, 멍키하우스, 스파이 등으로 우리나라 근현대를 훑는 내용인데 기꺼이 서양의 독자들이 주목해 줬다는 것도요. 한 단계 국격이 상승한 느낌은 저만 가지는 건 아니겠지요? 일곱 가지 인생으로 보았을 때, 여덟 번째 인생에서 극중 화자인 나와의 대화에서 '사낙'이 언급되었을 때 소설의 마지막을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묵 할머니다운 방법으로 마지막을 장식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용을 떠나서 변방의 지극히 한국적인 내용과 문체가,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 듯하여 작가 이미리내와 한강 작가를 응원합니다. 오늘은 기쁜 날입니다. 또 그믐에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이런 모임에 참석하여 따끈따끈한 신간을 읽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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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연님의 대화: 드디어 마지막 구간이네요! 오늘은 한글날이고 책 읽기 딱 좋은 조명, 온도, 습도... 아니 이게 아니라, 집에서 무릎 담요 덮고 따듯한 차 마시면서 책 속에 빠져들기 정말 좋은 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 적은 동네 카페에서 맛있는 차와 함께 읽어도 좋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매년 이 날이 되면 한 편의 영화가 떠올라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를 다룬 [나랏말싸미](2019)라는 영화인데요, 천만 관객을 꿈꾸며 시나리오 작업을 함께 했지만 비평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모두 ‘폭망’한... 그래서 사실 제게는 조금 울적한 날이기도 합니다. 뭐 그건 제 사정이죠! 오늘은 여덟 번째 인생입니다. 장 제목은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소설 전체의 제목과 같네요. 각양각색의 색깔로 펼쳐졌던 지난 일곱 인생을 하나로 모아주는 그런 이야기가 될 것 같네요. 그렇죠? 이야기는 다시 프롤로그의 요양원으로 돌아갑니다. 아마추어 부고 작가인 ‘나’가 다시금 화자로 등장하고요. 지난 일곱 번의 인생 동안은 묵 할머니의 관점에서 묵 할머니의 인생을 바라보았다면, 타인의 관점으로 묵 할머니를 묘사하며 독자 또한 지난 일곱 번의 인생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합니다. 타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묵 할머니의 인생 이야기는, 분명 무척 매력적이지만 사실이라고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이야기에요. 그 시절을 살지 않은 화자에게, 요양원의 관계자들에게, 그리고 우리 독자들에게는 한 사람의 인생에 그렇게 많은 사건과 사고와 비극과 슬픔이 있을 수 있다고는 좀처럼 생각할 수 없으니까요. 묵 할머니에게 푹 빠진 화자는 사실이든 허구이든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지지할 것이다, 마음 먹기도 하지만 그것이 진실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저도 모르게 묵 할머니에게 사실 관계를 캐묻습니다. 묵 할머니는 진실 게임을 하자는 거라면 본인은 빠지겠다고 말하며 굳이 자신을 변호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도 더는 캐묻지 않아요. 그건 묵 할머니를 좋아하게 되며 그녀를 전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지만, 무엇보다 이야기라는 것은 단순한 사실 관계의 조합으로 환원되지 않는, 그 이상의 것일 테니까요.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말하지 못하겠네요. 책을 늦게 받으신 분들도 있어서 더더욱요. 개인적으로 마지막 장을 읽으며 이야기란 무엇이며, 우리에게 이야기는 어떤 의미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문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앖는데요, 아마 첫 구간에서도 문체 이야기를 한참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과거의 이야기들이 나올 때는 그런 생각이 별로 들지 않다가 다시 현재 시점으로 돌아오자마자 다시 문체가 눈에 들어오는 게 조금 신기하기도 한데요. 과거는 낯선 나라라는 말처럼, 과거의 이야기는 낯선 나라의 언어가 번역되어 우리에게 오는 것처럼 어느 정도 감안하고 읽게 되지만, 현재 시점의 이야기는 아무래도 지금-여기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게 돼서 그런 것 같아요. 오해하시면 안 돼요. 번역투로 느껴저서 나쁘다는 게 아니라, 지금-여기의 이야기를 번역투로 읽는 경험이 낯설고 독특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어쩌면 한글 창제를 다룬 [나랏말싸미]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라는 제 자의식이 번역 문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만드는 것일 수도 있고... 오늘 내일 이틀 동안 마지막 장을 읽으며 기억에 남는 문장들, 감상들, 떠오르는 질문들을 올려주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현재 시점의 화자로 등장하는 '나'의 이름을 독자는 맨 마지막에 미희를 통해 알게 됩니다. 몰라도 그만이고, 처음부터 밝혀도 무방한 '부고 작가'의 이름을 마지막에 굳이 언급한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묵미란 어르신께서 이새리 부고작가에게 건네는 어투가 흥미로왔어요. 화자가 청자를 자신보다 낮게 보되 무례할 정도는 아닌 존중의 하게체. 이 부분은 번역자 정해영 선생님의 솜씨겠지요? 그 하게체가 썩 매력적이었어요. 묵미란 어르신의 단단한 성정과 꼿꼿한 태도 그리고 청자를 존중하는 마음이 한 번에 느껴졌어요. 예전에 지도 선생님께서 저에게 자네라고 하시며 하게체를 쓰셨는데 존중받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를 듣는 존재. 이새리. 위안소에서 용말의 이야기를 탐닉하듯 들었던 묵미란, 남편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새기듯 듣는 가짜 용말, 김일성 대학 기숙사에서 남몰래 남한의 것들을 보고 있는 미희, 성미의 이야기를 듣는 루처럼 소설 속 청자들은 모두 성실합니다. 국정원의 요원까지도 성실하게 하나하나 새겨 들어요. 무슨 이야기가 있었는지 묵미란 어르신이 다른 이름과 다른 운명으로 어떻게 살았는지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소설에서 배웁니다. 온 마음으로 타인의 삶을 들었던 사람은 모든 것에서 확연히 달라지지요. 들은 만큼 이해하게 되고 들은 만큼 깊어지니까요. 더 잘 듣고 오래오래 곱씹어 보려고 합니다.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심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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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제 2주간의 함께 읽기가 끝나고 1주일 동안의 토론 시간이 시작되었는데요, 소전서림에서는 다섯 개의 ‘고전 지수’ 항목을 통해 우리가 읽은 소설이 새로운 고전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고 해요. 이런 항목들인데요. 1) 주제의 보편성 2) 구성의 탁월함 3) 문체의 예술성 4) 인물과 사건의 새로움 5) 해석의 다양성 내일부터 각각 하루에 하나의 항목을 가지고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그밖에 책을 다 읽은 감상과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여타 떠오르는 생각들 나눠주셔도 좋고요! 일단 오늘은 책을 늦게 받으신 분들은 더 읽어주시고, 이미 책을 다 읽은 분들은 앞으로 돌아가서 프롤로그와 여력이 있으시다면 첫 번째 장까지 다시 읽어보시며 감상을 정리하는 시간을 보내도록 해요. 이건 저만의 작은 팁인데, 한 책을 끝까지 완독한 다음 곧바로 처음으로 돌아가서 앞부분을 다시 읽으면 전에는 몰랐던 부분이 보이기도 하고 새로운 것들이 다시 보이기도 하거든요. 물론 그러면서 새롭게 밑줄 친 문장이나 생각들 자유롭게 올려주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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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디에님의 대화: 엄마도, 딸도 기구하다... 했는데, 두 번째 인생을 읽다보니 그 시대를 살았던 많은 여성들의 삶을 대변하고 있다는(아직까지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가족을 제 소유물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에서 변하지 않는 것들은 참 어지간히도 변하지 않는구나, 싶어 안타깝더군요. '여동생'이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나'나 엄마가 처한 상황이 참 속상합니다.
맞아요, 시간이 흐르며 사람들의 삶에서 많은 부분들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바뀌지 않은 부분들도 있는 것 같아요. 안타깝고 슬프지만, 그래서 더더욱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밍묭님의 대화: 손목 염증 이슈로 한동안 책을 읽지 못했어서 이제서야 참여합니다ㅠㅠ 저는 프롤로그에서 묵 할머니의 역질문이 인상 깊었어요. 내가 만약 그 질문을 받았다면, 나는 어떤 대답을 했을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묵 할머니 말씀대로 과연 인생을 세 단어로 정의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도 했어요.
우리 삶을 몇 단어로 정리하는 건 너무 어렵고 때론 부당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다시 생각하면 많은 삶이 몇 단어조차 남기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렇게라도 정리할 수 있는 사람들은 어쩌면 행운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굳이 몇 개의 단어로 한정짓지 않더라도(물론 이런 한정이 생각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지난 삶을 때때로 돌아가며 정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호디에님의 대화: [두 번째 인생]을 읽으면서 김숨 작가의 <한 명>이 생각났습니다. 이 책을 읽을 때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두 번째 인생] 역시 읽기 힘든 챕터였습니다.
하나의 책을 읽으며 과거에 읽었던 다른 책들이 다시 떠오르는 경험은 굉장히 소중한 것 같아요.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들 위에 서 있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고요. 책 추천 감사합니다!
해피엔드님의 대화: 여기서 쓸 얘기는 아닐 수도 있지만.. 한강 작가님 노벨문학상 수상하셨네요……!!!!!!!!!!! 소식 보자마자 말도 안돼,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축하하는 마음으로 지금 읽는 소설도 끝까지 즐겁게 읽겠습니다!!
저도 어제 소식 듣고 너무 놀라면서도 기분 좋더라고요!
Jino님의 대화: 저는 너무 힘들게 읽었습니다. 어제는 끝까지 읽으면서 내가 왜 이 좋은 날에 타인(?)의 괴로운 삶을 읽고 있나, 하면서 현타가 좀 오더라구요. 책과 함께 우울해지는 느낌이 싫었고, 감명 깊었던 문구를 찾으려고 다시 뒤적거리는 순간에도 부담스러운 느낌이 강했습니다.
소설을 통해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경험이 늘 즐겁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 책은 읽는 이를 더욱 힘들게 하기도 하고요. 힘들더라도 그런 경험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남겨준다고 저는 생각해요. 끝까지 읽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ㅠㅠ
Greengable님의 대화: 처음엔 좀 억센맛이 있었다면 뒤로갈수록 연인과 공작원부분은 특히나 더 억센부분이 한풀 꺾여 껍질을 벗고 부드러워진듯한 감성적이게 글 느낌이 바뀐것 같았어요
저는 뒤로 갈수록 스파이물이나 로맨스물을 읽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어요. 그런 부분들이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호디에님의 대화: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결혼(생활)이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미희와 루소가 서로를 사랑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저는 두 사람보다 왠지 미희의 아버지에 대한 감정이 커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정말 좋은 분이죠. 개인적으로 그런 아버지이자 남편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호디에님의 대화: 완독했습니다. 프롤로그와 마지막 챕터의 문체에 대한 말씀이 있네요. 저는 이 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좋더라고요. 현재 시점으로 환기시키는 데에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의 죽음이 이렇게 안타깝지 않기는 드물지 않을까 싶어요. 혹독한 생의 과정에서 그녀가 그토록 지키고 싶어했던 것들을 지켰고, 죽음의 방식을 선택했잖아요. (물론 남편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안타까웠습니다) 묵미란 삶의 고통의 크기를 감히 짐작할 수 없지만, 그 고통 때문에라도 함부로 동정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한데잠, 그녀의 가슴에 시원하고 무해한 바람이 지나갔으리라 생각합니다.
휘몰아치는 역사의 시간 속에서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끝끝내 살아남았던 묵 할머니에게, 죽음의 순간만큼은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팝나무님의 대화: 어제 드디어 마지막을 읽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기뻐서, 혼자 알기에는 너무 설레서 기사를 단톡방에 퍼올렸습니다. 학창 시절 빌보드 차트는 딴 나라 이야긴 줄 알았는데 BTS가 거기서 1등에 오르는 걸 보고는 그러나보다 했습니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고, 넷플릭스에서 1위하는 드라마가 나와도 그런가보다 조금 기쁘다 말았습니다. 그런데 노벨상이라뇨? 특히나 우리나라 경기도 교육청에서는 한때 금서로 지정하기도 한 책의 가치를 세상이 알아줬다는 게 정말 기쁩니다. (정말 후진 정치죠? )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5.18과 4.3의 아픈 역사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으로 전 세계로 뻗어나갈 걸 생각하니 가슴이 떨립니다. 아울러 지금 제가 읽은 이 작품 역시 영어로 쓰여진 글이 한국어로 번역되었다는 게 신기합니다. 일제강점기, 위안부, 한국전쟁, 멍키하우스, 스파이 등으로 우리나라 근현대를 훑는 내용인데 기꺼이 서양의 독자들이 주목해 줬다는 것도요. 한 단계 국격이 상승한 느낌은 저만 가지는 건 아니겠지요? 일곱 가지 인생으로 보았을 때, 여덟 번째 인생에서 극중 화자인 나와의 대화에서 '사낙'이 언급되었을 때 소설의 마지막을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묵 할머니다운 방법으로 마지막을 장식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용을 떠나서 변방의 지극히 한국적인 내용과 문체가,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 듯하여 작가 이미리내와 한강 작가를 응원합니다. 오늘은 기쁜 날입니다. 또 그믐에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이런 모임에 참석하여 따끈따끈한 신간을 읽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그러게요 정말. BTS 기생충 오징어게임... 과는 뭔가 느낌이 좀 다른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아픈 역사들을 다뤄온 한강 작가의 선정이라는 점이 좀 더 각별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마침 우리가 읽고 있는 소설 역시 말씀하신 것처럼 영어로 먼저 쓰여지고 영어권에서 주목 받았다는 사실이, 불과 2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호디에님의 대화: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현재 시점의 화자로 등장하는 '나'의 이름을 독자는 맨 마지막에 미희를 통해 알게 됩니다. 몰라도 그만이고, 처음부터 밝혀도 무방한 '부고 작가'의 이름을 마지막에 굳이 언급한 이유가 있을까요?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부고 작가 역시 묵 할머니와의 대화를 통해 거지 같은 남자의 전부인, 아이를 낳고 싶었지만 남편의 반대로 낳지 못하고 작가의 꿈을 꿨지만 정작 작가가 되려는 엄두를 내지는 못했던 여성이 자신만의 이름을 가진 한 사람의 주체로 거듭남을 보여주려는 장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정답은 없지만요!
마린님의 대화: 저는 묵미란 어르신께서 이새리 부고작가에게 건네는 어투가 흥미로왔어요. 화자가 청자를 자신보다 낮게 보되 무례할 정도는 아닌 존중의 하게체. 이 부분은 번역자 정해영 선생님의 솜씨겠지요? 그 하게체가 썩 매력적이었어요. 묵미란 어르신의 단단한 성정과 꼿꼿한 태도 그리고 청자를 존중하는 마음이 한 번에 느껴졌어요. 예전에 지도 선생님께서 저에게 자네라고 하시며 하게체를 쓰셨는데 존중받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를 듣는 존재. 이새리. 위안소에서 용말의 이야기를 탐닉하듯 들었던 묵미란, 남편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새기듯 듣는 가짜 용말, 김일성 대학 기숙사에서 남몰래 남한의 것들을 보고 있는 미희, 성미의 이야기를 듣는 루처럼 소설 속 청자들은 모두 성실합니다. 국정원의 요원까지도 성실하게 하나하나 새겨 들어요. 무슨 이야기가 있었는지 묵미란 어르신이 다른 이름과 다른 운명으로 어떻게 살았는지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소설에서 배웁니다. 온 마음으로 타인의 삶을 들었던 사람은 모든 것에서 확연히 달라지지요. 들은 만큼 이해하게 되고 들은 만큼 깊어지니까요. 더 잘 듣고 오래오래 곱씹어 보려고 합니다.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심도이니까요.
맞아요 하게체, 영어와는 다른 한국어 문체의 느낌을 번역가 선생님께서 잘 살려주신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만약 작가님이 소설을 한국어로 썼다면 어떤 선택을 하셨을지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금정연님의 대화: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부고 작가 역시 묵 할머니와의 대화를 통해 거지 같은 남자의 전부인, 아이를 낳고 싶었지만 남편의 반대로 낳지 못하고 작가의 꿈을 꿨지만 정작 작가가 되려는 엄두를 내지는 못했던 여성이 자신만의 이름을 가진 한 사람의 주체로 거듭남을 보여주려는 장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정답은 없지만요!
그리고 그 이름이 미희의 입을 통해서 밝혀졌다는 점이 또한 의미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것은 하나의 인정이고, 무엇보다 이름이라는 건 불리기 위함이니까요.
금정연님의 대화: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부고 작가 역시 묵 할머니와의 대화를 통해 거지 같은 남자의 전부인, 아이를 낳고 싶었지만 남편의 반대로 낳지 못하고 작가의 꿈을 꿨지만 정작 작가가 되려는 엄두를 내지는 못했던 여성이 자신만의 이름을 가진 한 사람의 주체로 거듭남을 보여주려는 장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정답은 없지만요!
저도 생각 끝에 비슷한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맞아요. 거의 끝부분에 묵 할머니와 부고 작가의 대화하는 장면에서 그런 상황을 한 번 더 짚는 장면이 있기도 했죠.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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