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가을]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함께 읽기

D-29
이팝나무님의 대화: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그 어려운 시기를 살아 낸 우리보다 한 세대 앞서서 산 사람들의 이야기죠. 익히 많이 알려진 이야기지만 막상 또 묵할머니의 인생으로 소설을 통해 보니 그 시절을 살아 낸 것만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묵 할머니 뿐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온몸으로 그 시절을 견뎌냈지요. 시댁만 해도 일본에서 큰딸을 낳아서 해방이 되어 돌아오는 배 위에서 그 딸을 잃었지요. 두 살때요. 여순 10.19때 마루 밑에 숨었지만 이번엔 경찰에게 아버님과 어머니, 그리고 어린 딸까지 총을 맞았어요. 다행히 다리 병신이 되지는 않았지만 커다란 흉을 안고 살아야했지요. 경중을 있지만 그 시대를 거쳐오는 동안 누구나 상처 하나는 가졌을 것 같아요. 그런데 과연 우리 시대가 그런 분들을 제대로 대접해 주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나이든 사람의 이야기를 라떼족, 꼰대로 취급하지는 않나 싶습니다. 젊은이들만이 대접 받는 현상이 유독 대한민국에서는 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저 역시 우리나라가 세대 간 갈등이 유독 깊은 것처럼 느껴지는데 그건 아무래도 일제강점기와 한국 전쟁 그리고 압축된 근대화를 통해 커다란 사건들이 너무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났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요즘 들어 더더욱 빨라지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세대 간의 구별과 차별이 더욱 악화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밍묭님의 대화: 벌써 마지막이 되었네요. 저는 특별히 무언가를 해석했다기 보단 묵 할머니의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저 또한 묵 할머니의 이야기가 진실이길 바랐고, 진실이라고 믿게 된 것 같아요. 그 길었던 우여곡절을 지나 할머니가 마지막엔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등장인물을 믿고 싶어지고 그의 행복을 바라게 되는 게, 어쩌면 작가가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 중 하나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라아비현님의 대화: 시간 순서대로 했을면 어떻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읽기에는 조금 햇갈려서 읽는데 조금 고생을 했습니다
시간 순으로 펼쳐졌다면 아무래도 더욱 읽기 편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ins님의 대화: 처음엔 비교적 최근의 한국소설의 경향이 그러하듯 너무 사적인 이야기로 읽히지 않을까 싶은 걱정이 많았는데, 읽는 동안 걱정은 잊혀지고 살아있는 것의 몸에 새겨지는 시간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어요. 시대의 상처라는 말의 무거움과 무서움을 다시금 되새겨보는 경험이었습니다. 어떻게 살아남았지, 이 괴로운 시간을, 싶으면서도 언젠가의 독자가 지금 우리의 시대를 본다면 또 그렇게 읽히겠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동시대의 여러 이들에 대해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이슈들을 묵 할머니라는 개인의 이야기로 풀었지만 저 역시 그것이 개인적이기보단 좀더 역사적이고 보편적인 이야기로 느껴졌어요. 아마 어느 정도 작가님이 의도한 결과겠지요.
아린님의 대화: 그 어떤 수식도 없이 온전히 그냥 묵할머니는 어떨까요??
저도 비슷한 생각이 드네요. ‘나’라고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원치 않게 다양한 정체성을 살았지만 죽는 순간에는 ‘나’로 죽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어느덧 3주 동안의 함께 읽기가 끝나가네요!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 남겨주신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들을 함께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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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금정연님의 대화: 어느덧 3주 동안의 함께 읽기가 끝나가네요!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 남겨주신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들을 함께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허걱 ! 3주가 정말 정신 없이 흘러갔네요 ... 일상에 치이다보니 중간중간 진도를 못 따라 잡기도 했고, 많은 분들의 귀한 말씀 하나하나 집중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지만 ... 한 권의 책을 이렇게 동시적으로 ! 이렇게 많은 분들과 읽어나간 경험은 또 처음이라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3주 독서를 멋지게 이끌어주신 사회의 신.. 진행의 신.. 정리의 대왕.. 금정연 선생님과 열정적으로 대화에 임해주신 참여자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해요 ! 저는 다시 한 번 제 독서 기록을 되돌아보면서, 여러분들께서 남겨주신 많은 추천 도서들, 이야기들, 감상들 천천히 살펴보려 합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다음 계절에 또 만나요. :) 감사합니다!
금정연님의 대화: 어느덧 3주 동안의 함께 읽기가 끝나가네요!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 남겨주신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들을 함께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역시 책은 혼자읽을때도 좋고 같이 읽을때도 좋고.. 다 좋은거 같아요. 같이 읽으면서 미처 생각지 못했던 지점을 알려주셔서 좀더 곰곰히 읽어 볼수 있었던 거 같아요. 금정연 선생님의 가이드를 따라 읽으니 뭔가 강의 듣는 것처럼 좀 더 깊게 읽게 된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
김해지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한국어판을 편집한 위즈덤하우스 편집자 김해지입니다. 금정연 선생님과 최가은 선생님께서 전체적으로 이 책을 섬세하게 소개해주시고 생각해볼 만한 지점을 잘 짚어주셔서, 저도 앞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더욱 많아질 것 같아요. 독자님들께서는 어떻게 읽어주실지 궁금하고 기대도 됩니다. 이 책은 '외서'로 분류되지만 이미리내 작가님은 '한국어 네이티브'셔서, 한국어판 편집을 하면서 작가님과 직접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았는데요. 작가님은 번역 원고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으셨어요! 모두 역자인 정해영 선생님께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주셨습니다. 소설을 쓰실 때의 작가님은 한국어보다 영어가 훨씬 편하다고 하셨죠. 어째서 그러한지는 한국어판 서문에도 언급된 대로 잘 모르겠지만... 번역 원고를 보곤 만약 한국어로 글을 썼다면 이렇게 쓰진 못했을 거라고 굉장히 감탄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금정연 선생님께서 '트릭스터'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는데, 말씀대로 한국어로는 그 의미가 딱 들어맞는 단어를 찾기가 어려운 편입니다. 작중 주인공의 캐릭터는 사기꾼이면서 이야기꾼이기도 하고, 거짓말쟁이에 테러리스트이기도 한데요. 변화무쌍한 이 캐릭터를 어떤 한 단어에 가두기가 참 곤란하더라고요. 그렇다고 역사소설인데 영어 '트릭스터'를 소리 나는 대로 적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결국 제목에서는 계속해서 얼굴을 바꾸고 가명을 쓰는 주인공의 속성을 따라 '이름 없는 여자'로 살짝 의미를 비틀고, 본문에서는 '사기꾼'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확실한 정체성없이 다양하게 변모하는 모습에서 이름없는 여자라고 표현한 것이 의미적인 부분에서 잘 들어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름없는 여자라고 해서 "어떤 사연이 있을까?"했었거든요. 이렇게 부연설명을 해 주시니 제목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책을 늦게 받은데다가 일주일간의 해외여행이 겹쳐 좀 진도가 늦었습니다. 때문에 제대로 참여를 못 했네요. 읽고 난 후 인스타와 온라인 서점에 서평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기회로 이미리내 작가님의 소설을 접하게 되어 좋았고 위즈덤하우스 관계자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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