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가을]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함께 읽기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인상 깊었던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지점은 서로 연결되는 것이기도 한데요. 남편의 배신으로 자존감이 박살 난 인물이 새 인간, 새 삶을 살아내기 위해 다름 아닌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위치로 가고자 하는 것. 여기에 담긴 의미가 무엇일 수 있을지 소설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아요. 타인의 이야기를, 특히 부고 지면을 획득할 “특권”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위치는 묻힌 이야기를 소생시키는 사람이 차지하는 위치로서,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듯 ‘윤리적’이라 말해지기 쉬운 자리 같아요. 확실히 화자에게서 그런 식의 뿌듯한 마음이 발견되기도 하고, 내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이 스스로에 대한 기대감과 자존감을 얼마간 회복할 장치로 기능하고 있다는 (불편한) 사실이 엿보이기도 해요. 부고를 쓰기로 한 노인들에게 ‘당신의 인생을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하라’는 요구는 그야말로 그들의 이야기를 재구성할 수 있는 특권적 위치가 행사하는 묘한 종류의 권능이기도 하고요. 관련해서 인상 깊었던 점은 그런 의미에서 완전한 타자였던 묵할머니가 역으로 제시한 여덟 개의 키워드였어요. 세 개는 너무 적고, 아홉 개는 너무 많다고 느끼기에 나는 여덟 개를 선택하겠다는 묵미란의 말은 이처럼 ‘소수자의 이야기’를 둘러싸고 기존에 확립되어 있는 위치를 재전유하고 재구성하기 위한 시도인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특히 그녀가 프롤로그의 화자 ‘나’에게 완전한 타자로 느껴지는 이유가 그녀의 치매 가능성이라는 점을 떠올려보면 묵할머니의 이야기 전유는 매우 적극적 행위처럼 생각되고요. 세계로부터 신뢰 받지 못하는 화자라는 사실에 개의치 않고, 그럼에도 내 이야기는 내가 하겠다, 라는 식의 태도이니까요. 저도 자기 이야기를 쓰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습관처럼 인생을 세 가지 키워드로 추려서 생각해보라는 제안을 자주 하는데, ‘나’처럼 허를 찔린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자기 인생을 새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는겐가?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이미리내 지음, 정해영 옮김
작가님의 소설의 출발이 부고쓰기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할머니의 과거회상으로 돌아가 번역가님의 칼로 삭삭 망설임 없이 베이는 듯 날카로운 번역과 작가님의 필력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어요. 특히 인생을 요약할 수 있는 세단어로 표현하라는 것은 좀 충격이네요.어떻게 인생을 세 단어로 꼽으라는 생각을 하신건지.
3주차 토론 때 인생을 몇 단어로 요약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정말 그러네요! 제가 제일 못하는 것이 인생영화, 인생책 베스트 3 등등을 꼽는 일이지만…ㅎㅎ 제 인생을 어떤 단어로 요약할 수 있을지 한번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아주 짧게, 거칠게 요약하자면, 읽는 동안 도망치고 싶었어요. 고통보다는 뭐랄까, 선명한 생각으로 끌어오기 두려웠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네요. 생생하게 감각하고 일상의 것으로 두기에는 너무 고통스러워 약처럼 꿀떡 삼키고 모른척하려고 애쓰던 주제를 마주한 느낌이에요. 이번 모임이 제게는, 이 모든 것들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 되리란 생각을 합니다. 하이데거의 철학과 연결지어 읽을 수 있으리란 기대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두 잘 읽고 계신가요? 오늘과 내일 이틀 동안은 ‘두 번째 인생’ 챕터를 읽습니다. ‘이야기꾼’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데요, 일본군의 ‘이야기’에 속아 위안부로 끌려간 여성들이 ‘이야기’를 통해 삶을 견디는 이야기라고 요약할 수 있을까요. 단지 그런 이야기라고 요약해버려도 좋을지 모르겠지만요. 이야기라는 건 그런 거 같아요. 때때로 우리는 고작 이야기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때론 그 이야기가 누군가를 살아가게 만들기도 하고 죽음에 이르게 하기도 하는 것. 특히 이번 챕터에서는 이어질 이야기에 중요한 복선이 되는 부분들이 있으니까요, 괴롭고 힘든 이야기지만 찬찬히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길지 않은 이 글에 이야기라는 단어가 얼마나 많이 등장하는지...) 책을 늦게 받으셨거나 조금 느리게 읽으시는 분들도 부담 없이 읽으시고 구간과 관계 없이 좋았던 문장, 떠오르는 생각, 함께 읽거나 보면 좋은 다른 책이나 영화나 드라마 등을 올려주세요!
[두 번째 인생]을 읽으면서 김숨 작가의 <한 명>이 생각났습니다. 이 책을 읽을 때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두 번째 인생] 역시 읽기 힘든 챕터였습니다.
한 명국내 주요 문학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평단과 독자의 고른 호평을 받아온 작가 김숨의 아홉 번째 장편소설. 지난 30여 년간의 위안부 문제를 이슈화하는 동시에 그간 한국문학이 잘 다루지 않았던 위안부 문제를 본격적인 문학의 장으로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하나의 책을 읽으며 과거에 읽었던 다른 책들이 다시 떠오르는 경험은 굉장히 소중한 것 같아요.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들 위에 서 있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고요. 책 추천 감사합니다!
읽으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어떻게 이렇게 사람이 사람에게 잔인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없이 잔인한 위안부 생활 끝에 또다시 흙을 먹는 주인공의 모습이 너무 슬펐습니다ㅜㅜ
네..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어요. 위안부도.. 그리고 마침내.. 흙퍼먹는 모습에요.. ㅠㅠ
@소전문화재단 책 배송 알람이 아직 안왔네요 제 휴대폰번호로 송장이 출력되면 우체국 택배 제외 한 모든 택배사에 대한 배송출발 알람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아직까지 배송출발 알람이 없네요... 지난번 소전서가는 CJ로 와서 전날 배송출발 알람 받았습니다...
로젠은 조금 늦게 알람이 오긴 하는데 그외 택배사는 송장 출력과 동시에 알람이 옵니다..
우체국으로 온다고 어제 온 문자를 이제야 봤어요 ㅎㅎ 책나래(장애인도서관 책 택배서비스) 신청한게 오늘 오는데 같이 오겠네요 흠
책나래 신청한 것만 오고 책은 오지 않았습니다 확인하여 주십시오;;
문자 보냈습니다
오늘에야 책을 받았습니다. 그믐 모임 자체로 책을 읽다가 처음으로 알게 되었거든요. 혼자 읽는 책에만 익숙했는데, 이런 모임은 처음이라서 기대와 설렘이 가득합니다. 열심히 책 읽고 모임에 참여해 보겠습니다. 별도로 줌을 설치하여 얼굴을 본다든가 그런 건 아니지요? 그냥 여기서 읽고 생각을 나누면 되는 거지요?
네 맞습니다 ㅎㅎ
휴일이 겹쳐서 이제야 세 번째 인생 챕터를 읽고 있습니다. 내용에 관한 부분은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나름대로 감상을 정리해볼 생각인데요. 오늘은 읽다가 문득 구성에 관한 궁금증이 생겨났습니다. 작가님의 서문에도 나와있다시피 이 책은 ‘다섯 번째 인생’ 파트를 먼저 단편소설로 쓰신 뒤 장편의 형식으로 완성한 소설 같은데요. 목차를 볼 때부터 특이하다고 느꼈던 것이, 프롤로그 이후 5-1-3-2-4-6-7-8의 순서로 각각의 이야기가 뒤섞여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5를 먼저 완성하셨으니 그 후부터 1-8까지의 이야기를 구상하셨을 거 같은데, 후반부 6-7-8을 제외한 파트들을 5-1-3-2-4의 순서로 섞은 것은 작가님의 애초의 의도이실지, 아니면 각각의 이야기 완성 뒤에 배치를 하신 것일지, 그것도 아니라면 편집 과정에서 논의 끝에 배치된 것일지… 그 부분이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소설이나 영화의 이야기 못지않게 구성에 관심이 많은 편이어서 문득 이런 궁금증이 일더라고요. 전혀 다른 결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이란 영화를 보면, 등장인물이 떨어뜨린 각기 다른 날짜의 편지들이 뒤섞이면서 영화 속 이야기 역시 뒤섞인 날짜 순서대로 펼쳐지는데요. 이야기의 뒤섞임 속에서 관객은 인물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기도 하고, 모르게 되기도 하고, 일상적인 일들을 신비롭게 느끼기도 하고… 그런 매력적인 효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는데 어쩌면 이미리내 작가님 역시 이야기를 뒤섞음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묵 할머니를 알게도, 모르게도, 신비롭게도 만들고 싶으셨던 것일까요! 물론 끝까지 다 읽어봐야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이 나오겠지만요ㅎㅎ (저도 금정연 선생님처럼, 이 한 문단에 이야기라는 단어를 몇 번이나 쓰는 건지 모르겠네요😇)
@모임 책 다들 오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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