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약은 나에게 낯선 얼굴이 아니었다. 전혀. 그것은 군중 속에서 내게 은밀한 미소를 보내는 익숙한 얼굴이었다. 또는 어두운 비밀들로 가득한 내 주머니를 지키는 작은 보초병이었다.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세 번째 인생 101p, 이미리내 지음, 정해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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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아비현
우리는 미자를 쉽게 찾았다. 나는 미자의 얼굴을 알아보기 전에 그녀의 작은 발부터 알아보았다.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두 번째 인생 p139, 이미리내 지음, 정해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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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전문화재단
호디에님의 대화: 저도 아직 책이 도착하지 않았는데 확인 부탁드립니다.
네, 저희가 유선으로 연락 드리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금정연
이제 중간 지점이네요! 오늘부터 3일 동안은 네 번째 인생(‘나, 나 자신, 그리고 볼록한 점’)과 여섯 번째 인생(‘노란색 글씨의 공작원’)을 읽습니다.
북한 접경 지대의 처녀 귀신, 불행한 가정 환경에서 흙을 먹던 어린아이, ‘멍키하우스’에서 미군을 위해 잡일을 하던 소년, 일본군에게 속아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 이렇듯 파란만장 한 삶을 살아 왔던 주인공에게 네 번째 인생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잠깐의 행복이 주어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자꾸만 불안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어진 여섯 번째 인생에서는 본격적으로 중반 이후로 넘어가며 그동안 수수께끼처럼 뿌려졌던 여러 이야기들이 점차 ‘묵 할머니의 인생’이라는 하나의 이야기로 합쳐지기 시작합니다. 마치 작은 하천들이 모여 하나의 강을 이루듯이요.
언젠가 리베카 솔닛이 말했듯 우리의 삶이라는 것은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이 묵 할머니의 인생을 통해 극적으로 보여지는 듯한 느낌인데요. 이미 활자(사실 요즘은 활판 인쇄를 하지 않기에 엄밀한 의미에서 활자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관용적으로...)를 통해 즐겁게 읽었지만, 드라마로 보고 싶다는 생각도 새삼 들었습니다. 각각의 인생마다 다른 배우들을 써서 마치 옴니버스처럼 만드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물론 그 모든 것은 여전히 묵 할머니의 인생이지만요. (버지니아 울프의 <세월>을 느슨하게 각색한 영화 [디 아워스]가 문득 떠오르네요. 역시 버지니아 울프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 [올랜도]도요. 두 영화를 적당히 섞은 듯한 느낌으로...)
각각의 인생 이야기에 어떤 배우가 어울릴지 생각하며 읽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 것 같아요. 저는 네 번째 인생을 읽으며 한예리 배우와 전여빈 배우를 떠올렸는데요, 여러분이 어떤 배우를 떠올리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럼 즐거운 독서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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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린
아린님의 대화: 저 아직 책이 안왔는데..ㅠㅠㅠㅠㅠ
확인 부탁드립니다
책왔어요~~ 서둘러서 읽을께욥
감사합니다
마린
만약 이 책이 영화나 드라미가 된다면 김다미 배우나 이민하 배우가 어떨까 해요. 체구가 있고 단단한 느낌. 심은경 배우도 좋을 거 같네요. 에피마다 전부 다른 배우가 맡아도 좋을 거 같아요. 반드시 동일인이 아니어도 되지 않을까요?
이 많은 일들을 한 사람이 겪었다고 믿기도 어렵고, 너무 슬프기도 하니 차라리 모두 다른 사람의 사연인 걸로.
세헤라자데가 천일동안 새롭고 신기한 이야기를 해 자신의 목숨을 살렸던 것처럼 용말도 위안소의 많은 사람을 살렸습니다. 이 여덟 인생은 모두 용말이 지어낸 각각의 다른 이야기라도 좋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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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드
“ 덜컹이는 트럭을 타고 가는 그 8분 동안은 시간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그 일시적인 순간이 여전히 내 것으로 인식할 수 있는 나만의 중심을 유지한 채 또 한 주를 지옥에서 견뎌낼 수 있게 해주는 일주일 치의 힘이요 희망이요 아름다움이었다. 그 순간만큼은 진정으로 나의 것, 그들이 더럽힐 수 없고 나에게서 빼앗아 갈 수 없는 나만의 것이었다. 나는 필사적으로 거기에 매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