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처음에는 왜 시대순이 아닐까 싶었는데..
묵할머니가 이새리 선생님께 이야기한 순서가 아닐까 싶어요.
연대기도 아니니 시대순이 아니라 자기가 먼저 말하고 싶었던 순서가 아닐지..싶기도 합니다.
[이 계절의 소설_가을]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함께 읽기
D-29
아린
화제로 지정된 대화
해피엔드
그러고보면 이야기꾼이란, 사건의 순서를 잘 <섞어> 전달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팩트와 팩트에 가까운 거짓 또는 과장을 잘 <섞어> 들려주는 사람이기도 하니… 이 소설 안팎으로 <섞는다>는 저에게 매우 중요한 동사처럼 느껴지네요. 역사를 역사가 아니라 이야기로 전달하겠다는 다짐도 그런 의미에서 의미심장하게 느껴지고요. 역사도 결국 이야기로 전달되는 것이라 한다면, 이야기의 힘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강력한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우리가 소설에 매혹되는 지점도 아마 거기에 있는 게 아닐까도 싶어요.
소전문화재단
책을 못 받으신 분들에게 저희가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호디에
저도 아직 책이 도착하지 않았는데 확인 부탁드립니다.
소전문화재단
네, 저희가 유선으로 연락 드리겠습니다.
Alice2023
저도 책이 안 오네요..
Alice2023
책 잘 받았습니다 우편함에 있었네요 열심히 진도 따라잡을께요
윈도우
저 아직 책 못받았는데요 ㅜㅜ
연락도 못받았습니다 ㅜㅜ
라아비현
우편함에 없던가요? ^^
윈도우
네. 없었습니다.
소전문화재단
지난 주에 윈도우님에게 전화와 문자를 드렸었는데 못 받으셨다면 연락처가 잘못 기재되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02-542-0804로 연락 주시겠어요?
윈도우
좀 전에 집에 들어오면서 우편함을 쳐다보니 보기에도 딱! 책일듯한 우편물이 꽂혀있더라구요. 늦었지만 얼른 읽고 참여하겠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제가 연락처를 잘못 적어 연락을 따로 못받았나 봅니다.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라아비현
저는 오늘 오네요
라아비현
책 도착했습니다 잘 읽겠습니다
라아비현
삶의 끝을 내다보며 사람들은 이 세상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프롤로그 17p, 이미리내 지음, 정해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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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아비현
우리는 집 뒷마당의 나무 걸상에 앉아 있었다. 마치 한 쌍의 거북이처럼 잠시 동안 아무 말 없이 둥실둥실한 달을 바라보며 금색의 빛을 쬐고 있었다.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다섯 번째 인생 51p, 이미리내 지음, 정해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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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아비현
아지랑이와 시큼한 냄새를 풍기는 땀과 흐르는 눈물 사이로, 내 손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는 응어리진 황토색 액체가 보였다.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첫 번째 인생 63p, 이미리내 지음, 정해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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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아비현
독약은 나에게 낯선 얼굴이 아니었다. 전혀. 그것은 군중 속에서 내게 은밀한 미소를 보내는 익 숙한 얼굴이었다. 또는 어두운 비밀들로 가득한 내 주머니를 지키는 작은 보초병이었다.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세 번째 인생 101p, 이미리내 지음, 정해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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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아비현
우리는 미자를 쉽게 찾았다. 나는 미자의 얼굴을 알아보기 전에 그녀의 작은 발부터 알아보았다.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두 번째 인생 p139, 이미리내 지음, 정해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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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금정연
이제 중간 지점이네요! 오늘부터 3일 동안은 네 번째 인생(‘나, 나 자신, 그리고 볼록한 점’)과 여섯 번째 인생(‘노란색 글씨의 공작원’)을 읽습니다.
북한 접경 지대의 처녀 귀신, 불행한 가정 환경에서 흙을 먹던 어린아이, ‘멍키하우스’에서 미군을 위해 잡일을 하던 소년, 일본군에게 속아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 이렇듯 파란만장 한 삶을 살아 왔던 주인공에게 네 번째 인생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잠깐의 행복이 주어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자꾸만 불안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어진 여섯 번째 인생에서는 본격적으로 중반 이후로 넘어가며 그동안 수수께끼처럼 뿌려졌던 여러 이야기들이 점차 ‘묵 할머니의 인생’이라는 하나의 이야기로 합쳐지기 시작합니다. 마치 작은 하천들이 모여 하나의 강을 이루듯이요.
언젠가 리베카 솔닛이 말했듯 우리의 삶이라는 것은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이 묵 할머니의 인생을 통해 극적으로 보여지는 듯한 느낌인데요. 이미 활자(사실 요즘은 활판 인쇄를 하지 않기에 엄밀한 의미에서 활자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관용적으로...)를 통해 즐겁게 읽었지만, 드라마로 보고 싶다는 생각도 새삼 들었습니다. 각각의 인생마다 다른 배우들을 써서 마치 옴니버스처럼 만드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물론 그 모든 것은 여전히 묵 할머니의 인생이지만요. (버지니아 울프의 <세월>을 느슨하게 각색한 영화 [디 아워스]가 문득 떠오르네요. 역시 버지니아 울프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 [올랜도]도요. 두 영화를 적당히 섞은 듯한 느낌으로...)
각각의 인생 이야기에 어떤 배우가 어울릴지 생각하며 읽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 것 같아요. 저는 네 번째 인생을 읽으며 한예리 배우와 전여빈 배우를 떠올렸는데요, 여러분이 어떤 배우를 떠올리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럼 즐거운 독서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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