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연님의 대화: 다들 첫 구간 잘 읽으셨나요? 아직 책을 받지 못하신 분들도 계신 것 같은데, 책을 받으시는 대로 각자의 페이스에 맞춰 읽어주시면 됩니다! 전체적인 구간과 관계 없이 읽으면서 든 감상이나 궁금증도 마구마구 올려주시고요. 편의상 구간을 나눠놓긴 했지만 중요한 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일 테니까요!
책의 '프롤로그'를 읽으며 최가은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저 역시 '번역투'라는 것에 대해 생각했는데요. 분명 한국에서 생활하는 중년의 한국 여성이 화자로 나오는데, 화자의 어투는 '일반적인 한국 소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어투여서 좀 묘하고 신기했어요. '묵 할머니'의 말투도 그렇고요. 다양한 시간대, 다양한 지역의 인물들이 등장하는 본문을 읽으면서는 만약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이 소설을 썼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소설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번역투'에 대해 생각하면서 쓰고 있으려니 갑자기 제 문장이 엄청 어색하게 느껴지네요...)
프롤로그에서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는 화자는 요양원에서 미스터리한 '묵 할머니'를 만납니다. "일본 사람으로 태어나서 북한 사람으로 살았고 이제 남한 사람으로 죽어가고 있"는 묵 할머니는 본인의 삶을 "노예, 탈출 전문가, 살인자, 테러리스트, 스파이, 연인, 그리고 어머니"라는 단어로 요약하는데요, 대체 묵 할머니는 어떤 삶을 살아온 거지? 의문을 느끼며 페이지를 넘기면 갑자기 '북한 접경지대의 처녀 귀신'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근데 진짜 제 문장이 너무 어색하게 느껴져서 한 문장 한 문장 쓰는 게 너무 괴롭네요...)
묵 할머니의 정체에 대한 의문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깊게 만드는 구성이에요. 처음에는 프롤로그의 화자도 아니고 묵 할머니도 아니고 낯선 남자의 목소리로 본문이 시작된다는 사실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는데, 이미 끝까지 읽은 상태에서 다시 처음을 읽으니 무척 적절하고 또 절묘한 구성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 문장 이야기는 더 안 할게요... 그냥 혼자 괴로워하는 것으로...)
아마 여러분들도 첫 번째 구간을 읽으며 여러 의문이 드셨을 텐데요, 함께 읽어나가며 점차 '아... 그런 거였구나...' 하시게 될 거예요.
이제 두 번째 구간인데요. 물음표로 가득했던 묵 할머니의 인생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구간입니다. 오늘과 내일 이틀 동안 '첫 번째 인생'과 '세 번째 인생'을 읽으며 떠오르는 감상과 궁금증, 그리고 그밖의 많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올려주세요!
첫 번째 인생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흙을 먹는 습관이 아버지의 죽음으로써 고쳐지다니... 그냥... 너무 기구하네요 삶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